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의 하생 3]
그 주001) : 때. 초성 합용병서 중에서 ‘ㅂ’계(ᄠ ᄡ ᄧ ᄩ)와 ‘ㅄ’계(ᄢ ᄣ)는 진정한 자음군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먼저 ‘ㅂ’계가 pt, ps 등을 나타냈음은 다음과 같은 사실로 짐작할 수가 있다. 첫째, 15세기 문헌의 ‘’에 대응하는 단어가 계림유사에 ‘菩薩’(*)로 표기되어 있는 바, ‘’을 ‘*’로부터의 발달이라고 볼 때, ‘ᄡ’이 표기 그대로 발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현대국어의 일부 합성어에서 공시적인 관점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ㅂ’이 보인다는 점이다. 즉 현대국어의 ‘입쌀, 좁쌀’, ‘입짝, 접짝’, ‘욉씨, 볍씨’, ‘부릅뜨-’, ’휩쓸-’ 등의 ‘ㅂ’은 역사적으로 중세국어의 ‘’, ‘’, ‘’, ‘-’, ‘-’ 등의 ‘ㅂ’이 화석화된 것이라 설명된다. ‘ᄡ’계의 ‘ㅂ’에 대해서도 그것이 발음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현대국어의 ‘입때, 접때’의 ‘ㅂ’은 중세국어의 ‘’의 ‘ㅂ’이 화석화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큰 城이 이쇼 일후미 翅頭未이리니 기릐 주002) 기릐: 형용사어간 ‘길-’과 명사파생접미사 ‘-/의’가 결합한 파생명사이다. 파생부사의 경우에는 ‘기리’로 형태가 달랐다.
十二由旬이오 너븨 주003) 너븨: 형용사어간 ‘넙-’과 명사파생접미사 ‘-/의’가 결합한 파생명사이다. 파생부사의 경우에는 ‘너비’로 형태가 달랐다.
七由旬이오 端嚴호미 로 주004) 妙며 莊嚴 주005) 장엄(莊嚴): ① 좋고 아름다운 것으로 국토를 꾸미고, 훌륭한 공덕을 쌓아 몸을 장식하고, 향이나 꽃 따위를 부처에게 올려 장식하는 일. ② 악한 것으로부터 몸을 삼가는 일.
호미 淸淨고 福德 주006) 복덕(福德): ① 타고난 복과 후한 마음. ② 선행의 과보(果報)로 받는 복스러운 공덕.
엣 사미 그 리니 福德人 주007) 복덕인(福德人): 선행의 과보(果報)로 받는 복스러운 공덕이 많은 사람.
이론 주008) 젼로 주009) 젼로: ‘젼’는 현대어의 ‘때문’이나 ‘덕분’에 해당하는 명사이다. 이두어에서는 ‘詮次’로 표기되기 하였다. 그 앞에 관형사형이나 속격형이 올 수 있었다.
豊樂 주010) 며 便安리라 그 城이 七寶 주011) 칠보(七寶): ① 일곱 가지 주요 보배. 무량수경에서는 금·은·유리·파리·마노·거거·산호를 이르며, 법화경에서는 금·은·마노·유리·거거·진주·매괴를 이른다. 칠진(七珍). ② 전륜성왕이 가지고 있는 일곱 가지 보배. 윤보, 상보(象寶), 마보(馬寶), 여의주보, 여보(女寶), 장보(將寶), 주장신보를 이른다.
ㅣ오 우희 주012) 우희: 위에. 이와 같이 처격조사로 ‘/의’와 같은 속격형 처격을 취하는 경우는 일부 시간명사와 장소명사 그리고 특수어간교체를 하는 명사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樓閣이 잇고 戶牖軒窓이 다 보오 ≪牖 다매 잇 窓이라≫ 眞珠羅網 주013) 라망(羅網): 구슬을 꿰어 그물처럼 만들어 불전(佛前)을 장식하는 기구.
이 그 우희 차 주014) 차: 기본형은 ‘다’[滿]. ‘+아→차’.
둡고 주015) 街巷 주016) 道陌 주017) 도맥(道陌): 불교 선종(禪宗)에서의 법맥(法脈) 또는 일반 종교 등에서의 교통이나 학문 분야에서의 법통(法統)·학맥(學脈) 등과 같은 용어이다.
이 너븨 十二월인석보 23:30ㄱ
里오 믈 주018) 믈: 물. 중세국어에서의 ‘믈[水]’은 근대국어 시기인 17세기 말엽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원순모음화를 겪어 ‘물’로 된다. 동문유해에서 불[火, 상:63], 풀[草, 하:45], 붉다[紅, 하:25] 등의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려 주019) 러 주020) 淸淨며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미륵의 하생 3]
그때 하나의 큰 성이 있되 이름이 시두미일 것이니, 길이 십이 유순이고, 너비 칠 유순이고, 단엄함이 유다르게 묘하며, 장엄함이 맑고 깨끗하고, 복스럽고 덕 있는 사람이 그곳에 가득하리니 복스러운 공덕 있는 사람인 까닭에 풍요롭게 즐기며 편안하리라. 그 성이 일곱 가지 보배요 위에는 누각이 있고 집의 들창이나 추녀 밑의 창이 모두 많은 보배이고 ≪유는 담에 있는 창이다.≫진주라망이 그 위에 차서 덮고 저자거리가 너비 십이 리이고 물 뿌려 쓸어 청정하며,
Ⓒ 역자 | 한재영 / 2009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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