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해〕
삼혜 주018) 삼혜: 보고 듣고서 얻은 지혜인 문혜, 고찰하여 얻은 지혜인 사혜, 고찰을 끝내고 입정(入定)한 뒤에 닦아 얻은 수혜.
를 따라서
원통 주019) 원통: 널리 두루 통함으로 방해됨이 없는 것.
에 들어가심을 풀어 말하신 것이다.
귀에 도달됨을 일컬어 ‘문’이라 하고 마음에 둠을 일컬어 ‘사’라 하고 다스려 익혀 나감을 일컬어 ‘수’라 하니
셋이 원만히 밝으심이 이 이름이 삼혜이다.
흐름에 들어가지만 들어간 곳이 없다고 하신 것은 소리의 티끌을 따르지 않으시고 다 법류에 들어가셨지만 들어가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음성의 성질은 동정을 말미암아 나타나므로
이런 까닭에 들어간 곳이 이미 고요하여 동정이 나지 않으시니 이는
문혜 주020) 이다.
이미 귀에 도달되고 또 마음에 두시었는데 물이 점점 젖듯하시며 흙이 더하듯 하시어
능문 주021) 과
소문 주022) 과의 정과
경 주023) 경: 6근, 6식의 대상. 6근이 이것을 상대하여 6식을 일으킴.
이 다 없게 하시어 문이 다한 마음도 살지 않으시어 진각에 어우르시니 이는
사혜 주024) 사혜: 듣고, 생각하고 닦는 세 가지 지혜에 생득혜
(나면서부터 타고 난 선천적인 지혜)
를 더한 것.
이다.
이미 마음에 두시고 도로 다스려 익히시어 능각과 소각이 다 미묘한 공에 어우르게 하시어 공과 각이 둘이 아니시니 이를 이른바 가장 둥긂이다.
능공과 소공이 또 서지 않으시어야 도를 다하심이니 이는 수혜이다.
그리하신 후에야 생이 멸하며 멸이 생하는 정과 경이 모두 다하여
진적 주025) 진적: ‘적’은 열반으로, 부처의 열반은 이승의 거짓 열반에 대하여 진적이라 함.
진멸 주026) 진멸: ‘멸’은 열반, 적멸이라고도 함. 참 열반의 뜻.
한 원통의 체가 여기에 나타나시니 곧 이른바 삼마지에 들어가심이다.
원각 주027) 으로 맞춘다면 흐름에 들어가도 들을 바가 없다고 하신 것들은 곧 환망한 경계를 멀리 떠나보냄이 마땅하다고 하신 것이다.
이같이 점점 더한다고 하신 것들은 곧 마음이 환같은 것을 또 멀리 떠나보내라고 하신 것이다.
각과 소각이
공 주028) 공: 일체법은 인연을 따라 생겨난 것이므로 거기에 아체, 본체, 실체라 할 만한 것이 없으므로 공이라 함.
하심은 곧 멀리 떠나보내어 환이 된 것을 또 멀리 떠나보내라고 하신 것이다.
공과 소공이 멸하신 것은 곧 멀리 떠나보냄을 떠나보낸 환을 또 멀리 떠나보내라고 하신 것이다.
생멸이 이미 멸하심은 떠나보낼 것이 없음을 얻으면 곧 모든 환이 덜어질 것이라고 하신 것이다.
적멸이 앞에 나타났다고 하심은 곧 비유하건대, 거울을 닦음과 같아서 때가 없으면 밝음이 나타날 것이라 하신 것이다.
나아감이 여기에 이르르시니 원통의 체가 지극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