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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행록절요언해 1110


【私記】
絶一塵而作對어니 何勞遣蕩之功이며 無一念而生情이라 不假忘緣之力리니 以是로 當知라 祖宗無心合道者 不爲定慧의 所拘也ㅣ니라 何者오 定學者 稱理攝散故로 有

별행록절요언해:89ㄴ

忘緣之力고 慧學者 擇法觀空故로 有遣蕩之功니라
Ⓒ 구결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듣글·도 對···야 지수·미 주001)
지수미:
지음이. 15세기 문헌에서는 ‘지ᅀᅮ미’로 표기되었다. 지ᇫ-[作]+움(명사형어미)+이. 이 책에는 이 낱말의 ‘ㅿ’이 유지된 것도 보인다(지ᅀᆞ며 13ㄱ, 지ᅀᅳ며 13ㄴ, 지ᅀᅥ 20ㄱ). 15세기 문헌에서도 ‘지숨’이 나타나는데, 아주 이례적이다. ¶지숨 업스며 욤 업스샤〈능엄경언해 6:23ㄴ〉.
:업거·니 주002)
업거니:
없거니. 없는데. 없-+거니. ‘없→업’은 음절말 자음군 단순화 현상이다.
·엇:뎨 잇·비 주003)
잇비:
피곤하게. 잋-[勞, 倦](동사어간)+브(형용사파생접미사)+이(부사형어미). ‘잋→잇’은 8종성 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룔 주004)
룔:
버릴. ᄇᆞ리-[棄]+오/우+ㄹ(관형사형어미)
功·을 ·며 주005)
공(功)을 며:
힘을 쓰며. ‘ᄒᆞ다’의 분포가 현대국어보다 넓었음을 보여 준다.
 念·념·도 情졍 ·나·미 주006)
나미:
남이. ‘나미’는 자동사 ‘나-’[生]의 명사형 ‘남’에 주격 조사 ‘이’가 결합한 것이다. 그런데 ‘ 念도 情 나미 업순 디라’의 원문은 ‘無一念而生情’이다. ‘생정(生情)’의 ‘생(生)’은 자동사가 아니라 타동사로 번역하는 것이 옳은 듯하다. 타동사로 번역하면 ‘정(情) 내요미’가 된다. ‘내요미’의 구조는 ‘나-[生]+이(사동접미사)+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이다.
:업·순 주007)
업순:
없는. 없-+오/우+ㄴ. 이 ‘없-’은 형용사이므로 ‘-ᄂᆞ-’가 결합한 ‘업논’으로 쓰이지 않는다.
·디라 주008)
디라:
ᄃᆞ(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어(연결어미). 연결어미 ‘-어’는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라’로 교체된다. 평서문 종결어미 ‘-다’도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라’로 교체되는데, 중세국어에서는 이 둘을 구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緣연慮려 주009)
연려(緣慮):
외계의 사물을 보고 생각함.
·니·줄 주010)
니줄:
잊을. 닞-[忘]+오/우+ㄹ(관형사형어미).
·히·믈 븓·디 주011)
히믈 븓디:
힘을 빌리지. 힘에 의존하지. 븥-[假]+디(보조적 연결어미). 언해서에서 ‘븥다’와 짝이 되는 원문의 글자는 ‘接, 假, 據, 附, 依, 屬, 從, 由, 緣, 奇, 着, 關’ 등이며, 의미는 ‘붙다, 의지하다, 의거하다, 속하다, (로)부터, 말미암다, 비롯하다, 관련되다, 가탁하다, 집착하다’ 등이다.
아·니··니라 주012)
 듣글도 대(對)야 지수미 업거니 엇뎨 잇비 룔 공(功)을 며  염(念)도 정(情) 나미 업순 디라 연려(緣麗) 니줄 히믈 븓디 아니니라:
이 문장은 비문이다. 이 문장의 직접 구성 요소는 ‘ 듣글도 ~-거니 엇뎨 잇비 룔 功을 며’와 ‘ 念도 ~디라 緣麗 니줄 히믈 븓디 아니니라’인데, 그 구조가 일치하지 않는다. ‘-거니’와 ‘디라’의 불일치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엇뎨 잇비 룔 功을 며’와 ‘븓디 아니니라’의 불일치이다. 전절(前節)을 ‘ 듣글도 對야 지수미 업거니 엇뎨 잇비 룔 功을 리오’로 고쳐야 한다. 한편 여기서 또 하나의 중대한 실수가 나타난다. ‘宗鏡錄애 닐오’(86ㄴ)에 의해 도입된 긴 인용이 ‘븓디 아니ᄒᆞᄂᆞ니라’에서 끝난다(조계종 교재편찬위원회 1998:36, 상오 2001:90). 그런데 이 부분의 구결문은 ‘不假忘緣之力리니’로 되어 있어서, 구결을 단 이가 인용의 범위를 인지하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언해문도 마찬가지이다. 인용문 도입 부분인 ‘宗鏡錄애 닐오’의 원문이 ‘如宗鏡錄애 云호’이므로 ‘如’의 언해가 인용의 끝인 ‘븓디 아니ᄒᆞᄂᆞ니라’에서 반영되어야 하는데, 언해문에서도 그것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緣慮 니줄 히믈 븓디 아니ᄒᆞᄂᆞ니라 ᄒᆞ샤미 ᄀᆞᄐᆞ니라’가 바른 언해문이다.
·이런 ··로 주013)
이런 로:
이런 까닭으로. ᄃᆞ(의존명사)+로(원인 부사격조사). 의존명사 ‘ᄃᆞ’ 자체에는 [원인]의 의미가 없지만, ‘이런 ᄃᆞ로’는 [원인]을 나타낸다. 형태소의 기본 의미를 벗어난 관용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반··기 주014)
반기:
반드시. 반(불규칙적 어근)+이(부사파생접미사). 15세기 국어에는 [必]을 뜻하는 고유어로 ‘반기’ 외에 ‘반시(두시언해 초간본 24:32ㄱ), 반개(두시언해 초간본 25:2ㄴ), 모(용비어천가 88)’ 등이 있었다.
·알·라 주015)
알라:
알아라. 알-[知]+라(명령문 종결어미). 현대국어에서는 ‘-아라/어라’가 집접인용문에 쓰이고 ‘-(으)라’는 간접인용문에 쓰여서 서로 구별되지만, 중세 국어에서는 차이가 없이 쓰인 것으로 보인다.
祖:조師宗·애 주016)
조사종(祖師宗)애:
조사(祖師)와 종사(宗師)의. ‘師’ 자는 잘못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원문에는 없다. ‘조사와 종사’를 뜻하는 한자어는 ‘祖宗’이다. 부사격 조사 ‘애’는 관형격 조사 ‘ᄋᆡ’를 쓸 자리에 쓰인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ᄭᅮ메 져ᇰ스ᇰ이’(67ㄴ)에 대한 주해를 참조할 것.
無무心심 道:도·애 契·계合·합 사:· 定·과 慧혜·와·의 주017)
정(定)과 혜(慧)와의:
정(定)과 혜(慧)의. 와(접속조사)+의(관형격조사). 마지막 접속항에도 접속 조사가 결합한 것이다. ‘의’는 주어적 관형격 조사이다. 주격 조사 대신 관형격 조사가 쓰인 것은 서술어가 명사형(‘걸이ᄭᅵᆷ’)인 데에 따른 것이다.
걸이· 주018)
걸이:
걸림을. 얽매임을. 걸이ᄭᅵ-[拘]+ᄋᆞᆷ/음(명사형어미)+ᄋᆞᆯ(목적격조사). ‘걸이ᄭᅵ-’의 형태 구조가 분명치 않다. ‘걸이-’는 ‘걸-[掛]+이(피동접미사)’의 구조로 보인다. ‘걸이ᄭᅵ-’는 ‘걸잇기-, 걸ᄭᅵ-’로도 나타난다. ¶이제며 녜예 걸잇기디 아니호 반시 효도며〈소학언해 5:4ㄴ-5ㄱ〉. 몸 옮교매 걸미 업서〈금강경삼가해 3:4ㄱ〉. 중세국어 시기에는 명사형 어미 ‘-옴/움’과 명사파생 접미사 ‘-ᄋᆞᆷ/음’이 구별되었지만, 이 책에서는 ‘-옴/움’이 쓰이기도 하지만, ‘-ᄋᆞᆷ/음’으로 합류한 모습도 보여 준다. 이 낱말은 현대국어 ‘거리끼다’로 발달하였다.
:닙·디 아·니··니라 주019)
정(定)과 혜(慧)와의 걸이 닙디 아니니라:
정(定)과 혜(慧)가 막히는 일을 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이 책의 다음 예문이 도움이 된다. ¶自性 定慧도 오히려 義用애 걸이곤(=自性定慧도 尙有滯於義의 用之迹ᄒᆞ곤)(90ㄴ).
·엇:뎨어·뇨 ·니 주020)
엇뎨어뇨 ᄒᆞ니:
어찌하여 그런고 하니. 자세한 내용은 ‘엇데어뇨’(18ㄴ)에 대한 주해를 참조할 것.
定·뎡을 :호· 주021)
호:
배우는. ᄇᆡ호-[學]+ᄂᆞ+ㄴ.
사:· 理·니·예 마·초 주022)
마초:
맞추어. ‘맞다’의 사동사인 ‘마초다’가 있다. 이 ‘마초다’의 어간 ‘마초-’의 구조는 ‘맞-[適]+호(사동접미사)’이다. 그런데 현대국어 ‘맞추-’의 공시적 구조는 ‘맞-+추(사동접미사)’이다. ‘갖추-’도 이와 같다. 즉 ‘ᄀᆞ초-’는 ‘-[具]+호(사동접미사)’의 구조였는데, 현대국어 ‘갖추-’의 공시적 구조는 ‘갖-+추’이다. 이 어간 ‘마초-’는 접사 없이 부사로 영파생되기도 하였다. 여기의 ‘마초’는 부사가 아니라 ‘理예’의 수식을 맏는 서술어이다. 그러므로 어미 ‘-아’가 결합한 ‘마초아’가 어법에 옳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세국어 문헌에서는 ‘에(애) 마초아’도 보이고 ‘에(애) 마초’도 보인다. 일반적 현상은 아니지만, 동사의 활용형 ‘마초’에는 어미 ‘-아’가 생략된 것으로 보아야 할 듯하다. ¶果애 마초 왼 거시 報ㅣ오〈석보상절 13:41ㄱ〉. 自在神力은 곧 性에 마초 뵈야 現샤미오〈월인석보 18:11ㄱ〉. 法다 지 사 처 法에 마초아 그처 緣을 둘 디니〈월인석보 25:56ㄱ〉. 身根에 마초아 보건댄〈능엄경언해 4:99ㄱ〉. 한편 ‘理예 마초’의 원문은 ‘稱理’이다. ‘稱’에는 ‘서로 맞다’란 의미도 있다. ‘稱’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稱 일 칭, 저울 칭,  칭, 맛즐 칭, 들 칭〈주해 천자문 3ㄱ〉. 稱 헤아릴 칭〈자전석요 하:20ㄴ〉.
散·산亂·란· :잡 ·젼··로 緣연慮:려 니·줄 ·히·미 잇·고 慧·혜 :호 사

별행록절요언해:90ㄱ

· 法·법·블 ··여 空· ·보 젼·로 더·러 주023)
더러:
덜어. 덜-[除, 遣]+어.
·룔 주024)
룔:
버릴. ᄇᆞ리-[棄, 蕩]+오/우+ㄹ.
功·이 잇·니라
Ⓒ 언해 | 미상 / 1522년(중종 17) 3월 일

한 티끌도 마주하여 지음
(=상대를 지음)
이 없는데 어찌 피곤하게 버리는 힘을 쓰며, 한 생각도 뜻을 만듦이 없는지라 연려(緣慮)를 잊을 힘을 빌리지 아니하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반드시 알아라. 조사(祖師)와 종사(宗師)의 무심(無心)한 도(道)에 계합(契合)하는 사람은 정혜(定慧)가 얽매임을 입지 아니하느니라. 왜 그런고 하니, 정(定)을 배우는 사람은 이치에 맞추어 산란한 마음을 잡아거두는 까닭으로 연려를 잊을 힘이 있고, 혜(慧)를 배우는 사람은 법을 가려서 공(空)을 보는 까닭으로 덜어서 버리는 공이 있느니라.
Ⓒ 역자 | 이유기 / 2017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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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지수미:지음이. 15세기 문헌에서는 ‘지ᅀᅮ미’로 표기되었다. 지ᇫ-[作]+움(명사형어미)+이. 이 책에는 이 낱말의 ‘ㅿ’이 유지된 것도 보인다(지ᅀᆞ며 13ㄱ, 지ᅀᅳ며 13ㄴ, 지ᅀᅥ 20ㄱ). 15세기 문헌에서도 ‘지숨’이 나타나는데, 아주 이례적이다. ¶지숨 업스며 욤 업스샤〈능엄경언해 6:23ㄴ〉.
주002)
업거니:없거니. 없는데. 없-+거니. ‘없→업’은 음절말 자음군 단순화 현상이다.
주003)
잇비:피곤하게. 잋-[勞, 倦](동사어간)+브(형용사파생접미사)+이(부사형어미). ‘잋→잇’은 8종성 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주004)
룔:버릴. ᄇᆞ리-[棄]+오/우+ㄹ(관형사형어미)
주005)
공(功)을 며:힘을 쓰며. ‘ᄒᆞ다’의 분포가 현대국어보다 넓었음을 보여 준다.
주006)
나미:남이. ‘나미’는 자동사 ‘나-’[生]의 명사형 ‘남’에 주격 조사 ‘이’가 결합한 것이다. 그런데 ‘ 念도 情 나미 업순 디라’의 원문은 ‘無一念而生情’이다. ‘생정(生情)’의 ‘생(生)’은 자동사가 아니라 타동사로 번역하는 것이 옳은 듯하다. 타동사로 번역하면 ‘정(情) 내요미’가 된다. ‘내요미’의 구조는 ‘나-[生]+이(사동접미사)+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이다.
주007)
업순:없는. 없-+오/우+ㄴ. 이 ‘없-’은 형용사이므로 ‘-ᄂᆞ-’가 결합한 ‘업논’으로 쓰이지 않는다.
주008)
디라:ᄃᆞ(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어(연결어미). 연결어미 ‘-어’는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라’로 교체된다. 평서문 종결어미 ‘-다’도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라’로 교체되는데, 중세국어에서는 이 둘을 구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주009)
연려(緣慮):외계의 사물을 보고 생각함.
주010)
니줄:잊을. 닞-[忘]+오/우+ㄹ(관형사형어미).
주011)
히믈 븓디:힘을 빌리지. 힘에 의존하지. 븥-[假]+디(보조적 연결어미). 언해서에서 ‘븥다’와 짝이 되는 원문의 글자는 ‘接, 假, 據, 附, 依, 屬, 從, 由, 緣, 奇, 着, 關’ 등이며, 의미는 ‘붙다, 의지하다, 의거하다, 속하다, (로)부터, 말미암다, 비롯하다, 관련되다, 가탁하다, 집착하다’ 등이다.
주012)
 듣글도 대(對)야 지수미 업거니 엇뎨 잇비 룔 공(功)을 며  염(念)도 정(情) 나미 업순 디라 연려(緣麗) 니줄 히믈 븓디 아니니라:이 문장은 비문이다. 이 문장의 직접 구성 요소는 ‘ 듣글도 ~-거니 엇뎨 잇비 룔 功을 며’와 ‘ 念도 ~디라 緣麗 니줄 히믈 븓디 아니니라’인데, 그 구조가 일치하지 않는다. ‘-거니’와 ‘디라’의 불일치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엇뎨 잇비 룔 功을 며’와 ‘븓디 아니니라’의 불일치이다. 전절(前節)을 ‘ 듣글도 對야 지수미 업거니 엇뎨 잇비 룔 功을 리오’로 고쳐야 한다. 한편 여기서 또 하나의 중대한 실수가 나타난다. ‘宗鏡錄애 닐오’(86ㄴ)에 의해 도입된 긴 인용이 ‘븓디 아니ᄒᆞᄂᆞ니라’에서 끝난다(조계종 교재편찬위원회 1998:36, 상오 2001:90). 그런데 이 부분의 구결문은 ‘不假忘緣之力리니’로 되어 있어서, 구결을 단 이가 인용의 범위를 인지하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언해문도 마찬가지이다. 인용문 도입 부분인 ‘宗鏡錄애 닐오’의 원문이 ‘如宗鏡錄애 云호’이므로 ‘如’의 언해가 인용의 끝인 ‘븓디 아니ᄒᆞᄂᆞ니라’에서 반영되어야 하는데, 언해문에서도 그것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緣慮 니줄 히믈 븓디 아니ᄒᆞᄂᆞ니라 ᄒᆞ샤미 ᄀᆞᄐᆞ니라’가 바른 언해문이다.
주013)
이런 로:이런 까닭으로. ᄃᆞ(의존명사)+로(원인 부사격조사). 의존명사 ‘ᄃᆞ’ 자체에는 [원인]의 의미가 없지만, ‘이런 ᄃᆞ로’는 [원인]을 나타낸다. 형태소의 기본 의미를 벗어난 관용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주014)
반기:반드시. 반(불규칙적 어근)+이(부사파생접미사). 15세기 국어에는 [必]을 뜻하는 고유어로 ‘반기’ 외에 ‘반시(두시언해 초간본 24:32ㄱ), 반개(두시언해 초간본 25:2ㄴ), 모(용비어천가 88)’ 등이 있었다.
주015)
알라:알아라. 알-[知]+라(명령문 종결어미). 현대국어에서는 ‘-아라/어라’가 집접인용문에 쓰이고 ‘-(으)라’는 간접인용문에 쓰여서 서로 구별되지만, 중세 국어에서는 차이가 없이 쓰인 것으로 보인다.
주016)
조사종(祖師宗)애:조사(祖師)와 종사(宗師)의. ‘師’ 자는 잘못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원문에는 없다. ‘조사와 종사’를 뜻하는 한자어는 ‘祖宗’이다. 부사격 조사 ‘애’는 관형격 조사 ‘ᄋᆡ’를 쓸 자리에 쓰인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ᄭᅮ메 져ᇰ스ᇰ이’(67ㄴ)에 대한 주해를 참조할 것.
주017)
정(定)과 혜(慧)와의:정(定)과 혜(慧)의. 와(접속조사)+의(관형격조사). 마지막 접속항에도 접속 조사가 결합한 것이다. ‘의’는 주어적 관형격 조사이다. 주격 조사 대신 관형격 조사가 쓰인 것은 서술어가 명사형(‘걸이ᄭᅵᆷ’)인 데에 따른 것이다.
주018)
걸이:걸림을. 얽매임을. 걸이ᄭᅵ-[拘]+ᄋᆞᆷ/음(명사형어미)+ᄋᆞᆯ(목적격조사). ‘걸이ᄭᅵ-’의 형태 구조가 분명치 않다. ‘걸이-’는 ‘걸-[掛]+이(피동접미사)’의 구조로 보인다. ‘걸이ᄭᅵ-’는 ‘걸잇기-, 걸ᄭᅵ-’로도 나타난다. ¶이제며 녜예 걸잇기디 아니호 반시 효도며〈소학언해 5:4ㄴ-5ㄱ〉. 몸 옮교매 걸미 업서〈금강경삼가해 3:4ㄱ〉. 중세국어 시기에는 명사형 어미 ‘-옴/움’과 명사파생 접미사 ‘-ᄋᆞᆷ/음’이 구별되었지만, 이 책에서는 ‘-옴/움’이 쓰이기도 하지만, ‘-ᄋᆞᆷ/음’으로 합류한 모습도 보여 준다. 이 낱말은 현대국어 ‘거리끼다’로 발달하였다.
주019)
정(定)과 혜(慧)와의 걸이 닙디 아니니라:정(定)과 혜(慧)가 막히는 일을 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이 책의 다음 예문이 도움이 된다. ¶自性 定慧도 오히려 義用애 걸이곤(=自性定慧도 尙有滯於義의 用之迹ᄒᆞ곤)(90ㄴ).
주020)
엇뎨어뇨 ᄒᆞ니:어찌하여 그런고 하니. 자세한 내용은 ‘엇데어뇨’(18ㄴ)에 대한 주해를 참조할 것.
주021)
호:배우는. ᄇᆡ호-[學]+ᄂᆞ+ㄴ.
주022)
마초:맞추어. ‘맞다’의 사동사인 ‘마초다’가 있다. 이 ‘마초다’의 어간 ‘마초-’의 구조는 ‘맞-[適]+호(사동접미사)’이다. 그런데 현대국어 ‘맞추-’의 공시적 구조는 ‘맞-+추(사동접미사)’이다. ‘갖추-’도 이와 같다. 즉 ‘ᄀᆞ초-’는 ‘-[具]+호(사동접미사)’의 구조였는데, 현대국어 ‘갖추-’의 공시적 구조는 ‘갖-+추’이다. 이 어간 ‘마초-’는 접사 없이 부사로 영파생되기도 하였다. 여기의 ‘마초’는 부사가 아니라 ‘理예’의 수식을 맏는 서술어이다. 그러므로 어미 ‘-아’가 결합한 ‘마초아’가 어법에 옳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세국어 문헌에서는 ‘에(애) 마초아’도 보이고 ‘에(애) 마초’도 보인다. 일반적 현상은 아니지만, 동사의 활용형 ‘마초’에는 어미 ‘-아’가 생략된 것으로 보아야 할 듯하다. ¶果애 마초 왼 거시 報ㅣ오〈석보상절 13:41ㄱ〉. 自在神力은 곧 性에 마초 뵈야 現샤미오〈월인석보 18:11ㄱ〉. 法다 지 사 처 法에 마초아 그처 緣을 둘 디니〈월인석보 25:56ㄱ〉. 身根에 마초아 보건댄〈능엄경언해 4:99ㄱ〉. 한편 ‘理예 마초’의 원문은 ‘稱理’이다. ‘稱’에는 ‘서로 맞다’란 의미도 있다. ‘稱’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稱 일 칭, 저울 칭,  칭, 맛즐 칭, 들 칭〈주해 천자문 3ㄱ〉. 稱 헤아릴 칭〈자전석요 하:20ㄴ〉.
주023)
더러:덜어. 덜-[除, 遣]+어.
주024)
룔:버릴. ᄇᆞ리-[棄, 蕩]+오/우+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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