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3
  • 번역소학 제3권
  • 내편(內篇)○제2편 명륜(明倫)○명군신지의(明君臣之義)
  • 명군신지의 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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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군신지의 017


○鄙비夫부 可가與여事君군也야與여哉아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더러온 주001)
더러온:
비천한. 여기의 ‘더러온’은 ‘더러운’이 아니라 ‘비천한’의 뜻을 지니고 있다. 『소학언해』에 같은 예가 보인다. ¶님금 말이 니르거든 主人이 나와 님금 말의 辱심을【님금 말이 더러운  욕되이 오심이라】 절ᄒᆞ고(君言至 則主人出拜君言之辱)〈소학언해 2:37ㄴ〉. 더럽-[鄙]+은(관형사형 어미)→더러〉더러운〉더러온. ‘더러운’이 ‘더러온’으로 변한 것은 이화 현상이다. ‘더러온’은 『내훈』(1475) 이후의 문헌에서 많이 보인다. ¶①더러온 옷과 니블와 안 뵈디 말며〈내훈 1:45ㄱ〉 ②귀예 더러온 이 듣디 말며 누네 보 邪히 말며〈내훈 2:11ㄱ〉.
노 주002)
노:
놈은. 놈+ᄋᆞᆫ(보조사). 중세 국어의 ‘놈’은 현대 국어의 ‘놈’과 같은 정도의 비칭(卑稱)이 아니었다.
可가히 더브러 주003)
더브러:
더불어. 동사 ‘더블다’의 활용형 ‘더브러’가 부사로 굳어진 것이다. ‘더브러’는 부사로도 쓰이고 동사로도 쓰였다. 동사일 때에는 부사격 조사 ‘와’ 또는 ‘로’ 뒤에 나타나기도 하고 목적격 조사 뒤에 나타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함께’를 뜻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데리고’를 뜻한다. ¶①졋 머기리와 아리와 싯기리와 더브러 놀리왜러라〈월인석보 20:62ㄴ〉 ②여슷재 사으로 더브러  이쇼매 스싀로 편안코 리  요미 올티 아니니라〈번역소학 8:23ㄱ〉 ③겨지븐 아로릴 더브러 절 이에 아논 들 나토노라 니라〈금강경삼가해 1:8ㄱ〉.
님금을 셤기리아 주004)
셤기리아:
섬기랴. 셤기-[事]+리+아. ‘-아’는 ᄒᆞ라체 판정 의문문 종결 어미 ‘-가’의 ‘ㄱ’이 ‘-리-’ 뒤에서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약화된 것이다. ‘-리-’ 뒤에서 ‘ㄱ’이 약화되는 것은 ‘-리-’의 기원적 구성 요소인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때문이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비천한 자와는 가히 더불어 임금을 섬기랴?
〈해설〉 출전 : 논어 양화편(陽貨篇). 주석(소학집설) : 주자(朱子)께서 말씀하셨다. “비부(鄙夫)는 못나고 악하고 누추하고 못난 자를 가리킨다.”(朱子曰 鄙夫 庸惡陋劣之稱).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其기未미得득之지也야앤 患환得득之지고 旣

번역소학 권3:9ㄴ

긔得득之지얀 患환失실之지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주005)
그:
그. 원문의 ‘其未得之也’의 ‘其’는 허사(虛辭) 같기도 하고 ‘未得之’한 상황 전체를 지시하는 글자 같기도 하다. 문제는 ‘其’의 번역이다. ‘未得之’를 ‘득디 몯ᄒᆞ야셔ᄂᆞᆫ’과 같이 서술어구로 번역할 경우에는 ‘其’를 관형사 ‘그’로 번역할 수가 없다. 위의 번역에서는 ‘其’를 관형사 ‘그’로 번역하고 원문에 없는 목적어 ‘벼슬’을 끼워 넣은 결과, 마치 ‘그’가 ‘벼슬’을 수식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그러나 ‘벼슬’ 뒤에 목적격 조사를 쓰지 않은 것은 ‘그’가 ‘벼슬’을 수식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 같기도 하다. ‘벼슬 득디 못ᄒᆞ야셔’라는 상황 자체를 ‘그’가 지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벼슬’ 뒤에 목적격 조사 ‘을’을 쓰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어떻든 이 번역은 국어다운 번역은 아니다. 『소학언해』(2:43ㄴ)에서는 원문 ‘其未得之也’를 ‘그 얻디 몯ᄒᆞ야셔ᄂᆞᆫ’으로 번역하였다. 원문에 없는 목적어 ‘벼슬’을 보충하지 않고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한 것이다.
벼슬 주006)
벼슬: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원문에 없는 말을 보충한 것이다.
득디 주007)
득디:
얻지. 득(得)+ᄒᆞ-[爲]+디. ‘ᄒᆞ’ 탈락. 『소학언해』(2:4ㄴ)에서는 ‘얻디’로 바뀌었다. 여기서는 한자 없이 ‘득디’로 적혀 있는데, 바로 뒤에서는 ‘得디’로 적혀 있다.
몯야셔 주008)
몯야셔:
못하여서는. 몯(부사)+ᄒᆞ-[爲]+야셔(연결 어미)+ᄂᆞᆫ(보조사). ‘-야셔’의 기원적 구조는 ‘야(연결 어미)+시-[在](동사 어간)+어(연결 어미)’이다. ‘시-’는 ‘잇-, 이시-’의 이형태이다.
得득디 몯가 주009)
몯가:
못할까. 몯+ᄒᆞ-[爲]+ㄹ(선어말 어미)+가(판정 의문문 종결 어미).
알하고 주010)
알하고:
근심하고. 현대 국어의 ‘앓다’에는 ‘병으로 괴로워하다’란 뜻 외에 ‘근심거리로 괴로워하다’란 뜻도 있는데, 여기의 ‘알하ᄒᆞ다’는 후자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알하ᄒᆞ고’가 『소학언해』(2:43ㄴ)에서는 ‘근심ᄒᆞ고’로 바뀌었다. 앓-[患]+아(연결 어미)+ᄒᆞ-[爲]+고. 현대 국어의 ‘-어(아) 하-’는 감정 형용사를 동사화하는 장치이다. ¶좋아하다/슬퍼하다/기뻐하다. 그런데 ‘알하ᄒᆞ다’의 ‘-아 ᄒᆞ-’는 동사 어간 ‘앓-’에 결합하였다.
마 주011)
마:
이미. ‘ᄒᆞ마’는 ‘이미(旣)’를 뜻하기도 하고 ‘장차(將)’를 뜻하기도 한다. ‘ᄒᆞ마’는 『소학언해』(2:43ㄴ)에서 ‘이믯’으로 바뀌었다.
득얀 주012)
득얀:
얻어서는. 얻고 난 뒤에는. 득(得)+ᄒᆞ-[爲]+야(연결 어미)+ㄴ(보조사). 현대 국어에서는 ‘먹어는 보았다’에서와 같이 ‘본용언+보조용언’ 구성에서 ‘-어는/아는’이 쓰이지만, 절(節)이 연결되는 위치에서는 ‘-어는/아는’이 거의 쓰이지 않는 듯하다. ‘-어는/아는’의 공백을 ‘-고는’이나 ‘-고서는’ 및 ‘-고 나서는’이 메우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는, -고서는, -고 나서는’의 구성 요소인 ‘서’가 기원적으로는 [在]를 뜻하는 동사 ‘시-’에 연결 어미 ‘-어’가 결합한 것이므로, 재구조화된 연결 형식 속에서도 ‘-어는/아는’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일흘가 야 알하니라 주013)
알하니라:
근심하느니라. ‘알하ᄒᆞᄂᆞ니라’가 『소학언해』(2:43ㄴ)에서는 ‘근심ᄒᆞᄂᆞ니’로 바뀌었다. 『번역소학』에서는 여기서 문장이 끝나는 것으로 보았는데, 『소학언해』에서는 문장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본 것이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벼슬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는 얻지 못할까 근심하고, 이미 얻은 뒤에는 잃을까 하여 근심하느니라.
〈해설〉 출전 : 논어 양화편(陽貨篇). 주석(소학집설) : 하씨(何氏)가 말하였다. “환득지(患得之)는 그것을 얻지 못함을 근심한다는 말이다.”(何氏曰 患得之 謂患不能得之). 앞 구(句)에 이어서 비부(鄙夫)에 대하여 비판하고 있다. 하씨(何氏)는 하진(何進)의 손자인 하안(何晏: 193~249)이다. 어머니가 조조(曹操)의 첩이 됨에 따라 궁에서 자랐다. 노자와 장자의 학문에 정통하여 유교의 도(道)를 노장풍(老壯風)으로 해석했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苟구患환失실之지면 無무所소不블至지矣의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진실로 주014)
진실로:
진실로. ‘진실로’의 피수식어는 ‘일흘가’가 아니고 ‘일흘가 알하ᄒᆞ면’이다.
일흘가 알하면 아니 주015)
아니:
아니. 여기의 ‘아니’는 부사이다. 중세 국어의 ‘아니’는 명사로도 쓰였으며, 서술격 조사 어간으로도 쓰였다. 명사로 쓰인 예를 제시한다. ¶①物이 體의 아롬 아니 物이 體의 아롬 이슈미 디 아니씨니〈능엄경언해 1:72ㄱ〉 ②和와 和 아니왜 아니 닐오 本然이오〈능엄경언해 3:72ㄴ〉.
욜 주016)
욜:
할. ᄒᆞ-[爲]+요+ㄹ(관형사형 어미). ‘-요-’는 ‘-오-’의 이형태이다. 모음 충돌을 막기 위해 반자음 [j]가 개입한 것이다. 중세 국어에서는 ‘ᄒᆞ욜’과 ‘홀’이 공존한다. 두 어형은 모음 충돌을 피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ᄒᆞ욜’은 반자음을 개입시킨 것이고, ‘홀’은 ‘ㆍ’를 탈락시킨 것이다. 이런 현상은 ‘ᄒᆞ욤’과 ‘홈’에서도 나타난다. ¶①므슷 이 겻고오려 고 제 홀 로 게 라〈석보상절 6:27ㄴ〉 ②內外옛 여러 財 다욤 잇 法이라〈법화경언해 2:257ㄴ〉 ③處 境이라 홈 니라〈능엄경언해 1:70ㄱ〉. ‘아니ᄒᆞ욜 일 업시 ᄒᆞᄂᆞ니라’는 ‘無所不至矣’의 의역인데, 『소학언해』(2:43ㄴ)에서는 직역체의 ‘니ᄅᆞ디 아니홀 배 업ᄂᆞ니라’로 바뀌었다. ‘업ᄂᆞ니라’에서 형용사 ‘없-’이 ‘-ᄂᆞ’를 취한 것은 흔치 않은 예이다.
일 업시 니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진실로 잃을까 하여 근심하면 아니 할 일이 없이 저지르느니라.
〈해설〉 출전 : 논어 양화편(陽貨篇). 주석(소학집설) : 주자(朱子)께서 말씀하셨다. “작게는 종기를 빨아 주고 치질을 핥아 주며, 크게는 아버지와 임금을 시해함이 다 잃음을 근심해서 생기는 것일 뿐이다.”(朱子曰 小則吮癰舐痔 大則弑父與君 皆生於患失而已). 앞 구(句)에 이어서 비부(鄙夫)에 대하여 비판하고 있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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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더러온:비천한. 여기의 ‘더러온’은 ‘더러운’이 아니라 ‘비천한’의 뜻을 지니고 있다. 『소학언해』에 같은 예가 보인다. ¶님금 말이 니르거든 主人이 나와 님금 말의 辱심을<원주>【님금 말이 더러운  욕되이 오심이라】 절ᄒᆞ고(君言至 則主人出拜君言之辱)〈소학언해 2:37ㄴ〉. 더럽-[鄙]+은(관형사형 어미)→더러〉더러운〉더러온. ‘더러운’이 ‘더러온’으로 변한 것은 이화 현상이다. ‘더러온’은 『내훈』(1475) 이후의 문헌에서 많이 보인다. ¶①더러온 옷과 니블와 안 뵈디 말며〈내훈 1:45ㄱ〉 ②귀예 더러온 이 듣디 말며 누네 보 邪히 말며〈내훈 2:11ㄱ〉.
주002)
노:놈은. 놈+ᄋᆞᆫ(보조사). 중세 국어의 ‘놈’은 현대 국어의 ‘놈’과 같은 정도의 비칭(卑稱)이 아니었다.
주003)
더브러:더불어. 동사 ‘더블다’의 활용형 ‘더브러’가 부사로 굳어진 것이다. ‘더브러’는 부사로도 쓰이고 동사로도 쓰였다. 동사일 때에는 부사격 조사 ‘와’ 또는 ‘로’ 뒤에 나타나기도 하고 목적격 조사 뒤에 나타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함께’를 뜻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데리고’를 뜻한다. ¶①졋 머기리와 아리와 싯기리와 더브러 놀리왜러라〈월인석보 20:62ㄴ〉 ②여슷재 사으로 더브러  이쇼매 스싀로 편안코 리  요미 올티 아니니라〈번역소학 8:23ㄱ〉 ③겨지븐 아로릴 더브러 절 이에 아논 들 나토노라 니라〈금강경삼가해 1:8ㄱ〉.
주004)
셤기리아:섬기랴. 셤기-[事]+리+아. ‘-아’는 ᄒᆞ라체 판정 의문문 종결 어미 ‘-가’의 ‘ㄱ’이 ‘-리-’ 뒤에서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약화된 것이다. ‘-리-’ 뒤에서 ‘ㄱ’이 약화되는 것은 ‘-리-’의 기원적 구성 요소인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때문이다.
주005)
그:그. 원문의 ‘其未得之也’의 ‘其’는 허사(虛辭) 같기도 하고 ‘未得之’한 상황 전체를 지시하는 글자 같기도 하다. 문제는 ‘其’의 번역이다. ‘未得之’를 ‘득디 몯ᄒᆞ야셔ᄂᆞᆫ’과 같이 서술어구로 번역할 경우에는 ‘其’를 관형사 ‘그’로 번역할 수가 없다. 위의 번역에서는 ‘其’를 관형사 ‘그’로 번역하고 원문에 없는 목적어 ‘벼슬’을 끼워 넣은 결과, 마치 ‘그’가 ‘벼슬’을 수식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그러나 ‘벼슬’ 뒤에 목적격 조사를 쓰지 않은 것은 ‘그’가 ‘벼슬’을 수식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 같기도 하다. ‘벼슬 득디 못ᄒᆞ야셔’라는 상황 자체를 ‘그’가 지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벼슬’ 뒤에 목적격 조사 ‘을’을 쓰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어떻든 이 번역은 국어다운 번역은 아니다. 『소학언해』(2:43ㄴ)에서는 원문 ‘其未得之也’를 ‘그 얻디 몯ᄒᆞ야셔ᄂᆞᆫ’으로 번역하였다. 원문에 없는 목적어 ‘벼슬’을 보충하지 않고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한 것이다.
주006)
벼슬: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원문에 없는 말을 보충한 것이다.
주007)
득디:얻지. 득(得)+ᄒᆞ-[爲]+디. ‘ᄒᆞ’ 탈락. 『소학언해』(2:4ㄴ)에서는 ‘얻디’로 바뀌었다. 여기서는 한자 없이 ‘득디’로 적혀 있는데, 바로 뒤에서는 ‘得디’로 적혀 있다.
주008)
몯야셔:못하여서는. 몯(부사)+ᄒᆞ-[爲]+야셔(연결 어미)+ᄂᆞᆫ(보조사). ‘-야셔’의 기원적 구조는 ‘야(연결 어미)+시-[在](동사 어간)+어(연결 어미)’이다. ‘시-’는 ‘잇-, 이시-’의 이형태이다.
주009)
몯가:못할까. 몯+ᄒᆞ-[爲]+ㄹ(선어말 어미)+가(판정 의문문 종결 어미).
주010)
알하고:근심하고. 현대 국어의 ‘앓다’에는 ‘병으로 괴로워하다’란 뜻 외에 ‘근심거리로 괴로워하다’란 뜻도 있는데, 여기의 ‘알하ᄒᆞ다’는 후자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알하ᄒᆞ고’가 『소학언해』(2:43ㄴ)에서는 ‘근심ᄒᆞ고’로 바뀌었다. 앓-[患]+아(연결 어미)+ᄒᆞ-[爲]+고. 현대 국어의 ‘-어(아) 하-’는 감정 형용사를 동사화하는 장치이다. ¶좋아하다/슬퍼하다/기뻐하다. 그런데 ‘알하ᄒᆞ다’의 ‘-아 ᄒᆞ-’는 동사 어간 ‘앓-’에 결합하였다.
주011)
마:이미. ‘ᄒᆞ마’는 ‘이미(旣)’를 뜻하기도 하고 ‘장차(將)’를 뜻하기도 한다. ‘ᄒᆞ마’는 『소학언해』(2:43ㄴ)에서 ‘이믯’으로 바뀌었다.
주012)
득얀:얻어서는. 얻고 난 뒤에는. 득(得)+ᄒᆞ-[爲]+야(연결 어미)+ㄴ(보조사). 현대 국어에서는 ‘먹어는 보았다’에서와 같이 ‘본용언+보조용언’ 구성에서 ‘-어는/아는’이 쓰이지만, 절(節)이 연결되는 위치에서는 ‘-어는/아는’이 거의 쓰이지 않는 듯하다. ‘-어는/아는’의 공백을 ‘-고는’이나 ‘-고서는’ 및 ‘-고 나서는’이 메우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는, -고서는, -고 나서는’의 구성 요소인 ‘서’가 기원적으로는 [在]를 뜻하는 동사 ‘시-’에 연결 어미 ‘-어’가 결합한 것이므로, 재구조화된 연결 형식 속에서도 ‘-어는/아는’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주013)
알하니라:근심하느니라. ‘알하ᄒᆞᄂᆞ니라’가 『소학언해』(2:43ㄴ)에서는 ‘근심ᄒᆞᄂᆞ니’로 바뀌었다. 『번역소학』에서는 여기서 문장이 끝나는 것으로 보았는데, 『소학언해』에서는 문장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본 것이다.
주014)
진실로:진실로. ‘진실로’의 피수식어는 ‘일흘가’가 아니고 ‘일흘가 알하ᄒᆞ면’이다.
주015)
아니:아니. 여기의 ‘아니’는 부사이다. 중세 국어의 ‘아니’는 명사로도 쓰였으며, 서술격 조사 어간으로도 쓰였다. 명사로 쓰인 예를 제시한다. ¶①物이 體의 아롬 아니 物이 體의 아롬 이슈미 디 아니씨니〈능엄경언해 1:72ㄱ〉 ②和와 和 아니왜 아니 닐오 本然이오〈능엄경언해 3:72ㄴ〉.
주016)
욜:할. ᄒᆞ-[爲]+요+ㄹ(관형사형 어미). ‘-요-’는 ‘-오-’의 이형태이다. 모음 충돌을 막기 위해 반자음 [j]가 개입한 것이다. 중세 국어에서는 ‘ᄒᆞ욜’과 ‘홀’이 공존한다. 두 어형은 모음 충돌을 피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ᄒᆞ욜’은 반자음을 개입시킨 것이고, ‘홀’은 ‘ㆍ’를 탈락시킨 것이다. 이런 현상은 ‘ᄒᆞ욤’과 ‘홈’에서도 나타난다. ¶①므슷 이 겻고오려 고 제 홀 로 게 라〈석보상절 6:27ㄴ〉 ②內外옛 여러 財 다욤 잇 法이라〈법화경언해 2:257ㄴ〉 ③處 境이라 홈 니라〈능엄경언해 1:70ㄱ〉. ‘아니ᄒᆞ욜 일 업시 ᄒᆞᄂᆞ니라’는 ‘無所不至矣’의 의역인데, 『소학언해』(2:43ㄴ)에서는 직역체의 ‘니ᄅᆞ디 아니홀 배 업ᄂᆞ니라’로 바뀌었다. ‘업ᄂᆞ니라’에서 형용사 ‘없-’이 ‘-ᄂᆞ’를 취한 것은 흔치 않은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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