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월인석보 제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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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아비지옥에 있는 어머니를 구함 7


[목련이 아비지옥에 있는 어머니를 구함 7]
그 이웃  사히 羅卜이 오다 듣고 城 밧긔 마라 나가 무로 아기씨여 알 부텨 업스시고 뒤혜 님 업거늘

월인석보 23:75ㄱ

뉘게 주001)
뉘게:
‘누구에게’. 인칭대명사의 미지칭은 ‘누’였다. 주격형 뉘(거성), 속격형 뉘(상성), 대격형 눌, 누를 등이 그것이다. 이 ‘누’에 의문의 添詞 ‘고, 구’가 연결된 것이 ‘누고, 누구’였다. ‘ 누구(他是阿誰)〈몽산법어 20〉, 부톄 누고〈월인석보 21.195〉’ 등의 예가 그것이다. 이 ‘누고, 누구’가 근대어에 와서 대명사 어간으로 인식된 것이다.
절다 羅卜이 닐오 어마니미 지븨 겨샤 三寶 供養 날마다 五百僧齋시더라 듣고 저노라 주002)
저노라:
기본형은 ‘저다’. 저쑵다. 신이나 부처에게 절하다.
그 사히 닐오 그딋 주003)
그딋:
그대+의. 대명사 ‘그듸’로 가리키는 대상이 존칭체언이어서 속격어미로 ‘ㅅ’을 취한 것이다.
어미 그듸 나간 後에 지븨 이셔 곳 보아 다 매로 티고 그듸 僧齋고라  도로 도티며 羊이며 거유 올히며  가히 만히 사다가 됴히 쳐 찌거든 羊 오 주004)
오:
기본형은 ‘다’. ‘매어달다[懸, 附]’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의 어간 성조형은 여기에서와 같이 거성이다. 평성의 ‘다’의 어간성조형은 ‘맛이 달다, 무게를 달다, 살이 얼어서 터지다’ 등의 의미를 갖는다.
목 어 더 피 바며 도 동여두고 매로 티며 글 주005)
글:
기본형은 ‘긇다’. 끓는. ‘ㅥ’은 훈민정음언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나랏 소리예셔 열니 혓 그티 웃닛 머리예 다니라〈훈언 15ㄱ〉’의 ‘ㅥ’이 그것이다. ‘닿니라→닫니라→단니라→다니라’와 같이 음절말발음규칙과 자음동화 그리고 연철표기 등의 과정을 거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글’이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친 것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글’이 우리가 찾아 볼 수 있는 월인석보 권 23(75ㄱ, 81ㄱ)에서만 보이는 예라는 점과 일반적으로는 ‘글’으로 표기되어 나타난다는 점에서 ‘다니라’에 끌린 잘못된 표기로 보인다.
가마애 오로 주006)
오로:
형용사 ‘올-’에서 파생된 부사다. 이미 중세어 단계에서 형용사 ‘오-’과 ‘올-’이 공존하고, 부사 ‘오로’와 ‘오로’가 공존하고 있었다. 각 짝의 후자는 전자를 바탕으로 축약된 것으로서 제1음절이 상성으로 실현되었다. 평거형의 ‘오-’이 한 음절로 줄면서 상성의 ‘올-’로 바뀐 것이다. 이 ‘오로’는 “전적으로, 온전히”의 의미를 가진다. 현대국어의 ‘오로지’는, ‘올-’과 어휘적으로 관련있는 ‘오롯-’(← 오롲-)에서 파생된 부사이다.
녀허 데티니  소리 긋디 아니얫거든    내야 鬼神 이바며 즐겨 락닥더니라 羅卜이 그

월인석보 23:75ㄴ

말 듣고 모 해 텨 주007)
텨:
티다. 부딪치다. 부딪쳐.
디니 주008)
디니:
기본형은 ‘디다’. ① 지다. 이울다. ② 떨어지다. ③ 넘어지다. 거꾸러지다.
터럭 구무 주009)
구무:
구멍[穴]. 휴지(休止) 앞에서나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 나타나며, 그 밖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는 ‘’으로 나타나는 특수어간교체 어휘이다.
마다 피 흐르더니 해 것주거 오래 잇거늘
Ⓒ 필자 | 세조(조선) / 1447년(세조 5)

[목련이 아비지옥에 있는 어머니를 구함 7]
그때 이웃 마을의 사람들이 나복이 온다고 듣고 성 밖에 맞으러 나가 묻되 아기씨여. 앞에 부처가 없으시고 뒤에 스님이 없거늘, 누구에게 절하는가? 나복이 이르되 어머님이 집에 계시어 삼보를 공양하여 날마다 오백승재하시었다고 듣고 절하노라. 그 사람들이 이르되 그대의 어미는 그대가 나간 후에 집에 있어 중만 보거든 모두다 매로 치고, 그대가 승재하라고 한 돈으로 돼지며 양이며 거위, 오리며 닭, 개를 많이 사다가 좋게 길러 살찌거든, 양을 매어달고 목을 찔러 더운 피 받으며, 돼지를 동여두고 매로 치며 끓는 가마에 온전히 넣어 데치니 슬픈 소리 그치지 아니하였거든, 배를 타서 심장을 꺼내어 귀신 대접하며 즐겨 희희낙락하였다. 나복이 그 말 듣고 몸을 땅에 부딪쳐서 넘어지니 터럭 구멍마다 피가 흐르더니 땅에 까무러쳐 오래 있거늘
Ⓒ 역자 | 한재영 / 2009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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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뉘게:‘누구에게’. 인칭대명사의 미지칭은 ‘누’였다. 주격형 뉘(거성), 속격형 뉘(상성), 대격형 눌, 누를 등이 그것이다. 이 ‘누’에 의문의 添詞 ‘고, 구’가 연결된 것이 ‘누고, 누구’였다. ‘ 누구(他是阿誰)〈몽산법어 20〉, 부톄 누고〈월인석보 21.195〉’ 등의 예가 그것이다. 이 ‘누고, 누구’가 근대어에 와서 대명사 어간으로 인식된 것이다.
주002)
저노라:기본형은 ‘저다’. 저쑵다. 신이나 부처에게 절하다.
주003)
그딋:그대+의. 대명사 ‘그듸’로 가리키는 대상이 존칭체언이어서 속격어미로 ‘ㅅ’을 취한 것이다.
주004)
오:기본형은 ‘다’. ‘매어달다[懸, 附]’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의 어간 성조형은 여기에서와 같이 거성이다. 평성의 ‘다’의 어간성조형은 ‘맛이 달다, 무게를 달다, 살이 얼어서 터지다’ 등의 의미를 갖는다.
주005)
글:기본형은 ‘긇다’. 끓는. ‘ㅥ’은 훈민정음언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나랏 소리예셔 열니 혓 그티 웃닛 머리예 다니라〈훈언 15ㄱ〉’의 ‘ㅥ’이 그것이다. ‘닿니라→닫니라→단니라→다니라’와 같이 음절말발음규칙과 자음동화 그리고 연철표기 등의 과정을 거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글’이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친 것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글’이 우리가 찾아 볼 수 있는 월인석보 권 23(75ㄱ, 81ㄱ)에서만 보이는 예라는 점과 일반적으로는 ‘글’으로 표기되어 나타난다는 점에서 ‘다니라’에 끌린 잘못된 표기로 보인다.
주006)
오로:형용사 ‘올-’에서 파생된 부사다. 이미 중세어 단계에서 형용사 ‘오-’과 ‘올-’이 공존하고, 부사 ‘오로’와 ‘오로’가 공존하고 있었다. 각 짝의 후자는 전자를 바탕으로 축약된 것으로서 제1음절이 상성으로 실현되었다. 평거형의 ‘오-’이 한 음절로 줄면서 상성의 ‘올-’로 바뀐 것이다. 이 ‘오로’는 “전적으로, 온전히”의 의미를 가진다. 현대국어의 ‘오로지’는, ‘올-’과 어휘적으로 관련있는 ‘오롯-’(← 오롲-)에서 파생된 부사이다.
주007)
텨:티다. 부딪치다. 부딪쳐.
주008)
디니:기본형은 ‘디다’. ① 지다. 이울다. ② 떨어지다. ③ 넘어지다. 거꾸러지다.
주009)
구무:구멍[穴]. 휴지(休止) 앞에서나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 나타나며, 그 밖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는 ‘’으로 나타나는 특수어간교체 어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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