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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행록절요언해 1130


【私記】
故로 石頭和尙이 云호ᄃᆡ 吾之法門ᄂᆞᆫ 先佛이 傳授ᄒᆞ샤ᄃᆡ 不論禪

별행록절요언해:91ㄱ

定精進ᄒᆞ시고 唯達佛之知見이라 ᄒᆞ시니 是也ㅣ니라 此無心合道ᄂᆞᆫ 亦是徑截門得入也ㅣ니라 ○○○(일부 내용을 언해본에서 제외: 해제 참조) 此下ᄂᆞᆫ 正是所辨悟修頓漸義也 ᄒᆞ시니라 疏애 云호ᄃᆡ 若明悟相인댄 不出二種ᄒᆞ니라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이런 젼·로 石·셕頭두和화尙· 주001)
석두화상(石頭和尙):
당나라 때 선승이다. 혜능에게서 득도하였으나, 혜능이 입적하자 청원행사(靑源行思)에게 가서 법을 이었다. 시호는 무제대사(無際大師)이다. 바위 위에 암자를 짓고 지냈다.
닐·오· 주002)
닐오:
이르되. 언해자가 석두화상의 말의 범위를 잘못 알고 있는 듯하다. 원문의 현결(懸訣)과 언해문 모두 틀린 듯하다. ‘吾之法門 先佛傳授 不論禪定精進 唯達佛之知見是也’를 현대국어로 번역하면, ‘(석두화상이 이르시되,) 나의 법문(法門)은 앞선 부처들이 전해 주신 것이다. (나의 법문에서는) 선정과 정진을 말하지 않는다. (나의 법문은) 오직 부처의 지견을 깨닫게 하는 것, 바로 이것이다.’가 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석두화상의 말의 범위가 분명해진다. 상오(2001:92)에서도 이 부분을 ‘나의 법문은 먼저 부처님이 전해 주시되, 선정(禪定)과 정진(精進)을 말하지 않고, 오직 부처님의 지견(知見)을 깨닫게 하는 것이 이것이다.’로 번역하고, 이 부분을 석두화상의 말로 보았다. 이렇게 보면,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된다. 언해문에서는 석두화상의 말의 범위가 ‘우리 法門이~알라’이고, ‘이 말ᄉᆞ미~’ 이후는 석두화상의 말에 대한 논평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 ‘니ᄅᆞ디 아니ᄒᆞ시고’와 ‘知見ᄂᆞᆯ 알라’가 문법적 호응을 이루지 못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니ᄅᆞ디 아니ᄒᆞ시고’의 ‘-시-’를 보면 그 주체를 ‘過去 諸佛’로 본 듯한데, 만약 그것을 받아들이면 ‘니ᄅᆞ시니’의 주체도 ‘過去 諸佛’인 것으로 해석하게 된다.
·우·리 法·법門문이 過·과去·거 諸졔佛·불이 傳뎐··야 맛·디·샤· 주003)
맛디샤:
맡기시되. 마ᇨ-[任]+이(사동접미사)+시(주체존대 선어말어미)+아ᄃᆡ(연결어미). 일반적으로는 ‘마ᇨ-[任]+이(사동접미사)+샤(주체존대 선어말어미)+오ᄃᆡ(연결어미)’로 분석한다. ‘-오ᄃᆡ’ 앞에서는 ‘-시-’가 ‘-샤-’로 교체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 뒤에서 ‘-오ᄃᆡ’가 ‘-아ᄃᆡ’로 교체된다고 기술할 수도 있다.
禪션定·과 精進·진과· 니·디 아·니·시·고 오·직 부:텻 知·디見·견· ·알:라 니·시니 ·이

별행록절요언해:91ㄴ

·말·미 주004)
말미:
말이. 말ᄉᆞᆷ[言]+이. 정음 초기 문헌에서는 대체로 ‘말ᄊᆞᆷ’이 쓰이다가 『원각경언해』(1465) 이후에 각자병서의 폐지 방침에 따라 ‘말ᄉᆞᆷ’으로 적히게 된다.
·이 無무心심道:도애 契·계合·합·호미 · ·이 즐·어·가 주005)
즐어가:
지름길로 질러가는. 즈르-[徑截]+어(연결어미). ‘즈르-’는 현대국어 ‘질러가다, 지름길, 지레(=미리)’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지르-’로 발달하였다. ‘즐어’의 관련 어휘로는 ‘즐어디다(=지레 죽다)’, ‘즐어업다(=夭亡하다)’ 등이 있다.
門문에 ·드:로·미니라 주006)
드로미니라:
들어감이니라. 들-[入]+옴(명사형어미)+이(서술격조사)+니+라(평서문 종결어미). 평서문 종결형식의 ‘-니-’는 청자(독자)에게 사태에 대한 인지를 요구하는 선어말어미이다. ‘-니-’ 뒤에서는 ‘-다’가 ‘-라’로 교체되는데, 그것은 ‘-니-’의 기원적 구성 요소인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때문이다. ‘-니-’의 기원적 구조는 ‘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이다.
·이 아·래· 正·히 ·이 아롬·과 :닷곰·과 頓·돈悟·오와 漸:졈修·슈:왓 주007)
아롬과 닷곰과 돈오(頓悟)와 점수(漸修)왓:
앎과 닦음과 돈오와 점수의. ‘왓’의 구조는 ‘와(접속조사)+ㅅ(관형격조사)’이다. 마지막 접속항에도 접속 조사가 쓰인 것이다.
:·들 ·시·니라 주008)
이 아래 ~들 시니라:
이 아래는 ~뜻을 분별하신 것이다. 이 문장의 의미가 ‘이 아래는 ~뜻을 분별하시니라’라면 비문이 된다. ‘-니라’가 형태 구조 면에서 ‘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라’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적격문이 된다.
疏소 주009)
소(疏):
경전이나 논서(論書)의 글귀를 풀이한 글. 여기서는 ‘정원소(貞元疏)’를 말한다(상오 2001:94). ‘정원소(貞元疏)’는 『정원신역화엄경소(貞元新譯華嚴經疏)』의 약칭이다. 당나라 승려 징관(澄觀)이 화엄경의 요점을 서술하고, 그 뜻을 풀이한 저술이다.
주010)
소(疏)애:
소에서. 중세국어 부사격 조사 ‘애/에’는 현대국어의 ‘에서’에 해당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닐·오· ·다·가 아로· ·굘딘:댄 주011)
굘딘댄:
밝힌다면. ᄇᆞᆰ-[明]+이(사동접미사)+오(의도법 선어말어미)+ㄹ딘댄(연미). ‘-ㄹ딘댄’은 ‘조건’을 나타낸다.
·두 가·지:예 나·디 아·니·니라 주012)
두 가지예 나디 아니니라:
두 가지에서 벗어나지 아니하니라. ‘예’는 부사격 조사 ‘에’에 반자음 [j]가 개입한 것이다. ‘예’는 ‘움직임의 출발점’을 나타낸다. 즉 현대국어의 ‘에서’에 해당한다. ‘나디’의 구조는 ‘나-[出]+디(보조적 연결어미)’이다.
주013)
소(疏)애 닐오 다가 아로 굘딘댄 두 가지예 나디 아니니라:
‘아로ᄆᆞᆯ’의 원문은 ‘오상(悟相)’이다. ‘상(相)’을 언해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 문장은 다음 대문(大文)의 첫머리에 놓이는 것이 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悟相’의 구체적인 내용이 다음 대문에 나오기 때문이다.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이런 까닭으로 석두화상(石頭和尙)이 이르되, 우리
(=나의)
법문(法門)은 과거 제불(諸佛)이 전하여 맡기시되 선정(禪定)과 정진(精進)을 이르지 아니하시고 오직 부처의 지견(知見)을 알라고 이르시니
(=아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 이 말이 이 무심도(無心道)에 계합(契合)함이 또 이 〈지름길로〉 질러가는 문(門)에 들어가는 것이니라. 이 아래는 바로 이 앎과 닦음과 돈오(頓悟)와 점수(漸修)의 뜻을 분별하신 것이니라. 소(疏)에서 이르기를, 만약 깨달음(깨달음의 모양)을 밝힌다면 두 가지에서 벗어나지 아니하느니라.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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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석두화상(石頭和尙):당나라 때 선승이다. 혜능에게서 득도하였으나, 혜능이 입적하자 청원행사(靑源行思)에게 가서 법을 이었다. 시호는 무제대사(無際大師)이다. 바위 위에 암자를 짓고 지냈다.
주002)
닐오:이르되. 언해자가 석두화상의 말의 범위를 잘못 알고 있는 듯하다. 원문의 현결(懸訣)과 언해문 모두 틀린 듯하다. ‘吾之法門 先佛傳授 不論禪定精進 唯達佛之知見是也’를 현대국어로 번역하면, ‘(석두화상이 이르시되,) 나의 법문(法門)은 앞선 부처들이 전해 주신 것이다. (나의 법문에서는) 선정과 정진을 말하지 않는다. (나의 법문은) 오직 부처의 지견을 깨닫게 하는 것, 바로 이것이다.’가 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석두화상의 말의 범위가 분명해진다. 상오(2001:92)에서도 이 부분을 ‘나의 법문은 먼저 부처님이 전해 주시되, 선정(禪定)과 정진(精進)을 말하지 않고, 오직 부처님의 지견(知見)을 깨닫게 하는 것이 이것이다.’로 번역하고, 이 부분을 석두화상의 말로 보았다. 이렇게 보면,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된다. 언해문에서는 석두화상의 말의 범위가 ‘우리 法門이~알라’이고, ‘이 말ᄉᆞ미~’ 이후는 석두화상의 말에 대한 논평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 ‘니ᄅᆞ디 아니ᄒᆞ시고’와 ‘知見ᄂᆞᆯ 알라’가 문법적 호응을 이루지 못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니ᄅᆞ디 아니ᄒᆞ시고’의 ‘-시-’를 보면 그 주체를 ‘過去 諸佛’로 본 듯한데, 만약 그것을 받아들이면 ‘니ᄅᆞ시니’의 주체도 ‘過去 諸佛’인 것으로 해석하게 된다.
주003)
맛디샤:맡기시되. 마ᇨ-[任]+이(사동접미사)+시(주체존대 선어말어미)+아ᄃᆡ(연결어미). 일반적으로는 ‘마ᇨ-[任]+이(사동접미사)+샤(주체존대 선어말어미)+오ᄃᆡ(연결어미)’로 분석한다. ‘-오ᄃᆡ’ 앞에서는 ‘-시-’가 ‘-샤-’로 교체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 뒤에서 ‘-오ᄃᆡ’가 ‘-아ᄃᆡ’로 교체된다고 기술할 수도 있다.
주004)
말미:말이. 말ᄉᆞᆷ[言]+이. 정음 초기 문헌에서는 대체로 ‘말ᄊᆞᆷ’이 쓰이다가 『원각경언해』(1465) 이후에 각자병서의 폐지 방침에 따라 ‘말ᄉᆞᆷ’으로 적히게 된다.
주005)
즐어가:지름길로 질러가는. 즈르-[徑截]+어(연결어미). ‘즈르-’는 현대국어 ‘질러가다, 지름길, 지레(=미리)’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지르-’로 발달하였다. ‘즐어’의 관련 어휘로는 ‘즐어디다(=지레 죽다)’, ‘즐어업다(=夭亡하다)’ 등이 있다.
주006)
드로미니라:들어감이니라. 들-[入]+옴(명사형어미)+이(서술격조사)+니+라(평서문 종결어미). 평서문 종결형식의 ‘-니-’는 청자(독자)에게 사태에 대한 인지를 요구하는 선어말어미이다. ‘-니-’ 뒤에서는 ‘-다’가 ‘-라’로 교체되는데, 그것은 ‘-니-’의 기원적 구성 요소인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때문이다. ‘-니-’의 기원적 구조는 ‘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이다.
주007)
아롬과 닷곰과 돈오(頓悟)와 점수(漸修)왓:앎과 닦음과 돈오와 점수의. ‘왓’의 구조는 ‘와(접속조사)+ㅅ(관형격조사)’이다. 마지막 접속항에도 접속 조사가 쓰인 것이다.
주008)
이 아래 ~들 시니라:이 아래는 ~뜻을 분별하신 것이다. 이 문장의 의미가 ‘이 아래는 ~뜻을 분별하시니라’라면 비문이 된다. ‘-니라’가 형태 구조 면에서 ‘ㄴ(관형사형어미)+이(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라’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적격문이 된다.
주009)
소(疏):경전이나 논서(論書)의 글귀를 풀이한 글. 여기서는 ‘정원소(貞元疏)’를 말한다(상오 2001:94). ‘정원소(貞元疏)’는 『정원신역화엄경소(貞元新譯華嚴經疏)』의 약칭이다. 당나라 승려 징관(澄觀)이 화엄경의 요점을 서술하고, 그 뜻을 풀이한 저술이다.
주010)
소(疏)애:소에서. 중세국어 부사격 조사 ‘애/에’는 현대국어의 ‘에서’에 해당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주011)
굘딘댄:밝힌다면. ᄇᆞᆰ-[明]+이(사동접미사)+오(의도법 선어말어미)+ㄹ딘댄(연미). ‘-ㄹ딘댄’은 ‘조건’을 나타낸다.
주012)
두 가지예 나디 아니니라:두 가지에서 벗어나지 아니하니라. ‘예’는 부사격 조사 ‘에’에 반자음 [j]가 개입한 것이다. ‘예’는 ‘움직임의 출발점’을 나타낸다. 즉 현대국어의 ‘에서’에 해당한다. ‘나디’의 구조는 ‘나-[出]+디(보조적 연결어미)’이다.
주013)
소(疏)애 닐오 다가 아로 굘딘댄 두 가지예 나디 아니니라:‘아로ᄆᆞᆯ’의 원문은 ‘오상(悟相)’이다. ‘상(相)’을 언해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 문장은 다음 대문(大文)의 첫머리에 놓이는 것이 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悟相’의 구체적인 내용이 다음 대문에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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