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주 백련초해
- 백련초해(百聯抄解)
백련초해(百聯抄解)
백련초해
百聯抄解
가:
백련초해(동경대본) 1ㄱ
百 온 聯 련 抄 쵸 解 알 온갓 글 사긴 기(거)시라
Ⓒ 편찬 | 미상 / 1723년 월 일
온갓 글 사긴 거시라
Ⓒ 편찬 | 김인후(전) / 년 월 일
다:
백련초해(필암서원본) 1ㄱ
百 聯 련 抄 쵸 解 온갓 글귀 사긴 거시라주002)
거시라：
것이다. ‘기시라’의 ‘기’는 ‘거’의 오각이다.
제목 : 백련초해(百聯抄解)
새김 : 百 일백 백 聯 이을 련 抄 뽑을 초 解 알 해
직역 : 온갖 글귀 새긴 것이다.
의역 : 온갖 글귀를 새긴 것이다.
- 001 꽃이 난간 앞에서 웃되 소리를 듣지 못하고⋯
- 002 꽃은 봄 뜻을 머금고 있음에 떼어져 다름이 없되⋯
- 003 꽃이 비 지남을 인하여 붉은 빛이 장차 늙어 가고⋯
- 004 꽃은 쇠잔하여도 반드시 다시 필 날이 있거니와⋯
- 005 꽃 빛이 옅으며 깊음은 먼저며 나중에 핌이고⋯
- 006 꽃이 말을 아니하되 나비 유인하기를 잘하고⋯
- 007 꽃 사이에 나비가 춤추니 어지러운 눈이고⋯
- 008 꽃 속에서 바둑 두니 붉은 빛이 판에 비치고⋯
- 009 꽃이 뜰 앞에 떨어져 있되 가련하여 쓸지 아니하고⋯
- 010 꽃 앞에서 술을 부으니 붉은 빛을 삼키고⋯
- 011 꽃이 작은 뜰에 붉었으니 누른 벌이 시끄럽고⋯
- 012 꽃 아래 이슬이 드리워 있으니 붉은 옥이 부드러운 듯하고⋯
- 013 꽃이 봄을 보내지 아니하되 봄이 절로 가고⋯
- 014 바람이 시든 나무에 부니 갠 하늘에 비 오는 듯하고⋯
- 015 바람이 헌 창을 쏘니 등잔불 꺼짐이 쉽고⋯
- 016 바람은 강 위에 무리 지어 나는 기러기를 몰고⋯
- 017 달이 갈고랑이 같아 물에 잠기니 고기가 낚시인가 놀라고⋯
- 018 연못 가운데의 연꽃잎은 고기의 우산이고⋯
- 019 긴 대 물결에 비취니 고기가 낛시인가 무서워하고⋯
- 020 반딧불은 울타리 아래 풀을 사르지 못하고⋯
- 021 산머리에는 밤에 외로운 달을 이었고⋯
- 022 산 그림자 물에 뒤집혀 있으니 고기 멧부리에서 뛰놀고⋯
- 023 산이 푸르며 산이 흼은 구름이 오며 가며이고⋯
- 024 산 밖에 산이 있으니 산이 다하지 않고⋯
- 025 산 위의 흰 구름은 산 위의 뚜껑이고⋯
- 026 산이 겹겹이 쌓여 있되 천 리 꿈을 가리지 못하고⋯
- 027 산승의 살림살이는 차 세 사발이고⋯
- 028 흰 해오라기가 밭에 내리니 일천 점의 눈이고⋯
- 029 흰 구름 끊긴 곳에 밝은 달을 보고⋯
- 030 흰 철쭉꽃은 붉은 철쭉꽃과 섞여 있고⋯
- 031 붉은 낯에 눈물이 젖으니 꽃이 이슬을 머금은 듯하고⋯
- 032 붉은 소매로 모습을 가리니 구름 속의 달이고⋯
- 033 푸른 줄잎 위에는 서늘한 바람이 일고⋯
- 034 죽순이 갓 나니 누른 송아지 뿔이고⋯
- 035 대나무 어금니 붓 같되 글자를 이루기가 어렵고⋯
- 036 대나무 그림자가 섬돌을 쓸되 티끌이 일어나지 않고⋯
- 037 쇠잔하는 별 두어 점에 기러기 한 가에 비껴가고⋯
- 038 하늘이 비니 먼 가애 한 가로부터 오는 기러기 소리를 듣고⋯
- 039 거리 깊고 사람이 고요하니 낮에 졸음이 편안하고⋯
- 040 쪽진 머리에 옥으로 만든 빗을 꽂았으니 새들이 고운 듯하고⋯
- 041 드리운 버들이 푸른 빛이 고르니 꾀꼬리 돌아와 울고⋯
- 042 버들꽃이 길에 부딪치니 흰 모전을 깔았고⋯
- 043 봄빛은 매양 섬돌 아래의 대에 머물러 있고⋯
- 044 봄 새 봄을 희롱하되 봄이 성내지 않고⋯
- 045 봄 뜰에 어지러이 춤추는 것은 꽃 찾는 나비이고⋯
- 046 솔은 산골짜기 문에서 손님 맞는 덮개를 만들었고⋯
- 047 솔은 눈 속에서 푸른 봄빛을 머금었고⋯
- 048 봄날에 꾀꼬리는 긴 대나무 속에서 울고⋯
- 049 봄빛은 푸른 솔 있는 뜰에서 늙지 아니하고⋯
- 050 몸이 바람 끝에 서 있으니 가는 버들의 모양이고⋯
- 051 혼자 산 그림자에 채찍 치는 이는 나귀 탄 손이고⋯
- 052 달이 푸른 하늘에 걸렸으니 자루 없는 부체이고⋯
- 053 아침에 푸른 산을 사랑하여 발 걷음을 일찍 하고⋯
- 054 새 가며 새 옴은 산 빛 속이고⋯
- 055 반딧불이 풀잎에 나니 연기 없는 불이고⋯
- 056 눈 속에 높은 솔은 흰 달을 머금었고⋯
- 057 난간의 대는 바람을 띠어 가벼이 옥을 흔들고⋯
- 058 앞 시내에 날아 흐르는 물은 흰 옥을 뿜고⋯
- 059 문 닫은 들 절에는 소나무 그늘이 옮아가고⋯
- 060 버들 드리웠는 한 마을이 술 파는 깃발 나직하였고⋯
- 061 구슬로 한 발을 반만 걷어 산 그림자를 맞고⋯
- 062 십 리의 소나무 그늘은 무르익어 땅에 가득하고⋯
- 063 비가 바다의 산봉우리에서 개니 돌아오는 구름이 부드럽고⋯
- 064 강 누각의 제비 춤추니 봄이 저문 줄을 알고⋯
- 065 물에 있는 새는 정이 있어 울어 나를 향하고⋯
- 066 산 그림자 문에 드니 밀되 나지 않고⋯
- 067 밤이 깊으니 재 밖에 푸른 원숭이가 울고⋯
- 068 집에서 화장하는 고운 계집은 두 귀밑이 푸르고⋯
- 069 향내 구슬로 한 발에 듦은 꽃이 뜰에 가득함이고⋯
- 070 뜰 가에 긴 대는 달그림자 치고⋯
- 071 그림 그린 발을 가벼이 들어 새끼 치는 제비를 들이고⋯
- 072 꽃은 따뜻한 날을 맞아 봄빛을 꾸미고⋯
- 073 들 밖에 비 온 후에 나는 풀이 푸르고⋯
- 074 그윽한 수풀에 서리 치니 붉은 잎이 지고⋯
- 075 달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나무 그림자를 마르고⋯
- 076 대 뿌리 땅에서 솟으니 용의 허리 굽은 듯하고⋯
- 077 밭 가는 들의 늙은이는 봄빛을 묻고⋯
- 078 소리가 서러운 두견이는 지는 달에서 울고⋯
- 079 더디 취한 손은 먼저 취한 손을 놀리고⋯
- 080 뜰 가에 댓가지는 눈을 지나 무성하였고⋯
- 081 꾀꼬리는 나비를 쫓아 가로지른 대를 지나가고⋯
- 082 푸른 버들은 뜻이 있어 발 앞에서 춤추고⋯
- 083 소나무 사이의 흰 눈은 둥지 찾는 학이고⋯
- 084 돌을 쓸고 앉아 있으니 옷소매가 차고⋯
- 085 마을 길이 산에 둘렀으니 솔잎이 미끄럽고⋯
- 086 산 달이 솔에 드니 금이 부숴졌고⋯
- 087 푸른 산이 집에 둘렀으니 구름이 평상에서 나고⋯
- 088 연못가에 벼루를 씻으니 고기 먹을 머금고⋯
- 089 바람이 흰 물결을 뒤적이니 꽃 일천 조각이고⋯
- 090 용이 새벽에 골짜기에 돌아오니 구름이 오히려 젖고⋯
- 091 산이 지는 해를 머금었으니 병풍 사이에 있는 그림이고⋯
- 092 봄 앞에 비 있으니 꽃 피기 이르고⋯
- 093 들 빛이 푸르며 누름은 벼 반만 익음이고⋯
- 094 버들이 푸른 장막이 되었으니 꾀꼬리 손님이 되고⋯
- 095 일천 줄기 푸르게 서 있는 것은 수풀에 의지하고 있는 대이고⋯
- 096 돌 평상이 젖음이 심하니 거문고 시울이 늦춰지고⋯
- 097 이슬이 드리운 버들에 엉기었으니 일천 실 옥이고⋯
- 098 꽃이 화계에 글 지었으니 향내 붓에 버물려 있고⋯
- 099 바람은 북소리를 끌어 먼 골짜기에서 오고⋯
- 100 겨우 기울이고 다시 바르게 하는 것은 연잎에 비가 뒤엎음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