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원각경언해 제5집

  • 역주 원각경언해
  • 역주 원각경언해 제5집 상2의2
  • 3. 보안보살장(普眼菩薩章) ①
  • 1. 부처님께 드리는 질문
  • 1. 부처님께 드리는 질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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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처님께 드리는 질문 1


【경】

원각경언해 상2의2:2ㄴ

於是예 普眼菩薩이 在大衆中샤 卽從座起샤 頂禮佛足시고 右繞三帀시고 長跪叉手샤 而白佛言샤

원각경언해 상2의2:2ㄴ

이 주001)
이:
이에. ‘근칭’의 처소표시 지시대명사. 대상과 화자·청자와의 (시간적 또는 공간적) 거리가 원근에 따라 근칭(近稱)의 ‘이’를 비롯하여, 중칭의 ‘그’(석6:22)와 원칭(遠稱)의 ‘뎌’(금강46)가 각각 구별 사용되었다. 번역소학(1517)에서 처음으로 ‘ㆁ’(옛이응)이 없는 ‘이에’(8:14)가 나타난다.
普퐁眼菩뽕薩 주002)
보안보살(普眼菩薩):
원각경의 〈보안보살장〉에 등장하는 부처님 제자 중의 한 사람. 햇빛이 두루 비침을 ‘普(보)’라 하고 명료한 것을 ‘眼(안)’이라 함과 같이, 보안(普眼)보살은 보편적인 안목을 갖추고 있음을 상징하며 지혜의 눈으로 진리와 실상을 밝혀주는 역할을 하는 보살.
이 大땡衆 中에 겨샤 곧 座쫭로셔 니르샤 부텻 바 頂禮롕시고 올녀그로 도라 세 번 도시고 長跪뀡叉창手 주003)
장궤차수(長跪叉手):
장궤(長跪)와 차수(叉手)로, 둘 다 어떤 대상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는 자세이다. 장궤는 무릎을 꿇되 무릎부터 머리끝까지 상체가 수직이 되도록 몸을 세우고 두 발 끝으로 땅을 버티는 자세이고, 차수는 단정하고 공손한 자세를 위해 두 손을 마주 잡는 예절로서, 손에 힘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손의 끝부분인 손가락 부분이 서로 교차되게 하여, 왼쪽 손등의 손가락 부분을 오른손바닥의 손가락 부분으로 가볍게 잡은 자세이다. 국립국어연구원(1999)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장궤’가 미사를 볼 때에 신자들이 갖는 자세라 설명하고 있어 수정 보완이 요구된다.
샤 부텻긔 오샤

이에 보안보살(普眼菩薩)이 대중 가운데 계시다가 곧 앉은자리에서 일어나시어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하시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세 번 감도시고 장궤차수(長跪叉手)하시어 부처님께 말씀드리시길,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상2의2:2ㄴ

義亦同上니라

원각경언해 상2의2:2ㄴ

디  우 니라

뜻이 또한 위와 같으니라.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상2의2:2ㄴ

次陳詞句中

원각경언해 상2의2:3ㄱ

이 三이니 一은 擧法請이오

원각경언해 상2의2:3ㄱ

버거 말 句궁 펴샨 中이 세히니 나 法법을 드러 請샤미오

다음으로 말씀 구절을 펴신 것이 셋이니, 하나는 법을 들어 청하심이고,

【경】

원각경언해 상2의2:3ㄱ

大悲世尊하 願爲此會諸菩薩衆시며 及爲末世一切衆生샤 演說菩薩脩行漸次쇼셔

원각경언해 상2의2:3ㄱ

大땡悲빙 주004)
대비(大悲):
대자대비(大慈大悲)한. 자비심이 넓고 커서 끝이 없는. 중생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의.
世솅尊존하 願 주005)
원(願):
원컨대. 통합형 어미 ‘-ㄴ’은 명사구 보문 구성의 ‘-ㄴ#+’에서 단어 및 형태소 경계가 소멸되어 생성됨. 청원 구문의 동사[願-, 라-, 請-, 빌- 등]와 염원(念願)의 의미를 지닐 때만 통합될 수 있다.
이 會옛 한 菩뽕薩衆을 爲시며  末世솅옛 一切촁 衆生 爲샤 菩뽕薩ㅅ 주006)
보살(菩薩)ㅅ:
보살의. 보살이. ‘菩薩ㅅ’은 꾸밈을 받는 ‘修行’ 즉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불도를 닦는 데 힘쓸”의 의미상의 주어가 된다. 이때 ‘ㅅ’은 선행하는 체언이 무정체언(無情體言)이거나 존칭체언일 때 쓰이는 조사인데 여기서는 후자.
脩行 漸쪔次 주007)
점차(漸次):
차례를 따라 조금씩 진행하는 것. 순서.
 펴 니쇼셔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원컨대 이 법회에 참여한 많은 보살 대중을 위하시며 또 말세에 〈처한〉 일체 중생을 위하시어 보살이 수행할 점차를 펴서 말씀해 주소서.”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상2의2:3ㄱ

標請脩行漸次者 由普賢所問이 幽深커시늘 如來ㅣ 稱理而答샤 先欲消除心病

원각경언해 상2의2:3ㄴ

然後에 萬行을 俱脩ㅣ시니 或有聞前說云샤 知幻면 卽離라 不作方便며 亦無漸次고 謂言호 知之卽已라코 都不假脩릴 普眼이 欲使敎法이 圓足샤 請開起行之門故로 佛이 令持戒宴坐야 恒作是念等시며 展轉乃至觀行成就也시니라

원각경언해 상2의2:3ㄴ

脩行 漸쪔次 標야 請샤 普퐁賢ㅅ 묻오샤미

원각경언해 상2의2:4ㄱ

깁거시늘 주008)
깁거시늘:
깊으시거늘. ‘깁-’은, 어간 ‘깊-’ 다음에 자음 어미가 와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을 받아 ‘깊거→깁거’처럼 표기함. ‘-거-’는 확인법(주관적 믿음), ‘-시-’는 주체높임법 선어말어미. 15세기 문헌에도 ‘-시거-’처럼 배열이 바뀐 예가 나타남. 선어말어미의 연결 순서는 대체로 ‘객체높임-과거-확인-주체높임-현재-의도-미래-감동-원칙-상대높임’ 등이다. ‘-더시-’와 ‘-시더-’가 공존하듯이 ‘-거시-’도 ‘-시거-’와 공존함. 16세기 후반부터 ‘-시-’가 앞서는 순서로 통일되어 감. ¶묻더시니다. 묻거시니다. 무리로소다 등.
如來ㅣ 주009)
여래(如來)ㅣ:
여래(如來)가. ‘여래’는 “진리로부터 진리를 따라서 온 사람”이라는 뜻으로 ‘부처’를 달리 이르는 말. 언해의 ‘如來ㅣ’는 구결문 “如來ㅣ稱理而答샤”에 의존한 표기. 체언()의 말음이 j계 하향이중모음이므로 주격조사 ‘ㅣ’는 쓰지 않는 것(Ø)이 일반적이지만, 능엄경언해(1462)부터 점증하는 추세임. 구결 ‘ㅣ’를 표시하면 독해나 번역시 ‘如來’가 주어임이 분명해지는 효과가 있다.
理링 주010)
이(理):
경험적 인식을 초월해 언제나 바뀌지 않으며 보편적이고 평등한 진여(眞如). 이치.
예 마초 對됭答답샤 몬져  病을 스러 주011)
스러:
스러지게 하여. 차차 없어지게 하여.
던 後에 萬먼行 주012)
만행(萬行):
불교도나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행동.
 다 닷게 코져 시니 시혹 주013)
시혹:
어쩌다가. 또는 어떠한 때에. 한자어 ‘時或’의 현실음.
알 마래 니샤 幻을 알면 곧 여희요미라 方便뼌을 짓디 아니며  漸쪔次ㅣ 업다 샤 듣고 닐오 알면 곧 마롤디라 코 다 닷고 븓디 아니리 이시릴 普퐁眼이 敎法법 주014)
교법(敎法):
부처의 가르침을 담아 놓은 3장(藏)을 ‘대장경’이라 함. 삼장(三藏)은 ① 경(經)을 모아 놓은 경장(經藏), ② 율(律)을 모아 놓은 율장(律藏), ③ 논(論)을 모아 놓은 논장(論藏).
두려워 주015)
두려워:
원만하여. 성취나 완성이 매우 뛰어나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용언 ‘두렵-’[圓]의 활용형으로, ‘懼’(두려워하다)의 뜻인 ‘두립-’과는 다른 단어였음.
足죡게 코져 샤 行 니르와돌 주016)
니르와돌:
일으킬. 어간 ‘니르왇-’[起]에 목적격활용의 ‘오’와 관형사형 어미 ‘-ㄹ’의 통합형.
門몬 여르샤 請실 부톄 持띵戒갱 주017)
지계(持戒):
부처가 제정한 계율을 항상 잊지 않고 머리에 새겨 범하지 않음.
야 宴坐쫭 주018)
연좌(宴坐):
고요히 앉아서 참선함.
야 녜 이 念념等을 짓게 시며 올며 올마 觀관行 일우메 니르르시니라

수행의 점차[漸次=순서]를 표를 내어 청하심은, 보현보살의 물으심이 깊으시거늘 여래가 이치에 맞추어 대답하시고 먼저 마음의 병을 스러지게 해 제거한 후에야 만행(萬行)을 다 닦게 하고자 하시니, 어느 때에 앞의 말에 이르시길, “환(幻)을 알면 곧 여의는 것이라. 방편을 만들지 아니하며, 또 점차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이르시길 “알면 곧 말아야 한다.”고 하고, 모두 닦음을 의거하지[=빌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이므로, 보안보살이 교법(敎法)이 원만하고 족하게 하시어 수행을 일으킬 문(門) 여실 것을 청하시므로, 부처님이 지계(持戒)하고 연좌(宴坐)하며 항상 이러한 염(念) 등을 짓도록 하셨으며, 옮고 옮아 관행(觀行)을 이룸에 다다르신 것이다.

【경】

원각경언해 상2의2:4ㄱ

云何

원각경언해 상2의2:4ㄱ

엇뎨

어떻게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상2의2:4ㄱ

此下 皆別列也ㅣ라

원각경언해 상2의2:4ㄱ

이 아랜 다 各각別히 버리샤미라

이 아래는 각별히 모두 나열하신 것이다.

【경】

원각경언해 상2의2:4ㄴ

思惟며

원각경언해 상2의2:4ㄴ

思量 주019)
사량(思量):
사리(事理)를 헤아려서 생각함.
며

헤아려 생각하며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상2의2:4ㄴ

觀察眞妄이니 卽思慧也ㅣ라

원각경언해 상2의2:4ㄴ

眞진과 妄과 보아 표미니 곧 思慧 주020)
사혜(思慧):
이치를 생각함으로써 성취하는 지혜. 삼혜(三慧) 중 하나. 듣고[聞], 생각하고[思], 닦음[修]을 통하여 얻는 3가지 지혜를 각각 문혜(聞慧), 사혜(思慧), 수혜(修慧)라 함.

진(眞)과 망(妄)을 보고 살핀 것이니 〈이것이〉 곧 사혜(思慧)이다.

【경】

원각경언해 상2의2:4ㄴ

云何住持리고

원각경언해 상2의2:4ㄴ

엇뎨 住뜡持띵리고 주021)
주지(住持)리고:
주지(住持)해야 합니까?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잘 간직하겠습니까? ‘--’은 상대높임법의 쇼셔체 표지로 의문형 어미 ‘리/니…가/고’의 사이에 삽입된 경우이다. 의문사 ‘엇뎨’와 관여되어 의문법의 어미 ‘고’가 선택되었다. 이처럼 15세기 한글문헌에는 의문사가 있고 상대방에게 설명(대답)을 요구하는 의문(설명의문)에는 ‘고/오’가, 의문사가 없고 가부(可否)의 판단만을 묻는 의문(판정의문)에는 ‘가/아’가 쓰였다.

어떻게 주지(住持)해야 합니까?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상2의2:4ㄴ

悟得妙境야 安住其中야 持之不失이니 卽脩慧也ㅣ오 下佇聽佛說은 生聞慧也ㅣ니 從凡入聖호 必假三慧故로 普眼이 爲衆咨求시니 上은 皆問智也ㅣ시고 此下 問悲云시니라

원각경언해 상2의2:4ㄴ

微밍妙 境 주022)
경(境):
경계. 인식이나 가치 판단의 대상.
을 아라 그 中에 便뼌安히 住뜡야 디녀

원각경언해 상2의2:5ㄱ

일티 아니호미니 곧 脩慧오 주023)
수혜(脩慧)오:
수혜이고. j계 하향중모음의 체언 ‘慧’ 아래서 서술격조사 ‘ㅣ’가 생략되고 ‘고→오’로 교체됨. ‘수혜’는 사혜(思慧)·문혜(聞慧)와 함께 3혜(慧)의 하나로, 선정(禪定) 수행을 통해서 얻는 지혜.
아래 부텻 마 기드려 주024)
기드려:
기다려. ‘佇聽佛說(저청불설)’에서 ‘佇’의 대역. ‘기드리-’에 어미 ‘-어’의 통합형.
듣오 聞문慧 주025)
문혜(聞慧):
경전을 보고 배우거나 선각자로부터 들어서 얻은 지혜.
내요미니 凡뻠을 브터 聖에 드로 주026)
드로:
들어서려면. 들-[入]+오(조건의 어미)+ㄴ(보조사). ‘-오’는 어떤 사실을 서술하면서 그와 관련된 조건을 뒤에 덧붙이는 뜻을 나타내는 어미. 이와 관련된 한문 ‘入聖’은 “불도를 닦아서 성인의 단계에 들어서는 일”을 뜻한다.
반기 세 慧 브트릴 普퐁眼이 衆을 爲윙야 묻와 求시니 우흔 다 智딩 묻오시고 이 아랜 悲빙 묻오시니라

미묘한 경계를 깨달아 그 가운데서 편안히 간직해 지니고 잃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곧 수혜이고, 아래 부처님 말씀을 기다려 들으심은 문혜를 냄이니, 범부로부터 성인에 들어서려면 반드시 세 가지 지혜에 의지하여야 하므로 보안보살이 대중을 위하여 〈부처님께〉 물어 구하시니, 위에서는 모두 지혜를 물으시고, 이 아래에서는 자비를 물으신 것이다.

【경】

원각경언해 상2의2:5ㄱ

衆生이 未悟ㅣ어든 作何方便야 普令開悟리고

원각경언해 상2의2:5ㄱ

衆生이 아디 몯거든 주027)
몯거든:
못하면. ‘-거든’은 “어떤 일이 사실이면”의 뜻을 나타내는 종속적 연결어미. 동일한 환경인데 ‘몯거든’으로도 나타난다. ¶아로미 디 몯거든(몽14).
므슴 주028)
므슴:
무슨. 부정칭의 대명사 ‘므슴’이 관형사로 쓰인 예. 기능은 ‘므슷’(원, 상1-1:94ㄴ)과 같다.
方便뼌을 지 너비 여러 알에 주029)
알에:
알게[悟]. 깨닫게. 16세기 중반까지 나온 문헌에서는 ‘ㄹ’ 말음 어간에 ‘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게, -고;과 등)가 결합하면 ‘ㄱ’을 후음 ‘ㅇ’(-에, -오;와 등)로 표기하였다. ¶上根은  번 듣고 곧 알어니와(금강, 서6). 서르 어울면 알오(석19:10). 果實와 믈와 좌시고(월1:5).
리고

중생이 알지[=깨닫지] 못하면 무슨 방편을 써야 널리 열어 깨닫게[=개오(開悟)하게] 하겠습니까?

【종밀주석】

원각경언해 상2의2:5ㄱ

此ㅣ 同法華애 欲令衆生開示悟入시니 以開로 攝示고 以悟로 攝入며 以開示로 約能化고 悟入으로 約所化故ㅣ라 約今經者

원각경언해 상2의2:5ㄴ

댄 此後佛答애 全用先所顯示如來淨圓覺心샤 爲本샤 以觀人法二空며 及滅影像면 無邊虛空이 覺所顯發이며 覺圓明故로 顯心淸淨며 乃至等同諸佛이 卽是普令開悟也ㅣ라
Ⓒ 구결 | 세조(조선) / 1465년(세조 11)

원각경언해 상2의2:6ㄱ

이 法법華애 衆生로 여러 뵈야 아라 들에 코져 샴과 시니 여로로 주030)
여로로:
엶으로. 여는 것으로. ‘열-’[開]의 명사형 ‘여롬’에 도구의 부사격조사 ‘로’ 통합형.
뵈요 잡고 아로로 주031)
아로로:
앎으로. ‘以悟’의 대역으로 ‘알다=깨닫다’로 이해됨. ‘알-’의 명사형 ‘아롬’에 부사격조사 ‘로’의 통합형.
드로 자며 여러 뵈요로 能化황 주032)
능화(能化):
능히 다른 사람을 교화시키는 사람. 불보살이나 출가 수행자를 가리킴.
 잡고 아라 드로로 所송化황 주033)
소화(所化):
스승으로부터 교화받는 사람. 곧 제자를 가리킴.
 자 젼라 이젯 經을 자볼딘댄 주034)
자볼딘댄:
어림잡을 것이면(=것 같으면). 어간 ‘잡-’은 ‘約’의 대역으로, “어림잡다, 대강 짐작으로 헤아려보다.”의 뜻. 통합형 어미 ‘-(오/우) -ㄹ딘댄’은 “-ㄹ 것이면” 정도의 뜻으로, 어떤 사실을 인정하되 그것이 뒷말의 근거나 전제가 됨을 나타낸다. 원각경언해(1465)보다 앞선 문헌에는 “-(오/우) -ㅭ딘댄” 또는 “-(오/우) -ㄹ띤댄”으로 나타나고, 이 책부터 ‘ㆆ’과 ‘각자병서’를 폐지하여 이같이 나타난 것이다. ¶그딘댄(능2:43). 홀띤댄(금강, 서9).
이 後ㅅ 부텻 對됭答답샤매 몬져 나토아 뵈샨

원각경언해 상2의2:6ㄴ

如來 淨圓覺각心심을 오로 샤 本본 사샤 人과 法법과 二空 주035)
이공(二空):
두 가지의 공(空). 아공(我空)과 법공(法空)을 가리킴. ‘아공’은 중생의 신체는 5온이 화합한 것일 뿐 거기에는 영원하고 불변하는 유일한 주체나 실체로서의 자아가 없다는 것이고, ‘법공’은, 모든 법은 자성(自性)이 없으므로 공(空)하다는 것이다.
 보며 그리멧 像 滅면 無뭉邊변 주036)
무변(無邊):
한계(限界)가 없이 무한한. 끝없이 무수(無數)한.
虛헝空이 覺각 나타 發혼 고디며 覺각이 두려이   淸淨을 나토며 諸佛 가지로 호매 니르리 곧 이 너비 여러 알에 샤미라
Ⓒ 언해 | 세조(조선) 명찬 / 1465년(세조 11)

이것은 법화경에서 중생으로 〈하여금〉 열어 보여 알아[=깨달아] 들어서게 하고자 하심과 같으시니, 엶으로써 보임을 잡고 앎으로써 들어감을 잡으며, 열어 보임으로 능화(能化)를 어림잡고, 〈도를〉 깨달아 〈실상 세계에〉 들어감으로[悟入] 소화(所化)를 어림잡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 경[經=원각경]을 잡아서 볼 것 같으면 이후에 부처님의 대답하심에 먼저 나타내어 보이신 여래의 청정한 원각의 마음[=圓覺心]을 온전하게 쓰시어 본(本)을 삼으시고, 인(人)과 법(法) 이 둘이 공(空)함을 보며, 그림자의 형상[=영상(影像)]을 멸하면 무변(無邊)한 허공이 각(覺)에 나타나 피어난 것이며, 깨달음이 원만하게 밝으므로 마음이 청정함을 나타내며, 모든 부처님들께 한가지로 같음에 다다르기까지 곧 이 넓게 열어 알게[=깨닫게] 하시는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6년 5월 1일

주석
주001)
이:이에. ‘근칭’의 처소표시 지시대명사. 대상과 화자·청자와의 (시간적 또는 공간적) 거리가 원근에 따라 근칭(近稱)의 ‘이’를 비롯하여, 중칭의 ‘그’(석6:22)와 원칭(遠稱)의 ‘뎌’(금강46)가 각각 구별 사용되었다. 번역소학(1517)에서 처음으로 ‘ㆁ’(옛이응)이 없는 ‘이에’(8:14)가 나타난다.
주002)
보안보살(普眼菩薩):원각경의 〈보안보살장〉에 등장하는 부처님 제자 중의 한 사람. 햇빛이 두루 비침을 ‘普(보)’라 하고 명료한 것을 ‘眼(안)’이라 함과 같이, 보안(普眼)보살은 보편적인 안목을 갖추고 있음을 상징하며 지혜의 눈으로 진리와 실상을 밝혀주는 역할을 하는 보살.
주003)
장궤차수(長跪叉手):장궤(長跪)와 차수(叉手)로, 둘 다 어떤 대상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는 자세이다. 장궤는 무릎을 꿇되 무릎부터 머리끝까지 상체가 수직이 되도록 몸을 세우고 두 발 끝으로 땅을 버티는 자세이고, 차수는 단정하고 공손한 자세를 위해 두 손을 마주 잡는 예절로서, 손에 힘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손의 끝부분인 손가락 부분이 서로 교차되게 하여, 왼쪽 손등의 손가락 부분을 오른손바닥의 손가락 부분으로 가볍게 잡은 자세이다. 국립국어연구원(1999)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장궤’가 미사를 볼 때에 신자들이 갖는 자세라 설명하고 있어 수정 보완이 요구된다.
주004)
대비(大悲):대자대비(大慈大悲)한. 자비심이 넓고 커서 끝이 없는. 중생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의.
주005)
원(願):원컨대. 통합형 어미 ‘-ㄴ’은 명사구 보문 구성의 ‘-ㄴ#+’에서 단어 및 형태소 경계가 소멸되어 생성됨. 청원 구문의 동사[願-, 라-, 請-, 빌- 등]와 염원(念願)의 의미를 지닐 때만 통합될 수 있다.
주006)
보살(菩薩)ㅅ:보살의. 보살이. ‘菩薩ㅅ’은 꾸밈을 받는 ‘修行’ 즉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불도를 닦는 데 힘쓸”의 의미상의 주어가 된다. 이때 ‘ㅅ’은 선행하는 체언이 무정체언(無情體言)이거나 존칭체언일 때 쓰이는 조사인데 여기서는 후자.
주007)
점차(漸次):차례를 따라 조금씩 진행하는 것. 순서.
주008)
깁거시늘:깊으시거늘. ‘깁-’은, 어간 ‘깊-’ 다음에 자음 어미가 와 8종성가족용법의 제약을 받아 ‘깊거→깁거’처럼 표기함. ‘-거-’는 확인법(주관적 믿음), ‘-시-’는 주체높임법 선어말어미. 15세기 문헌에도 ‘-시거-’처럼 배열이 바뀐 예가 나타남. 선어말어미의 연결 순서는 대체로 ‘객체높임-과거-확인-주체높임-현재-의도-미래-감동-원칙-상대높임’ 등이다. ‘-더시-’와 ‘-시더-’가 공존하듯이 ‘-거시-’도 ‘-시거-’와 공존함. 16세기 후반부터 ‘-시-’가 앞서는 순서로 통일되어 감. ¶묻더시니다. 묻거시니다. 무리로소다 등.
주009)
여래(如來)ㅣ:여래(如來)가. ‘여래’는 “진리로부터 진리를 따라서 온 사람”이라는 뜻으로 ‘부처’를 달리 이르는 말. 언해의 ‘如來ㅣ’는 구결문 “如來ㅣ稱理而答샤”에 의존한 표기. 체언()의 말음이 j계 하향이중모음이므로 주격조사 ‘ㅣ’는 쓰지 않는 것(Ø)이 일반적이지만, 능엄경언해(1462)부터 점증하는 추세임. 구결 ‘ㅣ’를 표시하면 독해나 번역시 ‘如來’가 주어임이 분명해지는 효과가 있다.
주010)
이(理):경험적 인식을 초월해 언제나 바뀌지 않으며 보편적이고 평등한 진여(眞如). 이치.
주011)
스러:스러지게 하여. 차차 없어지게 하여.
주012)
만행(萬行):불교도나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행동.
주013)
시혹:어쩌다가. 또는 어떠한 때에. 한자어 ‘時或’의 현실음.
주014)
교법(敎法):부처의 가르침을 담아 놓은 3장(藏)을 ‘대장경’이라 함. 삼장(三藏)은 ① 경(經)을 모아 놓은 경장(經藏), ② 율(律)을 모아 놓은 율장(律藏), ③ 논(論)을 모아 놓은 논장(論藏).
주015)
두려워:원만하여. 성취나 완성이 매우 뛰어나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용언 ‘두렵-’[圓]의 활용형으로, ‘懼’(두려워하다)의 뜻인 ‘두립-’과는 다른 단어였음.
주016)
니르와돌:일으킬. 어간 ‘니르왇-’[起]에 목적격활용의 ‘오’와 관형사형 어미 ‘-ㄹ’의 통합형.
주017)
지계(持戒):부처가 제정한 계율을 항상 잊지 않고 머리에 새겨 범하지 않음.
주018)
연좌(宴坐):고요히 앉아서 참선함.
주019)
사량(思量):사리(事理)를 헤아려서 생각함.
주020)
사혜(思慧):이치를 생각함으로써 성취하는 지혜. 삼혜(三慧) 중 하나. 듣고[聞], 생각하고[思], 닦음[修]을 통하여 얻는 3가지 지혜를 각각 문혜(聞慧), 사혜(思慧), 수혜(修慧)라 함.
주021)
주지(住持)리고:주지(住持)해야 합니까?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잘 간직하겠습니까? ‘--’은 상대높임법의 쇼셔체 표지로 의문형 어미 ‘리/니…가/고’의 사이에 삽입된 경우이다. 의문사 ‘엇뎨’와 관여되어 의문법의 어미 ‘고’가 선택되었다. 이처럼 15세기 한글문헌에는 의문사가 있고 상대방에게 설명(대답)을 요구하는 의문(설명의문)에는 ‘고/오’가, 의문사가 없고 가부(可否)의 판단만을 묻는 의문(판정의문)에는 ‘가/아’가 쓰였다.
주022)
경(境):경계. 인식이나 가치 판단의 대상.
주023)
수혜(脩慧)오:수혜이고. j계 하향중모음의 체언 ‘慧’ 아래서 서술격조사 ‘ㅣ’가 생략되고 ‘고→오’로 교체됨. ‘수혜’는 사혜(思慧)·문혜(聞慧)와 함께 3혜(慧)의 하나로, 선정(禪定) 수행을 통해서 얻는 지혜.
주024)
기드려:기다려. ‘佇聽佛說(저청불설)’에서 ‘佇’의 대역. ‘기드리-’에 어미 ‘-어’의 통합형.
주025)
문혜(聞慧):경전을 보고 배우거나 선각자로부터 들어서 얻은 지혜.
주026)
드로:들어서려면. 들-[入]+오(조건의 어미)+ㄴ(보조사). ‘-오’는 어떤 사실을 서술하면서 그와 관련된 조건을 뒤에 덧붙이는 뜻을 나타내는 어미. 이와 관련된 한문 ‘入聖’은 “불도를 닦아서 성인의 단계에 들어서는 일”을 뜻한다.
주027)
몯거든:못하면. ‘-거든’은 “어떤 일이 사실이면”의 뜻을 나타내는 종속적 연결어미. 동일한 환경인데 ‘몯거든’으로도 나타난다. ¶아로미 디 몯거든(몽14).
주028)
므슴:무슨. 부정칭의 대명사 ‘므슴’이 관형사로 쓰인 예. 기능은 ‘므슷’(원, 상1-1:94ㄴ)과 같다.
주029)
알에:알게[悟]. 깨닫게. 16세기 중반까지 나온 문헌에서는 ‘ㄹ’ 말음 어간에 ‘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게, -고;과 등)가 결합하면 ‘ㄱ’을 후음 ‘ㅇ’(-에, -오;와 등)로 표기하였다. ¶上根은  번 듣고 곧 알어니와(금강, 서6). 서르 어울면 알오(석19:10). 果實와 믈와 좌시고(월1:5).
주030)
여로로:엶으로. 여는 것으로. ‘열-’[開]의 명사형 ‘여롬’에 도구의 부사격조사 ‘로’ 통합형.
주031)
아로로:앎으로. ‘以悟’의 대역으로 ‘알다=깨닫다’로 이해됨. ‘알-’의 명사형 ‘아롬’에 부사격조사 ‘로’의 통합형.
주032)
능화(能化):능히 다른 사람을 교화시키는 사람. 불보살이나 출가 수행자를 가리킴.
주033)
소화(所化):스승으로부터 교화받는 사람. 곧 제자를 가리킴.
주034)
자볼딘댄:어림잡을 것이면(=것 같으면). 어간 ‘잡-’은 ‘約’의 대역으로, “어림잡다, 대강 짐작으로 헤아려보다.”의 뜻. 통합형 어미 ‘-(오/우) -ㄹ딘댄’은 “-ㄹ 것이면” 정도의 뜻으로, 어떤 사실을 인정하되 그것이 뒷말의 근거나 전제가 됨을 나타낸다. 원각경언해(1465)보다 앞선 문헌에는 “-(오/우) -ㅭ딘댄” 또는 “-(오/우) -ㄹ띤댄”으로 나타나고, 이 책부터 ‘ㆆ’과 ‘각자병서’를 폐지하여 이같이 나타난 것이다. ¶그딘댄(능2:43). 홀띤댄(금강, 서9).
주035)
이공(二空):두 가지의 공(空). 아공(我空)과 법공(法空)을 가리킴. ‘아공’은 중생의 신체는 5온이 화합한 것일 뿐 거기에는 영원하고 불변하는 유일한 주체나 실체로서의 자아가 없다는 것이고, ‘법공’은, 모든 법은 자성(自性)이 없으므로 공(空)하다는 것이다.
주036)
무변(無邊):한계(限界)가 없이 무한한. 끝없이 무수(無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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