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3
  • 번역소학 제3권
  • 내편(內篇)○제2편 명륜(明倫)○명장유지서(明長幼之序)
  • 명장유지서 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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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유지서 020


○少쇼儀의예 曰왈 尊존長이 於어己긔예 踰유等이어든 不블敢감問문其기年년며 燕연見현에 不블將命며 遇우於어道도야 見견則즉面면고 不블請所소之지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少쇼儀의 주001)
쇼의:
소의(少義). 『소학언해』(2:63ㄴ)에는 ‘少儀’에 ‘禮記 篇 일홈이라’라는 협주를 달았다. 「소의(少儀)」는 『예기』 제 17편의 편명(篇名)이다.
로 주002)
ᄀᆞ로ᄃᆡ:
말하되. 가로대. ᄀᆞᆮ-[曰]+오ᄃᆡ(연결 어미).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을 통해 알 수 있는 재구형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尊존신 얼우니 주003)
제:
자기의. 인칭대명사의 주격 형태와 관형격 형태는 다음과 같이 성조에 의해 구별된다. ①‧내(주격), 내(관형격) ②:네(주격), 네(관형격) ③‧뉘(주격), :뉘(관형격) ④:제(주격), 제(관형격). ‘제 드ᇰ에 넘거든’이 『소학언해』(2:63ㄴ)에서는 ‘내거긔 츠ᇰ이 넘거든’으로 바뀌었다. ‘내거긔’는 ‘나에게’를 뜻하는데, 그 구조는 ‘나[我]+ㅣ(관형격 조사)+거긔(부사성 의존 명사)’이다.
드ᇰ에 주004)
드ᇰ에:
등급에서. 등(等)+에(비교 부사격 조사)
넘거든 주005)
넘거든:
지나면. 이 ‘넘다’는 자동사이다. 타동사라면 목적어를 지배해야 하는데, 목적어 없이 부사어 ‘등에’와 호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잠도 주006)
잠ᄭᅡᆫ도:
감히. 절대로. 잠(暫)+ㅅ(관형격 조사)+간(間)+도. 『소학언해』(2:63ㄴ)에서는 ‘敢히’로 바뀌었다. 이 책에서는 ‘자ᇝ간’(3:5ㄴ, 17ㄴ, 20ㄴ, 45ㄱ)과 ‘잠ᄭᅡᆫ’(3:12ㄴ, 30ㄴ, 31ㄱ, 31ㄴ, 4:1ㄴ)이 비슷한 빈도로 나타난다. ‘잠ᄭᅡᆫ’은 한자어(暫間)인데, 대개 훈민정음 표기 ‘간’으로 나타난다. 본래는 시간적 의미를 지닌 낱말이지만, ‘조금, 절대로, 감히’ 등을 뜻하기도 한다. ¶이 명죵 사름미 잠간도 힘을 득디 몯리라〈지장경언해 중 19ㄱ〉. 이 예문의 원문은 ‘是命終人 了不得力’이다(지장경 벽송암판 중15ㄴ). 원문의 ‘了’는 ‘전혀, 절대로’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두 예문의 ‘잠ᄭᅡᆫ’도 ‘조금’을 뜻한다. ¶①人間애 이셔 藥師瑠璃光如來ㅅ 일후믈 잠 듣 젼로〈월인석보 9:29ㄴ〉 ②잠 경셔와 긔 셥녑고 효이 읻더니 나히 열아홉의 지아비 일코〈동국신속삼강행실도 열녀 4:77ㄴ〉. 또 ‘잠ᄭᅡᆫ’이 원문 ‘曾’의 번역어로 쓰인 예도 있다. ¶히 아  잠도 그츤  업스니 이 이 變易디 아니 디라(能知之心은 不曾間斷니 此是不變易義也ㅣ니라)〈법집별행록 36ㄴ-37ㄱ〉.
나 주007)
나ᄒᆞᆯ:
나이를. 낳[歲]+ᄋᆞᆯ(목적격 조사). 현대 국어의 ‘나이’는 주격형 ‘나히’가 명사화한 것이다.
묻디 말며 아뎌 주008)
아ᄅᆞᆷ뎌:
사사로이. 『소학언해』(2:63ㄴ)에서는 ‘ᄉᆞᄉᆞ로’로 바뀌었다. ‘아ᄅᆞᆷ’은 [私]를 뜻하는 명사였다. ¶그위 바도 容納 몯거니와 아뎌 車馬 通니라(官不容針 私通車馬) 그윗 門엔 아 容納 몯거니와 鄕黨앤 엇뎨 情이 업스리오【鄕 올히오 黨 서르 사괴 무리라】 (公門不容私 鄕黨豈無情)〈금강경삼가해 4:33ㄴ〉. 이 예문은 서로 이어져 있는 ‘야보송(冶父頌)’과 ‘설의(說誼)’를 다 인용한 것이다. 여기서 ‘아ᄅᆞᆷ’이 명사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아ᄅᆞᆷ’에 붙은 ‘-뎌’의 문법적 성격은 알기 어렵다. 그런데 ‘아ᄅᆞᆷ뎌’에 ‘ㅅ’이 붙은 ‘아ᄅᆞᆷ뎟’이 『번역소학』 제 8, 9, 10권에 나타난다. ‘아ᄅᆞᆷ뎌’가 명사적 성격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아ᄅᆞᆷ뎌 보요매’에서는 ‘아ᄅᆞᆷ뎌’가 부사어로 쓰였으므로 ‘아ᄅᆞᆷ뎌’가 부사성 의존 명사였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①둘재 사과 와 안자셔 사믜 아뎟 유무를 여보미 아니홀 디니라〈번역소학 8:22ㄱ〉 ②의를 귀히 너기고 쳔을 가야이 너기며 아뎟 이리 젹고 욕심이 져그며〈번역소학 8:27ㄴ〉 ③申國 夫人려 닐 우 엇디 져믄 아호로 아뎟 飮食을 라 먹게 야〈번역소학 9:7ㄱ〉. 한편 이 ‘아ᄅᆞᆷ’과는 별개로 [美]를 뜻하는 불규칙적 어근 ‘아ᄅᆞᆷ’도 있었다. ‘아ᄅᆞᆷ답-’은 [美]를 뜻하고, ‘아ᄅᆞᆷᄃᆞᆸ-, 아ᄅᆞᆷᄃᆞ외-, 아ᄅᆞᆷ도이’는 [私]를 뜻한다.
보요매 주009)
보요매:
뵈옴에. 뵈-[謁]+옴(명사형 어미)+애(부사격 조사). 어간의 음절 부음 [j]가 명사형 어미 ‘-옴’ 앞에 붙어서 이중 모음 ‘요’를 구성하였다. 『소학언해』(2:63ㄴ)에서는 ‘뵈ᄋᆞ올 제’로 바뀌었다. ‘뵈-’는 ‘보-[見]’에 사동 접미사 ‘-이-’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뵈다’는 본래 ‘윗사람에게 자기를 보여주다’를 뜻하다가, 높임의 의미를 얻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로 주010)
사ᄅᆞᄆᆞ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원문에 없는 것을 문맥에 맞게 보충한 것이다. 『소학언해』(2:63ㄴ)에서는 ‘사ᄅᆞᄆᆞ로’가 삭제되었다. ‘사ᄅᆞᄆᆞ로’ 뒤에 ‘하여금’에 해당하는 낱말이 나타나지 않기도 하는 것이 현대 국어와 다른 점이다. ‘하여금’에 해당하는 낱말로는 훈민정음 창제 초기에는 ‘ᄒᆡᅇᅧ’가 쓰였으나 그리 오래 쓰이지 않았고, 그 이후 ‘ᄒᆡ여곰’이 널리 쓰이다가, 근대 국어 시기에는 ‘ᄒᆞ여곰, ᄒᆞ야곰’이 널리 쓰였다.
命을 가져 니게 주011)
ᄃᆞᆫ니게:
다니게. ᄃᆞᆮ-[走]+니-[行]+게(연결 어미). 어간과 어간이 직접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인데, 합성어를 이루면서 의미에 약간의 변화가 일어났다. 니다〉니다〉다니다. 중세 국어에서 보조적 연결 어미 ‘-게’와 ‘-긔’는 통용되었지만, 이 책에는 ‘-긔’가 쓰이지 않았다. ¶①涅槃 得호 부텨 시긔 리다〈석보상절 6:4ㄱ〉 ②覺地를 믄득 證시게 호리라〈월인석보 서 18ㄴ〉. 한편 현대 국어의 ‘V-게 하지 말다’가 여기서는 ‘V-게 말다’로 나타나 있다.
말며 길헤 주012)
길헤:
길에서. 길ㅎ[路](ㅎ말음체언)+에(부사격 조사).

번역소학 권3:32ㄱ

주013)
맛나:
만나. 『소학언해』(2:63ㄴ)에서는 ‘만나셔’로 바뀌었다. 어간과 어간이 직접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맞-[逢, 對]+나-[出]+아(연결 어미). ‘맞→맛’은 8종성 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나-’는 [出]을 뜻하는 ‘나-’로 보이는데, 본래의 의미를 크게 잃었다. ‘따로’를 뜻하는 부사 ‘닫’과 ‘나-’가 결합한 합성어 ‘닫나다(=남과 어울리지 않고 따로 지내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의 ‘나다’는 ‘지내다’란 뜻에 가까운데, ‘나다’ 단독으로는 ‘지내다’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가 없다. ¶과 닫나 즐겨〈석보상절 9:34ㄴ〉.
보아시든 주014)
보아시ᄃᆞᆫ:
보시거든. 보시면. 보-[見]+아(확정법 선어말 어미)+시+ᄃᆞᆫ(연결 어미). 확정법 선어말 어미 ‘-거-’의 이형태에는 ‘-어-, -아-’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자동사와 형용사, 서술격 조사 ‘이-’ 뒤에서는 ‘-거-’가 쓰이고, 타동사에서는 ‘-어-, -아-’가 쓰인다. 단,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는 ‘ㄱ’이 약화하여 ‘-거-’가 ‘-어-’로 나타난다. 이 규칙은 철저하지 않아서 예외도 많다. 이 책에서도 규칙에 어긋나는 ‘보거시든’이 보인다(3:7ㄱ, 29ㄴ). ‘-든’과 ‘-ᄃᆞᆫ’이 혼용되는 것으로 보아, ‘ㆍ’의 음가가 이 당시에도 이미 불안정하였던 듯하다.
뵈고 주015)
뵈ᅀᆞᆸ고:
뵙고. 뵈-[謁]+ᅀᆞᆸ+고. ‘뵈ᅀᆞᆸ-’은 현대 국어 ‘뵈옵-, 뵙-’의 소급형이다.
가시논 주016)
가시논:
가시는. 가-[行]+시+ᄂᆞ(현재시제 선어말 어미)+오(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여기의 관형사형 어미 앞의 ‘-오-’에서는 규칙성을 찾기 어렵다. ¶가시  보라〈석보상절 3:35ㄴ〉.
 묻디 마롤 디니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소의(少儀)」에서 이르기를, 높으신 어른이 자기 등급보다 높으면 감히 그 나이를 묻지 말며, 사사로이 만나뵈올 때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의 명을) 가지고 (전하러) 다니게 하지 말며, 길에서 만나서 보시게 되면 뵈옵고 가시는 데를 묻지 말지니라.
〈해설〉 출전 : 예기 소의(少儀). 주석(소학집해) : 소의(少儀)는 예기(禮記)의 편명(篇名)이다. 연(燕)은 私(사사로움)와 같고 지(之)는 왕(往)과 같다.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유등(踰等)은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서열이다. 감히 나이를 묻지 않는 것은 나이로써 서열을 따지는 듯한 혐의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명(命)을 전하지 않는다는 것은 손(客)을 맞이하는 사람을 시켜서 명(命)을 전하지 않음이니, 그것이 손과 주인의 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존장(尊長)을 길에서 만나게 될 경우에, 존자(尊者)가 보면 달려가 뵙고, 보지 않았으면 숨어서 피하니, (이는) 존자로 하여금 번거롭게 움직이지 않게 하고자 함이다. 불청소지(不請所之)는 ‘감히 그 가는 곳을 묻지 않음’이다.”(少儀 禮記篇名 燕私也 之往也 陳氏曰 踰等 祖與父之行也 不敢問年 嫌若序齒也 不將命 謂不使擯者傳命 非賓主之禮也 若遇尊長於路 尊者見則趨見之 不見則隱避 不欲煩動之也 不請所之 不敢問其所往也). 진씨(陳氏)는 진호(陳澔)이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侍시坐좌애 弗블使ㅣ어든 不블執집琴금瑟슬며 不블畫획地디며 手슈無무容며 不블翣삽也야며 寢침則즉坐좌而將命이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뫼셔 안자셔 주017)
안자셔:
앉아서. 앉았을 때에. 앉-[坐]+아(연결 어미)+시-[在](동사 어간)+어(연결 어미). ‘-아셔’가 하나의 연결 어미로 재구조화되었다. 문맥상으로 보면 ‘앉았을 때에’에 해당하는 말이 쓰일 자리이다. 『소학언해』(2:63ㄴ)에서는 ‘안자심애’로 바뀌었다.
시기디 주018)
시기디:
시키지. 시기-[使]+디(보조적 연결 어미).
아니커시든 주019)
아니커시든:
아니하시면. 아니(부사)+ᄒᆞ-+거(확정법 선어말 어미)+시+든(조건 표시 연결 어미). 이 책(3:32ㄱ)에서도 ‘보아시ᄃᆞᆫ’이 보인다. ‘-든’과 ‘-ᄃᆞᆫ’이 혼용되는 것으로 보아, ‘ㆍ’의 음가가 이 당시에도 이미 불안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믈 주020)
푸ᇰ믈:
풍물(風物). 악기. ‘악기 연주, 음악’은 ‘風流’ 또는 이를 한글로 적은 ‘풍류, 푸ᇰ뉴’로 나타난다. ¶①하 風流와 甘露도 리니〈월인석보 4:39ㄴ〉 ②王이  류 사 더야 달애더시니〈석보상절 3:22ㄱ〉 ③뉴리히 뉴라〈번역박통사 6ㄱ〉. ‘푸ᇰ믈’이 『소학언해』(2:63ㄴ)에서는 ‘琴과 瑟’로 나타난다.
자바디 주021)
자바ᄒᆞ디:
잡지. 잡-[執]+아(보조적 연결 어미)+ᄒᆞ-(보조 동사 어간)+디. ‘자바ᄒᆞ디’가 『소학언해』(2:63ㄴ)에서는 ‘잡디’로 바뀌었다. ‘-아ᄒᆞ다’는 『송강가사』에 예가 많다. ¶東州 밤 계오 새와 北寬亭의 올나니 三角山 第一峯이 마면 뵈리로다〈송강가사 성주본, 관동별곡〉. 특별한 의미는 없이 운율을 위해 만든 어법으로 짐작되는데, 현대 국어의 ‘보아하니’에서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보아하니’의 소급형인 ‘보아ᄒᆞ니’는 『오륜전비언해』(1721)에서 보인다. ¶내 보아니 이 도라가디 못홈이로다〈오륜전비언해6:33ㄱ〉.
말며  주022)
ᄯᅡᄒᆞᆯ:
땅을. ᄯᅡㅎ[地](ㅎ말음체언)+ᄋᆞᆯ.
그리힐후디 주023)
그리힐후디:
나서서 손짓발짓하며 떠들지. 『소학언해』(2:63ㄴ)에도 같이 나타난다. 그리-[畫(획)]+힐후-[爭]+디(보조적 연결 어미). ‘힐후-’는 [爭]을 뜻한다. ‘힐후다’의 명사형 ‘힐훔’은 현대 국어 ‘씨름’으로 발달하였다. 이 대목의 원문 ‘획지(畫地)’는 ‘바닥에 금을 긋다’를 뜻하기도 하지만, ‘획지지천(畫地指天)’ 또는 ‘지천획지(指天畫地)’의 준말로도 쓰인다. ‘획지지천(지천획지)’에는 ‘①손짓발짓하며 함부로 떠들다 ②기탄없이 멋대로 행동하다 ③천지신명께 맹세하다’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우리말 ‘그리힐후다’는 ①이나 ②를 뜻하는 ‘획지지천’ 또는 ‘지천획지’를 번역한 말로 보이는데, 원문의 ‘획지(畫地)’는 ‘까닭 없이 땅바닥이나 방바닥에 손가락으로 금을 긋는 동작’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말며 소 놀이디 주024)
놀이디:
놀리지. 꾸미지. 원문은 ‘容’이다. 말을 할 때 지나친 손동작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보인다. 놀-[容, 戱]+이(사동 접미사)+디(보조적 연결 어미). ‘소ᄂᆞᆯ 놀이디’가 『소학언해』(2:63ㄴ)에서는 ‘손을 즛ᄒᆞ디’로 나타난다.
말며 부체 주025)
부체:
부채. 붗-[煽]+에(명사 파생 접미사).
붓디 주026)
붓디:
부치지. 붗-[煽]+디(보조적 연결 어미). ‘붗→붓’은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말며 누어 주027)
누어:
누워. 눕-[臥]+어(연결 어미). ‘누ᄫᅥ’가 변한 것인데, 중세 국어에서 ‘누ᄫᅥ’와 ‘누워’ 및 ‘누어’가 다 보인다. ¶①病야 누셔 虛空애 비로〈석보상절 24:32ㄱ〉 ②이제 누워 나히 늙고〈내훈 3:42ㄴ〉 ③그 사미 醉야 누어 다 아디 몯야〈법화경언해 4:37ㄴ〉. 『소학언해』(2:63ㄴ)에도 ‘누어’로 나타난다.
겨시거든 주028)
겨시거든:
계시면. 이 책에서는 ‘겨신’(4:17ㄴ)과 ‘계시거든’(3:28ㄱ)이 보인다.
안자셔 주029)
안자셔:
앉아서. 『소학언해』(2:63ㄴ)에서는 ‘ᄭᅮ러’로 바뀌었다.
니르시 주030)
니ᄅᆞ시ᄂᆞᆫ:
이르시는. 중세 국어 문헌에서 ‘니ᄅᆞ시논 마ᄅᆞᆯ’도 보인다. ¶녜 니시논 마 드러 니샤〈능엄경언해 1:88ㄴ〉. 관형사형 어미 ‘-ㄴ’ 앞의 ‘-오-’의 쓰임이 규칙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 옮귤 디니라 주031)
옮귤 디니라:
옮길지니라. 전할지니라. 옮-[移]+기(사동 접미사)+우(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ㅣ-(서술격 조사 어간)+니+라. 평서문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認知)를 요구하는 선어말 어미이다. ‘-ㄹ 디니라’는 [의무, 당연]의 의미를 나타낸다. 『소학언해』(2:63ㄴ)에서는 ‘옴길 디니라’로 바뀌었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높은 어른을〉 모시고 앉았을 때에는 시키지 아니하시면 악기를 잡지 아니하며 땅을 긋지 아니하며 손을 놀리지 말며 부채를 부치지 말며, 누워 계시면 앉아서 〈다른 어른이〉 이르시는 말을 전할지니라.
〈해설〉 출전 : 예기 소의(少儀). 주석(소학집설) :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존자를 모시고 앉았을 때에는 존자가 금슬을 잡아 연주하라고 시키지 않으면 제멋대로 잡고 두드리지 않는다. 까닭 없이 땅바닥에 줄을 긋는 것 또한 불경이 된다. 손 모양은 공손해야 하니, 만약 손을 들어올려 어떤 모양을 만들면 그것 또한 공손하지 않은 것이다. 때가 비록 더운 계절이라도 부채질을 해서는 안 된다. 만약 누워 계실 때를 당하여 명령을 전달하게 될 때에는 반드시 꿇어앉아서 말해야 하나니, 꼿꼿이 서서 임하면 안 된다.”(陳氏曰 侍坐於尊者 不使之執琴瑟 則不得擅執而鼓之 無故而畫地 亦爲不敬 手容恭 若擧手以爲容 亦爲不恭 時雖暑熱 不得揮扇 若當尊長寢臥之時而傳命 必跪而言之 不可直立以臨之也). 진씨(陳氏)는 진호(陳澔)이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번역소학 권3:32ㄴ

侍시射샤則즉約약矢시고 侍시投투則즉擁矢시니 勝則즉洗셰而以이請이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뫼셔 활 솔딘댄 주032)
솔딘댄:
쏘게 되면. 소-[射]+ㄹ(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ㄴ댄(연결 어미). ‘-ㄹ딘댄’이 복합 어미로 재구조화되었다. 『훈민정음(해례본)』에서는 다음과 같이 ‘覆物’을 뜻하는 ‘소다’와 ‘射’를 뜻하는 ‘쏘다’를 구별하였다. ¶소다 爲覆物而 쏘다 爲射之之類〈훈민정음 해례본 용자례〉. 여기서 ‘쏘다’가 아닌 ‘소다’가 쓰인 것은 방언의 반영일 가능성도 있다. ‘솔딘댄’이 『소학언해』(2:64ㄱ)에서는 ‘ᄡᅩᆯ 적이어든’으로 바뀌었다.
사 주033)
사ᄅᆞᆯ:
화살을. 살[矢]+ᄋᆞᆯ(목적격 조사).
모도 주034)
모도:
모두. 다. 몯-[合]+오(부사 파생 접미사).
잡고 뫼셔 投투壺호 홀딘댄 주035)
홀딘댄:
(투호를) 할 때에는. ‘투호홀딘댄’이 『소학언해』(2:64ㄱ)에서는 ‘투호 틸 적이어든’으로 바뀌었다.
사 모도아 주036)
모도아:
모아. 몯-[合]+오(사동 접미사)+아(연결 어미).
디니 주037)
놀 디니:
놀지니. 놀-[遊, 競技]+ㄹ(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니. 여기의 ‘놀-’은 ‘윷놀이’의 ‘놀-’과 같이 ‘상대와 승부를 겨루는 놀이’를 뜻한다. ‘놀 디니’가 『소학언해』(2:64ㄱ)에서는 ‘안으며’로 바뀌었다. ‘여러 개의 화살을 품에 끌어안음’을 뜻한다.
주038)
제:
제가. 자기가. 저[自己]+이(주격 조사). ‘저’는 일반적인 3인칭 대명사로 쓰이기도 하였지만, 대개는 3인칭 재귀 대명사로 쓰였다. 『소학언해』(2:45ㄴ)에서는 ‘제’가 생략되었다. 인칭대명사의 주격 형태와 관형격 형태는 다음과 같이 성조에 의해 구별된다. ①‧내(주격), 내(관형격) ②:네(주격), 네(관형격) ③‧뉘(주격), :뉘(관형격) ④:제(주격), 제(관형격).
이긔여든 주039)
이긔여든:
이기면. 이긔-[勝]+어(확정법 선어말 어미)+든(조건 표시 선어말 어미). ‘-어-’는 ‘-거-’의 이형태이다. 일반적으로 타동사에서는 ‘-어/아-’가 쓰이고 그 밖의 용언에서는 ‘-거-’가 쓰였다. ‘-든’은 ‘조건’을 나타낸다. 중세 국어의 ‘-든’은 대개 ‘-거-’와 결합한 ‘-거든’으로 나타나므로 공시적으로 보면 한 형태소처럼 보인다. 동사 어간 ‘오-’ 뒤에서 ‘-나ᄃᆞᆫ’으로 나타난다. ‘이긔여든’에 ‘-어-’가 아닌 ‘-거-’가 쓰인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거-’의 ‘ㄱ’이 약화된 ‘-어-’의 ‘ㅇ’은 음운론적으로 자음에 속하기 때문에, ‘-어-’는 이중 모음의 음절 부음 [j] 뒤에서 ‘-여-’로 변하지 않는다.
잔 시서 븟 살가 야 주040)
븟 살가 ᄒᆞ야: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원문에 없는 말이고, 『소학언해』(2:64ㄱ)에도 이 부분이 없이 ‘잔 시서 ᄡᅥ 請홀 디니라’로 적혀 있다. 각수의 실수인 듯하다.
홀 디니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모시고 활을 쏘게 되면 화살을 한꺼번에 모아 잡고서 〈한꺼번에 쏘며〉, 모시고 투호(投壺)를 하게 되면 화살을 모아서 〈한꺼번에〉 놀지니, 제가 이기면 술잔을 씻어서 〈상대방에게 벌주 마시기를〉 청할지니라.
〈해설〉 출전 : 예기 소의(少儀). 주석(소학집설) :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무릇 활을 쏠 때에는 반드시 두 사람이 짝이 된다. 화살 통은 뜰 가운데 있고 화살은 화살 통 속에 있다. 앞 사람이 먼저 화살 한 개를 취한 뒤에 다음 사람이 또 나아가 화살 한 개를 취한다. 이와 같이 번걸아 나아가서 각각 네 개의 화살을 잡는데, 만약 낮은 자가 윗사람을 모시고 쏘게 되면 감히 번갈아 취하지 않고 한꺼번에 네 개의 화살을 취한다. 그러므로 그것을 약시(約矢: 화살을 묶음)라 한다. 투호(投壺)의 예(禮)도 또한 손님과 주인이 각각 네 개의 화살을 취한다. 윗사람은 네 개의 화살을 땅에 놓고서 하나씩 집어 던지고, 아랫사람은 감히 땅에 놓지 못하므로 모두 품에 끌어안는다. 활쏘기와 투호의 예에서는 이긴 자의 자제가 술을 따라서 술잔 받침대 위에 놓으면 진 자는 꿇어앉아서 술을 마신다. 만약 낮은 자가 이기면 감히 곧바로 술을 따르지 않고, 반드시 앞에서 술잔을 씻고서 잔을 들기를 청해야 한다.”(陳氏曰 凡射 必二人爲耦 楅在中庭 箭置於楅 上耦前取一矢 次下耦又進取一矢 如是更進 各得四矢 若卑者侍射 則不敢更迭取之 但一時幷取四矢 故謂之約矢也 投壺之禮 亦賓主各四矢 尊者則委四矢於地 一一取而投之 卑者 不敢委於地 故悉擁抱之也 射與投壺之禮 勝者之弟子 酌酒置于豐上 其不勝者跪而飮之 若卑者得勝 則不敢徑酌 當前洗爵而請行觴也). 진씨(陳氏)는 진호(陳澔)이다. 이충구 외(2019a:234)에 『소학집성(小學集成)』 「권수(卷首)」에 실린 ‘시사약시지도(侍射約矢之圖)’와 ‘시투옹시지도(侍投擁矢之圖)’가 수록되어 있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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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쇼의:소의(少義). 『소학언해』(2:63ㄴ)에는 ‘少儀’에 ‘禮記 篇 일홈이라’라는 협주를 달았다. <서명>「소의(少儀)」는 『예기』 제 17편의 편명(篇名)이다.
주002)
ᄀᆞ로ᄃᆡ:말하되. 가로대. ᄀᆞᆮ-[曰]+오ᄃᆡ(연결 어미).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을 통해 알 수 있는 재구형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주003)
제:자기의. 인칭대명사의 주격 형태와 관형격 형태는 다음과 같이 성조에 의해 구별된다. ①‧내(주격), 내(관형격) ②:네(주격), 네(관형격) ③‧뉘(주격), :뉘(관형격) ④:제(주격), 제(관형격). ‘제 드ᇰ에 넘거든’이 『소학언해』(2:63ㄴ)에서는 ‘내거긔 츠ᇰ이 넘거든’으로 바뀌었다. ‘내거긔’는 ‘나에게’를 뜻하는데, 그 구조는 ‘나[我]+ㅣ(관형격 조사)+거긔(부사성 의존 명사)’이다.
주004)
드ᇰ에:등급에서. 등(等)+에(비교 부사격 조사)
주005)
넘거든:지나면. 이 ‘넘다’는 자동사이다. 타동사라면 목적어를 지배해야 하는데, 목적어 없이 부사어 ‘등에’와 호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006)
잠ᄭᅡᆫ도:감히. 절대로. 잠(暫)+ㅅ(관형격 조사)+간(間)+도. 『소학언해』(2:63ㄴ)에서는 ‘敢히’로 바뀌었다. 이 책에서는 ‘자ᇝ간’(3:5ㄴ, 17ㄴ, 20ㄴ, 45ㄱ)과 ‘잠ᄭᅡᆫ’(3:12ㄴ, 30ㄴ, 31ㄱ, 31ㄴ, 4:1ㄴ)이 비슷한 빈도로 나타난다. ‘잠ᄭᅡᆫ’은 한자어(暫間)인데, 대개 훈민정음 표기 ‘간’으로 나타난다. 본래는 시간적 의미를 지닌 낱말이지만, ‘조금, 절대로, 감히’ 등을 뜻하기도 한다. ¶이 명죵 사름미 잠간도 힘을 득디 몯리라〈지장경언해 중 19ㄱ〉. 이 예문의 원문은 ‘是命終人 了不得力’이다(지장경 벽송암판 중15ㄴ). 원문의 ‘了’는 ‘전혀, 절대로’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두 예문의 ‘잠ᄭᅡᆫ’도 ‘조금’을 뜻한다. ¶①人間애 이셔 藥師瑠璃光如來ㅅ 일후믈 잠 듣 젼로〈월인석보 9:29ㄴ〉 ②잠 경셔와 긔 셥녑고 효이 읻더니 나히 열아홉의 지아비 일코〈동국신속삼강행실도 열녀 4:77ㄴ〉. 또 ‘잠ᄭᅡᆫ’이 원문 ‘曾’의 번역어로 쓰인 예도 있다. ¶히 아  잠도 그츤  업스니 이 이 變易디 아니 디라(能知之心은 不曾間斷니 此是不變易義也ㅣ니라)〈법집별행록 36ㄴ-37ㄱ〉.
주007)
나ᄒᆞᆯ:나이를. 낳[歲]+ᄋᆞᆯ(목적격 조사). 현대 국어의 ‘나이’는 주격형 ‘나히’가 명사화한 것이다.
주008)
아ᄅᆞᆷ뎌:사사로이. 『소학언해』(2:63ㄴ)에서는 ‘ᄉᆞᄉᆞ로’로 바뀌었다. ‘아ᄅᆞᆷ’은 [私]를 뜻하는 명사였다. ¶그위 바도 容納 몯거니와 아뎌 車馬 通니라(官不容針 私通車馬) 그윗 門엔 아 容納 몯거니와 鄕黨앤 엇뎨 情이 업스리오<원주>【鄕 올히오 黨 서르 사괴 무리라】 (公門不容私 鄕黨豈無情)〈금강경삼가해 4:33ㄴ〉. 이 예문은 서로 이어져 있는 ‘야보송(冶父頌)’과 ‘설의(說誼)’를 다 인용한 것이다. 여기서 ‘아ᄅᆞᆷ’이 명사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아ᄅᆞᆷ’에 붙은 ‘-뎌’의 문법적 성격은 알기 어렵다. 그런데 ‘아ᄅᆞᆷ뎌’에 ‘ㅅ’이 붙은 ‘아ᄅᆞᆷ뎟’이 『번역소학』 제 8, 9, 10권에 나타난다. ‘아ᄅᆞᆷ뎌’가 명사적 성격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아ᄅᆞᆷ뎌 보요매’에서는 ‘아ᄅᆞᆷ뎌’가 부사어로 쓰였으므로 ‘아ᄅᆞᆷ뎌’가 부사성 의존 명사였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①둘재 사과 와 안자셔 사믜 아뎟 유무를 여보미 아니홀 디니라〈번역소학 8:22ㄱ〉 ②의를 귀히 너기고 쳔을 가야이 너기며 아뎟 이리 젹고 욕심이 져그며〈번역소학 8:27ㄴ〉 ③申國 夫人려 닐 우 엇디 져믄 아호로 아뎟 飮食을 라 먹게 야〈번역소학 9:7ㄱ〉. 한편 이 ‘아ᄅᆞᆷ’과는 별개로 [美]를 뜻하는 불규칙적 어근 ‘아ᄅᆞᆷ’도 있었다. ‘아ᄅᆞᆷ답-’은 [美]를 뜻하고, ‘아ᄅᆞᆷᄃᆞᆸ-, 아ᄅᆞᆷᄃᆞ외-, 아ᄅᆞᆷ도이’는 [私]를 뜻한다.
주009)
보요매:뵈옴에. 뵈-[謁]+옴(명사형 어미)+애(부사격 조사). 어간의 음절 부음 [j]가 명사형 어미 ‘-옴’ 앞에 붙어서 이중 모음 ‘요’를 구성하였다. 『소학언해』(2:63ㄴ)에서는 ‘뵈ᄋᆞ올 제’로 바뀌었다. ‘뵈-’는 ‘보-[見]’에 사동 접미사 ‘-이-’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뵈다’는 본래 ‘윗사람에게 자기를 보여주다’를 뜻하다가, 높임의 의미를 얻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010)
사ᄅᆞᄆᆞ로: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원문에 없는 것을 문맥에 맞게 보충한 것이다. 『소학언해』(2:63ㄴ)에서는 ‘사ᄅᆞᄆᆞ로’가 삭제되었다. ‘사ᄅᆞᄆᆞ로’ 뒤에 ‘하여금’에 해당하는 낱말이 나타나지 않기도 하는 것이 현대 국어와 다른 점이다. ‘하여금’에 해당하는 낱말로는 훈민정음 창제 초기에는 ‘ᄒᆡᅇᅧ’가 쓰였으나 그리 오래 쓰이지 않았고, 그 이후 ‘ᄒᆡ여곰’이 널리 쓰이다가, 근대 국어 시기에는 ‘ᄒᆞ여곰, ᄒᆞ야곰’이 널리 쓰였다.
주011)
ᄃᆞᆫ니게:다니게. ᄃᆞᆮ-[走]+니-[行]+게(연결 어미). 어간과 어간이 직접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인데, 합성어를 이루면서 의미에 약간의 변화가 일어났다. 니다〉니다〉다니다. 중세 국어에서 보조적 연결 어미 ‘-게’와 ‘-긔’는 통용되었지만, 이 책에는 ‘-긔’가 쓰이지 않았다. ¶①涅槃 得호 부텨 시긔 리다〈석보상절 6:4ㄱ〉 ②覺地를 믄득 證시게 호리라〈월인석보 서 18ㄴ〉. 한편 현대 국어의 ‘V-게 하지 말다’가 여기서는 ‘V-게 말다’로 나타나 있다.
주012)
길헤:길에서. 길ㅎ[路](ㅎ말음체언)+에(부사격 조사).
주013)
맛나:만나. 『소학언해』(2:63ㄴ)에서는 ‘만나셔’로 바뀌었다. 어간과 어간이 직접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맞-[逢, 對]+나-[出]+아(연결 어미). ‘맞→맛’은 8종성 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나-’는 [出]을 뜻하는 ‘나-’로 보이는데, 본래의 의미를 크게 잃었다. ‘따로’를 뜻하는 부사 ‘닫’과 ‘나-’가 결합한 합성어 ‘닫나다(=남과 어울리지 않고 따로 지내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의 ‘나다’는 ‘지내다’란 뜻에 가까운데, ‘나다’ 단독으로는 ‘지내다’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가 없다. ¶과 닫나 즐겨〈석보상절 9:34ㄴ〉.
주014)
보아시ᄃᆞᆫ:보시거든. 보시면. 보-[見]+아(확정법 선어말 어미)+시+ᄃᆞᆫ(연결 어미). 확정법 선어말 어미 ‘-거-’의 이형태에는 ‘-어-, -아-’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자동사와 형용사, 서술격 조사 ‘이-’ 뒤에서는 ‘-거-’가 쓰이고, 타동사에서는 ‘-어-, -아-’가 쓰인다. 단,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는 ‘ㄱ’이 약화하여 ‘-거-’가 ‘-어-’로 나타난다. 이 규칙은 철저하지 않아서 예외도 많다. 이 책에서도 규칙에 어긋나는 ‘보거시든’이 보인다(3:7ㄱ, 29ㄴ). ‘-든’과 ‘-ᄃᆞᆫ’이 혼용되는 것으로 보아, ‘ㆍ’의 음가가 이 당시에도 이미 불안정하였던 듯하다.
주015)
뵈ᅀᆞᆸ고:뵙고. 뵈-[謁]+ᅀᆞᆸ+고. ‘뵈ᅀᆞᆸ-’은 현대 국어 ‘뵈옵-, 뵙-’의 소급형이다.
주016)
가시논:가시는. 가-[行]+시+ᄂᆞ(현재시제 선어말 어미)+오(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여기의 관형사형 어미 앞의 ‘-오-’에서는 규칙성을 찾기 어렵다. ¶가시  보라〈석보상절 3:35ㄴ〉.
주017)
안자셔:앉아서. 앉았을 때에. 앉-[坐]+아(연결 어미)+시-[在](동사 어간)+어(연결 어미). ‘-아셔’가 하나의 연결 어미로 재구조화되었다. 문맥상으로 보면 ‘앉았을 때에’에 해당하는 말이 쓰일 자리이다. 『소학언해』(2:63ㄴ)에서는 ‘안자심애’로 바뀌었다.
주018)
시기디:시키지. 시기-[使]+디(보조적 연결 어미).
주019)
아니커시든:아니하시면. 아니(부사)+ᄒᆞ-+거(확정법 선어말 어미)+시+든(조건 표시 연결 어미). 이 책(3:32ㄱ)에서도 ‘보아시ᄃᆞᆫ’이 보인다. ‘-든’과 ‘-ᄃᆞᆫ’이 혼용되는 것으로 보아, ‘ㆍ’의 음가가 이 당시에도 이미 불안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주020)
푸ᇰ믈:풍물(風物). 악기. ‘악기 연주, 음악’은 ‘風流’ 또는 이를 한글로 적은 ‘풍류, 푸ᇰ뉴’로 나타난다. ¶①하 風流와 甘露도 리니〈월인석보 4:39ㄴ〉 ②王이  류 사 더야 달애더시니〈석보상절 3:22ㄱ〉 ③뉴리히 뉴라〈번역박통사 6ㄱ〉. ‘푸ᇰ믈’이 『소학언해』(2:63ㄴ)에서는 ‘琴과 瑟’로 나타난다.
주021)
자바ᄒᆞ디:잡지. 잡-[執]+아(보조적 연결 어미)+ᄒᆞ-(보조 동사 어간)+디. ‘자바ᄒᆞ디’가 『소학언해』(2:63ㄴ)에서는 ‘잡디’로 바뀌었다. ‘-아ᄒᆞ다’는 『송강가사』에 예가 많다. ¶東州 밤 계오 새와 北寬亭의 올나니 三角山 第一峯이 마면 뵈리로다〈송강가사 성주본, 관동별곡〉. 특별한 의미는 없이 운율을 위해 만든 어법으로 짐작되는데, 현대 국어의 ‘보아하니’에서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보아하니’의 소급형인 ‘보아ᄒᆞ니’는 『오륜전비언해』(1721)에서 보인다. ¶내 보아니 이 도라가디 못홈이로다〈오륜전비언해6:33ㄱ〉.
주022)
ᄯᅡᄒᆞᆯ:땅을. ᄯᅡㅎ[地](ㅎ말음체언)+ᄋᆞᆯ.
주023)
그리힐후디:나서서 손짓발짓하며 떠들지. 『소학언해』(2:63ㄴ)에도 같이 나타난다. 그리-[畫(획)]+힐후-[爭]+디(보조적 연결 어미). ‘힐후-’는 [爭]을 뜻한다. ‘힐후다’의 명사형 ‘힐훔’은 현대 국어 ‘씨름’으로 발달하였다. 이 대목의 원문 ‘획지(畫地)’는 ‘바닥에 금을 긋다’를 뜻하기도 하지만, ‘획지지천(畫地指天)’ 또는 ‘지천획지(指天畫地)’의 준말로도 쓰인다. ‘획지지천(지천획지)’에는 ‘①손짓발짓하며 함부로 떠들다 ②기탄없이 멋대로 행동하다 ③천지신명께 맹세하다’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우리말 ‘그리힐후다’는 ①이나 ②를 뜻하는 ‘획지지천’ 또는 ‘지천획지’를 번역한 말로 보이는데, 원문의 ‘획지(畫地)’는 ‘까닭 없이 땅바닥이나 방바닥에 손가락으로 금을 긋는 동작’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024)
놀이디:놀리지. 꾸미지. 원문은 ‘容’이다. 말을 할 때 지나친 손동작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보인다. 놀-[容, 戱]+이(사동 접미사)+디(보조적 연결 어미). ‘소ᄂᆞᆯ 놀이디’가 『소학언해』(2:63ㄴ)에서는 ‘손을 즛ᄒᆞ디’로 나타난다.
주025)
부체:부채. 붗-[煽]+에(명사 파생 접미사).
주026)
붓디:부치지. 붗-[煽]+디(보조적 연결 어미). ‘붗→붓’은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주027)
누어:누워. 눕-[臥]+어(연결 어미). ‘누ᄫᅥ’가 변한 것인데, 중세 국어에서 ‘누ᄫᅥ’와 ‘누워’ 및 ‘누어’가 다 보인다. ¶①病야 누셔 虛空애 비로〈석보상절 24:32ㄱ〉 ②이제 누워 나히 늙고〈내훈 3:42ㄴ〉 ③그 사미 醉야 누어 다 아디 몯야〈법화경언해 4:37ㄴ〉. 『소학언해』(2:63ㄴ)에도 ‘누어’로 나타난다.
주028)
겨시거든:계시면. 이 책에서는 ‘겨신’(4:17ㄴ)과 ‘계시거든’(3:28ㄱ)이 보인다.
주029)
안자셔:앉아서. 『소학언해』(2:63ㄴ)에서는 ‘ᄭᅮ러’로 바뀌었다.
주030)
니ᄅᆞ시ᄂᆞᆫ:이르시는. 중세 국어 문헌에서 ‘니ᄅᆞ시논 마ᄅᆞᆯ’도 보인다. ¶녜 니시논 마 드러 니샤〈능엄경언해 1:88ㄴ〉. 관형사형 어미 ‘-ㄴ’ 앞의 ‘-오-’의 쓰임이 규칙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주031)
옮귤 디니라:옮길지니라. 전할지니라. 옮-[移]+기(사동 접미사)+우(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ㅣ-(서술격 조사 어간)+니+라. 평서문의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의 인지(認知)를 요구하는 선어말 어미이다. ‘-ㄹ 디니라’는 [의무, 당연]의 의미를 나타낸다. 『소학언해』(2:63ㄴ)에서는 ‘옴길 디니라’로 바뀌었다.
주032)
솔딘댄:쏘게 되면. 소-[射]+ㄹ(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ㄴ댄(연결 어미). ‘-ㄹ딘댄’이 복합 어미로 재구조화되었다. 『훈민정음(해례본)』에서는 다음과 같이 ‘覆物’을 뜻하는 ‘소다’와 ‘射’를 뜻하는 ‘쏘다’를 구별하였다. ¶소다 爲覆物而 쏘다 爲射之之類〈훈민정음 해례본 용자례〉. 여기서 ‘쏘다’가 아닌 ‘소다’가 쓰인 것은 방언의 반영일 가능성도 있다. ‘솔딘댄’이 『소학언해』(2:64ㄱ)에서는 ‘ᄡᅩᆯ 적이어든’으로 바뀌었다.
주033)
사ᄅᆞᆯ:화살을. 살[矢]+ᄋᆞᆯ(목적격 조사).
주034)
모도:모두. 다. 몯-[合]+오(부사 파생 접미사).
주035)
홀딘댄:(투호를) 할 때에는. ‘투호홀딘댄’이 『소학언해』(2:64ㄱ)에서는 ‘투호 틸 적이어든’으로 바뀌었다.
주036)
모도아:모아. 몯-[合]+오(사동 접미사)+아(연결 어미).
주037)
놀 디니:놀지니. 놀-[遊, 競技]+ㄹ(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니. 여기의 ‘놀-’은 ‘윷놀이’의 ‘놀-’과 같이 ‘상대와 승부를 겨루는 놀이’를 뜻한다. ‘놀 디니’가 『소학언해』(2:64ㄱ)에서는 ‘안으며’로 바뀌었다. ‘여러 개의 화살을 품에 끌어안음’을 뜻한다.
주038)
제:제가. 자기가. 저[自己]+이(주격 조사). ‘저’는 일반적인 3인칭 대명사로 쓰이기도 하였지만, 대개는 3인칭 재귀 대명사로 쓰였다. 『소학언해』(2:45ㄴ)에서는 ‘제’가 생략되었다. 인칭대명사의 주격 형태와 관형격 형태는 다음과 같이 성조에 의해 구별된다. ①‧내(주격), 내(관형격) ②:네(주격), 네(관형격) ③‧뉘(주격), :뉘(관형격) ④:제(주격), 제(관형격).
주039)
이긔여든:이기면. 이긔-[勝]+어(확정법 선어말 어미)+든(조건 표시 선어말 어미). ‘-어-’는 ‘-거-’의 이형태이다. 일반적으로 타동사에서는 ‘-어/아-’가 쓰이고 그 밖의 용언에서는 ‘-거-’가 쓰였다. ‘-든’은 ‘조건’을 나타낸다. 중세 국어의 ‘-든’은 대개 ‘-거-’와 결합한 ‘-거든’으로 나타나므로 공시적으로 보면 한 형태소처럼 보인다. 동사 어간 ‘오-’ 뒤에서 ‘-나ᄃᆞᆫ’으로 나타난다. ‘이긔여든’에 ‘-어-’가 아닌 ‘-거-’가 쓰인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거-’의 ‘ㄱ’이 약화된 ‘-어-’의 ‘ㅇ’은 음운론적으로 자음에 속하기 때문에, ‘-어-’는 이중 모음의 음절 부음 [j] 뒤에서 ‘-여-’로 변하지 않는다.
주040)
븟 살가 ᄒᆞ야: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원문에 없는 말이고, 『소학언해』(2:64ㄱ)에도 이 부분이 없이 ‘잔 시서 ᄡᅥ 請홀 디니라’로 적혀 있다. 각수의 실수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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