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3
  • 번역소학 제3권
  • 내편(內篇)○제2편 명륜(明倫)○명군신지의(明君臣之義)
  • 명군신지의 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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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군신지의 003


○論론語어에 曰왈 君군이 召쇼使ᄉᆞ擯빈이어시든 色ᄉᆡᆨ勃ᄇᆞᆯ如여也야ᄒᆞ시며 足죡躩확如여也야ㅣ러시다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소학언해2:38ㄱ

論론語어【孔고ᇰ子ᄌᆞㅅ 말 긔록 이라】의 오 님금이 블러 여곰 손 졉라 거시든  빗 변시 시며 발 시슴시 더시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논어』【공자(孔子)의 말씀을 기록한 책이다.】 에서 이르되, 임금이 불러서 사신(使臣)을 접대하라고 시키시면 얼굴빛을 바꾸듯이 하셨으며, 발걸음을 서슴거리듯이 하셨다.
〈해설〉 출전 : 논어 향당편(鄕黨篇). 주석 (소학집설) : 주자(朱子)께서 말씀하셨다. “빈(擯)은 주인 된 나라의 임금이 빈객을 접대하라고 보낸 자이다. 발(勃)은 얼굴빛이 변한 모양이고 확(躩)은 머뭇거리는 모양이니, 모두 임금의 명을 공경하기 때문이다.”(朱子曰 擯主國之君所使出接賓者 勃變色貌 躩盤辟璧貌 皆敬君命故也).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揖읍所소與여立립ᄒᆞ샤ᄃᆡ 左좌右우手슈ㅣ러시니 衣의前젼後후ㅣ 襜쳠如여也야ㅣ러시다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더브러 셔신 바와 揖읍샤 손을 왼녁크로 시며 올녁크로 더시니 옷 앏뒤히 더시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함께 서 있는 동료 빈(擯
손님을 맞는 사람
)에게 읍(揖)하시되 손을 왼쪽으로도 하시고 오른쪽으로도 하셨는데, 옷의 앞뒤가 가지런하셨다.
〈해설〉 출전 : 논어 향당편(鄕黨篇). 주석 (소학집설) : 주자(朱子)께서 말씀하셨다. “소여립(所與立: 함께 서 있는 이)은 함께 빈(擯)이 된 자를 말한다. 빈(擯)은 명수(命數)의 반을 쓰니, 이를테면 상공(上公) 9명(九命)은 5인을 써서 차례로 명을 전한다. 왼쪽 사람에게 읍(揖)할 때에는 손을 왼쪽으로 돌리고, 오른쪽 사람에게 읍(揖)할 때에는 손을 오른족으로 돌린다. 첨(襜)은 가지런한 모양이다.”(朱子曰 所與立 謂同爲擯者也 擯用命數之半 如上公九命 則用五人 以次傅命 揖左人則左其手 揖右人則右其手 襜整貌). ‘명(命)’은 관원의 품계이다. 1명(一命)이 가장 낮고 9명(九命)이 가장 높다. 빈(擯)은 명수(命數)의 반을 쓴다. 성백효(1993:117) 참조.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趨추進진에 翼익如여也야ㅣ러시다
〈『소학언해』 보유 끝〉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번역소학 권3:3ㄴ

리 주001)
리:
빨리. ‘/르’ 불규칙 용언인데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ㄹ’형의 모습을 보인다. -[速]+이(부사형 어미). ‘/르’ 불규칙 활용 중 ‘ㄹㄹ’형에는 ‘-[速], 모-’ 등이 있고, ‘ㄹㅇ’형에는 ‘다-[異], 그르-[解], 게으르-[怠], 므르-[退]’ 등이 있다.
나가실 주002)
나가실:
나아가실. -[進, 趣]+아(연결 어미)+가-[去]+시+ㄹ(관형사형 어미). 합성동사이다. 이 책에는 ‘ㅿ’이 쓰인 예도 있고 ‘ㅇ’으로 변화한 예도 있다. ¶①할아며 기리논 예〈번역소학 6:24ㄴ〉, 어버ᅀᅵ〈번역소학 9:8ㄱ〉 ②ᄉᆞ이〈번역소학 8:11ㄴ, 10:9ㄴ〉, 어버이〈번역소학 9:8ㄴ〉.
제 주003)
제:
때에는. 제(際)+Ø(부사격 조사)+ᄂᆞᆫ(보조사). ‘제’는 한자어이지만, 국어화의 정도가 커서 중세 국어에서도 대개 훈민정음으로만 표기되었다. 중세 국어에서는 시간이나 장소를 뜻하는 낱말들이 하향 이중 모음의 음절 부음 [j]로 끝나는 경우에는 그 뒤에서 부사격 조사 ‘애, 에, , 의’가 외현되지 않는다.
ᄇᆞᆯ뎌ᇰ 주004)
ᄇᆞᆯ뎌ᇰ:
팔짱. 이 낱말은 용례가 많지 않다. ¶①모 邪ㅣ 제 降伏니 九重에  고잿거든 四海朝宗놋다〈금강경삼가해 3:4ㄱ〉 ②리 나가 다이 셔셔  고자〈번역소학 3:26ㄱ〉 ③지븨 이셔 일 업슨 제도 다이 안자  곳고〈번역소학 10:13ㄴ〉 ④가지로 뒤 조 나려 졍 곳고 뒤 뫼셧더니〈완월회맹연 21ㄱ〉. 15세기 국어에서 ‘ᄇᆞᆯ(평성)’은 ㅎ말음체언(ㅎ종성체언)이었는데 현대 국어의 ‘팔[臂, 腕]’에 해당하고, ‘발(거성)’은 현대 국어의 ‘발[足]’에 해당하며, ‘ᄑᆞᆯ(거성)’은 오늘날의 ‘파리[蠅]’를 뜻한다. 그런데 16세기 초 문헌에서 [臂, 腕]을 뜻하는 ‘ᄇᆞᆯ’이 ‘ᄑᆞᆯ’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肱 ᄑᆞᆯ 굉 臂  비〈훈몽자회 比叡 상:13ㄴ〉. ‘뎌ᇰ’에 ‘ㆁ’이 쓰였는데, ‘ㅇ’의 예도 보인다. ¶병(病)〈번역소학 3:7ㄱ〉.
고신 주005)
고신:
꽂으신. (팔짱을) 끼신. 곶-[揷]+ᄋᆞ시+ㄴ(관형사형 어미). 곶다〉꽂다. 경음화하지 않은 ‘곶-’은 ‘곶감’이나 지명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팔짱을 끼는 것’을 한문에서는 ‘공수(拱手)’라 하였다. ‘공수’는 두 손을 앞으로 모아 포개어 잡는 행위인데, 여기서는 양팔을 가슴 높이로 들어올린 채 양손을 소매에 꽂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경하는 태도를 나타낸다.
주006)
:
양. 모습. ‘야ᇰ’은 한자어 ‘樣’인데, 중세 국어 시기에 마치 고유어처럼 훈민정음으로만 표기되었다. ‘야ᇰᄌᆞ(樣姿)’도 마찬가지이다. ¶①온 가짓 呈才 야 웃이며 갓갓 고 야 뵈거늘〈석보상절 3:24ㄱ〉 ②峨峨 노 이라〈선종영가집언해 하:113ㄱ〉 ③太子ㅣ 金으로 겨지븨 ᄌᆞ 시고〈석보상절 3:11ㄱ〉 ④拘翅羅  골 업수 소리 됴 새라〈석보상절 3:32ㄴ〉.
주007)
새:
새가. 새[鳥]+Ø(주격 조사). 이중 모음의 음절 부음 [j] 뒤에서 주격 조사가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개 주008)
개:
날개. ᄂᆞᆯ애〉ᄂᆞᆯ개. ᄂᆞᆯ-[飛]+개(명사 파생 접미사). 중세 국어에서는 일반적으로 ‘ㄹ’ 뒤의 ‘ㄱ’이 약화하여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실현되고, 그것이 ‘ㅇ’으로 표기되었다. ¶ᄂᆞᆯ애〈월인석보 10:78ㄱ〉〈법화경언해 2:104ㄱ〉. 근대 국어 후기 문헌에도 ‘ᄂᆞᆯ애’가 나타난다. ¶ᄂᆞᆯ애〈무예도보통지 19ㄴ, 20ㄴ〉. 그러나 15세기 문헌에서도 ‘ㄹ’ 뒤의 ‘ㄱ’이 약화하지 않은 ‘ᄂᆞᆯ개’가 많이 나타난다. ¶개〈월인석보 25:30ㄱ〉〈능엄경언해 9:30ㄴ〉〈법화경언해 1:51ㄴ〉〈구급방언해 하23ㄴ〉〈두시언해 3:21ㄱ〉.
주009)
편:
편. 펼친. 펴-[舒, 張](동사 어간)+ㄴ(관형사형 어미).
더시다 주010)
ᄃᆞᆺᄒᆞ더시다:
듯하셨다. ‘ᄃᆞᆺ’은 의존 명사이다. ‘-더시다’에는 청자(독자)에게 명제의 내용에 대한 인지(認知)를 요구하는 선어말 어미 ‘-니-’가 없다. 그런 만큼 청자(독자)를 적극적으로 의식하지 않고 내용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느낌을 준다. 이 대목은 청자(독자)를 직접적인 방식으로 타이르는 내용이 아니고, 공자(孔子)의 몸가짐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니-’가 없는 종결 형식을 쓴 것이다. 다음 예문에서와 같이 ‘-니-’가 개입하면, 청자(독자)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의식하는 느낌을 준다. ¶①如來  번도 구짓디 아니더시니라 고 즉자히 驕慢  더러 리고〈월인석보 4:25ㄴ〉 ②님 恩澤이 제여곰 두 가지로 아니더시니라〈두시언해 중간본 16:17ㄴ〉. 한편 여기서는 ‘-더시-’가 쓰였는데, 중세 국어에서는 ‘-더시-’와 ‘-시더-’가 모두 활발하게 쓰였다. ¶俱夷  고개 안고 우르시더라〈석보상절 3:34ㄴ〉. ‘-더시-’는 18세기 문헌에서도 나타난다. ¶君이 在커시든 踧踖히 시며 與與히 더시다〈논어율곡언해 2:55ㄱ〉.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빨리 나아가실 때에는 팔짱을 끼신 모습이 마치 새가 날개를 펼친 듯하셨다.
〈해설〉 출전 : 논어 향당편(鄕黨篇). 주석(소학집설) : 주자(朱子)께서 말씀하셨다.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실 때에 몸을 펴고 손을 모으신 모습이 단정하고 아름다워, 새가 날개를 펼친 것과 같으셨다.”(朱子曰 疾趨而進 張拱端好 如鳥舒翼). 낙장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한문 원문은 ‘趨進 翼如也’이다. 『소학언해』(2:38ㄱ)에는 “趨進에 翼如也ㅣ러시다”로 나타난다. “종종걸음으로 나아가실 때에는 날개를 펼친 듯하셨다.”란 뜻이다. ‘ᄇᆞᆯ뎌ᇰ 고신 이’는 원문에 없는데, 주자의 주석에 나온다. 공자(孔子)가 임금의 명을 받들어 사신(使臣)을 접대할 때의 단정하고 공손했던 모습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賓빈이 退퇴어든 必필復복命曰왈 賓빈不블顧고矣의라 더시다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소니 주011)
소니:
손이. 손님이. 빈객(賓客)이. 사신(使臣)이.
믈러니거든 주012)
믈러니거든:
물러가면. 므르-[退]+어+니-[行]+거든. ‘므르-’와 ‘니-’가 결합한 합성 동사이다. ‘므르다’는 ‘ᄅᆞ/르’ 불규칙 동사 중 ‘ㄹㄹ’형이다. 그리고 ‘므르다’에는 ‘물러나다(자동사), 그만두다(타동사), 없었던 일로 하다(타동사), 물려받다(타동사), 상하다(자동사), 물렁물렁하다(형용사), 약하다(형용사), 연하다(형용사)’ 등 다양한 의미가 있다. 이 다수의 ‘므르다’ 중에는 동음이의어로 묶이는 것도 있고, 유의어로 처리되어야 할 것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더 자세한 논의를 하지 않는다. ‘-거든’은 ‘-거든, -면, -으니, -으므로, -은데, -건만, -어도’ 등 다양한 의미를 나타낸다. ‘믈러니거든’의 원문 ‘退어든’의 구조는 ‘퇴(退)+이-(서술격 조사 어간)+거든’이다. ‘-거든’의 ‘ㄱ’은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약화된 것이다. ‘退’ 뒤에 서술격 조사 어간을 붙인 것은 문장을 명사처럼 간주하는 현결(懸訣)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원문에 구결을 한글로 달 때에, 구(句)의 끝에는 ‘ᄒᆞ고, ᄒᆞ야, ᄒᆞ시니…’ 등을 붙이지만, 문장 끝에서는 대개 서술격 조사를 사용하여 ‘이니라, 이러시다…’ 등을 붙인다.
모로매 주013)
모로매:
모름지기. 반드시. ‘모름[不知]에’를 뜻하는 것은 ‘몰로매’이다. 『소학언해』(2:38ㄴ)에서는 ‘반ᄃᆞ시’로 바뀌었다. 『번역소학』 제 3·4권의 ‘모로매’는 예외 없이 『소학언해』에서 ‘반ᄃᆞ시’로 교체되었다.
命을 도로 주014)
도로:
도로. 다시. 돌-[廻]+오(부사 파생 접미사).
엳와 주015)
엳ᄌᆞ와:
여쭈어. 아뢰어. 엳ᄌᆞᆸ/엳ᄌᆞ오-[奏]+아. 엳ᄌᆞᄫᅡ〉엳ᄌᆞ와. ‘ㅸ’의 변화에 따라 모음 어미 앞에 쓰이는 어간의 형태가 변한 것이다. ‘ㅸ’은 이 책에서 보이지 않는다. 언해문뿐 아니라 한자 음역(音譯)에서도 예가 없다. ‘엳ᄌᆞᆸ-’의 ‘ᄌᆞᆸ’은 ‘엳ᄌᆞᆸ-’이라는 한 형태소의 일부이다.
로 주016)
ᄀᆞ로ᄃᆡ:
말하되. 가로대. ᄀᆞᆮ-[曰]+오ᄃᆡ(연결 어미).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의 어근인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소니 도라보디 주017)
도라보디:
돌아보지. 돌-[顧]+아+보-[見]+디(보조적 연결 어미). 현대 국어 보조적 연결 어미 ‘-지’는 ‘-디’가 구개음화한 것이다. 그러나 종결 어미 ‘-지’는 선행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후행절을 부정하는 의미를 지닌 중세 국어 연결 어미 ‘-디’의 발달형이다.
아니다 주018)
아니다:
아니하였습니다. ‘아니ᄒᆞᄂᆞᅌᅵ다’는 현재시제에 해당하므로 ‘아니합니다’를 뜻한다. 그러나 문맥으로 보아 과거시제에 해당하는 ‘아니ᄒᆞ니ᅌᅵ다(=아니하였습니다)’가 옳다. 이 책은 복각본(覆刻本)이어서 오각이 더러 있는데, ‘ᄒᆞᄂᆞᅌᅵ다’도 ‘ᄒᆞ니ᅌᅵ다’의 오각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38ㄴ)에서는 간접 인용의 ‘아니타’로 나타나는데, 보조 동사인 ‘아니타’는 과거 시제가 된다. 오각이 아니라 번역의 실수일 가능성도 있다. 한편 ‘ㆁ’은 이 책에서 종성에서만 쓰이고 초성에서는 쓰이지 않았는데, 예외적으로 ‘-ᅌᅵ다’가 ‘-이다’와 공존하고 있다. ¶①ᄒᆞ리ᅌᅵ다〈번역소학 8:20ㄴ〉 ②몯ᄒᆞ리이다〈번역소학 9:41ㄱ〉.
더시다 주019)
더시다:
말씀하셨다. ‘ᄒᆞ다’가 ‘말ᄒᆞ다’를 뜻하는 대동사로 쓰였다. ‘-더시다’를 형태 구조에 충실하게 번역하면 ‘-시더라’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대 국어의 ‘-시더라’가 청자와 직접 대면한 상황에서 쓰이는 해라체 종결 형식임에 비해 ‘-더시다’에는 그러한 화용적 성격이 없으므로 현대역에서는 ‘-셨다’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손[賓]이 물러가면 모름지기 복명(復命)하여 말하되, “손이 돌아보지 아니하고 갔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해설〉 출전 : 논어 향당편(鄕黨篇). 주석(소학집설) : 주자(朱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의 마음 졸임을 풀어 드리신 것이다.”(朱子曰 紓君敬也). 사신(使臣)이 떠난 후에도 임금은 사신이 혹 미진(未盡)한 일이 있어서 돌아오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으므로, 공자(孔子)가 복명
(復命: 명령을 받고 일을 처리한 사람이 그 결과를 보고함)
함으로써 임금을 안심시켰음을 뜻한다. ‘敬’은 ‘(임금이 사신이 떠날 때까지) 마음을 졸임’을 뜻한다. ‘향당(鄕黨)’의 의미에 대하여는 다음의 설명을 참고할 만하다. ¶①鄕 ᄆᆞᄋᆞᆯ 향 黨 ᄆᆞᄋᆞᆯ 당〈신증유합 하:23ㄴ〉 ②五百 집이 黨이라〈소학언해 1:8ㄱ〉 ③鄕 올히오 黨 서르 사괴 무리라〈금강경삼가해 4:33ㄴ〉.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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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리:빨리. ‘/르’ 불규칙 용언인데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ㄹ’형의 모습을 보인다. -[速]+이(부사형 어미). ‘/르’ 불규칙 활용 중 ‘ㄹㄹ’형에는 ‘-[速], 모-’ 등이 있고, ‘ㄹㅇ’형에는 ‘다-[異], 그르-[解], 게으르-[怠], 므르-[退]’ 등이 있다.
주002)
나가실:나아가실. -[進, 趣]+아(연결 어미)+가-[去]+시+ㄹ(관형사형 어미). 합성동사이다. 이 책에는 ‘ㅿ’이 쓰인 예도 있고 ‘ㅇ’으로 변화한 예도 있다. ¶①할아며 기리논 예〈번역소학 6:24ㄴ〉, 어버ᅀᅵ〈번역소학 9:8ㄱ〉 ②ᄉᆞ이〈번역소학 8:11ㄴ, 10:9ㄴ〉, 어버이〈번역소학 9:8ㄴ〉.
주003)
제:때에는. 제(際)+Ø(부사격 조사)+ᄂᆞᆫ(보조사). ‘제’는 한자어이지만, 국어화의 정도가 커서 중세 국어에서도 대개 훈민정음으로만 표기되었다. 중세 국어에서는 시간이나 장소를 뜻하는 낱말들이 하향 이중 모음의 음절 부음 [j]로 끝나는 경우에는 그 뒤에서 부사격 조사 ‘애, 에, , 의’가 외현되지 않는다.
주004)
ᄇᆞᆯ뎌ᇰ:팔짱. 이 낱말은 용례가 많지 않다. ¶①모 邪ㅣ 제 降伏니 九重에  고잿거든 四海朝宗놋다〈금강경삼가해 3:4ㄱ〉 ②리 나가 다이 셔셔  고자〈번역소학 3:26ㄱ〉 ③지븨 이셔 일 업슨 제도 다이 안자  곳고〈번역소학 10:13ㄴ〉 ④가지로 뒤 조 나려 졍 곳고 뒤 뫼셧더니〈완월회맹연 21ㄱ〉. 15세기 국어에서 ‘ᄇᆞᆯ(평성)’은 ㅎ말음체언(ㅎ종성체언)이었는데 현대 국어의 ‘팔[臂, 腕]’에 해당하고, ‘발(거성)’은 현대 국어의 ‘발[足]’에 해당하며, ‘ᄑᆞᆯ(거성)’은 오늘날의 ‘파리[蠅]’를 뜻한다. 그런데 16세기 초 문헌에서 [臂, 腕]을 뜻하는 ‘ᄇᆞᆯ’이 ‘ᄑᆞᆯ’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肱 ᄑᆞᆯ 굉 臂  비〈훈몽자회 比叡 상:13ㄴ〉. ‘뎌ᇰ’에 ‘ㆁ’이 쓰였는데, ‘ㅇ’의 예도 보인다. ¶병(病)〈번역소학 3:7ㄱ〉.
주005)
고신:꽂으신. (팔짱을) 끼신. 곶-[揷]+ᄋᆞ시+ㄴ(관형사형 어미). 곶다〉꽂다. 경음화하지 않은 ‘곶-’은 ‘곶감’이나 지명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팔짱을 끼는 것’을 한문에서는 ‘공수(拱手)’라 하였다. ‘공수’는 두 손을 앞으로 모아 포개어 잡는 행위인데, 여기서는 양팔을 가슴 높이로 들어올린 채 양손을 소매에 꽂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경하는 태도를 나타낸다.
주006)
:양. 모습. ‘야ᇰ’은 한자어 ‘樣’인데, 중세 국어 시기에 마치 고유어처럼 훈민정음으로만 표기되었다. ‘야ᇰᄌᆞ(樣姿)’도 마찬가지이다. ¶①온 가짓 呈才 야 웃이며 갓갓 고 야 뵈거늘〈석보상절 3:24ㄱ〉 ②峨峨 노 이라〈선종영가집언해 하:113ㄱ〉 ③太子ㅣ 金으로 겨지븨 ᄌᆞ 시고〈석보상절 3:11ㄱ〉 ④拘翅羅  골 업수 소리 됴 새라〈석보상절 3:32ㄴ〉.
주007)
새:새가. 새[鳥]+Ø(주격 조사). 이중 모음의 음절 부음 [j] 뒤에서 주격 조사가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주008)
개:날개. ᄂᆞᆯ애〉ᄂᆞᆯ개. ᄂᆞᆯ-[飛]+개(명사 파생 접미사). 중세 국어에서는 일반적으로 ‘ㄹ’ 뒤의 ‘ㄱ’이 약화하여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실현되고, 그것이 ‘ㅇ’으로 표기되었다. ¶ᄂᆞᆯ애〈월인석보 10:78ㄱ〉〈법화경언해 2:104ㄱ〉. 근대 국어 후기 문헌에도 ‘ᄂᆞᆯ애’가 나타난다. ¶ᄂᆞᆯ애〈무예도보통지 19ㄴ, 20ㄴ〉. 그러나 15세기 문헌에서도 ‘ㄹ’ 뒤의 ‘ㄱ’이 약화하지 않은 ‘ᄂᆞᆯ개’가 많이 나타난다. ¶개〈월인석보 25:30ㄱ〉〈능엄경언해 9:30ㄴ〉〈법화경언해 1:51ㄴ〉〈구급방언해 하23ㄴ〉〈두시언해 3:21ㄱ〉.
주009)
편:편. 펼친. 펴-[舒, 張](동사 어간)+ㄴ(관형사형 어미).
주010)
ᄃᆞᆺᄒᆞ더시다:듯하셨다. ‘ᄃᆞᆺ’은 의존 명사이다. ‘-더시다’에는 청자(독자)에게 명제의 내용에 대한 인지(認知)를 요구하는 선어말 어미 ‘-니-’가 없다. 그런 만큼 청자(독자)를 적극적으로 의식하지 않고 내용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느낌을 준다. 이 대목은 청자(독자)를 직접적인 방식으로 타이르는 내용이 아니고, 공자(孔子)의 몸가짐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니-’가 없는 종결 형식을 쓴 것이다. 다음 예문에서와 같이 ‘-니-’가 개입하면, 청자(독자)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의식하는 느낌을 준다. ¶①如來  번도 구짓디 아니더시니라 고 즉자히 驕慢  더러 리고〈월인석보 4:25ㄴ〉 ②님 恩澤이 제여곰 두 가지로 아니더시니라〈두시언해 중간본 16:17ㄴ〉. 한편 여기서는 ‘-더시-’가 쓰였는데, 중세 국어에서는 ‘-더시-’와 ‘-시더-’가 모두 활발하게 쓰였다. ¶俱夷  고개 안고 우르시더라〈석보상절 3:34ㄴ〉. ‘-더시-’는 18세기 문헌에서도 나타난다. ¶君이 在커시든 踧踖히 시며 與與히 더시다〈논어율곡언해 2:55ㄱ〉.
주011)
소니:손이. 손님이. 빈객(賓客)이. 사신(使臣)이.
주012)
믈러니거든:물러가면. 므르-[退]+어+니-[行]+거든. ‘므르-’와 ‘니-’가 결합한 합성 동사이다. ‘므르다’는 ‘ᄅᆞ/르’ 불규칙 동사 중 ‘ㄹㄹ’형이다. 그리고 ‘므르다’에는 ‘물러나다(자동사), 그만두다(타동사), 없었던 일로 하다(타동사), 물려받다(타동사), 상하다(자동사), 물렁물렁하다(형용사), 약하다(형용사), 연하다(형용사)’ 등 다양한 의미가 있다. 이 다수의 ‘므르다’ 중에는 동음이의어로 묶이는 것도 있고, 유의어로 처리되어야 할 것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더 자세한 논의를 하지 않는다. ‘-거든’은 ‘-거든, -면, -으니, -으므로, -은데, -건만, -어도’ 등 다양한 의미를 나타낸다. ‘믈러니거든’의 원문 ‘退어든’의 구조는 ‘퇴(退)+이-(서술격 조사 어간)+거든’이다. ‘-거든’의 ‘ㄱ’은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약화된 것이다. ‘退’ 뒤에 서술격 조사 어간을 붙인 것은 문장을 명사처럼 간주하는 현결(懸訣)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원문에 구결을 한글로 달 때에, 구(句)의 끝에는 ‘ᄒᆞ고, ᄒᆞ야, ᄒᆞ시니…’ 등을 붙이지만, 문장 끝에서는 대개 서술격 조사를 사용하여 ‘이니라, 이러시다…’ 등을 붙인다.
주013)
모로매:모름지기. 반드시. ‘모름[不知]에’를 뜻하는 것은 ‘몰로매’이다. 『소학언해』(2:38ㄴ)에서는 ‘반ᄃᆞ시’로 바뀌었다. 『번역소학』 제 3·4권의 ‘모로매’는 예외 없이 『소학언해』에서 ‘반ᄃᆞ시’로 교체되었다.
주014)
도로:도로. 다시. 돌-[廻]+오(부사 파생 접미사).
주015)
엳ᄌᆞ와:여쭈어. 아뢰어. 엳ᄌᆞᆸ/엳ᄌᆞ오-[奏]+아. 엳ᄌᆞᄫᅡ〉엳ᄌᆞ와. ‘ㅸ’의 변화에 따라 모음 어미 앞에 쓰이는 어간의 형태가 변한 것이다. ‘ㅸ’은 이 책에서 보이지 않는다. 언해문뿐 아니라 한자 음역(音譯)에서도 예가 없다. ‘엳ᄌᆞᆸ-’의 ‘ᄌᆞᆸ’은 ‘엳ᄌᆞᆸ-’이라는 한 형태소의 일부이다.
주016)
ᄀᆞ로ᄃᆡ:말하되. 가로대. ᄀᆞᆮ-[曰]+오ᄃᆡ(연결 어미).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의 어근인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주017)
도라보디:돌아보지. 돌-[顧]+아+보-[見]+디(보조적 연결 어미). 현대 국어 보조적 연결 어미 ‘-지’는 ‘-디’가 구개음화한 것이다. 그러나 종결 어미 ‘-지’는 선행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후행절을 부정하는 의미를 지닌 중세 국어 연결 어미 ‘-디’의 발달형이다.
주018)
아니다:아니하였습니다. ‘아니ᄒᆞᄂᆞᅌᅵ다’는 현재시제에 해당하므로 ‘아니합니다’를 뜻한다. 그러나 문맥으로 보아 과거시제에 해당하는 ‘아니ᄒᆞ니ᅌᅵ다(=아니하였습니다)’가 옳다. 이 책은 복각본(覆刻本)이어서 오각이 더러 있는데, ‘ᄒᆞᄂᆞᅌᅵ다’도 ‘ᄒᆞ니ᅌᅵ다’의 오각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38ㄴ)에서는 간접 인용의 ‘아니타’로 나타나는데, 보조 동사인 ‘아니타’는 과거 시제가 된다. 오각이 아니라 번역의 실수일 가능성도 있다. 한편 ‘ㆁ’은 이 책에서 종성에서만 쓰이고 초성에서는 쓰이지 않았는데, 예외적으로 ‘-ᅌᅵ다’가 ‘-이다’와 공존하고 있다. ¶①ᄒᆞ리ᅌᅵ다〈번역소학 8:20ㄴ〉 ②몯ᄒᆞ리이다〈번역소학 9:41ㄱ〉.
주019)
더시다:말씀하셨다. ‘ᄒᆞ다’가 ‘말ᄒᆞ다’를 뜻하는 대동사로 쓰였다. ‘-더시다’를 형태 구조에 충실하게 번역하면 ‘-시더라’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대 국어의 ‘-시더라’가 청자와 직접 대면한 상황에서 쓰이는 해라체 종결 형식임에 비해 ‘-더시다’에는 그러한 화용적 성격이 없으므로 현대역에서는 ‘-셨다’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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