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별행록절요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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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행록절요언해 0680


【節要】
問호 據諸大乘經과 及古今諸宗禪門과 乃至荷澤所說컨댄 理性이 皆同니 云호 無生無滅며 無爲無相며 無凡無聖며 無是無非며 不可說이며 不可證이라 니 今에 但依此ㅣ 即是이니 何必要須說靈知耶ㅣ리오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무·로 주001)
무로:
묻되. 묻-[問]+오. 주어는 화자이며, 인용문인 이 대문(大文) 전체를 지배한다. 즉 ‘諸大乘經과~니리오’라고 묻는다는 뜻이다. 중세국어에는 인용부사격조사 ‘-고, -라고’가 없었다. 인용문 앞에 붙는 ‘닐오, 무로’나 인용문 뒤에 붙는 ‘니-, -’ 등의 인용동사가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인용동사도 대개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 ‘무로’는 다음 대문(大文)의 ‘답호’와 짝을 이룬다. 문답 형식을 빌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諸졔大·대乘經 주002)
대승경(大乘經):
대승의 교법을 담고 있는 경전.
·과  古·고今금에 주003)
고금(古今)에:
고금의. 관형격 조사가 쓰일 자리에 부사격 조사 ‘에’가 쓰였다. 아래 ‘하택(荷澤)에’ 항을 참조할 것.

별행록절요언해:52ㄱ

·졔 宗 禪션門문과 荷하澤··에 주004)
하택(荷澤)에:
하택의. 관형격 조사가 쓰일 자리에 부사격 조사 ‘에’가 쓰였다. 이 책에는 관형격 조사 ‘의’나 처소 관형격 조사 ‘엣/앳’이 쓰일 위치에 부사격 조사가 쓰인 예가 많이 보인다. 다음 예문 ①, ②의 ‘우희’는 ‘우흿’이 쓰일 위치에(‘우희’의 ‘의’는 중세국어에서 부사격조사로 쓰였다.), ③의 ‘後에’는 ‘後ㅅ, 後엣’이 쓰일 위치에, ④의 ‘古今에, 荷澤에’는 ‘古今엣, 荷澤ᄋᆡ’가 쓰일 위치에, ⑤의 ‘ᄭᅮ메’는 ‘ᄭᅮ멧’이 쓰일 위치에, ⑥의 ‘祖師宗애’는 ‘祖師宗ᄋᆡ’가 쓰일 위치에 나타났다. ¶①우희 三宗이 가지가짓 마리 디 아니나(29ㄴ). ②이 우희 頓悟와 漸修와 다 부텻 나가 經敎브터 니시니라(97ㄱ). ③이 後에 漸修 圓滿 漸修ㅣ니(71ㄴ). ④諸大乘經과  古今에 諸宗 禪門과 荷澤에 릴오 븓건댄(52ㄱ). ⑤ᄭᅮ메 져ᇰ스ᇰ이(67ㄴ). ⑥祖師宗애 無心 道애 契合 사 定과 慧와의 걸이 닙디 아니니라(89ㄴ). 이 시기에 이미 부사격 조사 ‘에, 애’와 관형격 조사 ‘의, ᄋᆡ’가 비변별적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것은 오늘날 관형격 조사 ‘의’를 [에]로 발음하는 경향을 떠올리게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현상은 정반대로 해석해야 한다. 즉 관형격 조사 [에](음성언어)를 ‘의’로 표기하기로 정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에 나타난 이 현상은 대단히 흥미로운 것이다.
릴:오· 주005)
릴오:
이름을. 설함을. ‘닐오’의 어두 ‘ㄴ’이 ‘ㄹ’로 나타난 것이다.
븓건·댄 주006)
븓건댄:
의거하건대. 븥-[依]+거(완료상 선어말어미)+ㄴ댄(조건 표지).
주007)
이(理):
평등한 본체, 본성을 뜻함. 불변의 진리나 이치를 가리킴.
·니와 性· 주008)
성(性):
‘본질(本質)’과 같은 말. 어떤 것의 본체(本體)를 이루는 것으로서 불변하는 고유의 것. 어떤 사물의 특징을 규정하는 것. 성덕(性德)과 수덕(修德)을 구분하는 경우에 수(修)에 대응하는 말로 쓰임. 선천적인 것은 성(性)이며, 후천적인 것은 수(修)라고 함.
·괘 ·다 가·지니 닐:오· 주009)
닐오:
이르되. 이 책에서는 ‘닐오’이 ‘릴오’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닐오’는 ‘릴오’로 나타나는 일이 없다. ¶닐오(8ㄴ, 12ㄴ).
生 :업스·며 滅·멸 :업스·며 ·욤 주010)
욤:
함. -[爲]+옴(명사형어미). ‘-’의 명사형에는 ‘홈, 욤’ 두 가지가 있다. 두 어형은 모두 모음충돌회피의 결과이나, 그 과정이 정반대이다. ‘욤’은 반자음 [j]를 개입시킨 것이고, ‘홈’은 ‘ㆍ’를 탈락시킨 것이다.
:업스·며 주011)
욤 업스며:
함이 없으며. 아무 일도 하지 않음. ‘무위(無爲)’의 옮김으로 ‘생사의 변화를 초월한 상주불변(常住不變)의 진실’을 뜻한다.
:얼굴 주012)
얼굴:
모양. 형체. ‘안(顔)’을 뜻하는 낱말은 ‘’이었다.
:업스·며 凡범夫부 :업스·며 聖·人인 :업스·며 ·올홈 :업스·며 오욤 주013)
오욤:
그릇됨. 외-[非]+옴(명사형어미). ‘외옴’이 ‘오욤’으로 적혔다. 전자는 [oj-jom]이고 후자는 [o-jom]이어서 서로 교체될 수 있었다.
:업스·며 어·로 주014)
어로:
가히. 대개는 ‘어루’로 적혔다.
니·디 ·몯·며 어·로 證·티 주015)
증(證)티:
증득하지. ‘증(證)’은 ‘깨달음’을 뜻한다.
·몯·리라 ··니 ·이제 오·직 ·이 :말 브투미 주016)
브투미:
의거함이. 븥-[依]+움(명사형어미)+이.
·곧 ·올커·니 ·엇:뎨 구·틔여 주017)
구틔여:
굳이. 구태여. 억지로. 강제로. 구틔여[敢]. 동사의 활용형 ‘구틔여(구틔-+어)’가 부사로 굳어진 것이다. ‘구틔여’는 사전에서 ‘구태여. 억지로’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굳이’란 뜻과 ‘감(敢)히’란 뜻으로 쓰일 때도 많다. 동사 ‘구틔다’는 ‘굳히다’를 뜻한다.
靈知디· 니·리오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묻되, 모든 대승경(大乘經)과 또 고금의 모든 종(宗)의 선문(禪門)과 하택의 설함에 의거하건대 이(理)와 성(性)이 같으니, 이르되, 생(生)이 없으며 멸(滅)이 없으며 함도 없으며 모양도 없으며 범부(凡夫)가 없으며 성인(聖人)이 없으며 옳음이 없으며 그름도 없으며 가히 설하지 못하며 가히 증득(證得)하지 못하리라 하니, 이제 오직 이 말에 의거함이 곧 옳으니, 어찌 구태여 영지(靈知)를 말하리오?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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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무로:묻되. 묻-[問]+오. 주어는 화자이며, 인용문인 이 대문(大文) 전체를 지배한다. 즉 ‘諸大乘經과~니리오’라고 묻는다는 뜻이다. 중세국어에는 인용부사격조사 ‘-고, -라고’가 없었다. 인용문 앞에 붙는 ‘닐오, 무로’나 인용문 뒤에 붙는 ‘니-, -’ 등의 인용동사가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인용동사도 대개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 ‘무로’는 다음 대문(大文)의 ‘답호’와 짝을 이룬다. 문답 형식을 빌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주002)
대승경(大乘經):대승의 교법을 담고 있는 경전.
주003)
고금(古今)에:고금의. 관형격 조사가 쓰일 자리에 부사격 조사 ‘에’가 쓰였다. 아래 ‘하택(荷澤)에’ 항을 참조할 것.
주004)
하택(荷澤)에:하택의. 관형격 조사가 쓰일 자리에 부사격 조사 ‘에’가 쓰였다. 이 책에는 관형격 조사 ‘의’나 처소 관형격 조사 ‘엣/앳’이 쓰일 위치에 부사격 조사가 쓰인 예가 많이 보인다. 다음 예문 ①, ②의 ‘우희’는 ‘우흿’이 쓰일 위치에(‘우희’의 ‘의’는 중세국어에서 부사격조사로 쓰였다.), ③의 ‘後에’는 ‘後ㅅ, 後엣’이 쓰일 위치에, ④의 ‘古今에, 荷澤에’는 ‘古今엣, 荷澤ᄋᆡ’가 쓰일 위치에, ⑤의 ‘ᄭᅮ메’는 ‘ᄭᅮ멧’이 쓰일 위치에, ⑥의 ‘祖師宗애’는 ‘祖師宗ᄋᆡ’가 쓰일 위치에 나타났다. ¶①우희 三宗이 가지가짓 마리 디 아니나(29ㄴ). ②이 우희 頓悟와 漸修와 다 부텻 나가 經敎브터 니시니라(97ㄱ). ③이 後에 漸修 圓滿 漸修ㅣ니(71ㄴ). ④諸大乘經과  古今에 諸宗 禪門과 荷澤에 릴오 븓건댄(52ㄱ). ⑤ᄭᅮ메 져ᇰ스ᇰ이(67ㄴ). ⑥祖師宗애 無心 道애 契合 사 定과 慧와의 걸이 닙디 아니니라(89ㄴ). 이 시기에 이미 부사격 조사 ‘에, 애’와 관형격 조사 ‘의, ᄋᆡ’가 비변별적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것은 오늘날 관형격 조사 ‘의’를 [에]로 발음하는 경향을 떠올리게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현상은 정반대로 해석해야 한다. 즉 관형격 조사 [에](음성언어)를 ‘의’로 표기하기로 정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에 나타난 이 현상은 대단히 흥미로운 것이다.
주005)
릴오:이름을. 설함을. ‘닐오’의 어두 ‘ㄴ’이 ‘ㄹ’로 나타난 것이다.
주006)
븓건댄:의거하건대. 븥-[依]+거(완료상 선어말어미)+ㄴ댄(조건 표지).
주007)
이(理):평등한 본체, 본성을 뜻함. 불변의 진리나 이치를 가리킴.
주008)
성(性):‘본질(本質)’과 같은 말. 어떤 것의 본체(本體)를 이루는 것으로서 불변하는 고유의 것. 어떤 사물의 특징을 규정하는 것. 성덕(性德)과 수덕(修德)을 구분하는 경우에 수(修)에 대응하는 말로 쓰임. 선천적인 것은 성(性)이며, 후천적인 것은 수(修)라고 함.
주009)
닐오:이르되. 이 책에서는 ‘닐오’이 ‘릴오’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닐오’는 ‘릴오’로 나타나는 일이 없다. ¶닐오(8ㄴ, 12ㄴ).
주010)
욤:함. -[爲]+옴(명사형어미). ‘-’의 명사형에는 ‘홈, 욤’ 두 가지가 있다. 두 어형은 모두 모음충돌회피의 결과이나, 그 과정이 정반대이다. ‘욤’은 반자음 [j]를 개입시킨 것이고, ‘홈’은 ‘ㆍ’를 탈락시킨 것이다.
주011)
욤 업스며:함이 없으며. 아무 일도 하지 않음. ‘무위(無爲)’의 옮김으로 ‘생사의 변화를 초월한 상주불변(常住不變)의 진실’을 뜻한다.
주012)
얼굴:모양. 형체. ‘안(顔)’을 뜻하는 낱말은 ‘’이었다.
주013)
오욤:그릇됨. 외-[非]+옴(명사형어미). ‘외옴’이 ‘오욤’으로 적혔다. 전자는 [oj-jom]이고 후자는 [o-jom]이어서 서로 교체될 수 있었다.
주014)
어로:가히. 대개는 ‘어루’로 적혔다.
주015)
증(證)티:증득하지. ‘증(證)’은 ‘깨달음’을 뜻한다.
주016)
브투미:의거함이. 븥-[依]+움(명사형어미)+이.
주017)
구틔여:굳이. 구태여. 억지로. 강제로. 구틔여[敢]. 동사의 활용형 ‘구틔여(구틔-+어)’가 부사로 굳어진 것이다. ‘구틔여’는 사전에서 ‘구태여. 억지로’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굳이’란 뜻과 ‘감(敢)히’란 뜻으로 쓰일 때도 많다. 동사 ‘구틔다’는 ‘굳히다’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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