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3
  • 번역소학 제3권
  • 내편(內篇)○제2편 명륜(明倫)○명부부지별(明夫婦之別)
  • 명부부지별 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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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부부지별 010


執집摯치以이相見견은 敬章別별也야ㅣ니 男남女녀有유別별然연後후에 父부子親

번역소학 권3:15ㄴ

친고 父부子親친然연後후에 義의生고 義의生然연後후에 禮례作작고 禮례作작然연後후에 萬만物믈이 安안이니 無무別별無무義의ㅣ 禽금獸슈之지道도也야ㅣ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그려기 주001)
그려기:
기러기. 『소학언해』(2:49ㄱ)에서는 ‘摯(지)’에 대하여 ‘친영ᄒᆞᆯ 제 가져가ᄂᆞᆫ 기러기라’라는 협주를 달았다. ‘그려기’가 ‘기러기’로 바뀌었다.
 자바 서르 주002)
서르:
서로. 『소학언해』(2:49ㄱ)에는 ‘서ᄅᆞ’로 적혀 있다. 15세기에는 ‘서르’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였는데, 아주 드물게 ‘서로’도 쓰였다. ¶닙니피 서로 次第로 나고〈월인석보 8:12ㄱ〉. ‘서르’가 ‘서로’로 변한 것은 부사격 조사 ‘-로’로 인해 ‘-로’로 끝나는 부사어가 많아짐에 따른 유추 현상으로 보인다. ‘서ᄅᆞ’는 15세기 문헌 중에서는 『두시언해』(초간본)에 한 예가 보이고, 16세기 이후에는 매우 많이 나타난다. ¶①남지 받 갈며 겨지븐 누에 츄믈 서 失業디 아니터니라〈두시언해 초간본 3:62ㄱ〉 ②아려나 하히 우리 서 마조 보게 삼길가 라노라〈순천김씨언간 13:7〉 ③즉시 모 신하 블러 두고 서 의론시더니〈장수경언해 39ㄱ〉 ④그러호로 은혜 내 몯니 서 토려 말오 됴 이 내 베플 미니라〈번역소학 7:44ㄴ〉 ⑤모 며리  서 親며 랑야〈소학언해 6:86ㄴ〉. ‘서ᄅᆞ’가 쓰이게 된 것은 ‘서르〉서로’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즉 ‘서르’가 ‘서로’로 변화한 뒤에, ‘서로’에 대한 과잉교정에 의해 ‘서ᄅᆞ’가 쓰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근대 국어 문헌에서는 ‘서르, 서로, 서ᄅᆞ’ 모두 많이 쓰였다.
보 주003)
보ᄆᆞᆫ:
보는 것은. 보-[見]+옴/움(명사형 어미)+ᄋᆞᆫ(보조사). ‘보-’는 원래 거성(1점)이지만, 여기의 ‘봄’은 상성(2점)이다. 동사 어간 말음 ‘ㅏ, ㅓ, ㅗ, ㅜ’가 명사형 어미 ‘-옴/움’의 ‘오, 우’와 결합하면서 ‘오, 우’는 탈락하고 성조가 상성으로 변화하는 일반적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恭敬야 有유別별호 기노래니라 주004)
ᄇᆞᆯ기노래니라:
밝히노라고 그러는 것이다. ᄇᆞᆰ-[明]+이(사동 접미사)+ᄂᆞ(현재시제 선어말 어미)+오(화자 초점 표지)+라(종결 어미)+이-(서술격 조사 어간)+니+라. ‘-오-’는 화자가 주어이거나 서술어일 때에 쓰이는 선어말 어미이다. 『소학언해』(2:49ㄴ)에서는 ‘ᄇᆞᆯ킴이니’로 바뀌었다. 사동 접미사가 ‘-이-’에서 ‘-히-’로 교체되고, 종결 형식을 연결 형식으로 바꾼 것이다. ‘ᄇᆞᆯ기노라’와 ‘-ㅣ니라’ 사이에서 ‘ᄒᆞ야’가 생략된 것이다.
男남女녀 요미 이신 後후에 주005)
후에ᅀᅡ:
후에야. ‘ᅀᅡ’는 ‘강조, 의무, 당연’ 등을 뜻하는데, 어미나 체언 및 조사 뒤에 쓰일 때에는 보조사이고, 선어말 어미 ‘-거-’ 뒤에 나타날 때에는 ‘-거-’와 어울려서 어말 어미를 이룬다. 한편 이 책에는 ‘ㅿ’이 쓰인 예도 있고 ‘ㅇ’으로 변화한 예도 있다. ¶①할아며 기리논 예〈번역소학 6:24ㄴ〉, 어버ᅀᅵ〈번역소학 9:8ㄱ〉 ②ᄉᆞ이〈번역소학 8:11ㄴ, 10:9ㄴ〉, 어버이〈번역소학 9:8ㄴ〉.
아비와 아왜 주006)
아ᄃᆞᆯ왜:
아들이. 아ᄃᆞᆯ[子]+과(접속 조사)+ㅣ(주격 조사). ‘ㄹ’ 뒤에서 ‘ㄱ’이 약화된 것이다. 마지막 접속항 뒤에도 접속 조사가 쓰인 것은 중세 국어의 특징이다. 『소학언해』(2:49ㄱ)에서는 ‘아ᄃᆞᆯ이’로 바뀌었다.
親친며 아비와 아왜 親친 後후에 義의 주007)
의:
의(義)가. 의(義)+Ø(주격 조사). 이중 모음의 음절 부음 [j] 뒤에서 주격 조사가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소학언해』(2:49ㄱ)에는 ‘의ㅣ’로 바뀌었다.
나며 義의 난 後후에 禮례 주008)
례:
예가(禮)가. 례+Ø(주격 조사). 이중 모음의 음절 부음 [j] 뒤에서 주격 조사가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소학언해』(2:49ㄱ)에서는 ‘례ㅣ’로 바뀌었다.
일며 주009)
일며:
일어나며. 일-[起]+며.
禮례 주010)
인:
일어난. 일-[起]+ㄴ(관형사형 어미).
後후에 萬만物

번역소학 권3:16ㄱ

믈이 편안니 주011)
편안ᄒᆞᄂᆞ니:
편안해지나니. ‘-ᄂᆞ-’가 쓰인 것으로 보아 ‘편안ᄒᆞ-’를 동사로 간주한 듯하다. 『소학언해』(2:49ㄱ)에도 같이 나타난다. 원문은 ‘安이니’인데, 『소학언해』(2:48ㄴ)에서는 ‘安ᄒᆞᄂᆞ니’로 나타난다.
요미 업스며 義의 업소믄 주012)
업소믄:
없음은. ‘업수믄’이 더 일반적인 표기다. 『소학언해』(2:49ㄱ)에 ‘업솜은’으로 나타난다.
즘승의 주013)
즘승의:
짐승의. 중세 국어 문헌에서는 한글로 표기된 ‘쥬ᇰᄉᆡᇰ’은 [獸]를, 한자로 표기된 ‘衆生’은 오늘날의 ‘중생(衆生)’을 뜻하였다. ‘짐승’을 뜻하는 ‘쥬ᇰᄉᆡᇰ’은 ‘즘, 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리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기러기를 잡고서 서로 바라보는 것은 공경하여 유별(有別)함을 밝히노라고 그러는 것이다. 남녀 분별함이 있은 후에야 아버지와 아들이 친하며, 아버지와 아들이 친한 후에야 의(義)가 생겨나며, 의가 생겨난 후에야 예(禮)가 일어나며, 예가 일어난 후에야 만물이 편안해지나니, 분별이 없으며 의(義)가 없는 것은 짐승의 일이다.
〈해설〉 출전 : 예기 교특생(郊特牲). 주석(소학집해) : 집치(執摯)는 기러기를 올리는 것이다. 장(章)은 밝히는 것이니, 공경을 행하여 분별을 밝히는 것이다. 마씨(馬氏)가 말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천성(天性)에서 나왔는데, 남녀의 분별이 있은 후에 부자가 친해진다는 것은 왜 그런가? 대개 남녀가 그 안에서 분별이 없으면 부부의 도가 사라져서 음란하고 방탕한 죄가 많아지니, 비록 부자 간의 가까운 사이라도 역시 친해질 수가 없다. 남녀가 분별이 있은 후에 부자가 친해지는 은혜가 있으니, 부자가 서로 친함의 은혜가 있으면 반드시 서로 친한 의(義)가 있다. 그러므로 의가 생겨나니, 이로 미루어서 군신과 형제와 장유와 붕우의 사이에 이르기까지 다 의가 있으면 밝은 문(文)이 있어 서로 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의(義)가 생겨난 후에 예(禮)가 일어난다고 말한 것이다. 예가 일어나면 귀천에 등급이 있고 상하에 분수가 있으니, 이것이 만물이 편안해지는 까닭이다.” 진씨(陳氏)는 말했다. “금수가 어미 있음만 알고 아비 있음을 모르는 것은 분별이 없기 때문이다.”(執摯 奠雁也 章明也 行敬以明其別也 馬氏曰 父子出於天性 而曰男女有別然後父子親 何也 蓋男女無別於內 則夫婦之道喪 而淫辟之罪多 雖父子之親 亦不得而親之也 男女有別然後 父子有相親之恩 父子有相親之恩 則必有相親之義 故義生焉 由是推之 至於君臣兄弟長幼朋友之際 皆有義 則粲然有文以相接 故曰義生而後禮作 禮作而貴賤有等 上下有分 此萬物所以安也 陳氏曰 禽獸知有母而不知有父 無別故也). 마씨(馬氏)는 북송 때의 학자 마희맹(馬希孟)이다. 마희맹(馬睎孟)으로도 쓴다. 진씨(陳氏)는 송말 원초(宋末 元初)의 진호(陳澔: 1260~1341)이다. 송(宋)나라가 망한 뒤 은거하여 고향에서 유생들을 가르쳤으며 『예기집설』을 저술하였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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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그려기:기러기. 『소학언해』(2:49ㄱ)에서는 ‘摯(지)’에 대하여 ‘친영ᄒᆞᆯ 제 가져가ᄂᆞᆫ 기러기라’라는 협주를 달았다. ‘그려기’가 ‘기러기’로 바뀌었다.
주002)
서르:서로. 『소학언해』(2:49ㄱ)에는 ‘서ᄅᆞ’로 적혀 있다. 15세기에는 ‘서르’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였는데, 아주 드물게 ‘서로’도 쓰였다. ¶닙니피 서로 次第로 나고〈월인석보 8:12ㄱ〉. ‘서르’가 ‘서로’로 변한 것은 부사격 조사 ‘-로’로 인해 ‘-로’로 끝나는 부사어가 많아짐에 따른 유추 현상으로 보인다. ‘서ᄅᆞ’는 15세기 문헌 중에서는 『두시언해』(초간본)에 한 예가 보이고, 16세기 이후에는 매우 많이 나타난다. ¶①남지 받 갈며 겨지븐 누에 츄믈 서 失業디 아니터니라〈두시언해 초간본 3:62ㄱ〉 ②아려나 하히 우리 서 마조 보게 삼길가 라노라〈순천김씨언간 13:7〉 ③즉시 모 신하 블러 두고 서 의론시더니〈장수경언해 39ㄱ〉 ④그러호로 은혜 내 몯니 서 토려 말오 됴 이 내 베플 미니라〈번역소학 7:44ㄴ〉 ⑤모 며리  서 親며 랑야〈소학언해 6:86ㄴ〉. ‘서ᄅᆞ’가 쓰이게 된 것은 ‘서르〉서로’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즉 ‘서르’가 ‘서로’로 변화한 뒤에, ‘서로’에 대한 과잉교정에 의해 ‘서ᄅᆞ’가 쓰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근대 국어 문헌에서는 ‘서르, 서로, 서ᄅᆞ’ 모두 많이 쓰였다.
주003)
보ᄆᆞᆫ:보는 것은. 보-[見]+옴/움(명사형 어미)+ᄋᆞᆫ(보조사). ‘보-’는 원래 거성(1점)이지만, 여기의 ‘봄’은 상성(2점)이다. 동사 어간 말음 ‘ㅏ, ㅓ, ㅗ, ㅜ’가 명사형 어미 ‘-옴/움’의 ‘오, 우’와 결합하면서 ‘오, 우’는 탈락하고 성조가 상성으로 변화하는 일반적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주004)
ᄇᆞᆯ기노래니라:밝히노라고 그러는 것이다. ᄇᆞᆰ-[明]+이(사동 접미사)+ᄂᆞ(현재시제 선어말 어미)+오(화자 초점 표지)+라(종결 어미)+이-(서술격 조사 어간)+니+라. ‘-오-’는 화자가 주어이거나 서술어일 때에 쓰이는 선어말 어미이다. 『소학언해』(2:49ㄴ)에서는 ‘ᄇᆞᆯ킴이니’로 바뀌었다. 사동 접미사가 ‘-이-’에서 ‘-히-’로 교체되고, 종결 형식을 연결 형식으로 바꾼 것이다. ‘ᄇᆞᆯ기노라’와 ‘-ㅣ니라’ 사이에서 ‘ᄒᆞ야’가 생략된 것이다.
주005)
후에ᅀᅡ:후에야. ‘ᅀᅡ’는 ‘강조, 의무, 당연’ 등을 뜻하는데, 어미나 체언 및 조사 뒤에 쓰일 때에는 보조사이고, 선어말 어미 ‘-거-’ 뒤에 나타날 때에는 ‘-거-’와 어울려서 어말 어미를 이룬다. 한편 이 책에는 ‘ㅿ’이 쓰인 예도 있고 ‘ㅇ’으로 변화한 예도 있다. ¶①할아며 기리논 예〈번역소학 6:24ㄴ〉, 어버ᅀᅵ〈번역소학 9:8ㄱ〉 ②ᄉᆞ이〈번역소학 8:11ㄴ, 10:9ㄴ〉, 어버이〈번역소학 9:8ㄴ〉.
주006)
아ᄃᆞᆯ왜:아들이. 아ᄃᆞᆯ[子]+과(접속 조사)+ㅣ(주격 조사). ‘ㄹ’ 뒤에서 ‘ㄱ’이 약화된 것이다. 마지막 접속항 뒤에도 접속 조사가 쓰인 것은 중세 국어의 특징이다. 『소학언해』(2:49ㄱ)에서는 ‘아ᄃᆞᆯ이’로 바뀌었다.
주007)
의:의(義)가. 의(義)+Ø(주격 조사). 이중 모음의 음절 부음 [j] 뒤에서 주격 조사가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소학언해』(2:49ㄱ)에는 ‘의ㅣ’로 바뀌었다.
주008)
례:예가(禮)가. 례+Ø(주격 조사). 이중 모음의 음절 부음 [j] 뒤에서 주격 조사가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소학언해』(2:49ㄱ)에서는 ‘례ㅣ’로 바뀌었다.
주009)
일며:일어나며. 일-[起]+며.
주010)
인:일어난. 일-[起]+ㄴ(관형사형 어미).
주011)
편안ᄒᆞᄂᆞ니:편안해지나니. ‘-ᄂᆞ-’가 쓰인 것으로 보아 ‘편안ᄒᆞ-’를 동사로 간주한 듯하다. 『소학언해』(2:49ㄱ)에도 같이 나타난다. 원문은 ‘安이니’인데, 『소학언해』(2:48ㄴ)에서는 ‘安ᄒᆞᄂᆞ니’로 나타난다.
주012)
업소믄:없음은. ‘업수믄’이 더 일반적인 표기다. 『소학언해』(2:49ㄱ)에 ‘업솜은’으로 나타난다.
주013)
즘승의:짐승의. 중세 국어 문헌에서는 한글로 표기된 ‘쥬ᇰᄉᆡᇰ’은 [獸]를, 한자로 표기된 ‘衆生’은 오늘날의 ‘중생(衆生)’을 뜻하였다. ‘짐승’을 뜻하는 ‘쥬ᇰᄉᆡᇰ’은 ‘즘, 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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