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3
  • 번역소학 제3권
  • 내편(內篇)○제2편 명륜(明倫)○명군신지의(明君臣之義)
  • 명군신지의 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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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군신지의 007


○御어食식於어君군에 君군이 賜餘여ㅣ어시든 器긔之지漑개者쟈란 不블寫샤고 其기餘여를 皆寫샤ㅣ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님금 주001)
님금:
임금께. 임금을. 님금+ᄭᅴ. ‘ᄭᅴ’는 높임의 부사격(여격) 조사이다. 기원적 구조는 ‘ㅅ(관형격 조사)+그ᇰ(처소 표시 의존명사)+의(부사격 조사)’이다. ‘ㅅ’은 높임의 대상이 되는 명사 또는 무정 명사에 붙는 관형격 조사이다.
뫼셔 주002)
뫼셔:
모시어. 모시고. 여기서는 ‘뫼셔’의 대상이 부사어로 실현되어 있다. 이처럼 ‘뫼시다, 뫼ᅀᆞᆸ다’가 목적어가 없이 쓰이면서 부사어와 호응하는 것처럼 보이는 예가 많이 나타난다. 『소학언해』에서도 같은 예가 많이 보인다. ¶①님금 뫼셔〈3:6ㄱ〉→님금ᄭᅴ 뫼와셔〈소학언해 2:40ㄴ〉 ②님금 뫼셔〈3:7ㄱ〉→님금ᄭᅴ 뫼셔〈소학언해 2:41ㄴ〉 ③先生ᄭᅴ 뫼셔〈3:28ㄴ〉→先生ᄭᅴ 뫼셔〈소학언해 2:60ㄴ〉 ④얼우신ᄭᅴ 뫼셔〈3:30ㄴ, 3:31ㄱ〉→얼운의게 뫼셔〈소학언해 2:62ㄱ, 2:62ㄴ〉. 이 책에서는 목적어와 같이 쓰인 것이 『소학언해』에서 부사어와 같이 쓰인 것도 있다. ¶①君子ᄅᆞᆯ 뫼ᅀᆞ와〈3:29ㄱ〉→君子ᄭᅴ 뫼셔〈소학언해 2:61ㄱ〉 ②君子ᄅᆞᆯ 뫼셔〈3:29ㄴ, 30ㄱ, 3:31ㄴ〉→君子ᄭᅴ 뫼셔〈소학언해 2:61ㄴ, 61ㄴ, 2:63ㄱ〉. 『논어언해』에서도 예가 보이는데, 원문은 이 책(3:6ㄱ)의 원문과 같다. ¶君 뫼셔 食실 제 君이 祭시거든〈논어언해 2:60ㄱ〉. 이 현상은 『내훈』에서 처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예문은 이 책(3:6ㄱ)과 같은 원문을 번역한 것이다. ¶님금 뫼셔 밥 머그실 저긔〈내훈 1:9ㄱ〉. 다음 예문을 통해 ‘뫼시다, 뫼ᅀᆞᆸ다’가 타동사인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①부텻 舍利 뫼셔다가 供養리라 야〈석보상절 23:46ㄱ〉 ②리 사 마자 馬廏에 드러 오나 聖宗 뫼셔 九泉에 가려 시니〈용비어천가 109〉 ③群臣이 武皇을 뫼도다〈두시언해 초간본 14:10ㄴ〉. ‘뫼시다, 뫼ᅀᆞᆸ다’가 마치 목적어 없이 부사어와 호응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에 대하여 다음 예문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 ¶昭陽殿 안햇 第一엣 사미 輦에 同야 님그믈 졷와 님 겨틔 뫼더니라〈두시언해 초간본 11:16ㄱ〉. ‘겨틔’와 ‘의게, ᄭᅴ’는 모두 처소와 관련된 명사를 지니고 있다. ‘의게’의 기원적 구조는 ‘의(안 높임의 관형격 조사)+긍(처소 지칭 의존명사)+에(부사격 조사)’이고, ‘ᄭᅴ’의 기원적 구조는 ‘ㅅ(높임의 관형격 조사)+그ᇰ(처소 지칭 의존명사)+의(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NP+ᄭᅴ’와 ‘NP+의게’ 역시 ‘NP 곁에서’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내부에 처소 명사를 지니고 있는 ‘의게, ᄭᅴ’는 애초에는 [도달점]을 뜻하는 부사격 조사로 쓰이다가, 분포가 확대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뫼ᅀᆞᆸ다’에서 어간 ‘뫼-’가 도출되는데, ‘뫼시-’에서는 어간 ‘뫼-’를 도출하기가 어렵다. ‘뫼시-’에 ‘-ᅀᆞᇦ-’이 쓰인 예도 있다. ¶大神히 뫼시니〈월인천강지곡 기 23〉. 그렇다면 두 어간 ‘뫼-’와 ‘뫼시-’가 공존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뫼다, 뫼시다’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해제를 참고할 것.
머글 주003)
머글:
먹을.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 대개 ‘머글’로 나타나는데, ‘머구ᇙ’과 ‘머굴’도 나타난다. ¶①밥 머글 만 너겨〈석보상절 13:34ㄱ〉 ②오직 法喜 禪悅을 머글 미라〈월인석보 15:15ㄴ〉 ③머 것 爲며 니 것 爲〈월인석보 22:4ㄱ〉 ④깃거 머굴 거슬 더라〈내훈 3:33ㄱ〉 ⑤丹砂藥 머굴 미 늘거도 것디 아니〈두시언해 초간본 3:21ㄴ〉.
주004)
제:
제에. 때에. ‘제’는 한자어 ‘際’로 보이는데, 언제나 훈민정음으로 표기되었다. 제+Ø(부사격 조사). 음절 부음 [j]로 끝나는 시간과 장소 관련 명사 뒤에서는 부사격 조사 ‘에/예//의’가 외현되지 않는다.
님금이 나 주005)
나:
남은. 남-[餘]+ᄋᆞᆫ. [越]을 뜻하는 현대 국어 ‘넘다’는 중세 국어에서 ‘남다’ 또는 ‘넘다’로 나타난다. ¶①虛空로 城 나마 나시니라〈석보상절 3:30ㄱ〉 ②爲頭 도기 담 너머 드러〈월인석보 10:25ㄱ〉.
거슬 주어시든 주006)
주어시든:
주시거든. 주-[賜]+어(확정법 선어말 어미)+시(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든(연결 어미). ‘-어-’는 확정법 선어말 어미 ‘-거-’의 이형태이다. 일반적으로 타동사에서는 ‘-어/아-’가 쓰이고 그 밖의 용언에서는 ‘-거-’가 쓰였다. ‘-든’은 ‘조건’을 나타낸다. 중세 국어의 ‘-든’은 대개 ‘-거-’와 결합한 ‘-거든’으로 나타나므로 공시적으로 보면 한 형태소처럼 보인다. 동사 어간 ‘오-’ 뒤에서 ‘-나ᄃᆞᆫ’으로 나타난다. 중세 국어에서는 현대 국어와 달리 ‘-거-’가 ‘-시-’의 앞에 놓인다. ‘-거시든(어시든)’은 형태 구조 면에서는 현대 국어의 ‘-시거든’에 해당하지만 의미 면에서는 ‘-시면’에 해당한다. 현대 국어의 ‘-거든’은 ‘어떤 일이 사실이면’ 또는 ‘어떤 일이 사실로 실현되면’의 뜻을 나타낼 때에 대개 명령문과 연결되는데, 여기의 ‘-거시든’은 그러한 ‘-거든’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르싀 시 주007)
시:
씻을. 씻을 수 있는. 싯-[洗, 漑]+ᄋᆞᆯ(관형사형 어미).
거스란 주008)
거스란:
것은. 것이라면. 것+으란. ‘-으란’은 [차이]나 [대조]를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솓디 주009)
솓디:
쏟지. 솓-[寫]+디(보조적 연결 어미). 솓다〉쏟다. 원문의 ‘寫’는 ‘瀉’와 같다.
말오 주010)
말오:
말고. 말-[不, 勿]+고(연결 어미). ‘-고’의 ‘ㄱ’이 받침 ‘ㄹ’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ㅇ’으로 표기한 것이다. 이때의 ‘ㅇ’은 음운론적으로는 자음에 해당하기 때문에 ‘마로’로 연철되지 않는다.
나 주011)
나:
남은. 나머지. 씻을 수 있는 그릇 이외의.

번역소학 권3:6ㄴ

스란 주012)
다:
다. 모두. 부사 ‘다’는 동사 ‘다ᄋᆞ다’에서 파생된 것이다. 즉 ‘다ᄋᆞ-[盡](동사 어간)+아(연결 어미)’로 이루어진 활용형 ‘다아’가 부사로 파생된 뒤 ‘다’로 축약된 것이다. 동사 ‘다ᄋᆞ다’는 후대에 ‘다다’를 거쳐 ‘다하다’로 발달하였다. ¶①죽을 힘을 다여〈서궁일기 38ㄴ〉 ②지아비 죽거 셜워호믈 다고 복을 고 오히려 졔복 벗디 아니더니〈동국신속삼강행실도 열녀 1:35ㄴ〉. 현대 국어 부사 ‘다’에는 ‘남들이 다 가는 고향을 나는 왜 못 가나?’에서와 같이 ‘남거나 빠진 것이 없이 모두’를 뜻하기도 하고, ‘신이 다 닳았다.’에서와 같이 행동이나 상태의 정도가 한도(限度)에 이르렀음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의 ‘다’는 전자에 해당한다.
소다셔 주013)
소다셔:
쏟아서. 솓-[寫]+아셔. 연결 어미 ‘-아셔’의 기원적 구조는 ‘아(연결 어미)+시-[在](동사 어간)+어(연결 어미)’이다. 여기에 보이는 구성 요소 ‘시-’는 동사 어간 ‘이시-, 잇-’의 이형태이다. ‘잇-’은 자음어미 앞에서, ‘이시-’는 모음어미 앞에서, ‘시-’는 모음어미 중의 ‘-아/어’와 연결 어미 ‘-고/오’와 부사 ‘마니’ 뒤에서 쓰였다. 그리고 동사 어간 ‘두-[置]’ 뒤에서는 ‘잇-’이 ‘-, ㅅ-’으로 교체되었다.
머굴 디니라 주014)
머굴 디니라:
먹을지니라. 먹-[食]+오/우(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니+라(평서문 종결 어미). 평서문 종결 형식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認知)를 요구하는 어미이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임금을 모시고 밥을 먹을 때에 임금이 남은 것을 주시면 그릇에 씻을 것은
(=그릇이 씻을 수 있는 것일 때에는)
다른 그릇에 쏟아서 먹지 말고
(=그대로 받아서 먹고)
, 그 나머지의 것일 때에는 다른 그릇에 쏟아서 먹을지니라.
〈해설〉 출전 : 예기 곡례(曲禮). 주석(소학집해) :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임금이 먹다가 남은 음식을 준다면, 만약 질그릇이나 혹은 목기 등 씻을 수 있는 그릇에 담겨 있으면 즉시 먹고, 혹 그 그릇이 갈대나 대로 엮은 것이어서 씻을 수 없는 것이면 다른 그릇에 옮겨 담아서 먹을지니, 입때로 더럽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陳氏曰 君以食之餘者 賜之 若陶器或木器可以洗滌者 則卽食之 或其器是萑竹所織 不可洗滌者 則傳寫於他器而食之 不欲口澤之瀆也). 진씨(陳氏)는 진호(陳澔: 1260~1341)이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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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님금:임금께. 임금을. 님금+ᄭᅴ. ‘ᄭᅴ’는 높임의 부사격(여격) 조사이다. 기원적 구조는 ‘ㅅ(관형격 조사)+그ᇰ(처소 표시 의존명사)+의(부사격 조사)’이다. ‘ㅅ’은 높임의 대상이 되는 명사 또는 무정 명사에 붙는 관형격 조사이다.
주002)
뫼셔:모시어. 모시고. 여기서는 ‘뫼셔’의 대상이 부사어로 실현되어 있다. 이처럼 ‘뫼시다, 뫼ᅀᆞᆸ다’가 목적어가 없이 쓰이면서 부사어와 호응하는 것처럼 보이는 예가 많이 나타난다. 『소학언해』에서도 같은 예가 많이 보인다. ¶①님금 뫼셔〈3:6ㄱ〉→님금ᄭᅴ 뫼와셔〈소학언해 2:40ㄴ〉 ②님금 뫼셔〈3:7ㄱ〉→님금ᄭᅴ 뫼셔〈소학언해 2:41ㄴ〉 ③先生ᄭᅴ 뫼셔〈3:28ㄴ〉→先生ᄭᅴ 뫼셔〈소학언해 2:60ㄴ〉 ④얼우신ᄭᅴ 뫼셔〈3:30ㄴ, 3:31ㄱ〉→얼운의게 뫼셔〈소학언해 2:62ㄱ, 2:62ㄴ〉. 이 책에서는 목적어와 같이 쓰인 것이 『소학언해』에서 부사어와 같이 쓰인 것도 있다. ¶①君子ᄅᆞᆯ 뫼ᅀᆞ와〈3:29ㄱ〉→君子ᄭᅴ 뫼셔〈소학언해 2:61ㄱ〉 ②君子ᄅᆞᆯ 뫼셔〈3:29ㄴ, 30ㄱ, 3:31ㄴ〉→君子ᄭᅴ 뫼셔〈소학언해 2:61ㄴ, 61ㄴ, 2:63ㄱ〉. 『논어언해』에서도 예가 보이는데, 원문은 이 책(3:6ㄱ)의 원문과 같다. ¶君 뫼셔 食실 제 君이 祭시거든〈논어언해 2:60ㄱ〉. 이 현상은 『내훈』에서 처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예문은 이 책(3:6ㄱ)과 같은 원문을 번역한 것이다. ¶님금 뫼셔 밥 머그실 저긔〈내훈 1:9ㄱ〉. 다음 예문을 통해 ‘뫼시다, 뫼ᅀᆞᆸ다’가 타동사인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①부텻 舍利 뫼셔다가 供養리라 야〈석보상절 23:46ㄱ〉 ②리 사 마자 馬廏에 드러 오나 聖宗 뫼셔 九泉에 가려 시니〈용비어천가 109〉 ③群臣이 武皇을 뫼도다〈두시언해 초간본 14:10ㄴ〉. ‘뫼시다, 뫼ᅀᆞᆸ다’가 마치 목적어 없이 부사어와 호응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에 대하여 다음 예문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 ¶昭陽殿 안햇 第一엣 사미 輦에 同야 님그믈 졷와 님 겨틔 뫼더니라〈두시언해 초간본 11:16ㄱ〉. ‘겨틔’와 ‘의게, ᄭᅴ’는 모두 처소와 관련된 명사를 지니고 있다. ‘의게’의 기원적 구조는 ‘의(안 높임의 관형격 조사)+긍(처소 지칭 의존명사)+에(부사격 조사)’이고, ‘ᄭᅴ’의 기원적 구조는 ‘ㅅ(높임의 관형격 조사)+그ᇰ(처소 지칭 의존명사)+의(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NP+ᄭᅴ’와 ‘NP+의게’ 역시 ‘NP 곁에서’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내부에 처소 명사를 지니고 있는 ‘의게, ᄭᅴ’는 애초에는 [도달점]을 뜻하는 부사격 조사로 쓰이다가, 분포가 확대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뫼ᅀᆞᆸ다’에서 어간 ‘뫼-’가 도출되는데, ‘뫼시-’에서는 어간 ‘뫼-’를 도출하기가 어렵다. ‘뫼시-’에 ‘-ᅀᆞᇦ-’이 쓰인 예도 있다. ¶大神히 뫼시니〈월인천강지곡 기 23〉. 그렇다면 두 어간 ‘뫼-’와 ‘뫼시-’가 공존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뫼다, 뫼시다’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해제를 참고할 것.
주003)
머글:먹을.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 대개 ‘머글’로 나타나는데, ‘머구ᇙ’과 ‘머굴’도 나타난다. ¶①밥 머글 만 너겨〈석보상절 13:34ㄱ〉 ②오직 法喜 禪悅을 머글 미라〈월인석보 15:15ㄴ〉 ③머 것 爲며 니 것 爲〈월인석보 22:4ㄱ〉 ④깃거 머굴 거슬 더라〈내훈 3:33ㄱ〉 ⑤丹砂藥 머굴 미 늘거도 것디 아니〈두시언해 초간본 3:21ㄴ〉.
주004)
제:제에. 때에. ‘제’는 한자어 ‘際’로 보이는데, 언제나 훈민정음으로 표기되었다. 제+Ø(부사격 조사). 음절 부음 [j]로 끝나는 시간과 장소 관련 명사 뒤에서는 부사격 조사 ‘에/예//의’가 외현되지 않는다.
주005)
나:남은. 남-[餘]+ᄋᆞᆫ. [越]을 뜻하는 현대 국어 ‘넘다’는 중세 국어에서 ‘남다’ 또는 ‘넘다’로 나타난다. ¶①虛空로 城 나마 나시니라〈석보상절 3:30ㄱ〉 ②爲頭 도기 담 너머 드러〈월인석보 10:25ㄱ〉.
주006)
주어시든:주시거든. 주-[賜]+어(확정법 선어말 어미)+시(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든(연결 어미). ‘-어-’는 확정법 선어말 어미 ‘-거-’의 이형태이다. 일반적으로 타동사에서는 ‘-어/아-’가 쓰이고 그 밖의 용언에서는 ‘-거-’가 쓰였다. ‘-든’은 ‘조건’을 나타낸다. 중세 국어의 ‘-든’은 대개 ‘-거-’와 결합한 ‘-거든’으로 나타나므로 공시적으로 보면 한 형태소처럼 보인다. 동사 어간 ‘오-’ 뒤에서 ‘-나ᄃᆞᆫ’으로 나타난다. 중세 국어에서는 현대 국어와 달리 ‘-거-’가 ‘-시-’의 앞에 놓인다. ‘-거시든(어시든)’은 형태 구조 면에서는 현대 국어의 ‘-시거든’에 해당하지만 의미 면에서는 ‘-시면’에 해당한다. 현대 국어의 ‘-거든’은 ‘어떤 일이 사실이면’ 또는 ‘어떤 일이 사실로 실현되면’의 뜻을 나타낼 때에 대개 명령문과 연결되는데, 여기의 ‘-거시든’은 그러한 ‘-거든’과는 성격이 다르다.
주007)
시:씻을. 씻을 수 있는. 싯-[洗, 漑]+ᄋᆞᆯ(관형사형 어미).
주008)
거스란:것은. 것이라면. 것+으란. ‘-으란’은 [차이]나 [대조]를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주009)
솓디:쏟지. 솓-[寫]+디(보조적 연결 어미). 솓다〉쏟다. 원문의 ‘寫’는 ‘瀉’와 같다.
주010)
말오:말고. 말-[不, 勿]+고(연결 어미). ‘-고’의 ‘ㄱ’이 받침 ‘ㄹ’ 뒤에서 약화하여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ㅇ’으로 표기한 것이다. 이때의 ‘ㅇ’은 음운론적으로는 자음에 해당하기 때문에 ‘마로’로 연철되지 않는다.
주011)
나:남은. 나머지. 씻을 수 있는 그릇 이외의.
주012)
다:다. 모두. 부사 ‘다’는 동사 ‘다ᄋᆞ다’에서 파생된 것이다. 즉 ‘다ᄋᆞ-[盡](동사 어간)+아(연결 어미)’로 이루어진 활용형 ‘다아’가 부사로 파생된 뒤 ‘다’로 축약된 것이다. 동사 ‘다ᄋᆞ다’는 후대에 ‘다다’를 거쳐 ‘다하다’로 발달하였다. ¶①죽을 힘을 다여〈서궁일기 38ㄴ〉 ②지아비 죽거 셜워호믈 다고 복을 고 오히려 졔복 벗디 아니더니〈동국신속삼강행실도 열녀 1:35ㄴ〉. 현대 국어 부사 ‘다’에는 ‘남들이 다 가는 고향을 나는 왜 못 가나?’에서와 같이 ‘남거나 빠진 것이 없이 모두’를 뜻하기도 하고, ‘신이 다 닳았다.’에서와 같이 행동이나 상태의 정도가 한도(限度)에 이르렀음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의 ‘다’는 전자에 해당한다.
주013)
소다셔:쏟아서. 솓-[寫]+아셔. 연결 어미 ‘-아셔’의 기원적 구조는 ‘아(연결 어미)+시-[在](동사 어간)+어(연결 어미)’이다. 여기에 보이는 구성 요소 ‘시-’는 동사 어간 ‘이시-, 잇-’의 이형태이다. ‘잇-’은 자음어미 앞에서, ‘이시-’는 모음어미 앞에서, ‘시-’는 모음어미 중의 ‘-아/어’와 연결 어미 ‘-고/오’와 부사 ‘마니’ 뒤에서 쓰였다. 그리고 동사 어간 ‘두-[置]’ 뒤에서는 ‘잇-’이 ‘-, ㅅ-’으로 교체되었다.
주014)
머굴 디니라:먹을지니라. 먹-[食]+오/우(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니+라(평서문 종결 어미). 평서문 종결 형식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認知)를 요구하는 어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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