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節要】
由迷此知야 即起我相야 計我我所 愛惡ㅣ 自生니 隨愛惡情야 即爲善惡니 善惡之報로 受六道形야 世世生生애 循環不絶다가 若得善友의 開示면 頓悟空寂之知리니
별행록절요언해:9ㄴ
寂知 且無念無形커니 誰爲我相人相이리오 覺諸相이 空야 心自無念 念起거든 即覺호리니 覺之면 即無ㅣ라 시니 修行妙門이 唯在此也ㅣ니라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ᅌᅵ 주001) ·아:
몰로·브:터 주002) 몰로브터: 모름으로부터. 모[不知]-+옴(명사형어미)++브터(보조사). 여기서는 ‘몰롬’이 ‘迷’의 번역으로 쓰였다.
·곧 我·아相··을
닐와:다 주003) 닐와다: 일으켜. 보통은 ‘니와다’로 나타난다. ‘니와다’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닐[起]-(자동사 어간)+(사동접미사)+왇(강세접미사)+아. 여기의 ‘닐-’은 ‘니ᄅᆞ-’의 축약형이다. 이 책에서는 ‘쵸’이 ‘쵸(2ㄴ)’, ‘치며’가 ‘치며(22ㄴ)’, ‘치’이 ‘치(57ㄴ)’로 나타나는 예가 많은데, ‘닐와다’도 그와 같은 축약형이다. ‘닐와(12ㄴ), 닐와다(9ㄴ, 18ㄱ), 닐왇디(81ㄴ)’ 등을 참조할 것. 그러나 축약형인 사동사 ‘닐왇다’와 자동사 ‘닐왇다’의 형태가 같아서 혼동하기 쉽다. 이 책에는 자동사로 쓰인 ‘닐왇디(22ㄱ)’가 보인다.
나·와 :·과 :혤· :며
믜:우·미 주004) 믜움이: 미워함이. 믜[憎]-+움(명사형어미)+이. 이론상으로는 형용사 ‘믭다’의 명사형 ‘믜’의 발달형도 ‘믜움’이 될 수 있다. 여기서는 ‘며 믜움이’에서 ‘며’가 동사이므로 ‘믜움’도 동사의 명사형이 되어야 어법에 맞다. ‘믜움이’는 ‘믜우미’의 분철이다.
절·로 나·니 ·며 믜·우· 조·차 ·곧 :션심·과 ·악심:괘 외·니 善·션과 惡·악·괏 報:보·로
六·륙道:됴 주005) 육도(六道): ‘육취(六趣)’라고도 한다. 중생이 지은 업에 의해 생사를 되풀이하는 여섯 가지 세계, 즉 지옥도(地獄道), 아귀도(餓鬼道), 축생도(畜生道), 수라도(修羅道), 인간도(人間道), 천도(天道)를 말한다.
·앳
衆:生 주006) 중생(衆生): 생사윤회를 거듭하면서 여러 취(趣)를 거듭하여 왕래하는 존재이다.
·의
얼구· 주007) 얼구: 모습을. 몸을. 얼굴+ᄋᆞᆯ. ‘얼굴’은 형(‘形)’의 번역이다. 얼굴[顔]을 뜻하는 낱말은 ‘’이다. ‘낯’은 [箇]를 뜻한다.
:어·더 世·셰世·셰生生·애 輪륜廻회:예
:횟도별행록절요언해:10ㄱ
·라 주008) :긋·디 주009) 긋디: 그치지. 긏[止]-+디(보조적 연결어미). ‘긏→긋’은 8종성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아·니·다·가 ·곧 ·어·딘
:벋· 주010) 벋: 벗의. 벋+(주어적관형격조사). ‘ㄷ’의 중철 표기이다.
여·러 뵈·요·
:맛나:면 주011) 맛나면: 만나면. 맞-[迎, 逢]+나-+면(연결어미). 비통사적 합성어. 8종성표기법.
믄·득 주012) 믄득: 곧바로. 단박에. ‘돈(頓)’이 ‘믄득’으로 언해되었는데, ‘믄득’은 ‘곧바로. 단박에’의 뜻을 지닌다. ‘믄득’의 발달형인 현대국어 ‘문득’의 의미와는 다르다.
空寂·젹 · ·알리·니 괴외:호· ·아: · · 念:념 ·업스:며 :얼굴 ·업거·니 ·뉘
我·아相· 人인相· 주013) 아상 인상(我相人相): 사상(四相)의 하위 종류. ‘아상(我相)’은 자아가 실체로서 존재한다는 소견이고, ‘인상(人相)’은 자기 자신은 인간으로서 축생(畜生)과 다르다는 소견이다.
·이 외·리:오 諸졔相·이 뷔:여 주014) 뷔여: 비어. 뷔[虛]-+아/어. ‘뷔-(상성)’는 ‘비[虛]-’를 뜻하고, ‘뷔-(거성)’는 ‘베[斬]-’를 뜻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뷔-’가 평성으로 나타난다.
·미 :제 주015) 제: 제 자신이. 제 스스로가. 저(재귀대명사)+ㅣ(관형격조사). ‘:제(상성)’는 주격형이고, ‘제(평성)’는 관형격형이다.
念:념 ·업 · ·알 念:념이 ·닐어: 주016) 닐어든: 일어나면. 닐[起]-+거든. ‘ㄹ’ 뒤에서 ‘-거든’의 ‘ㄱ’이 약화한 것이다.
·즉재 주017) 즉재: 즉시. 즉자히〉즉재. 『석보상절』에서는 ‘즉자히’로, 『월인석보』에서는 ‘즉자히(1-12권까지), 즉재(13-25권)’로 나타난다. ‘즉’은 한자어 ‘卽’으로 보인다.
아:롤 ·디니 ·알:면 ·곧 ·업·니라 주018) 업니라: 없어지느니라. ‘--’는 일반적으로 형용사에는 안 쓰이는 특징이 있지만 예외도 있다. 그러나 여기의 ‘없다’는 ‘없어지다’를 뜻하는 동사이다. ‘없-→업-’은 음절말 자음군 단순화 현상이다.
·시·니 修슈行· 微미妙·묘· 法·법門문이 오·직 ·이 荷하澤·祖·조師··의 주019) 하택조사(荷澤祖師)의: 하택조사가. 주어적 관형격 조사 ‘의’가 쓰인 것은 서술어인 ‘치다’가 관형사형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치:샨 ·말·:매 ·자 주020) 자: 갖추어져. [具. 備]-+아. ‘修行 微妙 法門이 오직 이 荷澤祖師의 치샨 말매 자 잇니라’의 원문은 ‘修行妙門 唯在此也’이다. 언해문에서 부연이 가해졌다.
잇·니라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이 아는 마음을 모르는 것으로부터 곧 아상을 일으켜, 나와 남을 분별하므로, 사랑하며 미워함이 절로 생겨나니, 사랑하며 미워함에 따라서 곧 선심과 악심이 되니, 선과 악의 과보로서
육도의 중생의 몸을 얻어서, 세세생생에 윤회에 굴러(=순환하여)
그치지 아니하다가, 곧 현명한 벗의 열어 보임을 만나면, 문득(=곧바로)
공적한 마음을 알리니, 고요하되 아는 마음은 또 생각이 없으며 형체가 없으니, 누가 아상 인상이 되겠는가? 제상이 비어 마음이 스스로 염이 없는 것을 알므로, 염이 일어나면 즉시 알지니, 알면 곧 없어지느니라 하시니, 수행할 미묘한 법문(法門)이 오직 이 하택조사께서 가르치신 말씀에 갖추어져 있느니라.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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