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3
  • 번역소학 제3권
  • 내편(內篇)○제2편 명륜(明倫)○명장유지서(明長幼之序)
  • 명장유지서 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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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유지서 005


○謀모於어長者쟈호 必필操조几궤杖以이從之지니 長者쟈ㅣ 問문이어든 不블辭

번역소학 권3:25ㄴ

讓而對ㅣ 非비禮례也야ㅣ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얼우게 주001)
얼우게:
어른에게. 얼운[長者]+ᄋᆡ(관형격 조사)+그ᇰ(처소 지시 의존명사)+에(부사격 조사). ᄋᆡ그ᅌᅦ〉ᄋᆡ게. ‘얼운’은 ‘얼-[婚姻](동사 어간)+운(동명사 어미)’이 명사화한 것이다.
주002)
가:
가서. 가-[去]+아(연결 어미). 『소학언해』(2:58ㄱ)에서는 ‘가’가 빠졌다.
의론 주003)
의론:
의논. 『소학언해』(2:58ㄱ)에서는 ‘의논’으로 바뀌었다.
주004)
제:
제에. 때에. ‘제’는 한자어 ‘際’로 보이는데, 언제나 훈민정음으로 표기되었다. 제+Ø(부사격 조사). 음절 부음 [j]로 끝나는 시간과 장소 관련 명사 뒤에서는 부사격 조사 ‘에/예//의’가 외현되지 않는다. ‘의론ᄒᆞᆯ 제’가 『소학언해』(2:58ㄱ)에서는 ‘의논ᄒᆞᆯᄉᆡ’로 바뀌었다.
모로매 주005)
모로매:
모름지기. 반드시. ‘모름(不知)에’를 뜻하는 것은 ‘몰로매’이다. 『소학언해』(2:58ㄱ)에서는 ‘반ᄃᆞ시’로 바뀌었다. 『번역소학』 제 3·4권의 ‘모로매’는 예외 없이 『소학언해』에서 ‘반ᄃᆞ시’로 교체되었다.
지혀실 주006)
지혀실:
기대실. 지혀-[依支]+시(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 지ᅘᅧ다〉지혀다. ‘지혀실 것과’가 『소학언해』(2:58ㄱ)에서는 ‘几과’로 바뀌었다. 체언 말음 모음 뒤에 ‘와’가 아닌 ‘과’가 쓰인 것은 오각이다.
것과 막대 주007)
막대:
막대. 지팡이. 막다히〉막대. 15세기에 이미 변화형 ‘막대’가 나타난다. ¶뎌 자본 갈막대 미조차 귿그티 야디여 解脫을 得며〈법화경언해 7:53ㄴ〉. ‘ㅐ’가 단모음으로 변화한 것은 근대 국어 말기이다. 한편 현대 국어 ‘막대기’는 ‘막다히’의 ‘ㅎ’이 ‘ㄱ’으로 변화한 것이다.
 자바 졷올 주008)
졷ᄌᆞ올:
좇자올. 따를. 좇-[從]+ᄌᆞᆸ(겸양 선어말 어미)+ᄋᆞᆯ(관형사형 어미). ‘ㅸ’의 소멸에 따라 ‘-ᄌᆞᆸ-’이 관형사형 어미 ‘-ᄋᆞᆯ’ 앞에서 ‘-ᄌᆞ오-’로 교체되고 관형사형 어미 ‘-ᄋᆞᆯ’의 ‘ᄋᆞ’가 탈락한 것이다.
디니 얼우니 묻거시든 주009)
묻거시든:
물으시면. 묻-[問]+거(확정법 선어말 어미)+시(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든(연결 어미). ‘-든’은 ‘조건’을 나타낸다. 중세 국어의 ‘-든’은 대개 ‘-거-’와 결합한 ‘-거든’으로 나타나므로 공시적으로 보면 한 형태소처럼 보인다. ‘-거든’은 동사 어간 ‘오-’ 뒤에서 ‘-나ᄃᆞᆫ’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중세 국어에서는 현대 국어와 달리 ‘-거-’가 ‘-시-’의 앞에 놓인다. ‘-거시든(어시든)’은 형태 구조 면에서는 현대 국어의 ‘-시거든’에 해당하지만 의미 면에서는 ‘-시면’에 해당한다. 현대 국어의 ‘-거든’은 ‘어떤 일이 사실이면’ 또는 ‘어떤 일이 사실로 실현되면’의 뜻을 나타낼 때에 대개 명령문과 연결되는데, 여기의 ‘-거시든’은 그러한 ‘-거든’과는 성격이 다르다.
 아니코 주010)
아니코:
아니하고. ‘아니ᄒᆞ고’에서 모음 ‘ㆍ’가 탈락한 것이다.
즉재 주011)
즉재:
즉시. 『석보상절』에서는 ‘즉자히’가 쓰였고, 『월인석보』에서는 ‘즉자히’와 ‘즉재’가 다 쓰였다. 15세기 말에는 ‘즉제’가 나타나고, 18세기에는 ‘즉ᄌᆡ’가 나타난다. ‘즉’은 한자어 ‘卽’으로 보인다. ‘ㆍ’가 소멸된 뒤에는 ‘즉재’가 ‘즉ᄌᆡ’로 변하기도 하였다. ¶①그 仙人이 즉자히 虛空애 라오나〈석보상절 3:1ㄴ〉 ②즉자히 니러 合掌야〈월인석보 12:2ㄱ〉 ③그제 善宿ㅣ 즉재 究羅帝의게 가 닐오〈월인석보 9:35下ㄴ〉 ④아라 우희 면 즉제 됴리라〈구급간이방 2:91ㄱ〉 ⑤시혹 니근은 듣고 즉 신슈며〈지장경언해 상 15ㄱ〉.
답호미 례져리 아니라 주012)
아니라:
아니다. 아니-[非](형용사 어간)+라(종결 어미). 여기의 ‘-라’는 평서문 종결 어미 ‘-다’의 이형태이다. 평서문 종결 어미 ‘-다’와 ‘-라’의 분포는 완전히 상보적이다. ‘-다’는 ‘--, -거-, -시-, --, -도-, -ㅅ-, --’ 등의 선어말 어미와 용언 어간 뒤에서 쓰이고, ‘-라’는 서술격 조사 어간 ‘이-’나 ‘-오-, -니-, -리-, -더-, -지-’ 등의 선어말 어미 및 형용사 ‘아니-’ 뒤에서 쓰였다. ‘아니-’에 ‘-라’가 쓰인 것은 ‘아니-’의 기원적 구조가 ‘아니(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이기 때문이다. 즉 ‘아니라’의 ‘-라’는 서술격 조사 어간 뒤에 쓰인 것이다. 한편 ‘아니라’에는 연결형도 있다. 즉 ‘아니-(형용사 어간)+아(연결 어미)’가 ‘아니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연결 어미 ‘-아’가 ‘-라’로 교체되는 것은 ‘아니-’의 기원적 구성 요소인 서술격 조사 어간 때문이다.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아’가 ‘-라’로 교체되는 것은 ‘이-’가 ‘일-’에서 발달한 것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옛 문헌에서 ‘아니라’가 종결형인지 연결형인지를 판단하는 일이 아주 어려울 때가 많다. 문장이 끝난 것인지 연결되는 것인지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의 ‘아니라’는 ‘아니니라’의 실수로 보인다. 원문 ‘非禮也ㅣ니라’에서는 명제에 대한 인지(認知)를 요구하는 선어말 어미 ‘-니-’가 있는데 언해문에서는 빠져 있다. ‘아니-’의 ‘니’ 때문에 일어난 착각일 가능성이 있다. 『소학언해』(2:58ㄱ)에서는 이를 ‘아니니라’로 바꾸었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어른에게 가서 일을 의논할 때에는 모름지기 〈몸을〉 의지하실 것과 지팡이를 잡고서 따를지니, 어른이 물으시면 사양을 하지 않고 대답하는 것은 예절이 아니다.
〈해설〉 출전 : 예기 곡례(曲禮). 궤장(几杖)은 안석
(案席: 앉을 때 몸을 기대는 방석)
과 지팡이이다. 이것을 가지고 간다는 것은 노인에 대한 공경을 뜻한다. 임금이 70세 이상의 공이 많은 대신들에게 궤장을 하사하면서 베풀던 조선 시대의 궤장연(几杖宴)은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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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얼우게:어른에게. 얼운[長者]+ᄋᆡ(관형격 조사)+그ᇰ(처소 지시 의존명사)+에(부사격 조사). ᄋᆡ그ᅌᅦ〉ᄋᆡ게. ‘얼운’은 ‘얼-[婚姻](동사 어간)+운(동명사 어미)’이 명사화한 것이다.
주002)
가:가서. 가-[去]+아(연결 어미). 『소학언해』(2:58ㄱ)에서는 ‘가’가 빠졌다.
주003)
의론:의논. 『소학언해』(2:58ㄱ)에서는 ‘의논’으로 바뀌었다.
주004)
제:제에. 때에. ‘제’는 한자어 ‘際’로 보이는데, 언제나 훈민정음으로 표기되었다. 제+Ø(부사격 조사). 음절 부음 [j]로 끝나는 시간과 장소 관련 명사 뒤에서는 부사격 조사 ‘에/예//의’가 외현되지 않는다. ‘의론ᄒᆞᆯ 제’가 『소학언해』(2:58ㄱ)에서는 ‘의논ᄒᆞᆯᄉᆡ’로 바뀌었다.
주005)
모로매:모름지기. 반드시. ‘모름(不知)에’를 뜻하는 것은 ‘몰로매’이다. 『소학언해』(2:58ㄱ)에서는 ‘반ᄃᆞ시’로 바뀌었다. 『번역소학』 제 3·4권의 ‘모로매’는 예외 없이 『소학언해』에서 ‘반ᄃᆞ시’로 교체되었다.
주006)
지혀실:기대실. 지혀-[依支]+시(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 지ᅘᅧ다〉지혀다. ‘지혀실 것과’가 『소학언해』(2:58ㄱ)에서는 ‘几과’로 바뀌었다. 체언 말음 모음 뒤에 ‘와’가 아닌 ‘과’가 쓰인 것은 오각이다.
주007)
막대:막대. 지팡이. 막다히〉막대. 15세기에 이미 변화형 ‘막대’가 나타난다. ¶뎌 자본 갈막대 미조차 귿그티 야디여 解脫을 得며〈법화경언해 7:53ㄴ〉. ‘ㅐ’가 단모음으로 변화한 것은 근대 국어 말기이다. 한편 현대 국어 ‘막대기’는 ‘막다히’의 ‘ㅎ’이 ‘ㄱ’으로 변화한 것이다.
주008)
졷ᄌᆞ올:좇자올. 따를. 좇-[從]+ᄌᆞᆸ(겸양 선어말 어미)+ᄋᆞᆯ(관형사형 어미). ‘ㅸ’의 소멸에 따라 ‘-ᄌᆞᆸ-’이 관형사형 어미 ‘-ᄋᆞᆯ’ 앞에서 ‘-ᄌᆞ오-’로 교체되고 관형사형 어미 ‘-ᄋᆞᆯ’의 ‘ᄋᆞ’가 탈락한 것이다.
주009)
묻거시든:물으시면. 묻-[問]+거(확정법 선어말 어미)+시(주체 높임 선어말 어미)+든(연결 어미). ‘-든’은 ‘조건’을 나타낸다. 중세 국어의 ‘-든’은 대개 ‘-거-’와 결합한 ‘-거든’으로 나타나므로 공시적으로 보면 한 형태소처럼 보인다. ‘-거든’은 동사 어간 ‘오-’ 뒤에서 ‘-나ᄃᆞᆫ’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중세 국어에서는 현대 국어와 달리 ‘-거-’가 ‘-시-’의 앞에 놓인다. ‘-거시든(어시든)’은 형태 구조 면에서는 현대 국어의 ‘-시거든’에 해당하지만 의미 면에서는 ‘-시면’에 해당한다. 현대 국어의 ‘-거든’은 ‘어떤 일이 사실이면’ 또는 ‘어떤 일이 사실로 실현되면’의 뜻을 나타낼 때에 대개 명령문과 연결되는데, 여기의 ‘-거시든’은 그러한 ‘-거든’과는 성격이 다르다.
주010)
아니코:아니하고. ‘아니ᄒᆞ고’에서 모음 ‘ㆍ’가 탈락한 것이다.
주011)
즉재:즉시. 『석보상절』에서는 ‘즉자히’가 쓰였고, 『월인석보』에서는 ‘즉자히’와 ‘즉재’가 다 쓰였다. 15세기 말에는 ‘즉제’가 나타나고, 18세기에는 ‘즉ᄌᆡ’가 나타난다. ‘즉’은 한자어 ‘卽’으로 보인다. ‘ㆍ’가 소멸된 뒤에는 ‘즉재’가 ‘즉ᄌᆡ’로 변하기도 하였다. ¶①그 仙人이 즉자히 虛空애 라오나〈석보상절 3:1ㄴ〉 ②즉자히 니러 合掌야〈월인석보 12:2ㄱ〉 ③그제 善宿ㅣ 즉재 究羅帝의게 가 닐오〈월인석보 9:35下ㄴ〉 ④아라 우희 면 즉제 됴리라〈구급간이방 2:91ㄱ〉 ⑤시혹 니근은 듣고 즉 신슈며〈지장경언해 상 15ㄱ〉.
주012)
아니라:아니다. 아니-[非](형용사 어간)+라(종결 어미). 여기의 ‘-라’는 평서문 종결 어미 ‘-다’의 이형태이다. 평서문 종결 어미 ‘-다’와 ‘-라’의 분포는 완전히 상보적이다. ‘-다’는 ‘--, -거-, -시-, --, -도-, -ㅅ-, --’ 등의 선어말 어미와 용언 어간 뒤에서 쓰이고, ‘-라’는 서술격 조사 어간 ‘이-’나 ‘-오-, -니-, -리-, -더-, -지-’ 등의 선어말 어미 및 형용사 ‘아니-’ 뒤에서 쓰였다. ‘아니-’에 ‘-라’가 쓰인 것은 ‘아니-’의 기원적 구조가 ‘아니(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이기 때문이다. 즉 ‘아니라’의 ‘-라’는 서술격 조사 어간 뒤에 쓰인 것이다. 한편 ‘아니라’에는 연결형도 있다. 즉 ‘아니-(형용사 어간)+아(연결 어미)’가 ‘아니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연결 어미 ‘-아’가 ‘-라’로 교체되는 것은 ‘아니-’의 기원적 구성 요소인 서술격 조사 어간 때문이다.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서 ‘-아’가 ‘-라’로 교체되는 것은 ‘이-’가 ‘일-’에서 발달한 것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옛 문헌에서 ‘아니라’가 종결형인지 연결형인지를 판단하는 일이 아주 어려울 때가 많다. 문장이 끝난 것인지 연결되는 것인지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의 ‘아니라’는 ‘아니니라’의 실수로 보인다. 원문 ‘非禮也ㅣ니라’에서는 명제에 대한 인지(認知)를 요구하는 선어말 어미 ‘-니-’가 있는데 언해문에서는 빠져 있다. ‘아니-’의 ‘니’ 때문에 일어난 착각일 가능성이 있다. 『소학언해』(2:58ㄱ)에서는 이를 ‘아니니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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