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5집

  • 역주 원각경언해
  • 역주 원각경언해 제5집 상2의1
  • 2. 보현보살장(普賢菩薩章)
  • 2. 대답해 주실 것을 허락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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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답해 주실 것을 허락하심


【경】

원각경언해 상2의1:13ㄱ

作是語已시고 五體投地샤 如是三請샤 終而復始야시
爾時世尊이 告普賢菩薩言샤 善哉善哉라 善男子아 汝等이 乃能爲諸菩薩와 及末世衆生의 修習菩薩如幻三昧홀

원각경언해 상2의1:13ㄱ

이 말 시고 五體톙 주001)
오체(五體):
사람의 머리와 팔다리. 사람의 온몸. 오체투지(五體投地)는 전신(全身)을 모두 바쳐서 불보살이나 고승(高僧), 스승, 불탑 등에 예배를 올리는 일. 이마, 두 팔꿈치, 두 무릎 등 다섯 곳이 땅에 닿도록 몸을 낮추어 공경을 표하는 예법.
 해 더디샤 주002)
더디샤:
던지시어. 삼역총해(1703)에 ‘더지-’(상21)가, 독립신문(1896)에 ‘던지-’(8호)가 나타남. ‘더디-’가 근대국어를 거치면서 구개음화와 음운(ㄴ)이 첨가되어 ‘던지-’형으로 재구조화됨. 일부 방언(함북)에서는 고형에 가까운 ‘데디다’가 사용되기도 한다.
이 티 세 번 請샤 고 주003)
고:
마치고. 기저형은 ‘다’. 15, 6세기 대부분 문헌에는 어간 ‘-’ 뒤에 휴지나,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고 등)가 올 때는 8종성 가족용법에 따라 말음 ‘ㅊ’을 동일한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으로 썼다. 예외적으로 훈민정음해례(1446)·용비어천가(1445-1447)·월인천강지곡(1447)에서는 기저형을 표기에 반영하였다. ¶곶爲梨花(정음해례:종성해), 좇거늘(용36), 맞나며(곡178) 등.
다시 비르서시 주004)
비르서시:
시작하시거늘. 비롯하시거늘. 어간은 ‘비릇-’[始]이며 “(-을) 처음 시작하다”는 뜻의 타동사. 통합형 어미 ‘-어시’에서 ‘-어-’는 타동사 어간 뒤에 쓰이는 확정법, ‘-시-’는 주체높임법의 선어말어미이고, ‘-/늘’은 어미 ‘-ㄴ’에 목적격 ‘/을’이 결합한 어미. 15세기 문헌에서 이미 ‘-시거늘’[禮數시거늘. 석11:13]과 같이 형태소의 서열이 바뀌어 쓰이기도 함.
그 世솅尊존이 普퐁賢菩뽕薩려 니샤 됴타 됴타 善쎤男남子아 주005)
선남자(善男子)아:
선남자야. 바른 신앙을 가진 사람[젊은이]아. 원래는 ‘좋은 가문의 자식’이라는 뜻. 흔히 “고귀하고 덕을 갖춘 청년”이라는 뜻으로 쓴다. ‘아’는 ‘야/여’처럼 같은 신분 또는 아랫사람을 부를 때 쓰는 호격조사, ‘하’는 윗사람에 대한 존칭 호격조사. ¶佛子文殊아(석13:25), 普賢아(법화7:179);阿逸多야(월17:44), 須菩提여(금강11);大王하(월18:34), 님금하(용125).
너희히 주006)
너희히:
너희들이. ‘너희ㅎ’은 2인칭 대명사의 복수 ‘汝等’에 대한 번역.
能히 諸졍菩뽕薩와 末世솅衆生 菩뽕薩 幻  三삼昧 주007)
삼매(三昧):
들뜨거나 가라앉은 마음을 모두 떠나 평온한 마음을 견지하는 것. 흩어짐 없이 집중된 마음의 상태. 수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지혜는 흩어짐 없이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 상태에서 비롯되므로, 불교에서 삼매의 상태가 강조된다. 선원(禪院)에서 스님들이 좌선(坐禪)하거나 선정(禪定) 수행을 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삼매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이다.
닷가 주008)
닷가:
닦아[修]. ‘다’(석13:20)로도 표기함. 어간 ‘-’에 어미 ‘-아’가 결합한 것을 음절화한 표기.
니굘 주009)
니굘:
익힐. ‘닉-+이(사동 접미사)+오+ㄹ(관형사형 어미)’. ‘-오-’는 대상 활용어미로 쓰인 것이다.

이 말씀을 하시고, 오체(五體)를 땅에 던지시어 이같이 세 번을 청하시어 마치고 다시 시작하시거늘,
그때 세존이 보현보살더러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선남자(善男子)야. 너희들이 능히 모든 보살과 말세 중생의 보살 환(幻) 같은 삼매(三昧)를 닦아 익힐 주010)
너희들이 능히 모든 보살과 말세 중생의 보살 환(幻) 같은 삼매(三昧)를 닦아 익힐:
한문의 전후 문맥으로 보면, “너희들은 여러 보살과 말세 중생을 위해 〈여래께〉 보살이 허깨비 같은 삼매를 닦아 익힐 방편과 점차를 물어서…”로 번역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상2의1:13ㄴ

此云正受ㅣ니 由達身心如幻야 則冥本覺眞如호미 如鏡의 受影야 非受非拒故로 名正受ㅣ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상2의1:13ㄴ

예셔 닐오매 正 바도미니 身신과 心심괘 幻 홈 아로 브터 本본覺각 주011)
본각(本覺):
3각(三覺)의 하나.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본성을 깨달음.
眞진如 주012)
진여(眞如):
우주 만유의 본체인 평등하고 차별이 없는 절대의 진리.
어우루미 주013)
어우루미:
합해짐이. 어울-[合]+움+이.
거우루 주014)
거우루:
거울[鏡]. 15세기 문헌에는 ‘거우루’와 ‘거우로’(두초21:41)가 공존하고, 백련초해(1568년)에 ‘거올’(13)이, 칠장사판 천자문(1661)에 ‘鑑거울감’(22ㄴ)이 나타난다.
그리메 주015)
그리메:
그림자[影]. 15세기 문헌에는 그르메(곡15), 그리메(법화5:165), 그림제(월2:55) 등이 나타나고, 16세기에는 그림재(초발심9ㄴ), 그름제(백련초해3), 그르메(유합, 하1) 등이 더 발견된다. 고려시대에는 ‘*그리매[grimaj]’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蠷螋(구수) 影亇伊汝乙伊[*그리마ㅣ너흐리](향약구급방. 13세기).
바돔 야 바돔 아니며 거스롬 주016)
거스롬:
거스름[拒]. 거부하는 것. 거슬-+옴(명사형 어미).
아닐 일후미 正 바도미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여기서 말한 것은 정(正)한 받음[=정수(正受)]이니, 몸[身]과 마음[心]이 환(幻) 같다는 것을 앎으로부터 본각(本覺) 진여(眞如)와 합쳐지는 것이 거울이 그림자를 받음과 같아서, 받은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거스른 것도 아니므로 이름이 ‘정(正)한 받음’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6년 5월 1일

주석
주001)
오체(五體):사람의 머리와 팔다리. 사람의 온몸. 오체투지(五體投地)는 전신(全身)을 모두 바쳐서 불보살이나 고승(高僧), 스승, 불탑 등에 예배를 올리는 일. 이마, 두 팔꿈치, 두 무릎 등 다섯 곳이 땅에 닿도록 몸을 낮추어 공경을 표하는 예법.
주002)
더디샤:던지시어. 삼역총해(1703)에 ‘더지-’(상21)가, 독립신문(1896)에 ‘던지-’(8호)가 나타남. ‘더디-’가 근대국어를 거치면서 구개음화와 음운(ㄴ)이 첨가되어 ‘던지-’형으로 재구조화됨. 일부 방언(함북)에서는 고형에 가까운 ‘데디다’가 사용되기도 한다.
주003)
고:마치고. 기저형은 ‘다’. 15, 6세기 대부분 문헌에는 어간 ‘-’ 뒤에 휴지나,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고 등)가 올 때는 8종성 가족용법에 따라 말음 ‘ㅊ’을 동일한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으로 썼다. 예외적으로 훈민정음해례(1446)·용비어천가(1445-1447)·월인천강지곡(1447)에서는 기저형을 표기에 반영하였다. ¶곶爲梨花(정음해례:종성해), 좇거늘(용36), 맞나며(곡178) 등.
주004)
비르서시:시작하시거늘. 비롯하시거늘. 어간은 ‘비릇-’[始]이며 “(-을) 처음 시작하다”는 뜻의 타동사. 통합형 어미 ‘-어시’에서 ‘-어-’는 타동사 어간 뒤에 쓰이는 확정법, ‘-시-’는 주체높임법의 선어말어미이고, ‘-/늘’은 어미 ‘-ㄴ’에 목적격 ‘/을’이 결합한 어미. 15세기 문헌에서 이미 ‘-시거늘’[禮數시거늘. 석11:13]과 같이 형태소의 서열이 바뀌어 쓰이기도 함.
주005)
선남자(善男子)아:선남자야. 바른 신앙을 가진 사람[젊은이]아. 원래는 ‘좋은 가문의 자식’이라는 뜻. 흔히 “고귀하고 덕을 갖춘 청년”이라는 뜻으로 쓴다. ‘아’는 ‘야/여’처럼 같은 신분 또는 아랫사람을 부를 때 쓰는 호격조사, ‘하’는 윗사람에 대한 존칭 호격조사. ¶佛子文殊아(석13:25), 普賢아(법화7:179);阿逸多야(월17:44), 須菩提여(금강11);大王하(월18:34), 님금하(용125).
주006)
너희히:너희들이. ‘너희ㅎ’은 2인칭 대명사의 복수 ‘汝等’에 대한 번역.
주007)
삼매(三昧):들뜨거나 가라앉은 마음을 모두 떠나 평온한 마음을 견지하는 것. 흩어짐 없이 집중된 마음의 상태. 수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지혜는 흩어짐 없이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 상태에서 비롯되므로, 불교에서 삼매의 상태가 강조된다. 선원(禪院)에서 스님들이 좌선(坐禪)하거나 선정(禪定) 수행을 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삼매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이다.
주008)
닷가:닦아[修]. ‘다’(석13:20)로도 표기함. 어간 ‘-’에 어미 ‘-아’가 결합한 것을 음절화한 표기.
주009)
니굘:익힐. ‘닉-+이(사동 접미사)+오+ㄹ(관형사형 어미)’. ‘-오-’는 대상 활용어미로 쓰인 것이다.
주010)
너희들이 능히 모든 보살과 말세 중생의 보살 환(幻) 같은 삼매(三昧)를 닦아 익힐:한문의 전후 문맥으로 보면, “너희들은 여러 보살과 말세 중생을 위해 〈여래께〉 보살이 허깨비 같은 삼매를 닦아 익힐 방편과 점차를 물어서…”로 번역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
주011)
본각(本覺):3각(三覺)의 하나.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본성을 깨달음.
주012)
진여(眞如):우주 만유의 본체인 평등하고 차별이 없는 절대의 진리.
주013)
어우루미:합해짐이. 어울-[合]+움+이.
주014)
거우루:거울[鏡]. 15세기 문헌에는 ‘거우루’와 ‘거우로’(두초21:41)가 공존하고, 백련초해(1568년)에 ‘거올’(13)이, 칠장사판 천자문(1661)에 ‘鑑거울감’(22ㄴ)이 나타난다.
주015)
그리메:그림자[影]. 15세기 문헌에는 그르메(곡15), 그리메(법화5:165), 그림제(월2:55) 등이 나타나고, 16세기에는 그림재(초발심9ㄴ), 그름제(백련초해3), 그르메(유합, 하1) 등이 더 발견된다. 고려시대에는 ‘*그리매[grimaj]’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蠷螋(구수) 影亇伊汝乙伊[*그리마ㅣ너흐리](향약구급방. 13세기).
주016)
거스롬:거스름[拒]. 거부하는 것. 거슬-+옴(명사형 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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