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별행록절요언해

  • 역주 별행록절요언해
  • 별행록절요언해
  • 별행록절요언해 1120
메뉴닫기 메뉴열기

별행록절요언해 1120


【私記】
今에 直了無心ᄒᆞ야 觸途애 無滯者ᄂᆞᆫ 以無障㝵ㅣ 解脫智現前故로 一塵一念미 俱非外來ᄒᆞ며 俱非別事ㅣ어니 何有枉費功力耶ㅣ리오 自性定慧도 尙有滯於義의 用之迹ᄒᆞ곤 況離垢門이 何詣於此哉리오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이제 주001)
이제:
이제. 지금. 오늘. 이+제(의존명사)+Ø(부사격조사). 음절부음 [j]로 끝나는 체언 중 시간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 뒤에는 부사격조사 ‘에/예//의’가 나타나지 않는다. 오늘날의 ‘이제’는 발화시와 일치하나, 중세국어의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쓰인다. 원문이 ‘今’일 때에는 ‘지금’의 뜻으로 쓰인 부사(합성어)이지만, 그 밖의 경우(예: 於是)에는 ‘이때에’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바 주002)
바ᄅᆞ:
바로. 바르게. 바ᄅᆞ-[直]+Ø(부사파생접미사). 형용사 어간 ‘바ᄅᆞ-’가 접사와의 결합 없이 바로 부사로 파생된 것이다.
無무心심 道:도理·리· 아·라 다 주003)
다:
다다른. 다-[到]+(관형사형어미). ‘ㄷ’ 불규칙동사이다. ¶七覺支 覺애 다 이 닐구베 호아 닐온 마리니〈월인석보 2:37ㄱ〉.

별행록절요언해:90ㄴ

:헤
주004)
길헤:
길에서. 길ㅎ[道](ㅎ말음체언)+에.
걸·이·디 주005)
걸이디:
걸리지. 걸-[滯]+이(피동접미사)+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 사:· :린 주006)
린:
막힌. ᄀᆞ리-[㝵]+ㄴ. ‘ᄀᆞ리-’는 자동사로도 쓰이고 타동사로도 쓰인다. ¶다ᄆᆞᆯ ᄀᆞ려셔〈능엄경언해 6:68ㄱ〉. 룐 눈로 虛空을 보면 곳 업슨  곳 보리라〈선가귀감언해 6ㄴ〉.
· 주007)
:
데가. ᄃᆡ(의존명사)+Ø(주격조사).
:업슨 주008)
업슨:
없는. 없-+은. 형용사 ‘없다’에는 ‘-ᄂᆞ-’가 쓰이지 않는다. 그러나 ‘없다’가 ‘없어지다’를 뜻하는 동사로 쓰일 때에는 ‘-ᄂᆞ-’가 결합할 수 있다.
解·하脫·탈智·디 주009)
해탈지(解脫智):
‘해탈(解脫)’은 ‘번뇌의 속박을 풀어 과거·현재·미래의 업고에서 벗어남’을 뜻하고, ‘해탈지’는 해탈에 이르는 지혜이다. ‘解脫’의 한자음이 ‘·하, ·탈’로 나타나 있는데, 이 글자에 대한 동국정운음이 몇 차례 수정되었다. :·〈석보상절 13:40ㄱ〉 → :갱·〈월인석보 9:11ㄱ〉 → :·〈법화경언해 3:140ㄴ〉 → :갱·〈금강경삼가해 1:3ㄴ〉. ‘解’의 한자음은 자전류에서 ‘ᄒᆡ, 해, 개’ 등으로 나타난다. ¶解 그를 ᄒᆡ〈유합 하 41ㄱ〉. 解 버슬 개 … 흣허질 해〈자전석요 하 66ㄱ〉.
알· 주010)
알:
앞에. 앒+(특수처소부사격조사). ‘/의’는 관형격 조사와 형태가 같은데, 대개 시간, 장소, 방향을 나타내는 체언이 ‘애/에/예’ 대신 이러한 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16세기 문헌에서는 대개 ‘앏’로 중철되었다.
나타난 주011)
나타난:
나타난. 낱-[現]+아(연결어미)+나-+ㄴ. ‘나-’는 [出]을 뜻하는 동사 어간으로 보이지만, 보조용언을 거쳐 합성어의 일부가 되면서 본래의 의미를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단일어 ‘낱-’도 쓰이며, ‘낱-’이 ‘낟-’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法과 가비샴괘 둘히 나며 일훔과 實왜 와 나 젼로〈법화경언해 1:4ㄴ〉. 妙行이 기 나다나아 億衆이 절로 化야 恭敬며〈석보상절 19:37ㄱ〉.
젼·로 주012)
린  업슨 解脫智 알 나타난 젼로:
원문은 ‘以無障㝵ㅣ 解脫智現前故로’이다. 이 중 ‘以無障㝵ㅣ’의 구결 ‘ㅣ’는 특이하다. 언해에서는 주어인 ‘障㝵’가 서술어인 ‘無’의 앞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以無障㝵ㅣ 解脫智現前故로’ 전체의 서술어는 ‘現’이므로 ‘障㝵’에 주격 조사 ‘ㅣ’를 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 주격 조사를 붙인다면 ‘智’ 다음이 적절할 것이다.
:듣·글·와 주013)
듣글와:
티끌과. 듣글[塵]+과(접속조사). ‘과’의 ‘ㄱ’이 명사 말음 ‘ㄹ’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표기한 것이 ‘ㅇ’이다.
 念·념·도 ·다 주014)
다:
다. 모두. 다ᄋᆞ-[盡](동사어간)+아(연결어미). ‘다ᄋᆞ-’의 활용형 ‘다아’가 부사로 파생되고 ‘다’로 축약된 것이다. 동사 ‘다ᄋᆞ다’는 후대에 ‘다다’를 거쳐 ‘다하다’로 발달하였다. ¶죽을 힘을 다여〈서궁일기 38ㄴ〉. 지아비 죽거 셜워호믈 다고 복을 고 오히려 졔복 벗디 아니더니〈동국신속삼강행실도 열녀 1:35ㄴ〉.
밧:그로셔 주015)
밧그로셔:
밖으로부터. 바ᇧ[外]+으로셔. ‘-으로셔’는 [출발점]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이다. 기원적 구조는 ‘으로(부사격조사)+시-[在]+어(연결어미)’이다. ‘시-’는 [존재]를 뜻하는 동사 ‘잇-, 이시-’의 이형태이다.
:온 ·디 주016)
디:
것이. ᄃᆞ(의존명사)+이(보격조사).
아·니·며 · 다. 주017)
다:
특별한. 별난. 다ᄅᆞ-[別]+ㄴ(관형사형어미). 현대국어 ‘다르다’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이고, 둘째는 ‘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진 데가 있다.’이다. 여기의 ‘다ᄅᆞᆫ’은 둘째 의미에 해당한다. 둘째 의미의 현대국어 예문을 제시한다. ¶고장 난 문을 감쪽같이 고치다니, 전문가는 역시 달라.
·이·리 아·니어·니 주018)
아니어니:
아니니. 아니-[非]+거(완료상 선어말어미)+니(연결어미). ‘-거-’는 완료상을 나타내는데, 자동사와 형용사, 서술격 조사에서는 ‘-거-’가 쓰이고, 타동사에서는 ‘-어-, -아-’가 쓰인다. ‘-거-’의 ‘ㄱ’은 서술격 조사나 ‘ㄹ’이나 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표기한 것이 ‘ㅇ’이다. 그런데 형용사 ‘아니-’는 ‘아니(명사)+이(서술격조사)’에서 발달한 것이다. 그러므로 형용사 ‘아니-’의 활용 모습은 서술격 조사의 활용 모습과 같다. 형용사 ‘아니-’ 뒤에서 ‘-거-’가 ‘-어-’로 교체되는 것은 바로 서술격 조사의 활용 모습이다.
:엇:뎨 주019)
엇뎨:
어찌. 기원적으로는 부사 ‘엇디’에 부사격 조사 ‘에’가 결합한 것으로 보인다.
간:대·엿 주020)
간대엿:
제멋대로의. 아무 근거도 없는. ‘간대’는 ‘제멋대로, 함부로’ 등의 뜻을 지닌 어근으로서, 단독으로는 낱말로 쓰이지 않고 조사 ‘로, 옛’이나 접미사 ‘-롭-’과 결합하여 나타난다. ‘간대엿’은 일반적으로는 ‘간대옛’으로 나타나는데, 이 책에서는 ‘간대엿’의 용례가 또 보인다(45ㄴ). 간대+엣/옛/엿(관형격조사).
·쇽·졀:업슨 주021)
쇽졀업슨:
부질없는. 헛된. 현대국어의 ‘속절없다’는 ‘어쩔 도리 없다’는 의미를 지니나, 중세국어의 ‘쇽졀없다’는 그 의미가 다르다.
功夫부 ·히·믈 주022)
공부(功夫) 히믈:
공부의 힘을. 공력(功力)을. 이 책에서는 ‘工夫’도 쓰였다(106ㄴ). 다음 예문을 보면 ‘功夫’와 ‘工夫’가 통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善逝世間解 부텻 功夫에 됴히 올아가샤 世間앳 이 다 아실씨라〈석보상절 9:3ㄴ〉. 엇뎨 룔 工夫 잇비 며〈목우자수심경언해 30ㄱ〉.
두·리·오 주023)
히믈 두리오:
힘을 쓰리오. 두-[費]+리(추측 선어말어미)+고(의문 종결어미). ‘-고-’의 ‘ㄱ’은 서술격 조사나 ‘ㄹ’이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표기한 것이 ‘ㅇ’이다. 그런데 추측 선어말어미 ‘-리-’는 기원적 구조가 ‘ㄹ(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이다. 그러므로 ‘-리-’는 형태적인 면에서 서술격 조사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리-’ 뒤에서 ‘ㄱ’이 약화하는 것은 바로 기원적 구성 요소인 서술격 조사 어간 ‘이-’의 영향이다. 한편 ‘히믈 두다’가 여기서는 ‘힘을 쓰다’란 뜻을 지니고 있는 것, 즉 ‘두-’가 ‘置’가 아닌 ‘費’의 번역으로 쓰인 것이 특이하다. ‘히믈 두-’가 다음 예문에서도 보이기는 하지만, ‘힘을 지니다’란 뜻을 보여 준다. ¶王이 力士 히믈 두겨시니 셟거든 다가 뉘으처 디 몯시면〈월인석보 20:36ㄴ〉. 동사 ‘두-’는 존재 동사 ‘잇-, 겨시-’와 결합할 때 특이한 양상을 보인다. 즉 ‘-어/아(연결어미)+잇-[在]’이 축약된 ‘-엣/앳-’이 완료 지속상을 나타내고, 이것이 ‘-엇/앗-’을 거쳐 현대국어의 ‘-었/았-’으로 발달하였는데, 동사 ‘두-[置]’ 뒤에서만은 ‘-엣-’이 ‘--’으로 교체되며, 이 ‘--’이 ‘-ㅅ-’으로 교체되기도 하는 것이다. ¶몸 안해 뒷니〈능엄경언해 1:46ㄴ〉. 先生의 둣논 道理〈두시언해(초) 15:37ㄱ〉.
自·性· 定·慧·혜도 ·오히·려 주024)
오히려:
역시.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오히려’의 의미에 대하여는 ‘오히려’(18ㄴ)에 대한 주해를 참조할 것.
義·의用· 주025)
의용(義用):
의(義)와 용(用). 원문은 ‘義·의의 用·용之지迹·젹ᄒᆞ곤’으로 되어 있다. 즉 ‘義’ 뒤에 관형격 조사 같은 ‘의’가 결합해 있는 모습인 것이다. 실수로 ‘의’를 두 번 새긴 것으로 보인다.
걸:이·곤 주026)
걸이곤:
막히거늘. 걸-[滯]+이(피동접미사)+곤(연결어미). ‘-곤’은 다음에 이어지는 주절의 내용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다. 즉 ‘A도 이러한데, 하물며 B야 당연히 그러하지 않겠는가?’ 하는 의미를 지닌 문장의 종속절의 끝에 쓰이는 연결어미이다. ‘-곤’ 뒤에 이어지는 주절은 ‘ᄒᆞᄆᆞᆯ며’ 또는 ‘엇뎨 ᄒᆞᄆᆞᆯ며’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며 주027)
며:
하물며.
·더러·운 주028)
더러운:
더러운. 더럽-[汚, 垢]+은(관형사형어미)→더러ᄫᅳᆫ〉더러운.
 여:희오 주029)
여희오:
여의고. 여희-[離]+고/오. 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ㄱ’이 약화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여희오’(41ㄱ, 51ㄱ, 90ㄴ)과 ‘여희고’(84ㄱ)가 다 나타난다.
닷·고려 주030)
닷고려:
닦으려. 다ᇧ-+오(의도 표시 선어말어미)+리+어(연결어미).
·· 漸:졈修슈門문:넷 주031)
점수문(漸修門)넷:
점수문의. ‘점수문엣’의 중철이다. ‘엣’의 구조는 ‘에(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이다.
定·慧·혜 주032)
정혜(定慧):
정혜야. ‘’는 ‘강조, 단독, 의무, 당연’ 등을 뜻하는 보조사인데, 체언, 조사, 연결어미 뒤에 두루 나타난다. 여기서는 ‘당연’을 나타낸다.
:엇:뎨 ·이 無무心심 道:도理·리예 나·가·리오 주033)
나가리오:
나아가리오. -[進]+아(연결어미)+가-[去]+리+고(의문 종결어미). ‘나ᅀᅡ가다’는 합성동사이다. ‘-리-’의 기원적 구조는 ‘ㄹ(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인데, 이 중의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때문에 ‘-고’의 ‘ㄱ’이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이다.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이제 바로 무심(無心)한 도리를 알아서, 다다른 길에서 막히지 아니한 사람은 막힌 데가 없는 해탈지(解脫智)가 앞에 나타난 까닭으로, 한 티끌과 한 생각도 다 밖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며 또 〈특별히〉 다른 일이 아니니, 어찌 제멋대로 하는 부질없는 공부의 힘을 두리오
(=쓰리오)
? 자성(自性) 정혜(定慧)도 역시 의용(義用)에 걸리거늘, 하물며 더러운 마음을 버리고 닦으려 하는 점수문(漸修門)의 정혜야 어찌 이 무심한 도리에 나아가리오?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2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이제:이제. 지금. 오늘. 이+제(의존명사)+Ø(부사격조사). 음절부음 [j]로 끝나는 체언 중 시간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 뒤에는 부사격조사 ‘에/예//의’가 나타나지 않는다. 오늘날의 ‘이제’는 발화시와 일치하나, 중세국어의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쓰인다. 원문이 ‘今’일 때에는 ‘지금’의 뜻으로 쓰인 부사(합성어)이지만, 그 밖의 경우(예: 於是)에는 ‘이때에’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주002)
바ᄅᆞ:바로. 바르게. 바ᄅᆞ-[直]+Ø(부사파생접미사). 형용사 어간 ‘바ᄅᆞ-’가 접사와의 결합 없이 바로 부사로 파생된 것이다.
주003)
다:다다른. 다-[到]+(관형사형어미). ‘ㄷ’ 불규칙동사이다. ¶七覺支 覺애 다 이 닐구베 호아 닐온 마리니〈월인석보 2:37ㄱ〉.
주004)
길헤:길에서. 길ㅎ[道](ㅎ말음체언)+에.
주005)
걸이디:걸리지. 걸-[滯]+이(피동접미사)+디(보조적 연결어미).
주006)
린:막힌. ᄀᆞ리-[㝵]+ㄴ. ‘ᄀᆞ리-’는 자동사로도 쓰이고 타동사로도 쓰인다. ¶다ᄆᆞᆯ ᄀᆞ려셔〈능엄경언해 6:68ㄱ〉. 룐 눈로 虛空을 보면 곳 업슨  곳 보리라〈선가귀감언해 6ㄴ〉.
주007)
:데가. ᄃᆡ(의존명사)+Ø(주격조사).
주008)
업슨:없는. 없-+은. 형용사 ‘없다’에는 ‘-ᄂᆞ-’가 쓰이지 않는다. 그러나 ‘없다’가 ‘없어지다’를 뜻하는 동사로 쓰일 때에는 ‘-ᄂᆞ-’가 결합할 수 있다.
주009)
해탈지(解脫智):‘해탈(解脫)’은 ‘번뇌의 속박을 풀어 과거·현재·미래의 업고에서 벗어남’을 뜻하고, ‘해탈지’는 해탈에 이르는 지혜이다. ‘解脫’의 한자음이 ‘·하, ·탈’로 나타나 있는데, 이 글자에 대한 동국정운음이 몇 차례 수정되었다. :·〈석보상절 13:40ㄱ〉 → :갱·〈월인석보 9:11ㄱ〉 → :·〈법화경언해 3:140ㄴ〉 → :갱·〈금강경삼가해 1:3ㄴ〉. ‘解’의 한자음은 자전류에서 ‘ᄒᆡ, 해, 개’ 등으로 나타난다. ¶解 그를 ᄒᆡ〈유합 하 41ㄱ〉. 解 버슬 개 … 흣허질 해〈자전석요 하 66ㄱ〉.
주010)
알:앞에. 앒+(특수처소부사격조사). ‘/의’는 관형격 조사와 형태가 같은데, 대개 시간, 장소, 방향을 나타내는 체언이 ‘애/에/예’ 대신 이러한 부사격 조사를 취한다. 16세기 문헌에서는 대개 ‘앏’로 중철되었다.
주011)
나타난:나타난. 낱-[現]+아(연결어미)+나-+ㄴ. ‘나-’는 [出]을 뜻하는 동사 어간으로 보이지만, 보조용언을 거쳐 합성어의 일부가 되면서 본래의 의미를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단일어 ‘낱-’도 쓰이며, ‘낱-’이 ‘낟-’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法과 가비샴괘 둘히 나며 일훔과 實왜 와 나 젼로〈법화경언해 1:4ㄴ〉. 妙行이 기 나다나아 億衆이 절로 化야 恭敬며〈석보상절 19:37ㄱ〉.
주012)
린  업슨 解脫智 알 나타난 젼로:원문은 ‘以無障㝵ㅣ 解脫智現前故로’이다. 이 중 ‘以無障㝵ㅣ’의 구결 ‘ㅣ’는 특이하다. 언해에서는 주어인 ‘障㝵’가 서술어인 ‘無’의 앞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以無障㝵ㅣ 解脫智現前故로’ 전체의 서술어는 ‘現’이므로 ‘障㝵’에 주격 조사 ‘ㅣ’를 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 주격 조사를 붙인다면 ‘智’ 다음이 적절할 것이다.
주013)
듣글와:티끌과. 듣글[塵]+과(접속조사). ‘과’의 ‘ㄱ’이 명사 말음 ‘ㄹ’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표기한 것이 ‘ㅇ’이다.
주014)
다:다. 모두. 다ᄋᆞ-[盡](동사어간)+아(연결어미). ‘다ᄋᆞ-’의 활용형 ‘다아’가 부사로 파생되고 ‘다’로 축약된 것이다. 동사 ‘다ᄋᆞ다’는 후대에 ‘다다’를 거쳐 ‘다하다’로 발달하였다. ¶죽을 힘을 다여〈서궁일기 38ㄴ〉. 지아비 죽거 셜워호믈 다고 복을 고 오히려 졔복 벗디 아니더니〈동국신속삼강행실도 열녀 1:35ㄴ〉.
주015)
밧그로셔:밖으로부터. 바ᇧ[外]+으로셔. ‘-으로셔’는 [출발점]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이다. 기원적 구조는 ‘으로(부사격조사)+시-[在]+어(연결어미)’이다. ‘시-’는 [존재]를 뜻하는 동사 ‘잇-, 이시-’의 이형태이다.
주016)
디:것이. ᄃᆞ(의존명사)+이(보격조사).
주017)
다:특별한. 별난. 다ᄅᆞ-[別]+ㄴ(관형사형어미). 현대국어 ‘다르다’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이고, 둘째는 ‘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진 데가 있다.’이다. 여기의 ‘다ᄅᆞᆫ’은 둘째 의미에 해당한다. 둘째 의미의 현대국어 예문을 제시한다. ¶고장 난 문을 감쪽같이 고치다니, 전문가는 역시 달라.
주018)
아니어니:아니니. 아니-[非]+거(완료상 선어말어미)+니(연결어미). ‘-거-’는 완료상을 나타내는데, 자동사와 형용사, 서술격 조사에서는 ‘-거-’가 쓰이고, 타동사에서는 ‘-어-, -아-’가 쓰인다. ‘-거-’의 ‘ㄱ’은 서술격 조사나 ‘ㄹ’이나 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표기한 것이 ‘ㅇ’이다. 그런데 형용사 ‘아니-’는 ‘아니(명사)+이(서술격조사)’에서 발달한 것이다. 그러므로 형용사 ‘아니-’의 활용 모습은 서술격 조사의 활용 모습과 같다. 형용사 ‘아니-’ 뒤에서 ‘-거-’가 ‘-어-’로 교체되는 것은 바로 서술격 조사의 활용 모습이다.
주019)
엇뎨:어찌. 기원적으로는 부사 ‘엇디’에 부사격 조사 ‘에’가 결합한 것으로 보인다.
주020)
간대엿:제멋대로의. 아무 근거도 없는. ‘간대’는 ‘제멋대로, 함부로’ 등의 뜻을 지닌 어근으로서, 단독으로는 낱말로 쓰이지 않고 조사 ‘로, 옛’이나 접미사 ‘-롭-’과 결합하여 나타난다. ‘간대엿’은 일반적으로는 ‘간대옛’으로 나타나는데, 이 책에서는 ‘간대엿’의 용례가 또 보인다(45ㄴ). 간대+엣/옛/엿(관형격조사).
주021)
쇽졀업슨:부질없는. 헛된. 현대국어의 ‘속절없다’는 ‘어쩔 도리 없다’는 의미를 지니나, 중세국어의 ‘쇽졀없다’는 그 의미가 다르다.
주022)
공부(功夫) 히믈:공부의 힘을. 공력(功力)을. 이 책에서는 ‘工夫’도 쓰였다(106ㄴ). 다음 예문을 보면 ‘功夫’와 ‘工夫’가 통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善逝世間解 부텻 功夫에 됴히 올아가샤 世間앳 이 다 아실씨라〈석보상절 9:3ㄴ〉. 엇뎨 룔 工夫 잇비 며〈목우자수심경언해 30ㄱ〉.
주023)
히믈 두리오:힘을 쓰리오. 두-[費]+리(추측 선어말어미)+고(의문 종결어미). ‘-고-’의 ‘ㄱ’은 서술격 조사나 ‘ㄹ’이나 음절부음 [j]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표기한 것이 ‘ㅇ’이다. 그런데 추측 선어말어미 ‘-리-’는 기원적 구조가 ‘ㄹ(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이다. 그러므로 ‘-리-’는 형태적인 면에서 서술격 조사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리-’ 뒤에서 ‘ㄱ’이 약화하는 것은 바로 기원적 구성 요소인 서술격 조사 어간 ‘이-’의 영향이다. 한편 ‘히믈 두다’가 여기서는 ‘힘을 쓰다’란 뜻을 지니고 있는 것, 즉 ‘두-’가 ‘置’가 아닌 ‘費’의 번역으로 쓰인 것이 특이하다. ‘히믈 두-’가 다음 예문에서도 보이기는 하지만, ‘힘을 지니다’란 뜻을 보여 준다. ¶王이 力士 히믈 두겨시니 셟거든 다가 뉘으처 디 몯시면〈월인석보 20:36ㄴ〉. 동사 ‘두-’는 존재 동사 ‘잇-, 겨시-’와 결합할 때 특이한 양상을 보인다. 즉 ‘-어/아(연결어미)+잇-[在]’이 축약된 ‘-엣/앳-’이 완료 지속상을 나타내고, 이것이 ‘-엇/앗-’을 거쳐 현대국어의 ‘-었/았-’으로 발달하였는데, 동사 ‘두-[置]’ 뒤에서만은 ‘-엣-’이 ‘--’으로 교체되며, 이 ‘--’이 ‘-ㅅ-’으로 교체되기도 하는 것이다. ¶몸 안해 뒷니〈능엄경언해 1:46ㄴ〉. 先生의 둣논 道理〈두시언해(초) 15:37ㄱ〉.
주024)
오히려:역시.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오히려’의 의미에 대하여는 ‘오히려’(18ㄴ)에 대한 주해를 참조할 것.
주025)
의용(義用):의(義)와 용(用). 원문은 ‘義·의의 用·용之지迹·젹ᄒᆞ곤’으로 되어 있다. 즉 ‘義’ 뒤에 관형격 조사 같은 ‘의’가 결합해 있는 모습인 것이다. 실수로 ‘의’를 두 번 새긴 것으로 보인다.
주026)
걸이곤:막히거늘. 걸-[滯]+이(피동접미사)+곤(연결어미). ‘-곤’은 다음에 이어지는 주절의 내용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다. 즉 ‘A도 이러한데, 하물며 B야 당연히 그러하지 않겠는가?’ 하는 의미를 지닌 문장의 종속절의 끝에 쓰이는 연결어미이다. ‘-곤’ 뒤에 이어지는 주절은 ‘ᄒᆞᄆᆞᆯ며’ 또는 ‘엇뎨 ᄒᆞᄆᆞᆯ며’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주027)
며:하물며.
주028)
더러운:더러운. 더럽-[汚, 垢]+은(관형사형어미)→더러ᄫᅳᆫ〉더러운.
주029)
여희오:여의고. 여희-[離]+고/오. 이중모음의 음절부음 [j] 뒤에서 ‘ㄱ’이 약화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여희오’(41ㄱ, 51ㄱ, 90ㄴ)과 ‘여희고’(84ㄱ)가 다 나타난다.
주030)
닷고려:닦으려. 다ᇧ-+오(의도 표시 선어말어미)+리+어(연결어미).
주031)
점수문(漸修門)넷:점수문의. ‘점수문엣’의 중철이다. ‘엣’의 구조는 ‘에(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이다.
주032)
정혜(定慧):정혜야. ‘’는 ‘강조, 단독, 의무, 당연’ 등을 뜻하는 보조사인데, 체언, 조사, 연결어미 뒤에 두루 나타난다. 여기서는 ‘당연’을 나타낸다.
주033)
나가리오:나아가리오. -[進]+아(연결어미)+가-[去]+리+고(의문 종결어미). ‘나ᅀᅡ가다’는 합성동사이다. ‘-리-’의 기원적 구조는 ‘ㄹ(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인데, 이 중의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때문에 ‘-고’의 ‘ㄱ’이 약화하여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이다.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