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외內不블共井며 不블共湢핍浴욕며 不블通寢침席셕며 不블通乞걸假가고
번역소학 권3:19ㄱ
男남女녀ㅣ 不블通衣의裳이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밧과 주001) 안쾌 주002) 안쾌: 안사람이. 안ㅎ[內]+과(접속 조사)+ㅣ(주격 조사).
우므를 주003) 어우러 주004) 긷디 주005) 긷디: 긷지. ‘어우러 긷디 말며’가 『소학언해』(2:52ㄱ)에서는 ‘ᄒᆞᆫ가지로 아니ᄒᆞ며’로 바뀌었다. 함께 긷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함께 물을 긷는 일을 막기 위해 아예 한 우물을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로 보인다.
말며
주006) 셔 주007) 셔: 데에서. 곳에서. ᄃᆡ[處]+ᄋᆡ(부사격 조사)+셔(보조사). ‘셔’의 기원은 ‘시-[在](동사 어간)+어(연결 어미)’이다.
沐목浴욕
디 주008) ᄀᆞᆷ디: 감지. 현대 국어에서 ‘감다’의 목적어가 될 수 있는 것은 ‘머리, 멱’인데, 여기서는 ‘목욕’이 목적어이다. ‘목욕ᄀᆞᆷ다’가 합성어일 가능성도 있다.
말며
잘 주009) 도 주010) 도ᄭᆞᆯ: 돗자리를. 도ᇧ[席]+ᄋᆞᆯ(목적격 조사). ‘도ᇧ’은 ‘자리’를 뜻하기도 하고 ‘배의 돛’을 뜻하기도 한다.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만 ‘도ᇧ’으로 나타나고, 그 밖의 환경에서는 ‘돗’으로 나타난다. ¶①席 돗 셕〈훈몽자회 중 6ㄴ〉 ②帆 옛 돗기라〈금강경삼가해 3:24ㄱ〉.
서르 디 말며 서르
빐디 주011) 빐ᄢᅮ디: 빌리지. ‘빌다’와 ‘ᄢᅮ다(ᄭᅮ다)’가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인데, ‘빌다’와 ‘ᄢᅮ다’의 의미가 문제이다. ‘빐ᄢᅮ-’의 원문은 ‘乞假’인데, ‘乞’은 ‘남의 것을 무상으로 얻음’이고, ‘假’는 ‘남의 것을 일시적으로 받아서 씀’이다. 그리고 중세 국어의 ‘빌다’는 [乞]을 뜻하기도 하고 [假]를 뜻하기도 하였다. ¶①녜 如來 婆羅門 해 糧食 빌어시〈월인석보 4:26ㄴ〉 ②그 뎨 가샤 자리 빌어시 迦葉이 닐오 이 자실 뷘 房이 업고 오직 火龍 돌 窟이 잇니〈시식권공언해 21ㄴ〉. ‘ᄢᅮ다(ᄭᅮ다)’는 [借]를 뜻한다. ¶이 아비 죽거늘 무들 거시 업서 게 돈 어 묻고〈삼강행실도 동경대 11ㄱ〉. 그렇다면 ‘빐ᄢᅮ다’는 [乞]을 뜻하는 ‘빌-’과 [借]를 뜻하는 ‘ᄢᅮ-’가 결합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빌-’에 두 가지 의미가 있지만, 여기서는 의미가 한정되어 [乞]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서르 빐디’가 『소학언해』(2:52ㄱ)에서는 ‘빌며 빌리기’로 적혀 있다. ‘빌리-’는 ‘빌이-’가 변한 것이다. ‘빌이-, 빌리-’는 다음 예문에서 보듯이 ‘빌려 주다’를 뜻한다. ¶①그 아비 그 니 구짓고 北녁 堀애 브리 블 가져오라 야 그 니미 아 말 드르샤 北堀로 가시니 거름마다 발 드르신 해 다 蓮花ㅣ 나니 자최 조차 느러니 次第로 길 더니 北堀애 가 블 빌이쇼셔 야시 그 仙人이 이 니 福德이 자최마다 蓮花ㅣ 나논 고 보고 닐오 블옷 얻고져 거든 네 올 녁그로 내 堀 닐굽 번 돌라〈석보상절 11:26ㄱ-ㄴ〉 ②이 쟉도 이 우리 권당의 집 거시라 졔 즐겨 빌리지 아니거 이 내 져의게 懇求여 비러 와시니〈노걸대신석언해 1:24ㄱ〉. ‘假’에는 ‘빌려 주다’란 뜻도 있으므로, 『소학언해』에서는 ‘乞’은 ‘빌려 씀’을 뜻하는 ‘빌-’로 번역하고 ‘假’는 ‘빌려 줌’을 뜻하는 ‘빌리-’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말며 남진 겨지비
옷 주012) 고의 주013) 고의: 고의(袴衣). 원문은 ‘裳’이다. 『소학언해』(2:52ㄱ)에는 ‘치마’로 나타난다. ‘袴’는 ‘가랭이가 있는 아랫도리’이다.
섯디 주014) 섯디: 섞지. 통용하지. 서ᇧ-[混]+디(연결 어미).
마롤 디니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바깥사람
(남자)
과 안사람
(여자)
이 우물물을 함께 긷지 말며, 같은 곳에서 목욕을 하지 말며, 잠자는 돗자리를 서로 통용(通用)하지 말며, 서로 빌리고 꾸지 말며, 남자와 여자가 저고리와 치마를 통용하지 말지니라.
〈해설〉 출전 : 예기 내칙(內則). 주석(소학집해) : 유씨(劉氏)가 말하였다. “우물을 함께 쓰지 않는다고 한 것은 함께 물을 길을 것을 염려한 것이고, 욕실을 함께 쓰지 않는다고 한 것은 서로 지나치게 가까워짐을 염려한 것이고, 잠자는 자리를 함께 쓰지 않는다고 한 것은 서로 가까워짐을 염려한 것이고, 빌리고 꾸는 것을 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서로 거래함을 염려한 것이고, 옷을 함께 두지 않는다고 한 것은 뒤섞임을 염려한 것이다.”(劉氏曰 不共井 嫌同汲也 不共湢浴 嫌相褻也 不通寢席 嫌相親也 不通乞假 嫌往來也 不通衣裳 惡淆雜也). 유씨(劉氏)는 유이(劉彝: 1017~1086)이다. 자(字)는 집중(執中)이며, 호원(胡瑗)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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