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3
  • 번역소학 제3권
  • 내편(內篇)○제2편 명륜(明倫)○명군신지의(明君臣之義)
  • 명군신지의 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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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군신지의 005


○禮례記긔예 曰왈 君군賜車거馬마ㅣ어시든 乘以이拜賜고 衣의服복이어시든 服복以이拜

번역소학 권3:5ㄴ

賜ㅣ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禮례記긔예 주001)
례긔예:
예기에서. 부사격 조사 ‘에’가 ‘예’로 교체된 것은 모음 충돌 회피가 아니라 순행 동화 현상이다. 이것을 모음 충돌 회피로 보면 ‘론어에(=論語에)’(3:6ㄴ)를 설명할 수 없다.
로 주002)
로:
말하되. ‘ᄀᆞᆮ-[曰]+오ᄃᆡ’이다.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을 통해 알 수 있는 재구형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님금이 주003)
님금이:
임금이. ‘님그미’로 연철하지 않고 분철하였다.
술위 주004)
술위:
수레.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는 대개 ‘술위’로 나타난다. ‘수레’(능엄경언해 8:88ㄴ)가 보이기는 하지만, 아주 드문 예이다. ‘술위’는 근대 국어 말기 문헌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와 주005)
ᄆᆞᆯ와ᄅᆞᆯ:
말을. ᄆᆞᆯ[馬]+과(접속 조사)+ᄅᆞᆯ(목적격 조사). ‘과’의 ‘ㄱ’이 받침 ‘ㄹ’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ㅇ’으로 표기한 것이다. 이때의 ‘ㅇ’은 음운론적으로는 자음의 성격을 지닌다. ‘술위와 ᄆᆞᆯ와ᄅᆞᆯ’은 명사 접속구에서 마지막 접속항 뒤에도 접속 조사를 쓰는 중세 국어의 특징을 보여 준다. 이를 집단 곡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어시든 주006)
주어시든:
주시거든. 주-[賜]+어(확정법 선어말 어미)+시(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든(연결 어미). ‘-어-’는 확정법 선어말 어미 ‘-거-’의 이형태이다. 일반적으로 타동사에서는 ‘-어/아-’가 쓰이고 그 밖의 용언에서는 ‘-거-’가 쓰였다. ‘-든’은 ‘조건’을 나타낸다. 중세 국어의 ‘-든’은 대개 ‘-거-’와 결합한 ‘-거든’으로 나타나므로 공시적으로 보면 한 형태소처럼 보인다. 동사 어간 ‘오-’ 뒤에서 ‘-나ᄃᆞᆫ’으로 나타난다. 중세 국어에서는 현대 국어와 달리 ‘-거-’가 ‘-시-’의 앞에 놓인다. ‘-거시든(어시든)’은 형태 구조 면에서는 현대 국어의 ‘-시거든’에 해당하지만 의미 면에서는 ‘-시면’에 해당한다. 현대 국어의 ‘-거든’은 ‘어떤 일이 사실이면’ 또는 ‘어떤 일이 사실로 실현되면’의 뜻을 나타낼 때에 대개 명령문과 연결되는데, 여기의 ‘-거시든’은 그러한 ‘-거든’과는 성격이 다르다.
주007)
타:
타고. ᄐᆞ-[乘]+아(연결 어미). 어간 끝 모음 ‘ㆍ’가 연결 어미 ‘-아’ 앞에서 탈락한 것이다. ¶太子ㅣ 羊 술위 시고 東山애도 가시며〈석보상절 3:6ㄴ〉.
주008)
가:
가서. 가-[去]+아(연결 어미).
주샤 주009)
주샤:
주심을. 주심에 대하여. 주-[賜]+샤+옴(명사형 어미)+을. ‘-샤-’는 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 ‘-시-’의 고형(古形)이다. ‘-샤-’와 ‘-옴’이 결합하여 ‘-샴’이 된 것이다.
저고 주010)
저고:
절하옵고. 절-[拜](동사 어간)+ᅀᆞᆸ(겸양 선어말 어미)+고. ‘ㅿ’ 앞에서 ‘ㄹ’ 받침이 탈락한 것이다. 여기서는 ‘-ᅀᆞᆸ-’이 객체에 대한 주체의 겸양을 나타낸다. ‘저ᅀᆞᆸ고’의 목적어가 ‘주샤ᄆᆞᆯ’인 것이 특이하다. 대개는 ‘저ᅀᆞᆸ다’의 목적어는 사람으로 나타나며, 부사격 조사 ‘ᄭᅴ’가 쓰인 부사어가 쓰이기도 한다. 한편 ‘저ᅀᆞᆸ다’ 외에 ‘절ᄒᆞᅀᆞᆸ다’도 쓰였다. ¶① 釋迦牟尼佛을 저 供養 리라〈월인석보 18:8ㄴ〉 ②이 女人이 믈 흘려 菩薩을 저고 곧 지븨 도라가 매 그기 發願야〈관음경언해 11ㄴ〉 ③釋迦牟尼佛 저 供養라〈석보상절 19:41ㄱ〉 ④太子 절ᄒᆞᅀᆞᆸ고〈석보상절 3:8ㄱ〉. 이 책에는 ‘ㅿ’이 쓰인 예도 있고 ‘ㅇ’으로 변화한 예도 있다. ¶①할아며 기리논 예〈번역소학 6:24ㄴ〉, 어버ᅀᅵ〈번역소학 9:8ㄱ〉 ②ᄉᆞ이〈번역소학 8:11ㄴ, 10:9ㄴ〉, 어버이〈번역소학 9:8ㄴ〉.
오시어든 주011)
오시어든:
(주신 것이) 옷이면. 옷[衣]+이-(서술격 조사 어간)+거(확정법 선어말 어미)+든(조건 표시 연결 어미). 서술격 조사 어간 ‘이/ㅣ-’ 뒤에서 ‘ㄱ’이 약화된 것이다.
니버 주012)
니버:
입어서. 닙-[服]+어.
주샤 저올 디니라 주013)
저올 디니라:
절할지니라. 절-[拜]+ᅀᆞᆸ(겸양 선어말 어미)+ᄋᆞᆯ(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니+라(종결 어미). 저ᅀᆞᄫᆞᆯ〉저ᅀᆞ올. ‘ᄫᆞ’가 ‘오’로 변한 것이다. 평서문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認知)를 요구하는 선어말 어미이다. ‘-ㄹ 디니라’는 [의무, 당연]의 의미를 나타낸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예기』에서 이르기를, 임금이 수레와 말을 주시면 타고 가서 주신 것에 대하여 절하여 예를 올리고, 주신 것이 옷이면 입고 가서 주신 것에 대하여 절하여 예를 올릴지니라.
〈해설〉 출전 : 예기 옥조(玉藻). 주석(소학집성) : 공씨(孔氏)가 말하였다. “무릇 임금의 하사품을 받을 때에는, 하사품이 이르면 절을 하고, 그 다음날에 다시 하사받은 것을 타거나 입고 임금이 계신 곳에 가서 또 절을 하니, 임금의 은혜를 중히 여기는 것이다.”(孔氏曰 凡受君賜 賜至則拜 至明日 更乘服所賜 往至君所又拜 重君恩也). 『예기』는 오경(五經)의 하나이다. 하(夏)·은(殷)·주(周) 이래의 문물 제도와 의례(儀禮) 및 예절 등을 기록한 책이다. 원문의 집필은 공자(B.C. 551~479)가 시작하였지만 후학들이 이를 계승하여 집필하였다. 그것을 B.C. 2세기경에 숙질(叔姪) 간인 대덕(戴德)과 대성(戴聖)이 정리하였기 때문에 『예경(禮經)』이 아니라 『예기(禮記)』라고 한다. 숙부인 대덕(戴德)이 85편으로 정리한 『대대예기(大戴禮記)』가 있었고 조카인 대성(戴聖)이 정리한 『소대예기(小戴禮記)』가 있었는데, 후한(後漢)의 정현(鄭玄)이 『소대예기』에 주석을 붙임으로써, 오늘날 『예기』라고 하면 『소대예기』를 가리키게 되었다. 「옥조(玉藻)」에서는 천자(天子)·제후(諸侯)·대부(大夫)·사(士) 등이 면복(冕服)이나 홀(笏)을 착용하는 제도 및 예를 행할 때의 몸가짐과 절도 등에 대해 기록하였다. 이 편을 「옥조(玉藻)」라고 이름붙인 것은 첫머리가 ‘천자옥조(天子玉藻)’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공씨(孔氏)는 당(唐)나라 태종 때의 문신이자 학자인 공영달(孔穎達: 574~648)이다. 천문과 수학에 능통하였으며 『수서(隋書)』와 『오경정의(五經正義)』 등을 편찬하였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君군이 未미有유命이어시든 弗블敢감卽즉乘服복也야ㅣ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님금이 라 주014)
라:
타라. ᄐᆞ-[乘]+라(명령 종결 어미). 이 대목은 원문을 의역한 것이다. 이 대목이 『소학언해』(2:40ㄱ-ㄴ)에서는 ‘님금이 命이 잇디 아니커시든 敢히 즉제 ᄐᆞ며 닙디 몯ᄒᆞᄂᆞ니라’로 바뀌었다.
시며 니브라 주015)
니브라:
입으라. 닙-[服]+으라(명령 종결 어미).
신 命이 잇디 아니커시든 주016)
아니커시든:
아니하시면. 아니(부사)+ᄒᆞ-[爲]+거(확정법 선어말 어미)+시+든(조건 표시 연결 어미). 이 책(3:32ㄱ)에서는 ‘보아시ᄃᆞᆫ’도 보인다. ‘-든’과 ‘-ᄃᆞᆫ’이 혼용된 것은 ‘ㆍ’의 음가가 이 당시에 이미 불안정하였음을 시사한다.
간도 주017)
간도:
절대로. 이 책에서는 ‘자ᇝ간’(3:5ㄴ, 17ㄴ, 20ㄴ, 45ㄱ)과 ‘잠ᄭᅡᆫ’(3:12ㄴ, 30ㄴ, 31ㄱ, 31ㄴ, 4:1ㄴ)이 비슷한 빈도로 나타난다. ‘자ᇝ간’은 한자어 ‘暫間’인데, 중세 국어에서 대개 훈민정음 표기 ‘간’으로 나타난다. 본래는 현대 국어 ‘잠깐’과 같이 ‘아주 짧은 시간’을 뜻한다. 한편 ‘잠ᄭᅡᆫ’이 원문 ‘曾’의 번역어로 쓰인 예도 있다. ¶히 아  잠도 그츤  업스니 이 이 變易디 아니 디라(能知之心은 不曾間斷니 此是不變易義也ㅣ니라)〈법집별행록 36ㄴ-37ㄱ〉. 다음 예문에서는 ‘잠간’이 ‘조금, 약간’의 뜻으로도 쓰였다. ¶오날 셰 일로 더브러 잠간 다오니〈천의소감언해 1:5ㄱ〉. 이 ‘잠간’은 한문본 『천의소감』(1:3ㄱ)에 ‘稍(=조금)’로 적혀 있다.
즉재 주018)
즉재:
즉시. 『석보상절』에서는 ‘즉자히’가 쓰였고, 『월인석보』에서는 ‘즉자히’와 ‘즉재’가 다 쓰였다. 15세기 말에는 ‘즉제’가 나타나고, 18세기에는 ‘즉ᄌᆡ’가 나타난다. ‘즉’은 한자어 ‘卽’으로 보인다. ‘ㆍ’가 소멸된 뒤에는 ‘즉재’가 ‘즉ᄌᆡ’로 변하기도 하였다. ¶①그 仙人이 즉자히 虛空애 라오나〈석보상절 3:1ㄴ〉 ②즉자히 니러 合掌야〈월석 12:2ㄱ〉 ③그제 善宿ㅣ 즉재 究羅帝의게 가 닐오〈월인석보 9:35下ㄴ〉 ④아라 우희 면 즉제 됴리라〈구급간이방 2:91ㄱ〉 ⑤시혹 니근은 듣고 즉 신슈며〈지장경언해 상 15ㄱ〉.
며 닙디 주019)
닙디:
입지. 닙-[服]+디(보조적 연결 어미).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 어미 ‘-지’와 종결 어미 ‘-지’는 기원이 전혀 다르다. 보조적 연결 어미 ‘-지’는 연결 어미 ‘-디’가 발달한 것이고, 종결 어미 ‘-지’는 연결 어미 ‘-디’가 발달한 것이다. ‘-디’는 선행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후행절을 부정하는 의미로 쓰였다.
마롤 디니라 주020)
마롤 디니라:
말지니라. 말-[勿]+오(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니(사태에 대한 인지 요구의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현대 국어에서는 ‘말다’의 어간 ‘말-’과 관형사형 어미 ‘-을’이 결합하면 ‘말’이 되는데, 여기서는 ‘말-’과 ‘-올’이 결합하여 ‘마롤’이 되었다.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의 ‘-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평서문 종결 어미 ‘-다’의 이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연결 어미 ‘-어’의 이형태이다. 이 둘은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임금이 타라 하시며 입으라 하신 명령이 있지 아니하면 절대로 즉시 타거나 입지 말지니라.
〈해설〉 출전 : 예기 옥조(玉藻). 주석(소학집성) : 하사(下賜)를 거치지 않으면 비록 수레와 말과 옷이 있더라도 감히 곧바로 입거나 타서는 안 됨을 말한 것이다. 후세에 삼품(三品)은 비록 자줏빛 옷을 입을 수 있고, 오품(五品)은 비록 붉은 색 옷을 입을 수 있었지만, 반드시 임금이 하사한 후에야 입었던 것과 같다.(謂非經賜 雖有車馬衣服 不敢輒乘服也 若後世 三品雖應服紫 五品雖應服緋 必君賜而後服). 신하는 임금의 명령에만 움직이라는 말이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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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례긔예:예기에서. 부사격 조사 ‘에’가 ‘예’로 교체된 것은 모음 충돌 회피가 아니라 순행 동화 현상이다. 이것을 모음 충돌 회피로 보면 ‘론어에(=論語에)’(3:6ㄴ)를 설명할 수 없다.
주002)
로:말하되. ‘ᄀᆞᆮ-[曰]+오ᄃᆡ’이다.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을 통해 알 수 있는 재구형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주003)
님금이:임금이. ‘님그미’로 연철하지 않고 분철하였다.
주004)
술위:수레.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는 대개 ‘술위’로 나타난다. ‘수레’(능엄경언해 8:88ㄴ)가 보이기는 하지만, 아주 드문 예이다. ‘술위’는 근대 국어 말기 문헌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주005)
ᄆᆞᆯ와ᄅᆞᆯ:말을. ᄆᆞᆯ[馬]+과(접속 조사)+ᄅᆞᆯ(목적격 조사). ‘과’의 ‘ㄱ’이 받침 ‘ㄹ’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ㅇ’으로 표기한 것이다. 이때의 ‘ㅇ’은 음운론적으로는 자음의 성격을 지닌다. ‘술위와 ᄆᆞᆯ와ᄅᆞᆯ’은 명사 접속구에서 마지막 접속항 뒤에도 접속 조사를 쓰는 중세 국어의 특징을 보여 준다. 이를 집단 곡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006)
주어시든:주시거든. 주-[賜]+어(확정법 선어말 어미)+시(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든(연결 어미). ‘-어-’는 확정법 선어말 어미 ‘-거-’의 이형태이다. 일반적으로 타동사에서는 ‘-어/아-’가 쓰이고 그 밖의 용언에서는 ‘-거-’가 쓰였다. ‘-든’은 ‘조건’을 나타낸다. 중세 국어의 ‘-든’은 대개 ‘-거-’와 결합한 ‘-거든’으로 나타나므로 공시적으로 보면 한 형태소처럼 보인다. 동사 어간 ‘오-’ 뒤에서 ‘-나ᄃᆞᆫ’으로 나타난다. 중세 국어에서는 현대 국어와 달리 ‘-거-’가 ‘-시-’의 앞에 놓인다. ‘-거시든(어시든)’은 형태 구조 면에서는 현대 국어의 ‘-시거든’에 해당하지만 의미 면에서는 ‘-시면’에 해당한다. 현대 국어의 ‘-거든’은 ‘어떤 일이 사실이면’ 또는 ‘어떤 일이 사실로 실현되면’의 뜻을 나타낼 때에 대개 명령문과 연결되는데, 여기의 ‘-거시든’은 그러한 ‘-거든’과는 성격이 다르다.
주007)
타:타고. ᄐᆞ-[乘]+아(연결 어미). 어간 끝 모음 ‘ㆍ’가 연결 어미 ‘-아’ 앞에서 탈락한 것이다. ¶太子ㅣ 羊 술위 시고 東山애도 가시며〈석보상절 3:6ㄴ〉.
주008)
가:가서. 가-[去]+아(연결 어미).
주009)
주샤:주심을. 주심에 대하여. 주-[賜]+샤+옴(명사형 어미)+을. ‘-샤-’는 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 ‘-시-’의 고형(古形)이다. ‘-샤-’와 ‘-옴’이 결합하여 ‘-샴’이 된 것이다.
주010)
저고:절하옵고. 절-[拜](동사 어간)+ᅀᆞᆸ(겸양 선어말 어미)+고. ‘ㅿ’ 앞에서 ‘ㄹ’ 받침이 탈락한 것이다. 여기서는 ‘-ᅀᆞᆸ-’이 객체에 대한 주체의 겸양을 나타낸다. ‘저ᅀᆞᆸ고’의 목적어가 ‘주샤ᄆᆞᆯ’인 것이 특이하다. 대개는 ‘저ᅀᆞᆸ다’의 목적어는 사람으로 나타나며, 부사격 조사 ‘ᄭᅴ’가 쓰인 부사어가 쓰이기도 한다. 한편 ‘저ᅀᆞᆸ다’ 외에 ‘절ᄒᆞᅀᆞᆸ다’도 쓰였다. ¶① 釋迦牟尼佛을 저 供養 리라〈월인석보 18:8ㄴ〉 ②이 女人이 믈 흘려 菩薩을 저고 곧 지븨 도라가 매 그기 發願야〈관음경언해 11ㄴ〉 ③釋迦牟尼佛 저 供養라〈석보상절 19:41ㄱ〉 ④太子 절ᄒᆞᅀᆞᆸ고〈석보상절 3:8ㄱ〉. 이 책에는 ‘ㅿ’이 쓰인 예도 있고 ‘ㅇ’으로 변화한 예도 있다. ¶①할아며 기리논 예〈번역소학 6:24ㄴ〉, 어버ᅀᅵ〈번역소학 9:8ㄱ〉 ②ᄉᆞ이〈번역소학 8:11ㄴ, 10:9ㄴ〉, 어버이〈번역소학 9:8ㄴ〉.
주011)
오시어든:(주신 것이) 옷이면. 옷[衣]+이-(서술격 조사 어간)+거(확정법 선어말 어미)+든(조건 표시 연결 어미). 서술격 조사 어간 ‘이/ㅣ-’ 뒤에서 ‘ㄱ’이 약화된 것이다.
주012)
니버:입어서. 닙-[服]+어.
주013)
저올 디니라:절할지니라. 절-[拜]+ᅀᆞᆸ(겸양 선어말 어미)+ᄋᆞᆯ(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니+라(종결 어미). 저ᅀᆞᄫᆞᆯ〉저ᅀᆞ올. ‘ᄫᆞ’가 ‘오’로 변한 것이다. 평서문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認知)를 요구하는 선어말 어미이다. ‘-ㄹ 디니라’는 [의무, 당연]의 의미를 나타낸다.
주014)
라:타라. ᄐᆞ-[乘]+라(명령 종결 어미). 이 대목은 원문을 의역한 것이다. 이 대목이 『소학언해』(2:40ㄱ-ㄴ)에서는 ‘님금이 命이 잇디 아니커시든 敢히 즉제 ᄐᆞ며 닙디 몯ᄒᆞᄂᆞ니라’로 바뀌었다.
주015)
니브라:입으라. 닙-[服]+으라(명령 종결 어미).
주016)
아니커시든:아니하시면. 아니(부사)+ᄒᆞ-[爲]+거(확정법 선어말 어미)+시+든(조건 표시 연결 어미). 이 책(3:32ㄱ)에서는 ‘보아시ᄃᆞᆫ’도 보인다. ‘-든’과 ‘-ᄃᆞᆫ’이 혼용된 것은 ‘ㆍ’의 음가가 이 당시에 이미 불안정하였음을 시사한다.
주017)
간도:절대로. 이 책에서는 ‘자ᇝ간’(3:5ㄴ, 17ㄴ, 20ㄴ, 45ㄱ)과 ‘잠ᄭᅡᆫ’(3:12ㄴ, 30ㄴ, 31ㄱ, 31ㄴ, 4:1ㄴ)이 비슷한 빈도로 나타난다. ‘자ᇝ간’은 한자어 ‘暫間’인데, 중세 국어에서 대개 훈민정음 표기 ‘간’으로 나타난다. 본래는 현대 국어 ‘잠깐’과 같이 ‘아주 짧은 시간’을 뜻한다. 한편 ‘잠ᄭᅡᆫ’이 원문 ‘曾’의 번역어로 쓰인 예도 있다. ¶히 아  잠도 그츤  업스니 이 이 變易디 아니 디라(能知之心은 不曾間斷니 此是不變易義也ㅣ니라)〈법집별행록 36ㄴ-37ㄱ〉. 다음 예문에서는 ‘잠간’이 ‘조금, 약간’의 뜻으로도 쓰였다. ¶오날 셰 일로 더브러 잠간 다오니〈천의소감언해 1:5ㄱ〉. 이 ‘잠간’은 한문본 『천의소감』(1:3ㄱ)에 ‘稍(=조금)’로 적혀 있다.
주018)
즉재:즉시. 『석보상절』에서는 ‘즉자히’가 쓰였고, 『월인석보』에서는 ‘즉자히’와 ‘즉재’가 다 쓰였다. 15세기 말에는 ‘즉제’가 나타나고, 18세기에는 ‘즉ᄌᆡ’가 나타난다. ‘즉’은 한자어 ‘卽’으로 보인다. ‘ㆍ’가 소멸된 뒤에는 ‘즉재’가 ‘즉ᄌᆡ’로 변하기도 하였다. ¶①그 仙人이 즉자히 虛空애 라오나〈석보상절 3:1ㄴ〉 ②즉자히 니러 合掌야〈월석 12:2ㄱ〉 ③그제 善宿ㅣ 즉재 究羅帝의게 가 닐오〈월인석보 9:35下ㄴ〉 ④아라 우희 면 즉제 됴리라〈구급간이방 2:91ㄱ〉 ⑤시혹 니근은 듣고 즉 신슈며〈지장경언해 상 15ㄱ〉.
주019)
닙디:입지. 닙-[服]+디(보조적 연결 어미).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 어미 ‘-지’와 종결 어미 ‘-지’는 기원이 전혀 다르다. 보조적 연결 어미 ‘-지’는 연결 어미 ‘-디’가 발달한 것이고, 종결 어미 ‘-지’는 연결 어미 ‘-디’가 발달한 것이다. ‘-디’는 선행 종속절을 강하게 긍정하고, 후행절을 부정하는 의미로 쓰였다.
주020)
마롤 디니라:말지니라. 말-[勿]+오(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니(사태에 대한 인지 요구의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현대 국어에서는 ‘말다’의 어간 ‘말-’과 관형사형 어미 ‘-을’이 결합하면 ‘말’이 되는데, 여기서는 ‘말-’과 ‘-올’이 결합하여 ‘마롤’이 되었다.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의 ‘-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평서문 종결 어미 ‘-다’의 이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연결 어미 ‘-어’의 이형태이다. 이 둘은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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