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3
  • 번역소학 제3권
  • 내편(內篇)○제2편 명륜(明倫)○명장유지서(明長幼之序)
  • 명장유지서 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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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유지서 003


曲곡禮례예 曰왈 見견父부之지執집야 不블謂위之지進진이어든 不블敢감進진며 不블謂위之지退퇴어든 不블敢감退퇴며 不블問문이어든 不블敢감對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曲곡禮례로 주001)
ᄀᆞ로ᄃᆡ:
말하되. 가로대. ᄀᆞᆮ-[曰]+오ᄃᆡ(연결 어미).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을 통해 알 수 있는 재구형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아븨 주002)
아븨:
아버지의. 아비[父]+의(관형격 조사). ‘ㅣ’로 끝나는 명사에 관형격 조사 ‘/의’가 통합하면 명사 말음 ‘ㅣ’는 탈락한다. 즉 ‘아비, 어미, 한아비, 할미, 어버ᅀᅵ’에 ‘의/’가 결합하면 ‘아/아븨, 어ᄆᆡ/어믜, 한아ᄇᆡ/한아븨, 할ᄆᆡ/할믜, 어버ᅀᅴ’가 된다. 의존 명사에도 적용되어 ‘病ᄒᆞᆫ 이’에 ‘의/ᄋᆡ’가 붙으면 ‘病’가 된다.
버들 주003)
버들:
벗을. ‘벋〉벗’은 7종성 표기 관행에 따른 것이다. 원문의 ‘執’은 ‘벗’을 뜻한다.
보고 주004)
보고:
보고. 보게 될 때에. 바로 뒤의 ‘나ᅀᅡ오-’의 주체는 독자이고, ‘아븨 벋’은 명령의 주체이다. 그러므로 연결 어미 ‘-고’를 선택한 것은 국어답지 않은 번역이다. 간결하게 번역하려는 의도에 말미암은 것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57ㄱ)에는 ‘보아’로 적혀 있는데, 그 역시 국어다운 번역은 아니다.
나오라 주005)
나ᅀᅡ오라:
나아오라. 나ᇫ-[進]+아(연결 어미)+오-[來]+라(명령 종결 어미). ‘ㅿ’이 소멸하기 이전의 ‘나아오다’는 ‘나-[出]+아(연결 어미)+오-[來]+다’로 구성된 것이다. 다음 예문에서는 ‘나ᅀᅡ’와 ‘나아’가 구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도 나가 보샤 일후믈 알외시니 聖武ㅣ어시니 나아오리가 도기 겨신  무러 일후믈 저니 天威天威어시니 드러오리가〈용비어천가 62장〉. 그런데 15세기 문헌에서 ‘나아오다(出來)’의 축약형 ‘나오다’가 보인다. ¶제 너교 바 가다가 귓것과 모딘 이 므엽도소니 므스므라 바 나오나뇨 야 뉘으처 도로 오려 더니〈석보상절 6:19ㄴ〉. 게다가 여기의 ‘나ᅀᅡ오라’가 16세기의 『소학언해』(2:57ㄱ)에서는 ‘나아오라’로 바뀌었는데, 『소학언해』에서는 ‘ㅿ’이 소멸한 예가 많이 나타나므로, ‘나아오다’가 ‘出來’를 뜻하기도 하고 ‘進來’를 뜻하기도 한다.
니디 아니커시든 주006)
아니커시든:
아니하시면. 아니(부사)+ᄒᆞ-+거(확정법 선어말 어미)+시+든(조건 표시 연결 어미). 이 책(3:32ㄱ)에서도 ‘보아시ᄃᆞᆫ’이 보인다. ‘-든’과 ‘-ᄃᆞᆫ’이 혼용되는 것으로 보아, ‘ㆍ’의 음가가 이 당시에도 이미 불안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가디 말며 믈러가라 주007)
믈러가라:
물러가라. 므르-[退]+어+가-[去]+라. ‘/르’ 불규칙 활용 중 이른바 ‘ㄹㄹ’형이다. ‘/르’ 불규칙 활용 중 ‘ㄹㄹ’형에는 ‘-[速], 모-’ 등이 있고, ‘ㄹㅇ’형에는 ‘다-[異], 그르-[解], 게으르-[怠]’ 등이 있다.
니디 아니커시든 믈러오디 말며 묻디 아니

번역소학 권3:25ㄱ

커시든 답디 주008)
ᄃᆡ답디:
대답하지. ᄃᆡ답+ᄒᆞ-+디. 어근 말 무성자음 뒤에서 ‘ᄒᆞ’가 탈락한 것이다.
마롤 디니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곡례」에서 이르기를, 아버지의 벗을 보게 될 때에는, 나아오라고 말하지 않으시면 나아가지 말며, 물러가라고 이르지 아니하시면 물러나오지 말며, 묻지 않으시면 대답하지 말지니라.
〈해설〉 출전 : 예기 곡례(曲禮). 주석(소학증주) : 집(執)은 뜻을 같이하는 자를 가리키니, 곧 『예기』에서 말하는 집우(執友)를 적은 것이다. 위(謂)는 명(命)과 같으니, 공경하기를 아버지와 같이 하는 것이다.(執謂執志同者 卽記所謂執友也 謂猶命也 敬之同於父).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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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ᄀᆞ로ᄃᆡ:말하되. 가로대. ᄀᆞᆮ-[曰]+오ᄃᆡ(연결 어미).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을 통해 알 수 있는 재구형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주002)
아븨:아버지의. 아비[父]+의(관형격 조사). ‘ㅣ’로 끝나는 명사에 관형격 조사 ‘/의’가 통합하면 명사 말음 ‘ㅣ’는 탈락한다. 즉 ‘아비, 어미, 한아비, 할미, 어버ᅀᅵ’에 ‘의/’가 결합하면 ‘아/아븨, 어ᄆᆡ/어믜, 한아ᄇᆡ/한아븨, 할ᄆᆡ/할믜, 어버ᅀᅴ’가 된다. 의존 명사에도 적용되어 ‘病ᄒᆞᆫ 이’에 ‘의/ᄋᆡ’가 붙으면 ‘病’가 된다.
주003)
버들:벗을. ‘벋〉벗’은 7종성 표기 관행에 따른 것이다. 원문의 ‘執’은 ‘벗’을 뜻한다.
주004)
보고:보고. 보게 될 때에. 바로 뒤의 ‘나ᅀᅡ오-’의 주체는 독자이고, ‘아븨 벋’은 명령의 주체이다. 그러므로 연결 어미 ‘-고’를 선택한 것은 국어답지 않은 번역이다. 간결하게 번역하려는 의도에 말미암은 것으로 보인다. 『소학언해』(2:57ㄱ)에는 ‘보아’로 적혀 있는데, 그 역시 국어다운 번역은 아니다.
주005)
나ᅀᅡ오라:나아오라. 나ᇫ-[進]+아(연결 어미)+오-[來]+라(명령 종결 어미). ‘ㅿ’이 소멸하기 이전의 ‘나아오다’는 ‘나-[出]+아(연결 어미)+오-[來]+다’로 구성된 것이다. 다음 예문에서는 ‘나ᅀᅡ’와 ‘나아’가 구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도 나가 보샤 일후믈 알외시니 聖武ㅣ어시니 나아오리가 도기 겨신  무러 일후믈 저니 天威天威어시니 드러오리가〈용비어천가 62장〉. 그런데 15세기 문헌에서 ‘나아오다(出來)’의 축약형 ‘나오다’가 보인다. ¶제 너교 바 가다가 귓것과 모딘 이 므엽도소니 므스므라 바 나오나뇨 야 뉘으처 도로 오려 더니〈석보상절 6:19ㄴ〉. 게다가 여기의 ‘나ᅀᅡ오라’가 16세기의 『소학언해』(2:57ㄱ)에서는 ‘나아오라’로 바뀌었는데, 『소학언해』에서는 ‘ㅿ’이 소멸한 예가 많이 나타나므로, ‘나아오다’가 ‘出來’를 뜻하기도 하고 ‘進來’를 뜻하기도 한다.
주006)
아니커시든:아니하시면. 아니(부사)+ᄒᆞ-+거(확정법 선어말 어미)+시+든(조건 표시 연결 어미). 이 책(3:32ㄱ)에서도 ‘보아시ᄃᆞᆫ’이 보인다. ‘-든’과 ‘-ᄃᆞᆫ’이 혼용되는 것으로 보아, ‘ㆍ’의 음가가 이 당시에도 이미 불안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주007)
믈러가라:물러가라. 므르-[退]+어+가-[去]+라. ‘/르’ 불규칙 활용 중 이른바 ‘ㄹㄹ’형이다. ‘/르’ 불규칙 활용 중 ‘ㄹㄹ’형에는 ‘-[速], 모-’ 등이 있고, ‘ㄹㅇ’형에는 ‘다-[異], 그르-[解], 게으르-[怠]’ 등이 있다.
주008)
ᄃᆡ답디:대답하지. ᄃᆡ답+ᄒᆞ-+디. 어근 말 무성자음 뒤에서 ‘ᄒᆞ’가 탈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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