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4
  • 번역소학 제4권
  • 내편(內篇)○제3편 경신(敬身)○명음식지절(明飮食之節)
  • 명음식지절 001
메뉴닫기 메뉴열기

명음식지절 001


少쇼儀의예 曰왈 侍시燕연於어君군子則즉先션飯반而後후已이니 毋모放飯반며 毋모流류歠텰며 小쇼飯반而亟극之지며 數삭噍쵸야 毋모爲위口구容이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少쇼儀의예 로 君군子 주001)
군ᄌᆞ:
군자(君子). 위 〈해설〉 참조.
아뎌 주002)
아ᄅᆞᆷ뎌:
사사로이. 『소학언해』(3:24ㄴ)에도 ‘아ᄅᆞᆷ뎌’로 나타난다. ‘아ᄅᆞᆷ’은 [私]를 뜻하는 명사였다. ¶그위 바도 容納 몯거니와 아뎌 車馬 通니라(官不容針 私通車馬) 그윗 門엔 아 容納 몯거니와 鄕黨앤 엇뎨 情이 업스리오【鄕 올히오 黨 서르 사괴 무리라】 (公門不容私 鄕黨豈無情)〈금강경삼가해 4:33ㄴ〉. 이 예문은 서로 이어져 있는 ‘야보송(冶父頌)’과 ‘설의(說誼)’를 다 인용한 것이다. 여기서 ‘아ᄅᆞᆷ’이 명사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아ᄅᆞᆷ’에 붙은 ‘-뎌’의 문법적 성격은 알기 어렵다. 그런데 ‘아ᄅᆞᆷ뎌’에 ‘ㅅ’이 붙은 ‘아ᄅᆞᆷ뎟’이 『번역소학』 제 8, 9, 10권에 나타난다. ‘아ᄅᆞᆷ뎌’가 명사적 성격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ᄅᆞᆷ뎌 보요매’에서는 ‘아ᄅᆞᆷ뎌’가 부사어로 쓰였으므로 ‘아ᄅᆞᆷ뎌’가 부사성 의존 명사였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①둘재 사과 와 안자셔 사믜 아뎟 유무를 여보미 아니홀 디니라〈번역소학 8:22ㄱ〉 ②의를 귀히 너기고 쳔을 가야이 너기며 아뎟 이리 젹고 욕심이 져그며〈번역소학 8:27ㄴ〉 ③申國 夫人려 닐 우 엇디 져믄 아호로 아뎟 飮食을 라 먹게 야〈번역소학 9:7ㄱ〉. 한편 이 ‘아ᄅᆞᆷ’과는 별개로 [美]를 뜻하는 불규칙적 어근 ‘아ᄅᆞᆷ’도 있었다. ‘아ᄅᆞᆷ답-’은 [美]를 뜻하고, ‘아ᄅᆞᆷᄃᆞᆸ-, 아ᄅᆞᆷᄃᆞ외-, 아ᄅᆞᆷ도이’는 [私]를 뜻한다.
뫼셔 주003)
뫼셔:
모시어. 모시고. 여기서는 ‘뫼셔’의 대상이 목적어로 실현되어 있는데, 드물게 부사어가 ‘뫼시-’의 대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책에도 예가 많다. 그리고 같은 원문을 번역한 『내훈』(1:7ㄴ)에 ‘君子ᄭᅴ 아ᄅᆞᆷ뎌 뫼셔’로 나타난다. ¶①부텻 舍利 뫼셔다가 供養리라 야〈석보상절 23:46ㄱ〉 ②리 사 마자 馬廏에 드러 오나 聖宗 뫼셔 九泉에 가려 시니〈용비어천가 109〉 『번역소학』에서는 다음 예문처럼 ‘뫼시다’의 대상이 목적어로 나타나는 예도 있다. ¶君子 뫼셔 이쇼매 도라 라디 아니코 간대로 답호미 禮 아니라〈번역소학 3:31ㄴ〉. 한편 ‘뫼시다’와 의미가 동일한 ‘뫼ᅀᆞᆸ다’도 쓰였다. ‘ᅀᆞᆸ’은 본래는 선어말 어미였겠지만 어간의 일부로 재구조화하였다. ‘뫼ᅀᆞᆸ다’의 대상도 목적어로 나타나기도 하고 부사어로 나타나기도 한다. ¶①네 아래브터 부텨를 뫼 니며 듣 잇니〈석보상절 23:31ㄴ〉 ②群臣이 武皇을 뫼도다〈두시언해 초간본 14:10ㄴ〉 ③昭陽殿 안햇 第一엣 사미 輦에 同야 님그믈 졷와 님 겨틔 뫼더니라〈두시언해 초간본 11:16ㄱ〉. 예문 ③에서는 존자(尊者)가 직접 대상으로 나타나지 않고 처소를 가리키는 어휘인 ‘곁’이 쓰였다. ‘ᄭᅴ’ 역시 기원적 구조가 ‘ㅅ(높임의 관형격 조사)+그ᇰ(처소 지시 의존명사)+의(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이므로 처소와 관련이 있다. 한편 ‘뫼ᅀᆞᆸ다’에서 어간 ‘뫼-’가 도출되는데, ‘뫼시-’에서는 어간 ‘뫼-’를 도출하기가 어렵다. ‘뫼시-’에 ‘-ᅀᆞᇦ-’이 쓰인 예도 있다. ¶大神히 뫼시니〈월인천강지곡 기23〉. 그렇다면 두 어간 ‘뫼-’와 ‘뫼시-’가 공존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편 이 책(4:16ㄴ)에서는 ‘모셔’도 쓰였다. ‘뫼다, 뫼시다’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해제를 참고할 것.

번역소학 권4:27ㄴ

주004)
밥:
밥[食]. ‘侍燕於君子’의 번역이 문제이다. 『소학언해』(3:24ㄴ)에서는 ‘君子ᄅᆞᆯ 아ᄅᆞᆷ뎌 뫼셔실 적이어든’으로 번역하였다. 이 책보다 앞선 시기의 『내훈』(1475)에서는 같은 원문을 ‘君子 아뎌 뫼셔 밥 머글 저기어든’(내훈 1:7ㄴ)으로 번역하였다. ‘君子ᄅᆞᆯ’ 대신 ‘君子ᄭᅴ’가 쓰인 것을 제외하면 『번역소학』의 번역과 같다. 세 책에 공통적으로 쓰인 ‘아ᄅᆞᆷ뎌(=사사로이)’는 ‘燕’이 지닌 ‘편안함, 한가함’의 뜻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두 책에서 ‘밥 머글’이라고 한 것은 ‘燕’에 들어있는 ‘잔치’의 의미까지 고려한 결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이는 한 글자를 서로 다른 의미로 두 번 번역한 셈이 되고 만다. 율곡의 『소학집주』에는 원문이 ‘侍食於君子’로 적혀 있다. 성백효(1993:202)에 실려 있다.
머글 저기어든 주005)
저기어든:
적이거든. 적이면. 적[時]+이-(서술격 조사 어간)+거(확정법 선어말 어미)+든(조건의 연결 어미). ‘-어-’는 ‘-거-’가 서술격 조사 어간 뒤에서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표기한 것이다.
몬져 주006)
몬져:
먼저. 몬져〉먼져〉먼저.
먹고  주007)
ᄆᆞᄎᆞᆯ:
마칠. 끝낼. ᄆᆞᆾ-[終, 已]+ᄋᆞᆯ(관형사형 어미). 여기서는 타동사로 쓰였는데, 자동사로 쓰인 예도 있다. ¶그럴 디늄 勸샤미 이 品에 니라〈월인석보 17:75ㄴ〉.
주008)
젠:
때에는. 제[時]+에(부사격 조사)+ㄴ(보조사).
후에 홀 디니 바블 크게  먹디 말며 만히 마시디 말며 쟉쟉 주009)
쟉쟉:
조금씩. 쟉-[少]+쟉-[少]. 형용사 어간 ‘쟉-’이 중첩된 첩어성 비통사적 합성어가 부사로 파생된 것이다. 합성어이면서 파생어인 흥미로운 사례이다. ‘젹젹’도 보인다. ¶三年 무근  各 닷홉과 섯거 라 生 뵈로 汁을  時節 븓들이디 마오 젹젹 주어 머기면 오라면 반기 말리라〈구급방언해 상 3ㄱ〉. 이 낱말은 ‘너무 지나치지 아니하게 적당히’를 뜻하는 현대 국어 ‘작작’으로 발달하였다. ¶술 좀 작작 마셔라.
머거 리 고 주010)
ᄉᆞᆷᄭᅵ고:
삼키고. -[呑]+고. 훈민정음 창제 직후에는 ‘ᄉᆞᆷᄭᅵ-’가 쓰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표기 ‘기-’도 쓰였다. 18세기 문헌인 『지장경언해』에서는 ‘ᄉᆞᆷ키-’가 보인다. ¶ ①귓거슬 자바 次第로 다 니〈석보상절 24:23ㄱ〉 ② 골거든 쇳무저글 기고 목거든 구리 노 므를 마시노라〈월인석보 23:87ㄱ〉 ③쳘환 키고 목라면 텰믈 마시며〈지장경언해 상 21ㄴ〉. 다음 예문의 ‘ᄉᆞᆷ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다엿 丸 기라〈구급방언해 하 88ㄴ〉.
조 주011)
ᄌᆞ조:
자주. ᄌᆞᆽ-[頻]+오(부사 파생 접미사). 동의어로 ‘ᄌᆞ로’도 있었다. 15세기 문헌에서 대개는 ‘ᄌᆞ조’가 쓰였지만, 아주 드물게 ‘ᄌᆞ로’도 쓰였다. ¶ ①太子ㅣ 조 王 出家야지다 거시〈석보상절 3:23ㄱ〉 ②法 드로 슬히 너겨 거든 부톄 로 니샤도 從디 아니더니〈석보상절 6:10ㄴ〉.
시버 입노 주012)
입노ᄅᆞᆺ:
입놀림. ‘노ᄅᆞᆺ’은 대개 ‘장난, 장난스러운 행위’를 뜻한다. ‘노ᄅᆞᆺ노리(=장난짓), 노ᄅᆞᆺ바치(=광대)’ 등의 합성어를 구성하기도 한다. 근대 국어 문헌에서는 ‘노롯’으로도 나타난다. ¶여러가지 노롯 呈 이 잇냐〈박통사언해 중 2ㄱ〉. 한편 다음 예문의 ‘노릇, 노롯’은 현대 국어의 ‘노릇’과 같은 ‘구실’의 뜻을 보여 준다. ¶ ①간경 념불 화두 참션 제 노릇슨 못온들 탐쥬 호 구업 잡담 조심고〈권션곡 4ㄴ〉 ②居長 어룬 노롯 다〈몽어유해보 12ㄱ〉 ③通番話 통 노롯 다〈몽어유해 상 18ㄱ〉. 이 낱말에서 어근 ‘놀-’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ᄋᆞᆺ/읏/옷’의 정체를 알기 어렵지만 접미사로 보인다.
디 마롤 디니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소의(少儀)」에서 이르되, 군자를 사사로이 모시고 밥을 먹을 때에는, 〈먹기 시작할 때에는〉 먼저 먹고 마칠 때에는 뒤에 하며, 밥을 크게 떠 먹지 말며, 많이 마시지 말며, 조금씩 먹어서 빨리 삼키고, 자주 씹어서 입을 〈크게〉 놀리는 짓을 하지 말지니라.
〈해설〉 출전 : 예기 소의(少儀). 주석 1(소학증주) : 군자(君子)는 삼달존(三達尊)을 가리킨다.(君子 三達尊之稱). 주석 2(소학집설) :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먼저 밥을 먹는 것은 시험 삼아 먹어 보는 예(禮)와 같은 것이고, 더 뒤에 마치는 것은 (상대에게 더) 먹기를 권하는 뜻과 같은 것이다. 방반(放飯)과 유철(流歠)은 앞을 보기 바란다. 조금씩 먹으면 구역질을 하거나 목이 멜 우려가 없다. 극지(亟之)는 빨리 삼키는 것을 말하니, 혹시 묻는 말이 있을지 몰라서 그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촉초무위구용(數噍毋爲口容)은 자주 씹음으로써 입을 움직이는 모양을 (크게)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陳氏曰 先飯 猶嘗食之禮也 後已 猶勸食之意也 放飯流歠 見前 小飯則無噦噎之患 亟之 謂速咽下 備或有見問之言也 數噍毋爲口容 言數數嚼之 不得弄口以爲容也). 진씨(陳氏)는 진호(陳澔)이다. 삼달존(三達尊)은 두루 존경을 받는 세 종류의 사람을 뜻한다. 조정에서는 작위(爵位)가 높으면 존경을 받고, 향리에서는 나이가 많으면 존경을 받고, 세상에서는 덕이 높으면 존경을 받는다. 본래는 ‘벼슬 높음’의 의미를 격하(格下)시키기 위해 한 말로 보인다. 『맹자』 「공손추장(公孫丑章) 하(下)」에 나온다. “천하에 두루 존경 받는 세 가지 사람이 있다. 벼슬이 그 하나요, 나이가 그 하나요, 덕이 그 하나이다. 조정에는 벼슬만한 것이 없고, 고을에는 나이만한 것이 없고, 세상을 돕고 백성을 다스리는 데에는 덕(德)만한 것이 없다.”(天下有達尊三 爵一 齒一 德一 朝廷莫如爵 鄕黨莫如齒 輔世長民莫如德). 이 말은 제선왕(齊宣王)을 공경하지 않는 맹자를 경추(景丑)가 나무라자, 이에 대한 대답으로 맹자가 한 말이다. 오로지 권력만 가진 제선왕이 두 가지를 가진 나(맹자)를 공경해야 한다는 뜻이다. ‘방반(放飯)’과 ‘유철(流歠)’은 이 책(4:25ㄴ)에 나온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2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군ᄌᆞ:군자(君子). 위 〈해설〉 참조.
주002)
아ᄅᆞᆷ뎌:사사로이. 『소학언해』(3:24ㄴ)에도 ‘아ᄅᆞᆷ뎌’로 나타난다. ‘아ᄅᆞᆷ’은 [私]를 뜻하는 명사였다. ¶그위 바도 容納 몯거니와 아뎌 車馬 通니라(官不容針 私通車馬) 그윗 門엔 아 容納 몯거니와 鄕黨앤 엇뎨 情이 업스리오<원주>【鄕 올히오 黨 서르 사괴 무리라】 (公門不容私 鄕黨豈無情)〈금강경삼가해 4:33ㄴ〉. 이 예문은 서로 이어져 있는 ‘야보송(冶父頌)’과 ‘설의(說誼)’를 다 인용한 것이다. 여기서 ‘아ᄅᆞᆷ’이 명사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아ᄅᆞᆷ’에 붙은 ‘-뎌’의 문법적 성격은 알기 어렵다. 그런데 ‘아ᄅᆞᆷ뎌’에 ‘ㅅ’이 붙은 ‘아ᄅᆞᆷ뎟’이 『번역소학』 제 8, 9, 10권에 나타난다. ‘아ᄅᆞᆷ뎌’가 명사적 성격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ᄅᆞᆷ뎌 보요매’에서는 ‘아ᄅᆞᆷ뎌’가 부사어로 쓰였으므로 ‘아ᄅᆞᆷ뎌’가 부사성 의존 명사였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①둘재 사과 와 안자셔 사믜 아뎟 유무를 여보미 아니홀 디니라〈번역소학 8:22ㄱ〉 ②의를 귀히 너기고 쳔을 가야이 너기며 아뎟 이리 젹고 욕심이 져그며〈번역소학 8:27ㄴ〉 ③申國 夫人려 닐 우 엇디 져믄 아호로 아뎟 飮食을 라 먹게 야〈번역소학 9:7ㄱ〉. 한편 이 ‘아ᄅᆞᆷ’과는 별개로 [美]를 뜻하는 불규칙적 어근 ‘아ᄅᆞᆷ’도 있었다. ‘아ᄅᆞᆷ답-’은 [美]를 뜻하고, ‘아ᄅᆞᆷᄃᆞᆸ-, 아ᄅᆞᆷᄃᆞ외-, 아ᄅᆞᆷ도이’는 [私]를 뜻한다.
주003)
뫼셔:모시어. 모시고. 여기서는 ‘뫼셔’의 대상이 목적어로 실현되어 있는데, 드물게 부사어가 ‘뫼시-’의 대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책에도 예가 많다. 그리고 같은 원문을 번역한 『내훈』(1:7ㄴ)에 ‘君子ᄭᅴ 아ᄅᆞᆷ뎌 뫼셔’로 나타난다. ¶①부텻 舍利 뫼셔다가 供養리라 야〈석보상절 23:46ㄱ〉 ②리 사 마자 馬廏에 드러 오나 聖宗 뫼셔 九泉에 가려 시니〈용비어천가 109〉 『번역소학』에서는 다음 예문처럼 ‘뫼시다’의 대상이 목적어로 나타나는 예도 있다. ¶君子 뫼셔 이쇼매 도라 라디 아니코 간대로 답호미 禮 아니라〈번역소학 3:31ㄴ〉. 한편 ‘뫼시다’와 의미가 동일한 ‘뫼ᅀᆞᆸ다’도 쓰였다. ‘ᅀᆞᆸ’은 본래는 선어말 어미였겠지만 어간의 일부로 재구조화하였다. ‘뫼ᅀᆞᆸ다’의 대상도 목적어로 나타나기도 하고 부사어로 나타나기도 한다. ¶①네 아래브터 부텨를 뫼 니며 듣 잇니〈석보상절 23:31ㄴ〉 ②群臣이 武皇을 뫼도다〈두시언해 초간본 14:10ㄴ〉 ③昭陽殿 안햇 第一엣 사미 輦에 同야 님그믈 졷와 님 겨틔 뫼더니라〈두시언해 초간본 11:16ㄱ〉. 예문 ③에서는 존자(尊者)가 직접 대상으로 나타나지 않고 처소를 가리키는 어휘인 ‘곁’이 쓰였다. ‘ᄭᅴ’ 역시 기원적 구조가 ‘ㅅ(높임의 관형격 조사)+그ᇰ(처소 지시 의존명사)+의(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이므로 처소와 관련이 있다. 한편 ‘뫼ᅀᆞᆸ다’에서 어간 ‘뫼-’가 도출되는데, ‘뫼시-’에서는 어간 ‘뫼-’를 도출하기가 어렵다. ‘뫼시-’에 ‘-ᅀᆞᇦ-’이 쓰인 예도 있다. ¶大神히 뫼시니〈월인천강지곡 기23〉. 그렇다면 두 어간 ‘뫼-’와 ‘뫼시-’가 공존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편 이 책(4:16ㄴ)에서는 ‘모셔’도 쓰였다. ‘뫼다, 뫼시다’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해제를 참고할 것.
주004)
밥:밥[食]. ‘侍燕於君子’의 번역이 문제이다. 『소학언해』(3:24ㄴ)에서는 ‘君子ᄅᆞᆯ 아ᄅᆞᆷ뎌 뫼셔실 적이어든’으로 번역하였다. 이 책보다 앞선 시기의 『내훈』(1475)에서는 같은 원문을 ‘君子 아뎌 뫼셔 밥 머글 저기어든’(내훈 1:7ㄴ)으로 번역하였다. ‘君子ᄅᆞᆯ’ 대신 ‘君子ᄭᅴ’가 쓰인 것을 제외하면 『번역소학』의 번역과 같다. 세 책에 공통적으로 쓰인 ‘아ᄅᆞᆷ뎌(=사사로이)’는 ‘燕’이 지닌 ‘편안함, 한가함’의 뜻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두 책에서 ‘밥 머글’이라고 한 것은 ‘燕’에 들어있는 ‘잔치’의 의미까지 고려한 결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이는 한 글자를 서로 다른 의미로 두 번 번역한 셈이 되고 만다. 율곡의 『소학집주』에는 원문이 ‘侍食於君子’로 적혀 있다. 성백효(1993:202)에 실려 있다.
주005)
저기어든:적이거든. 적이면. 적[時]+이-(서술격 조사 어간)+거(확정법 선어말 어미)+든(조건의 연결 어미). ‘-어-’는 ‘-거-’가 서술격 조사 어간 뒤에서 유성 성문 마찰음 [ɦ]으로 실현된 것을 표기한 것이다.
주006)
몬져:먼저. 몬져〉먼져〉먼저.
주007)
ᄆᆞᄎᆞᆯ:마칠. 끝낼. ᄆᆞᆾ-[終, 已]+ᄋᆞᆯ(관형사형 어미). 여기서는 타동사로 쓰였는데, 자동사로 쓰인 예도 있다. ¶그럴 디늄 勸샤미 이 品에 니라〈월인석보 17:75ㄴ〉.
주008)
젠:때에는. 제[時]+에(부사격 조사)+ㄴ(보조사).
주009)
쟉쟉:조금씩. 쟉-[少]+쟉-[少]. 형용사 어간 ‘쟉-’이 중첩된 첩어성 비통사적 합성어가 부사로 파생된 것이다. 합성어이면서 파생어인 흥미로운 사례이다. ‘젹젹’도 보인다. ¶三年 무근  各 닷홉과 섯거 라 生 뵈로 汁을  時節 븓들이디 마오 젹젹 주어 머기면 오라면 반기 말리라〈구급방언해 상 3ㄱ〉. 이 낱말은 ‘너무 지나치지 아니하게 적당히’를 뜻하는 현대 국어 ‘작작’으로 발달하였다. ¶술 좀 작작 마셔라.
주010)
ᄉᆞᆷᄭᅵ고:삼키고. -[呑]+고. 훈민정음 창제 직후에는 ‘ᄉᆞᆷᄭᅵ-’가 쓰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표기 ‘기-’도 쓰였다. 18세기 문헌인 『지장경언해』에서는 ‘ᄉᆞᆷ키-’가 보인다. ¶ ①귓거슬 자바 次第로 다 니〈석보상절 24:23ㄱ〉 ② 골거든 쇳무저글 기고 목거든 구리 노 므를 마시노라〈월인석보 23:87ㄱ〉 ③쳘환 키고 목라면 텰믈 마시며〈지장경언해 상 21ㄴ〉. 다음 예문의 ‘ᄉᆞᆷ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다엿 丸 기라〈구급방언해 하 88ㄴ〉.
주011)
ᄌᆞ조:자주. ᄌᆞᆽ-[頻]+오(부사 파생 접미사). 동의어로 ‘ᄌᆞ로’도 있었다. 15세기 문헌에서 대개는 ‘ᄌᆞ조’가 쓰였지만, 아주 드물게 ‘ᄌᆞ로’도 쓰였다. ¶ ①太子ㅣ 조 王 出家야지다 거시〈석보상절 3:23ㄱ〉 ②法 드로 슬히 너겨 거든 부톄 로 니샤도 從디 아니더니〈석보상절 6:10ㄴ〉.
주012)
입노ᄅᆞᆺ:입놀림. ‘노ᄅᆞᆺ’은 대개 ‘장난, 장난스러운 행위’를 뜻한다. ‘노ᄅᆞᆺ노리(=장난짓), 노ᄅᆞᆺ바치(=광대)’ 등의 합성어를 구성하기도 한다. 근대 국어 문헌에서는 ‘노롯’으로도 나타난다. ¶여러가지 노롯 呈 이 잇냐〈박통사언해 중 2ㄱ〉. 한편 다음 예문의 ‘노릇, 노롯’은 현대 국어의 ‘노릇’과 같은 ‘구실’의 뜻을 보여 준다. ¶ ①간경 념불 화두 참션 제 노릇슨 못온들 탐쥬 호 구업 잡담 조심고〈권션곡 4ㄴ〉 ②居長 어룬 노롯 다〈몽어유해보 12ㄱ〉 ③通番話 통 노롯 다〈몽어유해 상 18ㄱ〉. 이 낱말에서 어근 ‘놀-’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ᄋᆞᆺ/읏/옷’의 정체를 알기 어렵지만 접미사로 보인다.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