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시키기를 어긋나게 아니하시며, 신하는 공손하여 두 마음을 (품지) 아니하며, 아버지는 (자녀를) 사랑스레 여기되 가르치며, 아들은 (부모에게) 효성스럽되 간(諫)하며, 형은 사랑하면서 벗과 같이 대하며, 아우는 공경하면서 화순(和順)하며, 남편은 화열(和悅)하면서 의로운 일을 하며, 아내는 유화(柔和)하면서도 바르게 행하며,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사랑스레 여기면서 (며느리를) 따르며, 며느리는 듣잡고 부드럽게 따름이 예(禮)의 좋은 일이다.
〈해설〉 출전 : 좌전(左傳) 소공(昭公) 26년. 주석(소학집설) :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잠(箴)은 간(諫)하는 것이다. 종(從)은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지 않음이다. 완(婉)은 순종함이고, 물(物)은 사(事)와 같다.” 진씨(眞氏)가 말하였다. “임금은 영(令)을 내리는 것이 직책이지만 반드시 이치에 어긋나지 않은 뒤에야 사람들이 마음으로 복종하여 영(令)이 행해질 수 있다. 신하가 임금을 섬김에는 공경을 근본으로 삼으나, 충성하여 두 마음을 품지 않아야 귀하게 될 수 있다. 아버지가 사랑하기만 하고 가르치지 않으면 그 자식을 망치게 되고, 자식이 효도하기만 하고 잠(箴: 간언)하지 않으면 곧 아버지를 불의(不義)에 빠뜨리게 된다. 형은 아우를 사랑하되 반드시 절차탁마하는 유익함이 있어서 붕우가 서로 도와주듯이 해야 하고, 아우는 능히 형을 공경하되 반드시 화순(和順)의 아름다움이 있어서 정의(情意)가 서로 친하게 해야 한다. 남편은 아내에 대하여 화락(和樂)함이 비록 귀하나, 반드시 의(義)로써 그 아내를 이끌어야 한다. 아내는 남편에게 대하여 유순(柔順)함이 비록 귀하나, 반드시 올바른 도리로써 남편을 섬겨야 한다. 군신 이하 (여기까지는) 모두 두 가지 덕으로 서로를 제도(濟度)한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사랑하면서도 따름을 한결같이 하고,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따르고 공손함을 한결같이 해야 하나니, 대개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서로가 오로지 화목하고 유순함을 위주로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열 가지는 예(禮)에 있어서 지극히 좋은 것이다.”(陳氏曰 箴 諫也 從 不自專也 婉은 順也 物 猶事也 眞氏曰 君以出令爲職 要必不違於理然後 人心服而令行 臣之事君 以恭爲本 然必忠誠不二然後 可貴 父慈而不能敎 則敗其子 子孝而不能箴 則陷父於不義 兄能愛弟矣 必有切磋之益 如朋友之相資 弟能敬兄矣 必有和順之美 使情意之相親 夫之於妻 雖貴和樂 必以義而帥其妻 妻之於夫 雖貴柔順 必以正而事其夫 君臣以下 皆以二德相濟 姑之於婦 一於慈而從 婦之於姑 一於聽而婉者 蓋婦姑相與專主於和柔也 此一者 於禮 爲至善). 진씨(陳氏)는 『소학증주(小學增註)』를 편찬한 진선(陳選: 1429~1486)이다. 『소학증주(小學增註)』는 『소학구두(小學句讀)』 또는 『소학집주(小學集註)』로도 불린다. 진씨(眞氏)는 남송(南宋)의 진덕수(眞德秀: 1178~1235)이다. 주자(朱子)의 학통을 이어받았으며, 『대학연의(大學衍義)』, 『서산집(西山集)』 등을 저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