【節要】
答호 前네 但喩頓悟義고 不喩漸修義니 良由法有無量義고 世事 唯一義니 故로 涅槃經의 雖唯談佛性나 而八
별행록절요언해:73ㄴ
百喩ㅣ 各有配合니 不可亂用이니라 今明漸修喩者 如水ㅣ 被風激야 成多波浪면 便有漂溺之殃고 惑陰寒之氣結成氷凌면 即阻漑滌之用니라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답·호· 알· 오·직 頓·돈悟·오 :·들 가·비·고 漸:졈修슈 :·들 가·비디 아·니니 진·실·로 法·법·은
그·지 주001) 그지: 한이. 그지[限](명사)+Ø(주격조사). ‘그지’는 대부분 형용사 ‘없-’과 함께 쓰여 합성어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단독으로 쓰인 예도 있고, 조사 ‘ᄂᆞᆫ’ 앞에 쓰인 예도 있고, ‘이시-’와도 결합하며 서술형 ‘그지라(긎+이라)’도 나타난다. ¶八方애 다시 變샤 識心에 그지 마고 리샤미오〈월인석보 15:79ㄱ〉. 하며 져근 그지 오직 人情의 거츠리 셜 미라〈법화경언해 5:85ㄴ〉. 그지 이셔 마고미 외야〈월인석보 11:35ㄴ〉. 목수믜 그지라〈월인석보 7:70ㄱ〉.
:업·슨 디 잇·고
世·셰間간·냇 주002) 세간(世間)냇: 세간의. ‘世間앳’의 중철이다.
:이· ·디 잇·니 그·럴· 涅·녈槃반經의 비·록 佛·불性··을
별행록절요언해:74ㄱ
니·나 八·팔百· 가·지·로
가·비 주003) 가비: 비유하여. 글자 모양이 분명치 않은데, ‘가벼’를 ‘가비’로 오각한 것으로 보인다.
닐·오·미 제·곰
마·초와 주004) 마초와: 맞추어. ‘마초와’에는 ‘실상을 잘 알아보아’란 뜻도 있다(16ㄴ). 맞-[適, 配, 合]+호(사동접미사)+아(연결어미). ‘마초아’에 모음충돌회피를 위한 반자음 [w]가 개입한 것이다. 현대국어 ‘맞추-’의 공시적 구조는 ‘맞-+추(사동접미사)’이다. 이 낱말에 포함된 사동접미사가 ‘-호-’에서 ‘-추-’로 교체된 셈이다. ‘갖추-’도 이와 같다. 즉 ‘-[具]+호(사동접미사)’로 구성된 ‘초-’의 발달형인 ‘갖추-’의 공시적 구조는 ‘갖-+추’인 것이다. 이것은 사동접미사 ‘-호-’의 생산성 상실에 말미암은 현상이다. ‘마초다’와 비슷한 말인 ‘마초다’도 쓰였다(60ㄱ).
마· 주005) 마: 맞은. 부합하는. 맞-[合]+ᄋᆞᆫ(관형사형어미).
· 주006) : 데가. +Ø(주격조사). 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주격 조사 ‘이’가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잇:논
·디라 주007) 잇논 디라: 있는지라. 잇-++오/우+ㄴ(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라.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의 ‘-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평서문 종결어미 ‘-다’의 이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연결어미 ‘-어’의 이형태이다. 여기의 ‘-라’는 연결어미 ‘-어’의 이형태로 보인다. 이때의 연결어미 ‘-어’는 종결어미와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다.
간·대·로
··미 주008) 미: 사용함이. -[用]+음(명사형어미)+이. 미〉미. 정음 초기 문헌에서는 명사형 어미 ‘-옴/움’과 명사파생 접미사 ‘-음/’이 구별되었는데, 이 책에서는 ‘-음/’으로의 부분적 합류 현상을 보여 주고 있다.
·올티 ·몯·니라 ·이제 漸:졈漸·졈 닷:고· 가·:벼
:교· 주009) 교: 밝힘은. -[明]+이(사동접미사)+옴(명사형어미)+.
·므·리 주010) 므리: 물이. 믈[水]+이. ‘믈’은 근대국어 시기에 원순모음화하였다. 양순자음 ‘ㅁ, ㅂ, ㅍ, ㅽ’의 영향으로 평순모음 ‘ㅡ’가 원순모음 ‘ㅜ’로 변화한 것이다. [群, 衆]을 뜻하는 중세국어 어휘는 ‘물’ 또는 ‘무리’이다.
· 주011) : 바람의. [風]+(주어적관형격조사). 서술어인 ‘불다’가 명사형을 취함에 따라 주격 조사 위치에 주어적 관형격 조사 ‘’가 쓰였다. 이 책에는 ‘람’도 보인다(76ㄴ).
부:로· 주012) 부로: 붊을. 불-[吹]+옴(명사형어미)+.
니·버 주013) 여·러
·믓·겨리 주014) 믓겨리: 물결이. 믈[水]+ㅅ(관형격조사)+결[波]+이. ‘ㅅ’이 개입하여 합성명사를 이룰 때 선행 명사의 어말 ‘ㄹ’은 탈락한다. ‘섣달, 이튿날, 숟가락, 순막(술+ㅅ+막)’의 ‘ㄷ, ㄴ’도 ‘ㅅ’이 변한 것이다.
·닐·면 주015) 닐면: 일어나면. 닐-[起]+면. ‘닐다’는 [起]를, ‘일다’는 [成]을 뜻하는 말로 구별되어 쓰였다.
·곧
· 주016) 가·며
···며 주017) 며: 잠기며. -[沈]+며. ‘다’는 오직 이 문헌에서만 보인다. 중세국어 시기에 ‘물에 빠지다’란 뜻을 지닌 동사에는 ‘다’ 또는 ‘다’가 있었다. 현대국어 방언의 ‘자물자물’(=물에 잠길락말락하는 모양)이 있으므로 ‘ᄌᆞᄆᆞᆯ며’는 오각이 아닐 것이다.
·홀
·어·리 주018) 아ᇰ어리: 앙얼(殃孽)이. 앙화(殃禍)가. ¶이 命終 사미 殃孽에 버므러〈월인석보 21:105ㄴ〉. 쥬역에 닐우 됴 일 하 집븐 모로미 나 경 잇고 사오나온 일 하 집븐 모로미 나 앙얼리 잇니라 두다〈정속언해 30ㄱ〉. 『월인석보』(21:105ㄴ)에는 ‘殃ᅙᅣᇰ孽·ᅌᅥᆯ’로 적혀 있다.
:잇·고 시·혹 ·서· · 氣·긔우·니
얼·의·여 주019) 어·르·미 외·면 ·곧
·더·러·운 주020) 더러운: 더러운. 더럽-[汚]+은(관형사형어미)→더러〉더러운.
:것
시·서 주021) ·릴 用·이
:업·니라 주022) 업니라: 없느니라. 대체로 형용사에는 ‘--’가 쓰이지 않는데, 여기의 ‘없다’는 ‘없어지다’를 뜻하는 동사로 쓰인 것이다. 그러나 형용사 ‘하-’에도 ‘--’가 결합하는 일이 있다. ¶이 네 가짓 願은 녜록브터 일우니 업스니라 시고〈석보상절 3:21ㄴ〉. 불휘 기픈 남 매 아니 뮐 곶 됴코 여름 하니〈용비어천가 2장〉. 즐거 젹고 受苦ㅣ 하니 거스려 홰 자봄 야〈월인석보 7:18ㄱ〉.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대답하되, 앞에서 오직 돈오(頓悟)의 뜻만을 비유하고 점수(漸修)의 뜻은 비유하지 않았으니, 진실로 법은 한없는 뜻이 있고 세간(世間)의 일은 한 가지 뜻이 있나니, 그러므로 열반경(涅槃經)에서 비록 불성(佛性)을 설하였으나, 팔백 가지로 비유하여 설함이 제각기 맞추어서 맞은 데가 있는지라, 제멋대로 사용함이 옳지 못하니라. 이제 점점 닦음을 비유하여 밝힘은 물이 바람이 붊을 입어 여러 물결이 일어나면 곧 떠가며 잠기며 할 앙화가 있고, 혹은 서늘한 찬 기운이 얼어서 얼음이 되면 곧바로 더러운 것을 씻어 버릴 작용이 없어지느니라.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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