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3
  • 번역소학 제3권
  • 내편(內篇)○제2편 명륜(明倫)○통론(通論)
  • 통론 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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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론 005


晏안子ㅣ 曰왈 君군令臣신共며 父부慈子孝효며 兄愛弟뎨敬며 夫부和화妻쳐柔며 姑고慈婦부聽이 禮례也야ㅣ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晏안子 주001)
안ᄌᆞㅣ:
『소학언해』(2:74ㄱ)에는 ‘晏子【齊 태위니 春秋 적 사ᄅᆞᆷ이라】 ㅣ’로 나타난다.
로 님그믄 시기시거든 주002)
시기시거든:
시키시거든. 시기-[令]+시(높임 선어말 어미)+거(확정법 선어말 어미)+든(조건 연결 어미). 『소학언해』(2:74ㄱ)에는 ‘긔걸ᄒᆞ고(=명령하고)’로 나타난다. 이 책의 ‘-거든’은 오역으로 보인다. ‘-거든’은 ‘-거든, -면, -으니, -으므로, -은데, -건만, -어도’ 등의 의미를 나타낸다.
臣신下하 조심야 주003)
조심ᄒᆞ야:
조심(操心)해. 공손해. 원문의 ‘共’은 ‘恭’과 같다. 훈민정음 창제 초기 한글 문헌에서 한자어 ‘操心’이 대개 훈민정음으로만 표기되었는데, 그것은 국어화의 정도가 컸기 때문이다. 중세 국어에서는 훈민정음 ‘조심’으로 표기되다가 근대 국어 문헌에서 한자 ‘操心’으로 표기되는 예가 나타난다. 먼저 중세 국어의 예를 보자. ¶① 조심 아니샤 브를 긔 야시〈석보상절 11:26ㄱ〉 ②이런 寶珠를 어드란 이런 險 길헤 조심야 딕야 리로소다〈월인석보 22:48ㄴ〉. 다음 예들은 한자로 표기된 근대 국어 시기 자료이다. ¶①기리라 娘子ㅣ아 네 너무 操心다〈오륜전비언해 4:3ㄴ〉 ②이리 닐으지 말라 操心미 됴흐니라〈몽어노걸대 2:20ㄴ〉. ③부 操心여 몸가지기 잘소〈인어대방 5:9ㄴ〉. 한편 근대 국어 말기 문헌에서는 ‘됴심’으로 표기된 예가 보인다. 중세 국어 시기 ‘操’의 독음이 ‘조’였으므로 ‘됴’는 과잉교정이다. ¶모로미 삼가고 됴심여〈태상감응편 4:22ㄴ〉.
며 주004)
ᄒᆞ며:
하며. ‘조심ᄒᆞ야 ᄒᆞ며’의 ‘-어(아, 야) ᄒᆞ-’는 일반적으로 형용사를 동사화하는 장치로 쓰였다. ‘조심ᄒᆞ다’가 형용사로 인식된 것으로 보인다. ‘조심ᄒᆞ야 ᄒᆞ며’가 『소학언해』(2:74ㄱ)에서는 ‘고ᇰ슌히 ᄒᆞ며’로 나타난다.
아비 어엿비 주005)
어엿비:
어여삐. 사랑스럽게. 가엾게. 어엿브-[憐]+이(부사형 어미).
너기거든 주006)
너기거든:
여기거든. 너기다〉녀기다〉여기다. 여기의 ‘-거든’도 앞의 ‘시기시거든’의 경우와 같이 오역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74ㄱ)에서는 ‘너기고’로 나타난다.
식은 효도며 兄혀ᇰ은 커든 주007)
ᄉᆞ라ᇰ커든:
사랑하거든. 여기의 ‘-거든’도 앞의 ‘시기시거든, 너기거든’의 경우와 같이 오역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74ㄱ)에서는 ‘ᄉᆞ라ᇰᄒᆞ고’로 나타난다.
아 주008)
아ᅀᆞ:
아우. 『소학언해』(2:74ㄱ)에서는 ‘아ᄋᆞ’로 나타난다.
 며 남진 주009)
남진:
남편. ‘男人’의 ‘人’은 독음이 ‘ᅀᅵᆫ’이다. ‘진’은 ‘’의 음운 강화 결과이다. ‘남진’은 ‘남자’를 뜻하기도 하고 ‘남편’을 뜻하기도 하였다. 이 책(3:10ㄴ)에서는 ‘샤오ᇰ’도 쓰였다. ‘샤오ᇰ’은 한자어 ‘舍翁’이다. ¶모딘 女人이 제 舍翁 보차아〈월인석보 20:46ㄴ〉.
和화悅열커든 주010)
화열커든:
화열(和悅)하거든. 여기의 ‘-거든’은 오역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74ㄱ)에서는 ‘화열ᄒᆞ고’로 나타난다.
계집 주011)
계집ᄋᆞᆫ:
아내는. 『소학언해』(2:74ㄱ)에서는 ‘겨집ᄋᆞᆫ’으로 나타난다. ‘겨집’이 ‘계집’보다 더 고형(古形)인 일반적 경향과는 어긋나는 모습이다.
유화

번역소학 권3:44ㄱ

며 주012)
유화ᄒᆞ며:
유화(柔和)하며. 『소학언해』(2:74ㄱ)에서는 ‘유슌ᄒᆞ며’로 나타난다.
싀어미 주013)
싀어미:
시어머니. 싀-(媤)+어미. ‘媤’는 한국 한자이다.
 어엿비 너기거든 주014)
너기거든:
여기거든. 여기의 ‘-거든’은 오역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74ㄱ)에서는 ‘너기고’로 나타난다.
며느리 주015)
며느리:
며느리. 『소학언해』(2:74ㄱ)에서는 ‘며ᄂᆞ리’로 나타난다. 15세기 문헌에서는 ‘며느리’로 나타난다.
좃와호미 주016)
좃ᄌᆞ와호미:
좇자와. 순종하여. ‘좃ᄌᆞ와’와 ‘호미’가 합성어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좇-[從]+ᄌᆞᆸ(겸양 선어말 어미)+아(연결 어미). 좃ᄌᆞᄫᅡ〉좃ᄌᆞ와. ‘ㅊ’을 ‘ㅅ’으로 적은 것은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원문의 ‘聽’은 ‘從’을 뜻한다. ‘-호미’는 ‘-함이’를 뜻한다. ‘-어(아) ᄒᆞ-’는 일반적으로 형용사를 동사화하는 장치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동사 뒤에 쓰였다. 여기의 ‘좃ᄌᆞ와’는 동사이기는 하지만 구체적 행위를 가리키지 않고 태도를 가리키므로, 동작성보다는 상태성에 가까운 것으로 간주된한 것이 아닌가 한다. 바로 앞의 ‘조심ᄒᆞ야 ᄒᆞ며’를 참조할 것. ‘좃ᄌᆞ와호미’가 『소학언해』(2:74ㄱ)에서는 ‘들옴이’로 나타난다.
禮례니라 주017)
례니라:
예(禮)이니라. 례(禮)+Ø(서술격 조사 어간)+니+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안자(晏子)가 이르되, 임금은 시키시고 신하는 조심(공손)해 하며, 아비는 어여삐 여기고 자식은 효도하며, 형은 사랑하고 아우는 공경하며, 남편은 화열(和悅)하고 아내는 유화(柔和)하며, 시어머니는 어여삐 여기고 며느리는 따르는 것이 예(禮)이니라.
〈해설〉 출전 : 좌전(左傳) 소공(昭公) 26년. 주석(소학집설) :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안자(晏子)는 제(齊)나라의 대부(大夫)이니 이름은 영(嬰)이다. 청(聽)은 종(從)과 같다.” 진씨(眞氏)가 말하였다. “이 열 가지는 모두 예(禮)의 당연함이다.”(陳氏曰 晏子 齊大夫 名嬰 聽猶從也 眞氏曰 此十者 皆禮之當然). 안자(晏子)는 제(齊)나라의 명재상 안영(晏嬰)이다. 자(字)는 평중(平仲)이다. 그에 관한 말이 『논어』에 나온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평중은 남들과 잘 사귀었다. 오래 사귀어도 공경하였다.”(子曰 晏平仲 善與人交 久而敬之)〈논어 공야장 편(公冶長篇)〉. 진씨(陳氏)는 『소학증주(小學增註)』를 편찬한 진선(陳選: 1429~1486)이다. 『소학증주(小學增註)』는 『소학구두(小學句讀)』 또는 『소학집주(小學集註)』로도 불린다. 진씨(眞氏)는 남송(南宋)의 진덕수(眞德秀: 1178~1235)이다. 주자(朱子)의 학통을 이어받았으며, 『대학연의(大學衍義)』, 『서산집(西山集)』 등을 저술하였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君군令而不블違위며 臣신共而不블二이며 父부慈而敎교며 子孝효而箴며 兄愛而友우며 弟뎨敬而順슌며 夫부和화而義의며 妻쳐柔而正며 姑고慈而從며 婦부聽而婉완이 禮례之지善션物믈也야ㅣ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님그 시교 주018)
시교ᄆᆞᆯ:
시킴을. 시기-[令]+옴(명사형 어미)+ᄋᆞᆯ. 『소학언해』(2:74ㄴ)에서는 ‘긔걸호ᄃᆡ’로 나타난다.
그로 주019)
그로:
그릇되게[違]. 아주 드문 예이다. 일반적으로는 형용사 ‘그르다’에서 영파생된 부사 ‘그르’가 쓰였다. 이 ‘그로’는 ‘서르〉서로’와 같은 유추의 결과일 가능성도 있다. 부사격 조사 ‘-로’로 인해 ‘-로’로 끝나는 부사어가 많아짐에 따라, 이에 유추되어 ‘그르’가 ‘그로’로 변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용례가 보이지 않아서 오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소학언해』(2:74ㄴ)에서는 ‘어글웃게’로 나타난다. ‘어글웃게’도 드문 예이다. 대개는 ‘어글읏-’으로 나타난다. ‘어글읏(어글웃)-’은 ‘어글읓(어글웇)-’을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라 표기한 것이다.
아니시며 臣신下하

번역소학 권3:44ㄴ

조심 주020)
조심:
조심(操心). 공손. 원문의 ‘共’을 번역한 것인데, ‘共’은 ‘恭’을 뜻한다.
야 두  아니며 아비 주021)
아비:
아버지가. 아비+Ø(주격 조사). 『소학언해』(2:74ㄴ)에서는 ‘아비ᄂᆞᆫ’으로 나타난다. 이하에서 계속 보조사 ‘ᄋᆞᆫ, ᄂᆞᆫ’이 쓰일 자리에 주격 조사를 쓰고 있는데 이는 잘못이다. 『소학언해』(2:74ㄴ)에서는 이를 모두 바로잡았다.
어엿비 주022)
어엿비:
사랑스럽게. 어엿브-[姸, 可愛]+이(부사형 어미).
녀교 주023)
녀교ᄃᆡ:
여기되. 『소학언해』(2:74ㄴ)에서는 ‘너교ᄃᆡ’로 나타난다. ‘너기다’가 ‘녀기다’보다 더 고형(古形)이다. 이 책의 다른 곳(3:34ㄴ, 3:43ㄴ, 3:44ㄴ)에서는 ‘너기-’가 쓰였으므로, 여기의 ‘녀기-’는 오각일 가능성이 있다.
치며 주024)
ᄀᆞᄅᆞ치며:
가르치며. ᄀᆞᄅᆞ치-[敎]+며. 중세 국어의 ‘치다’에는 [指]와 [敎] 두 가지 의미가 다 있었다. ¶①訓民正音은 百姓 치시논 正 소리라〈훈민정음언해 1ㄱ〉 ②右手左手로 天地 치샤 오 내 尊호라〈월인천강지곡 20〉. 현대 국어에서는 표준어 규정과는 무관하게 실제로는 ‘가르키다(가리키다)’가 두 가지 의미를 다 나타내는 말로 쓰이고 있는데, 이 현상의 근본적 원인은 두 가지 의미가 서로 무관하지 않다는 데 있을 것이다.
아리 효도고 간며 兄이 호 벋티 며 아 주025)
아ᅀᅵ:
아우가. 아우는. 아ᅀᆞ[弟]+이(주격 조사). ‘아ᅀᆞ, 여ᅀᅳ(狐)’는 주격 조사 앞에서 ‘아ᇫ, 여ᇫ’으로 교체되었다.
호 和화順슌며 남진 주026)
남진:
남편. 본래는 한자어 ‘男人’이다.
和화悅얼 주027)
화얼:
화열(和悅). ‘얼’은 ‘열’의 오각이다.
호 어딘 주028)
어딘:
어진. 어딜-[仁]+ㄴ(관형사형 어미). ‘어딜-’에는 [良, 仁, 善, 賢, 尊貴] 등의 의미가 있었다.
일로 며 겨지비 주029)
겨지비:
아내가. 아내는. 겨집〉계집.
유화호 正大대히 며 싀어미 어엿비 너겨 조며 며느리 듯와 주030)
듯ᄌᆞ와:
듣자와. 좇아서. 원문의 ‘聽’은 ‘從’을 뜻한다. 『소학언해』(2:74ㄴ)에서는 ‘듣ᄌᆞᆸ고도’로 나타난다.
부드러이 주031)
부드러이:
온순히. 부드러ᄫᅵ〉부드러이.
호미 禮례옛 주032)
례옛:
예(禮)의. 례(禮)+예(처소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됴 일이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임금은 시키기를 어긋나게 아니하시며, 신하는 공손하여 두 마음을 (품지) 아니하며, 아버지는 (자녀를) 사랑스레 여기되 가르치며, 아들은 (부모에게) 효성스럽되 간(諫)하며, 형은 사랑하면서 벗과 같이 대하며, 아우는 공경하면서 화순(和順)하며, 남편은 화열(和悅)하면서 의로운 일을 하며, 아내는 유화(柔和)하면서도 바르게 행하며,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사랑스레 여기면서 (며느리를) 따르며, 며느리는 듣잡고 부드럽게 따름이 예(禮)의 좋은 일이다.
〈해설〉 출전 : 좌전(左傳) 소공(昭公) 26년. 주석(소학집설) :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잠(箴)은 간(諫)하는 것이다. 종(從)은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지 않음이다. 완(婉)은 순종함이고, 물(物)은 사(事)와 같다.” 진씨(眞氏)가 말하였다. “임금은 영(令)을 내리는 것이 직책이지만 반드시 이치에 어긋나지 않은 뒤에야 사람들이 마음으로 복종하여 영(令)이 행해질 수 있다. 신하가 임금을 섬김에는 공경을 근본으로 삼으나, 충성하여 두 마음을 품지 않아야 귀하게 될 수 있다. 아버지가 사랑하기만 하고 가르치지 않으면 그 자식을 망치게 되고, 자식이 효도하기만 하고 잠(箴: 간언)하지 않으면 곧 아버지를 불의(不義)에 빠뜨리게 된다. 형은 아우를 사랑하되 반드시 절차탁마하는 유익함이 있어서 붕우가 서로 도와주듯이 해야 하고, 아우는 능히 형을 공경하되 반드시 화순(和順)의 아름다움이 있어서 정의(情意)가 서로 친하게 해야 한다. 남편은 아내에 대하여 화락(和樂)함이 비록 귀하나, 반드시 의(義)로써 그 아내를 이끌어야 한다. 아내는 남편에게 대하여 유순(柔順)함이 비록 귀하나, 반드시 올바른 도리로써 남편을 섬겨야 한다. 군신 이하 (여기까지는) 모두 두 가지 덕으로 서로를 제도(濟度)한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사랑하면서도 따름을 한결같이 하고,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따르고 공손함을 한결같이 해야 하나니, 대개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서로가 오로지 화목하고 유순함을 위주로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열 가지는 예(禮)에 있어서 지극히 좋은 것이다.”(陳氏曰 箴 諫也 從 不自專也 婉은 順也 物 猶事也 眞氏曰 君以出令爲職 要必不違於理然後 人心服而令行 臣之事君 以恭爲本 然必忠誠不二然後 可貴 父慈而不能敎 則敗其子 子孝而不能箴 則陷父於不義 兄能愛弟矣 必有切磋之益 如朋友之相資 弟能敬兄矣 必有和順之美 使情意之相親 夫之於妻 雖貴和樂 必以義而帥其妻 妻之於夫 雖貴柔順 必以正而事其夫 君臣以下 皆以二德相濟 姑之於婦 一於慈而從 婦之於姑 一於聽而婉者 蓋婦姑相與專主於和柔也 此一者 於禮 爲至善). 진씨(陳氏)는 『소학증주(小學增註)』를 편찬한 진선(陳選: 1429~1486)이다. 『소학증주(小學增註)』는 『소학구두(小學句讀)』 또는 『소학집주(小學集註)』로도 불린다. 진씨(眞氏)는 남송(南宋)의 진덕수(眞德秀: 1178~1235)이다. 주자(朱子)의 학통을 이어받았으며, 『대학연의(大學衍義)』, 『서산집(西山集)』 등을 저술하였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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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안ᄌᆞㅣ:『소학언해』(2:74ㄱ)에는 ‘晏子<원주>【齊 태위니 春秋 적 사ᄅᆞᆷ이라】 ㅣ’로 나타난다.
주002)
시기시거든:시키시거든. 시기-[令]+시(높임 선어말 어미)+거(확정법 선어말 어미)+든(조건 연결 어미). 『소학언해』(2:74ㄱ)에는 ‘긔걸ᄒᆞ고(=명령하고)’로 나타난다. 이 책의 ‘-거든’은 오역으로 보인다. ‘-거든’은 ‘-거든, -면, -으니, -으므로, -은데, -건만, -어도’ 등의 의미를 나타낸다.
주003)
조심ᄒᆞ야:조심(操心)해. 공손해. 원문의 ‘共’은 ‘恭’과 같다. 훈민정음 창제 초기 한글 문헌에서 한자어 ‘操心’이 대개 훈민정음으로만 표기되었는데, 그것은 국어화의 정도가 컸기 때문이다. 중세 국어에서는 훈민정음 ‘조심’으로 표기되다가 근대 국어 문헌에서 한자 ‘操心’으로 표기되는 예가 나타난다. 먼저 중세 국어의 예를 보자. ¶① 조심 아니샤 브를 긔 야시〈석보상절 11:26ㄱ〉 ②이런 寶珠를 어드란 이런 險 길헤 조심야 딕야 리로소다〈월인석보 22:48ㄴ〉. 다음 예들은 한자로 표기된 근대 국어 시기 자료이다. ¶①기리라 娘子ㅣ아 네 너무 操心다〈오륜전비언해 4:3ㄴ〉 ②이리 닐으지 말라 操心미 됴흐니라〈몽어노걸대 2:20ㄴ〉. ③부 操心여 몸가지기 잘소〈인어대방 5:9ㄴ〉. 한편 근대 국어 말기 문헌에서는 ‘됴심’으로 표기된 예가 보인다. 중세 국어 시기 ‘操’의 독음이 ‘조’였으므로 ‘됴’는 과잉교정이다. ¶모로미 삼가고 됴심여〈태상감응편 4:22ㄴ〉.
주004)
ᄒᆞ며:하며. ‘조심ᄒᆞ야 ᄒᆞ며’의 ‘-어(아, 야) ᄒᆞ-’는 일반적으로 형용사를 동사화하는 장치로 쓰였다. ‘조심ᄒᆞ다’가 형용사로 인식된 것으로 보인다. ‘조심ᄒᆞ야 ᄒᆞ며’가 『소학언해』(2:74ㄱ)에서는 ‘고ᇰ슌히 ᄒᆞ며’로 나타난다.
주005)
어엿비:어여삐. 사랑스럽게. 가엾게. 어엿브-[憐]+이(부사형 어미).
주006)
너기거든:여기거든. 너기다〉녀기다〉여기다. 여기의 ‘-거든’도 앞의 ‘시기시거든’의 경우와 같이 오역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74ㄱ)에서는 ‘너기고’로 나타난다.
주007)
ᄉᆞ라ᇰ커든:사랑하거든. 여기의 ‘-거든’도 앞의 ‘시기시거든, 너기거든’의 경우와 같이 오역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74ㄱ)에서는 ‘ᄉᆞ라ᇰᄒᆞ고’로 나타난다.
주008)
아ᅀᆞ:아우. 『소학언해』(2:74ㄱ)에서는 ‘아ᄋᆞ’로 나타난다.
주009)
남진:남편. ‘男人’의 ‘人’은 독음이 ‘ᅀᅵᆫ’이다. ‘진’은 ‘’의 음운 강화 결과이다. ‘남진’은 ‘남자’를 뜻하기도 하고 ‘남편’을 뜻하기도 하였다. 이 책(3:10ㄴ)에서는 ‘샤오ᇰ’도 쓰였다. ‘샤오ᇰ’은 한자어 ‘舍翁’이다. ¶모딘 女人이 제 舍翁 보차아〈월인석보 20:46ㄴ〉.
주010)
화열커든:화열(和悅)하거든. 여기의 ‘-거든’은 오역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74ㄱ)에서는 ‘화열ᄒᆞ고’로 나타난다.
주011)
계집ᄋᆞᆫ:아내는. 『소학언해』(2:74ㄱ)에서는 ‘겨집ᄋᆞᆫ’으로 나타난다. ‘겨집’이 ‘계집’보다 더 고형(古形)인 일반적 경향과는 어긋나는 모습이다.
주012)
유화ᄒᆞ며:유화(柔和)하며. 『소학언해』(2:74ㄱ)에서는 ‘유슌ᄒᆞ며’로 나타난다.
주013)
싀어미:시어머니. 싀-(媤)+어미. ‘媤’는 한국 한자이다.
주014)
너기거든:여기거든. 여기의 ‘-거든’은 오역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74ㄱ)에서는 ‘너기고’로 나타난다.
주015)
며느리:며느리. 『소학언해』(2:74ㄱ)에서는 ‘며ᄂᆞ리’로 나타난다. 15세기 문헌에서는 ‘며느리’로 나타난다.
주016)
좃ᄌᆞ와호미:좇자와. 순종하여. ‘좃ᄌᆞ와’와 ‘호미’가 합성어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좇-[從]+ᄌᆞᆸ(겸양 선어말 어미)+아(연결 어미). 좃ᄌᆞᄫᅡ〉좃ᄌᆞ와. ‘ㅊ’을 ‘ㅅ’으로 적은 것은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원문의 ‘聽’은 ‘從’을 뜻한다. ‘-호미’는 ‘-함이’를 뜻한다. ‘-어(아) ᄒᆞ-’는 일반적으로 형용사를 동사화하는 장치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동사 뒤에 쓰였다. 여기의 ‘좃ᄌᆞ와’는 동사이기는 하지만 구체적 행위를 가리키지 않고 태도를 가리키므로, 동작성보다는 상태성에 가까운 것으로 간주된한 것이 아닌가 한다. 바로 앞의 ‘조심ᄒᆞ야 ᄒᆞ며’를 참조할 것. ‘좃ᄌᆞ와호미’가 『소학언해』(2:74ㄱ)에서는 ‘들옴이’로 나타난다.
주017)
례니라:예(禮)이니라. 례(禮)+Ø(서술격 조사 어간)+니+라.
주018)
시교ᄆᆞᆯ:시킴을. 시기-[令]+옴(명사형 어미)+ᄋᆞᆯ. 『소학언해』(2:74ㄴ)에서는 ‘긔걸호ᄃᆡ’로 나타난다.
주019)
그로:그릇되게[違]. 아주 드문 예이다. 일반적으로는 형용사 ‘그르다’에서 영파생된 부사 ‘그르’가 쓰였다. 이 ‘그로’는 ‘서르〉서로’와 같은 유추의 결과일 가능성도 있다. 부사격 조사 ‘-로’로 인해 ‘-로’로 끝나는 부사어가 많아짐에 따라, 이에 유추되어 ‘그르’가 ‘그로’로 변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용례가 보이지 않아서 오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소학언해』(2:74ㄴ)에서는 ‘어글웃게’로 나타난다. ‘어글웃게’도 드문 예이다. 대개는 ‘어글읏-’으로 나타난다. ‘어글읏(어글웃)-’은 ‘어글읓(어글웇)-’을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라 표기한 것이다.
주020)
조심:조심(操心). 공손. 원문의 ‘共’을 번역한 것인데, ‘共’은 ‘恭’을 뜻한다.
주021)
아비:아버지가. 아비+Ø(주격 조사). 『소학언해』(2:74ㄴ)에서는 ‘아비ᄂᆞᆫ’으로 나타난다. 이하에서 계속 보조사 ‘ᄋᆞᆫ, ᄂᆞᆫ’이 쓰일 자리에 주격 조사를 쓰고 있는데 이는 잘못이다. 『소학언해』(2:74ㄴ)에서는 이를 모두 바로잡았다.
주022)
어엿비:사랑스럽게. 어엿브-[姸, 可愛]+이(부사형 어미).
주023)
녀교ᄃᆡ:여기되. 『소학언해』(2:74ㄴ)에서는 ‘너교ᄃᆡ’로 나타난다. ‘너기다’가 ‘녀기다’보다 더 고형(古形)이다. 이 책의 다른 곳(3:34ㄴ, 3:43ㄴ, 3:44ㄴ)에서는 ‘너기-’가 쓰였으므로, 여기의 ‘녀기-’는 오각일 가능성이 있다.
주024)
ᄀᆞᄅᆞ치며:가르치며. ᄀᆞᄅᆞ치-[敎]+며. 중세 국어의 ‘치다’에는 [指]와 [敎] 두 가지 의미가 다 있었다. ¶①訓民正音은 百姓 치시논 正 소리라〈훈민정음언해 1ㄱ〉 ②右手左手로 天地 치샤 오 내 尊호라〈월인천강지곡 20〉. 현대 국어에서는 표준어 규정과는 무관하게 실제로는 ‘가르키다(가리키다)’가 두 가지 의미를 다 나타내는 말로 쓰이고 있는데, 이 현상의 근본적 원인은 두 가지 의미가 서로 무관하지 않다는 데 있을 것이다.
주025)
아ᅀᅵ:아우가. 아우는. 아ᅀᆞ[弟]+이(주격 조사). ‘아ᅀᆞ, 여ᅀᅳ(狐)’는 주격 조사 앞에서 ‘아ᇫ, 여ᇫ’으로 교체되었다.
주026)
남진:남편. 본래는 한자어 ‘男人’이다.
주027)
화얼:화열(和悅). ‘얼’은 ‘열’의 오각이다.
주028)
어딘:어진. 어딜-[仁]+ㄴ(관형사형 어미). ‘어딜-’에는 [良, 仁, 善, 賢, 尊貴] 등의 의미가 있었다.
주029)
겨지비:아내가. 아내는. 겨집〉계집.
주030)
듯ᄌᆞ와:듣자와. 좇아서. 원문의 ‘聽’은 ‘從’을 뜻한다. 『소학언해』(2:74ㄴ)에서는 ‘듣ᄌᆞᆸ고도’로 나타난다.
주031)
부드러이:온순히. 부드러ᄫᅵ〉부드러이.
주032)
례옛:예(禮)의. 례(禮)+예(처소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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