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5집

  • 역주 원각경언해
  • 역주 원각경언해 제5집 상2의1
  • 2. 보현보살장(普賢菩薩章)
  • 4. 핵심을 알려주고 깨닫는 지름길을 터주심
  • 4-3) 번뇌가 사라지면 깨침이 드러남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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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번뇌가 사라지면 깨침이 드러남 7


【경】

원각경언해 상2의1:46ㄴ

得無所離면 卽除諸幻리라

원각경언해 상2의1:46ㄴ

여흴 곧 주001)
여흴 곧:
여읠 바. 떠나보낼 것. ‘곧’은 15세기 문헌에서 공간적 장소를 뜻하는 구체명사로도 쓰이고, ‘것’[所]을 뜻하는 추상명사로도 쓰였다. ¶① 處는 고디라(석13:12), ② 相對홀 고 어느 알리오(두초8:9).
업수믈 주002)
업수믈:
없음을. 없-[無]+움(명사형 어미)+을(목적격).
得득면 곧 한 幻을 덜리라 주003)
덜리라:
덜 것이다. 어간 ‘덜-’은 한자 ‘除’에 대한 번역으로 “덜다, 어떤 상태를 적게 하다, 없애버리다” 등의 뜻을 나타낸다.

여읠 것이 없음을 얻으면 곧 많은 환(幻)을 덜 것이다.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상2의1:46ㄴ

夢中에 見夢야 轉轉覺於前非니 直到寤時면 所見이 方實故로 云爾也ㅣ시니라 無

원각경언해 상2의1:47ㄱ

所離者ㅣ有其二意니 一則冥於眞覺이니 眞覺則不可離니라 二則到眞覺中얀 自然無如上앳 節節之幻이 可離니 故로 荷澤이 云호 妄起면 卽覺이오 妄滅면 覺滅니 覺妄俱滅이 卽時眞如ㅣ라 니라

원각경언해 상2의1:47ㄴ

二 喩ㅣ오

원각경언해 상2의1:47ㄱ

메  보아 올며 올마 알 외묘 아니 바  時씽節에 다면 보 거시 비르서 實 그리 니시니라 여흴 곧 업수미 두 디 잇니 나 眞진實ㅅ 覺각애 어우루미니 眞진實ㅅ 覺각 여희디 몯리라 둘흔 眞진實ㅅ覺각中에 니르런 自然히 우흿  幻이 어루 여흴 것 니 업스니 그럴

원각경언해 상2의1:47ㄴ

荷澤 주004)
하택(荷澤):
중국 당나라 때 신회선사(神會禪師). 육조대사(六祖大師)의 제자로서 조주(曹州)의 하택사에 거주한 데서 유래한 이름.
이 닐오 妄이 닐면 곧 覺각이오 妄이 滅면 覺각이 滅니 覺각과 妄괘 다 滅호미 곧 이 眞진如ㅣ라 니라

원각경언해 상2의1:47ㄴ

둘흔 가뵤미오

꿈에 꿈을 보아 옮기고 옮겨 앞의 잘못됨을 깨닫나니, 바로 〈꿈에서〉 깬 때에 다다르면 보는 것이 비로소 실(實)하므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여읠 것 없다는 것은 두 가지 뜻이 있나니, 하나는 진실한 각(覺)에 합쳐짐이니 진실한 깨달음[眞覺]은 여의지 못하리라. 둘은 진실한 각 중에 이르러서는 자연히 위의 마디마디 환(幻)이 가히 여읠 것이 없으니, 그러므로 하택(荷澤)이 말하기를 망(妄)이 일어나면 곧 각이고, 망이 소멸하면 각이 소멸하나니 각과 망이 모두 멸하는 것이 곧 이것이 진여(眞如)라고 한 것이다. 둘은 비유함이고,

【경】

원각경언해 상2의1:47ㄴ

譬如鑽火니 兩木이 相因야 火出木盡면 灰飛煙滅니

원각경언해 상2의1:47ㄴ

가비건댄 주005)
가비건댄:
비유(譬喩)하건대. 비교하건대.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직접 설명하지 아니하고 다른 비슷한 현상이나 사물에 빗대어서 설명하자면. ‘-건대’는 뒤 절의 내용이 화자가 생각하는 내용임을 미리 밝히는 연결어미.
비븨욤 주006)
비븨욤:
비비는 것. 두 물체를 맞대어 문지름. 용언 어간 ‘비븨-’[鑽]이고 j계 하향이중모음(ㅢ)으로 끝나므로 모음조화에 따라 명사형 어미 ‘-윰’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여기서는 ‘-욤’을 선택하였다.
니 두 남기 주007)
남기:
나무가. 15세기 국어에서 ‘나모’[木]는 음운환경에 따라 두 가지 어형으로 나타난다. ①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통합될 때. ¶ 남, 남, 남, 남로, 남기, 남기라 등. ② 나모:공동격조사 ‘와’와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관형격 ‘ㅅ’ 등), 그리고 휴지가 올 때. ¶나모와, 나못그티, 나모(두초6:41), 나모 아래 등.
서르 주008)
서르: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쌍방, 즉 두 나무가 번갈아서. 역사적으로 ‘서르〉서로’의 변화는 “일로·새로·젼로” 등 부사류 중에서 ‘-로’형으로 끝난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기준으로 삼아 통일하려는 현상, 즉 유추적 변화에 의한 결과다.
因야 주009)
인(因)야:
인하여. 원인이 되어. 인(因)은 원인을 이루는 근본 동기.
브리 주010)
브리:
불이. ‘블’[火]에 주격조사 ‘이’가 통합된 것을 소리 나는 대로 이어서 적음[연철]. 연철(連綴)은 형태소경계(블+이)를 음절경계 단위로 조정해 표기하는 방식이다. ‘블〉블’은 ‘ㅂ’의 순음성(脣音性; labial)에 ‘ㅡ’가 동화되어 [+순음성]인 ‘ㅜ’로 변화한 것이다. ‘믈〉물[水], 플〉풀[草], 〉[角]’ 등도 모두 동일한 현상에 의해 변화한 것들이다. 선행 자음에 의해 후행 모음이 동화한 순행인접동화.
나 남기 다면 주011)
다면:
다하면. 어떤 것이 끝나면. 문맥상 “불에 타는 것이 끝나면”의 뜻./: 재[灰]. 불에 타고 남는 가루 모양의 물질.
 며 주012)
:
연기(煙氣)가. [·내](냄새)-[·](연기)는 의미의 분화를 보여주는 최소대립어(minimal pair).
滅니

비유하건대, 불 비비는 것과 같으니, 두 나무가 서로 원인이 되어 불이 나[=붙어] 나무가 다하면[=다 타면] 재가 날며 연기가 멸함과 같다.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상2의1:47ㄴ

如有一段乾木거든 以一木燧로 鑽之야 火出면 還將却燒二木니 木火ㅣ 旣盡면 煙이 自然滅야 旣成灰燼면 任運飛散야

원각경언해 상2의1:48ㄱ

不同二木의 形質이 爲礙니 如次히 四節을 以配於法노니 木段은 喩所修幻妄시고 木燧 喩能修幻智시고 煙은 喩離시고 灰 喩遣시니 經文에 先云灰飛 譯之倒也ㅣ니 定合是煙이 先滅커든 餘灰ㅣ 飛散니라 喩中에 闕於顯覺시니 盖文이 略爾로다 前法後合애 悉皆具有니 若欲具之ㄴ댄 應以地로 喩圓覺이니 由前木等이 本從地出얫다가 燒滅摠盡면 喩有地存니 如

원각경언해 상2의1:48ㄴ

種種幻化ㅣ 生於圓覺妙心얫다가 幻化數重을 遣盡면 圓覺이 元來不動니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상2의1:48ㄴ

 段똰ㅅ  남기 잇거든  나모 燧 주013)
수(燧):
부싯돌. 불을 일으키는 돌이나 나무 또는 금속.
【燧 블 내 남기라】 비븨여 블 나면 도로 가져 두 남 니 주014)
니:
사르나니. 어간은 ‘-’[燒]인데, 오늘날에는 ‘사르-’이고 르불규칙활용 용언이다.
나모와 블왜 마 다면  自然히 滅야 마  외면 運을 맛뎌 주015)
맛뎌:
맡겨[任]. 어간 ‘맛디-’는 ‘-’에 사동접사 ‘이’가 결합한 사동사.
라 흐터 두 남긔 얼구리 주016)
얼구리:
형체가. ‘얼굴’은 형체. 근대국어에서 “안면, 낯”의 의미로 축소되었다.
료미 디 아니홈 니 次第똉 티 네  法법에 마키노니 주017)
마키노니:
매기나니[配]. 어간 ‘마키-’는 “숫자나 표식을 적어 넣다”라는 뜻.
나못 段똰은 닷논 幻妄 가비시고 나모 燧 能히 닷 幻智딩 가비시고  여희요 가비시고  아 가비시니 經文문에  로 몬져 니샤 翻펀譯역이 갓니 주018)
갓니:
가꾸로 된 것이니. 갓-[倒]+니.
一定히 주019)
일정(一定)히:
어떤 모양이나 범위가 확실하게.
반기 이  몬져 滅커든 나  라 흗니라 주020)
흗니라:
흩어지는 것이라고. 어간 ‘흩-→흗-’은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 때문이다.
가빈 中에 覺각 나

원각경언해 상2의1:49ㄱ

토샤미 闕시니 주021)
궐(闕)시니:
빠트리시니. 빠트리셨으니.
文문이 略략도다 알 法법과 後에 마촘과애 다 초 잇니 다가 초코져 홀딘댄 반기 로 圓覺각 가뵬디니 알 나모히 本본來  브터 냇다가 라 滅야 다 업스면 오직 히 잇니 種種앳 幻化황ㅣ 圓覺각妙心심에 냇다가 幻化황 두  아 다면 圓覺각이 本본來 뮈디 아니홈 니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한 가지[段]의 마른 나무가 있는데, 한 나무를 수(燧)로【수는 불을 일으키는 나무다.】 비벼 불이 나면 도로 가지고 두 나무를 사르나니, 나무와 불이 이미 다하면 내(연기) 자연히 소멸하여 이미 재[炭]가 되면 움직임에 맡겨 날아 흩어져 두 나무의 형체가 가려짐이 같지 아니한 것과 같으니라. 차례와 같이 네 마디를 법(法)에 매기나니, 나뭇가지[段]는 닦는 바 환망(幻妄)을 비유하시고, 나모 수(燧)는 능히 닦는 환지(幻智)를 비유하시고, 연기는 여읨을 비유하시고, 재[炭]는 제거함을 비유하신 것이다. 경문(經文)에 재가 나는 것을 먼저 말씀하심은 번역이 거꾸로 된 것이니, 일정(一定)히 반드시 이 연기가 먼저 멸하는데 남은 재가 날아 흩어지는 것이라고 비유한 중에 각(覺)이 나타내심이 빠뜨리셨으니 문(文)이 간략하도다. 앞의 법과 후에 맞춤에 모두 갖추어져 있나니, 만약에 갖추고자 할 것이면 반드시 원각(圓覺)을 땅으로 비유할 것이니, 앞의 나무들은 본래 땅으로부터 나왔다가 살라 소멸하여 모두 없어지면 오직 땅만이 있나니, 갖가지의 환화(幻化)가 원각묘심(圓覺妙心)에서 나왔다가 환화 두어 겹을 앗아 다하면 원각이 본래 움직이지 아니함과 같으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6년 5월 1일

주석
주001)
여흴 곧:여읠 바. 떠나보낼 것. ‘곧’은 15세기 문헌에서 공간적 장소를 뜻하는 구체명사로도 쓰이고, ‘것’[所]을 뜻하는 추상명사로도 쓰였다. ¶① 處는 고디라(석13:12), ② 相對홀 고 어느 알리오(두초8:9).
주002)
업수믈:없음을. 없-[無]+움(명사형 어미)+을(목적격).
주003)
덜리라:덜 것이다. 어간 ‘덜-’은 한자 ‘除’에 대한 번역으로 “덜다, 어떤 상태를 적게 하다, 없애버리다” 등의 뜻을 나타낸다.
주004)
하택(荷澤):중국 당나라 때 신회선사(神會禪師). 육조대사(六祖大師)의 제자로서 조주(曹州)의 하택사에 거주한 데서 유래한 이름.
주005)
가비건댄:비유(譬喩)하건대. 비교하건대.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직접 설명하지 아니하고 다른 비슷한 현상이나 사물에 빗대어서 설명하자면. ‘-건대’는 뒤 절의 내용이 화자가 생각하는 내용임을 미리 밝히는 연결어미.
주006)
비븨욤:비비는 것. 두 물체를 맞대어 문지름. 용언 어간 ‘비븨-’[鑽]이고 j계 하향이중모음(ㅢ)으로 끝나므로 모음조화에 따라 명사형 어미 ‘-윰’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여기서는 ‘-욤’을 선택하였다.
주007)
남기:나무가. 15세기 국어에서 ‘나모’[木]는 음운환경에 따라 두 가지 어형으로 나타난다. ①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통합될 때. ¶ 남, 남, 남, 남로, 남기, 남기라 등. ② 나모:공동격조사 ‘와’와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관형격 ‘ㅅ’ 등), 그리고 휴지가 올 때. ¶나모와, 나못그티, 나모(두초6:41), 나모 아래 등.
주008)
서르: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쌍방, 즉 두 나무가 번갈아서. 역사적으로 ‘서르〉서로’의 변화는 “일로·새로·젼로” 등 부사류 중에서 ‘-로’형으로 끝난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기준으로 삼아 통일하려는 현상, 즉 유추적 변화에 의한 결과다.
주009)
인(因)야:인하여. 원인이 되어. 인(因)은 원인을 이루는 근본 동기.
주010)
브리:불이. ‘블’[火]에 주격조사 ‘이’가 통합된 것을 소리 나는 대로 이어서 적음[연철]. 연철(連綴)은 형태소경계(블+이)를 음절경계 단위로 조정해 표기하는 방식이다. ‘블〉블’은 ‘ㅂ’의 순음성(脣音性; labial)에 ‘ㅡ’가 동화되어 [+순음성]인 ‘ㅜ’로 변화한 것이다. ‘믈〉물[水], 플〉풀[草], 〉[角]’ 등도 모두 동일한 현상에 의해 변화한 것들이다. 선행 자음에 의해 후행 모음이 동화한 순행인접동화.
주011)
다면:다하면. 어떤 것이 끝나면. 문맥상 “불에 타는 것이 끝나면”의 뜻./: 재[灰]. 불에 타고 남는 가루 모양의 물질.
주012)
:연기(煙氣)가. [·내](냄새)-[·](연기)는 의미의 분화를 보여주는 최소대립어(minimal pair).
주013)
수(燧):부싯돌. 불을 일으키는 돌이나 나무 또는 금속.
주014)
니:사르나니. 어간은 ‘-’[燒]인데, 오늘날에는 ‘사르-’이고 르불규칙활용 용언이다.
주015)
맛뎌:맡겨[任]. 어간 ‘맛디-’는 ‘-’에 사동접사 ‘이’가 결합한 사동사.
주016)
얼구리:형체가. ‘얼굴’은 형체. 근대국어에서 “안면, 낯”의 의미로 축소되었다.
주017)
마키노니:매기나니[配]. 어간 ‘마키-’는 “숫자나 표식을 적어 넣다”라는 뜻.
주018)
갓니:가꾸로 된 것이니. 갓-[倒]+니.
주019)
일정(一定)히:어떤 모양이나 범위가 확실하게.
주020)
흗니라:흩어지는 것이라고. 어간 ‘흩-→흗-’은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 때문이다.
주021)
궐(闕)시니:빠트리시니. 빠트리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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