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侍시飮음於어長者쟈 酒쥬進진則즉起긔야 拜受슈於어尊존所소호 長者쟈ㅣ 辭ㅣ어든 少쇼者쟈ㅣ 反반席셕而飮음고 長
번역소학 권3:30ㄴ
者쟈ㅣ 擧거未미釂쵸ㅣ어든 少쇼者쟈ㅣ 不블敢감飮음이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얼우신 주001) 얼우신: 어르신께. 얼우신+ᄭᅴ(높임의 부사격 조사). ‘얼우신’의 기원적 구조는 ‘얼-[혼인하다](동사 어간)+우+시(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ㄴ(동명사 어미)’으로 보이는데, ‘우’의 문법적 성격은 분명치 않다. 『소학언해』(2:62ㄱ)에서는 ‘얼운의게’로 바뀌었다. 이 책의 ‘얼우신’이 『소학언해』에서 ‘얼운’으로 변한 예가 많다. ‘얼우신’은 18세기에 가서야 연철의 ‘어루신’으로 변한 예가 나타난다. ¶어루신네 셰히 혜여 보소〈염불보권문 33ㄱ〉.
뫼셔 주002) 뫼셔: 모시어. 모시고. ‘뫼시다’가 목적어 없이 부사어와 호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뫼다, 뫼시다’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해제를 참고할 것.
술
머글 주003) 머글: 마실. 목적어 ‘술’과 동사 ‘먹다’가 호응하고 있는데, 15세기 문헌에서도 ‘술’과 ‘마시다’가 호응하는 예가 보인다. ¶ 술 마시고 어러이 놀애 블로〈두시언해 초간본 21:34ㄱ〉.
저긔 주004) 저긔: 적에. 때에. ‘의’는 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이다. 『소학언해』(2:62ㄱ)에서는 ‘먹을ᄉᆡ’로 바뀌었다. 이 책의 ‘-ㄹ 저긔’가 『소학언해』에서는 ‘-ㄹᄉᆡ’로 바뀌는 것은 아주 규칙적이다. ¶나ᅀᅡ갈 저긔(이 책 27ㄴ) : 나아갈ᄉᆡ〈소학언해 2:59ㄴ〉. ‘-ㄹᄉᆡ, -ㄹᄊᆡ’는 대개 ‘-므로’에 해당하는데, 여기의 ‘-ㄹᄉᆡ’는 ‘-할 때에’에 해당한다.
수리
나오나 주005) 나오나: 나오면. 나ᇫ-[進]+아(연결 어미)+오-[來]+나(확정법 선어말 어미)+ᄃᆞᆫ(조건의 연결 어미). ‘-나-’는 ‘-거-’의 형태론적 이형태로서, 동사 어간 ‘오-’ 바로 뒤에서만 쓰인다.
니러 주006) 니러: 일어나. 닐-[起]+어(연결 어미). ‘닐다’는 [成]을 뜻하는 ‘일다’와 구별된다.
애갓 주007) 애갓: 용례가 아주 드물다. 다음 예문에서는 ‘애갓사ᇰ’이 ‘술상’을 뜻한다. ¶앏픠 옥돌호로 설픠에 사긴 애갓사ᇰ 노핫고〈번역박통사 상 69ㄴ〉. 이 예문에 비추어 본다면 ‘애갓’은 ‘술’을 뜻할 가능성이 있으나, ‘애갓’의 원문이 ‘尊所’이므로 ‘애갓’도 ‘애갓사ᇰ’과 같이 ‘술상’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애갓사ᇰ’은 동어반복인 셈이다. ‘尊’은 ‘樽(술항아리 준)’과 같은데, 이 책에서는 ‘존’으로 나타나 있으나, 『소학언해』(2:62ㄱ)에는 ‘준’으로 나타난다. ‘애갓 미틔’가 『소학언해』(2:62ㄱ)에서는 ‘樽 노ᄒᆞᆫ 곧ᄋᆡ 가’로 바뀌었다.
미틔 주008) 미틔: 밑에서. 밑[下]+의(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
절야
바도 주009) 얼우신이
말라 주010) 커시든 주011) 커시든: 하시거든. 하시면. ᄒᆞ-[謂]+거+시+든.
져믄 주012) 져믄: 어린. 졈-[少, 幼]+은(관형사형 어미). 졈다〉졂다〉젊다.
사미
돗 주013) 돗ᄀᆡ: 자리에. 도ᇧ[席]+ᄋᆡ(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 ‘도ᇧ’은 ‘돗자리’를 뜻하기도 하고 ‘배의 돛’을 뜻하기도 한다.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만 ‘도ᇧ’으로 나타나고, 그 밖의 환경에서는 ‘돗’으로 나타난다. ¶①席 돗 셕〈훈몽자회 중 6ㄴ〉 ②帆 옛 돗기라〈금강경삼가해 3:24ㄱ〉.
도라가 먹고 얼우신이
드러 주014) 드러: 들어. 들-[擧]+어. ‘들다’가 여기서는 ‘마시다’를 뜻한다. 〈해설〉에서 밝힌 바와 같이 원문의 ‘擧’는 ‘飮’을 뜻한다.
몯 주015) 몯: 못. 단형 부정인 ‘몯 다가 머거 겨시거든’이 『소학언해』(2:62ㄴ)에서는 장형 부정인 ‘다 먹디 몯ᄒᆞ여 겨시거든’으로 바뀌었다. ‘못-V’ 구문이 현대 국어와 같은 ‘V-디 몯ᄒᆞ-’ 구문으로 바뀐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다가 주016) 다가: 전부. 다. ‘다그-[盡]+아(연결 어미)’의 구조로 보인다. 현대 국어의 ‘다그다’에는 ‘어떤 대상이 있는 쪽으로 몸을 움직여 그 대상과의 거리를 가깝게 하다’란 의미가 있는데, 그러한 의미는 여기의 ‘다가’가 가진 ‘어떤 행위를 완전히 끝냄’이라는 의미와 관련이 있다.
머거
겨시거든 주017) 겨시거든: ‘머거 겨시거든’에서 ‘겨시-’는 보조 동사 ‘잇-’의 높임말이다. 현대 국어 ‘-었-’의 소급형인 ‘-어 잇-’은 완료 지속상을 나타내는데, 여기서는 주체가 높임의 대상이기 때문에 ‘잇-’ 대신에 ‘겨시-’가 쓰인 것이다.
져믄 사미
잠도 주018) 잠ᄭᅡᆫ도: 감히. 절대로. 잠(暫)+ㅅ(관형격 조사)+간(間)+도. 『소학언해』(2:62ㄴ)에서는 ‘敢히’로 바뀌었다. 이 책에서는 ‘자ᇝ간’(3:5ㄴ, 17ㄴ, 20ㄴ, 45ㄱ)과 ‘잠ᄭᅡᆫ’(3:12ㄴ, 30ㄴ, 31ㄱ, 31ㄴ, 4:1ㄴ)이 비슷한 빈도로 나타난다. ‘잠ᄭᅡᆫ’은 한자어(暫間)인데, 대개 훈민정음 표기 ‘간’으로 나타난다. 본래는 시간적 의미를 지닌 낱말이지만, ‘조금, 절대로, 감히’ 등을 뜻하기도 한다. ¶이 명죵 사름미 잠간도 힘을 득디 몯리라〈지장경언해 중 19ㄱ〉. 이 예문의 원문은 ‘是命終人 了不得力’이다(지장경 벽송암판 중15ㄴ). 원문의 ‘了’는 ‘전혀, 절대로’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두 예문의 ‘잠ᄭᅡᆫ’도 ‘조금’을 뜻한다. ¶①人間애 이셔 藥師瑠璃光如來ㅅ 일후믈 잠 듣 젼로〈월인석보 9:29ㄴ〉 ②잠 경셔와 긔 셥녑고 효이 읻더니 나히 열아홉의 지아비 일코〈동국신속삼강행실도 열녀 4:77ㄴ〉. 또 ‘잠ᄭᅡᆫ’이 원문 ‘曾’의 번역어로 쓰인 예도 있다. ¶히 아 잠도 그츤 업스니 이 이 變易디 아니 디라(能知之心은 不曾間斷니 此是不變易義也ㅣ니라)〈법집별행록 36ㄴ-37ㄱ〉.
먹디
마롤 디니라 주019) 마롤 디니라: 말지니라. 『소학언해』(2:62ㄴ)에서는 ‘아니홀 디니라’로 바뀌었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어르신을 모시고 술 먹을 때에 술이 나오면 일어나서 술상 아래에서 절하고서 받되, 어르신이 (절하지) 말라 하시면, 어린 사람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마시고, 어르신이 (잔을) 들고서 다 마시지 않으면 어린 사람은 감히 마시지 말지니라.
〈해설〉 출전 : 예기 곡례(曲禮). 주석(소학집해) : 준소(尊所)는 술동이를 둔 곳이다. 사(辭)는 만류함이다. 대개 자리에서 내려가 절을 하고 받는 것은 어린 자로서 당연한 것이나, 어른이 만약 만류하면 자리로 돌아와서 마신다. 거(擧)는 음(飮)과 같다. 조(釂)는 술을 다 마시는 것이다. 어른이 다 마시기를 기다려서 나중에 마시는 것은 감히 먼저 마시지 못하기 때문이다.(尊所 置酒尊之所也 辭止之也 蓋降席拜受 少者當然 尊者若止之 則還席而飮也 擧猶飮也 釂飮盡酌也 待長者飮盡而後飮者 不敢先也). ‘尊’은 ‘樽(=술동이)’과 같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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