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4
  • 번역소학 제4권
  • 내편(內篇)○제3편 경신(敬身)○명의복지제(明衣服之制)
  • 명의복지제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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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복지제 001


三삼加가 曰왈 以이歲셰之지正과 以이月월之지令에 咸함加가爾服복노니 兄弟

번역소학 권4:23ㄱ

뎨具구在야 以이成厥궐德덕이면 黃耈구無무疆야 受슈天텬之지慶리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세 번재 爵쟉弁변 주001)
쟉변:
작변(爵弁). 면류관(冕旒冠)에서 ‘류(旒)’가 빠진 관(冠)이다. 면(冕)은 윗부분의 널찍한 판이고, 류(旒)는 앞뒤에 드리워진 구슬 꿴 발이다. 본래 면류관은 황제나 국왕이 쓰는 관이지만, 류(旒)의 개수나 곤복(袞服: 임금이 입던 정복)에 들어가는 무늬의 개수에 차등을 둬서 황족 또는 신하들도 쓸 수 있게 하였다. 『소학집성(小學集成)』 「권수(卷首)」의 ‘소학서목록(小學書目錄)’ 중 ‘소학서도목(小學書圖目)’ 5ㄱ에 작변(爵弁)을 비롯한 여러 관(冠)의 그림이 있는데, 이충구 외(2019a:234)에서 수록되었다.
스이고 주002)
스이고:
씌우고. 스-[加冠]+이(사동 접미사)+고(연결 어미). 『소학언해』(3:20ㄴ)에서는 ‘쓰일ᄉᆡ’로 바뀌었다.
로 의 주003)
ᄒᆡ의:
해[歲]의.
됴 주004)
됴ᄒᆞᆫ:
좋은. 둏-[好]+ᄋᆞᆫ(관형사형 어미).
저기며 주005)
저기며:
때이며. 적[時]+이며(접속 조사). 여기의 ‘이-’에는 서술 기능이 없으므로 ‘이며’를 접속 조사로 간주한다. ‘ᄒᆡ의 됴ᄒᆞᆫ 저기며’가 『소학언해』(3:20ㄴ)에서는 ‘ᄒᆡ의 됴홈과’로 바뀌었다.
 주006)
ᄃᆞᄅᆡ:
달의. ᄃᆞᆯ[月]+ᄋᆡ(관형격 조사).
됴 저고로 주007)
저고로:
때로써. 적[時]+오로(부사격 조사). ‘오로’는 부사격 조사 ‘ᄋᆞ로’가 변화한 것이다. 이 ‘오로(ᄋᆞ로)’는 원문의 ‘以’의 일반적인 훈(訓)에 이끌린 번역이다. ‘以歲之正 以月之令’의 ‘以’는 ‘於’와 같으므로 ‘의 됴 저기며  됴 저고로’가 아니라 ‘의 됴 저기며  됴 저긔’가 더 적절한 번역일 것이다. 『소학언해』(3:20ㄴ)에서는 ‘ᄒᆡ의 됴홈과 ᄡᅥ ᄃᆞᆯᄋᆡ 됴ᄒᆞᆫ 제’로 바뀌었는데, 앞의 ‘以’는 ‘ᄡᅥ’로 번역하고 뒤의 ‘以’는 부사격 조사 ‘에’로 번역한 것은 일관적이지 않다. ‘제’는 의존 명사 ‘제’ 뒤에서 부사격 조사 ‘에’가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다음 예문에서는 ‘以’가 ‘於’와 같은 의미로 쓰였다. ¶孟嘗君以五月五日生〈사기, 맹상군열전〉.
네거긔 주008)
네거긔:
너에게. 너[爾]+의거긔(부사격 조사). ‘의거긔’는 동작의 도달점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이다. 기원적으로는 ‘네’는 ‘너+ㅣ(관형격 조사)’이고, ‘거긔’는 ‘그ᅌᅥ긔’가 변한 것이다. ‘네거긔 슬 거’이 『소학언해』(3:20ㄴ)에서는 ‘네 服을’로 바뀌었다.
주009)
슬:
(머리에) 쓸. 스-[加冠]+ㄹ(관형사형 어미).
거 다 스이노니 주010)
스이노니:
씌우노니. 스-[加冠]+이(사동 접미사)+ᄂᆞ(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선어말 어미)+니. ‘-오-’는 화자 초점 표지이다. 화자가 주어이거나 서술어일 때에 쓰인다.
뎨 주011)
혀ᇰ뎨:
형제(兄弟)가. 혀ᇰ뎨+Ø(주격 조사).
초 주012)
ᄀᆞ초:
갖추어져. 동사 어간 ‘ᄀᆞ초-[具]’가 접미사 없이 부사로 영파생된 것이다.
이셔 주013)
ᄡᅥ:
써. 그럼으로써. ‘’는 [用]을 뜻하는 ‘ᄡᅳ-’의 활용형인 ‘ᄡᅥ’가 부사로 굳어진 것이다. [수단]이나 [도구]를 뜻하는 부사격 조사 ‘로’ 뒤에 쓰여서 복합 조사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연결 어미 뒤에 쓰이기도 하고 부사 뒤에 쓰이기도 하므로 중세 국어에서는 완전한 조사화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①이 眞實ㅅ 信 내요미니  法相 업슨 젼라〈금강경삼가해 4:39ㄴ〉 ②우리도 받  敎化 여루리라〈월인석보 25:3ㄱ〉 ③마 體 업수 알면 엇뎨  매 너기료〈능엄경언해 2:84ㄱ〉. ‘ᄡᅥ’는 다음과 같이 동사적 성격과 명사적 성격을 다 지닌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시혹 일후믈 金剛般若波羅蜜經이라 며 시혹 일후믈 摩訶般若波羅蜜經이라 논 그 디 이 시니라〈금강경삼가해〉.
그 덕을 일워 주014)
일워:
이루어. 일-[成]+우(사동 접미사)+어(연결 어미). 이때에 ‘일우-’가 연철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우-’는 ‘-구-’에서 발달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일워 ᄒᆞ면’은 일반적인 표현이 아니다. 『소학언해』(3:20ㄴ)에서는 ‘일우면’으로 바뀌었다. 이 ‘일워 ᄒᆞ면’은 다음의 ‘올나 ᄒᆞ니’와 같은 유형의 동사구일 가능성이 있다. ¶東州 밤 계오 새와 北寬亭의 올나니 三角山 第一峯이 마면 뵈리로다〈송강가사 성주본, 관동별곡〉.
면 머리 주015)
머리:
머리(首). 의미가 같은 ‘마리’도 쓰였다. ¶伽闍山苦行애 六年을 안샤 마리 우희 가치 삿기 치니〈월인천강지곡 상 22ㄴ〉.
누르고 주016)
누르고:
누렇고. 누르-[黃]+고. ‘누르다’ 외에 ‘누를다’도 존재하였다.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누르-’가 쓰이고, ‘-어, -옴/움’ 등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누를-’이 쓰였다. ¶①世世예 이벳 病 업서 니 긔오 누르고 검디 아니며〈법화경언해 6:18ㄴ〉 ②이티 누르러(如是黃)(법화경언해 1:148). 소위 매개 모음을 가진 어미 앞에서는 ‘누르-’가 쓰였는데, 이것이 매개 모음이 본래는 어미의 일부가 아니었음을 시사하는 점에서 흥미롭다. ¶니 검디 아니며 누르며〈석보상절 19:7ㄱ〉. [靑]을 뜻하는 ‘프르-, 프를-’도 형태적인 특징 면에서 ‘누르-, 누를-’과 같다.
치 주017)
ᄂᆞ치:
낯이. 얼굴이. ᄂᆞᆾ[顔]+이. ‘얼골, 얼굴’은 [身, 體]를 뜻한다. 그리고 ‘낯’은 [箇]를 뜻한다.
주018)
언:
언. 얼-[凍]+ㄴ(관형사형 어미).
주019)
ᄇᆡ:
배[梨]. ‘언 ᄇᆡ’는 본문에 없는 말이다. 주석의 내용과 부합한다. 『소학언해』(3:20ㄴ)의 내용도 이 부분에서는 주석의 내용과 부합한다.
도록 주020)
ᄀᆞᆮ도록:
같도록. 같을 때가지. ᄀᆞᇀ-[如]+도록(연결 어미). ‘ᄀᆞᇀ-’의 기원적 구조는 ‘(부사)+-’이다. 그러나 오분석에 따라 이 낱말은 복잡한 변화를 겪게 된다. 이를테면 ‘ᄀᆞᆮ(부사)+ᄒᆞ-+ㄴ’의 구조인 ‘’을 ‘-(형용사 어간)+’으로 오분석한 결과 어간 ‘-’이 형성되었으며, ‘니’를 ‘-(형용사 어간)+니’로 오분석한 결과 새로운 어간 ‘-’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중세 국어 시기는 이러한 변화의 과도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중세 국어 ‘ᄐᆞ니’와 같은 경우는 다음 세 구조 중 어느 것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①(부사)+-+니 ②-+니 ③-+니. 현대 국어에서 ‘같네요’보다는 ‘같으네요’가 더 널리 쓰이는데, 그것은 ‘다’의 흔적이다. 말하자면 현대 국어에 ‘같다’와 ‘같으다’가 공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현대 국어의 ‘(남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꼭) 맞다’를 뜻하는 ‘맛다’도 『석보상절』에 보인다. ¶舍利ᄅᆞᆯ 여듧 金壜애 녀ᄊᆞᄫᆞ니 맛ᄒᆞ더시니〈석보상절 23:51ㄴ〉. ‘-’의 어원을 고려하면, ‘맛-’의 ‘맛’ 역시 부사 ‘맞[合致]’일 가능성이 있다. 『석보상절』은 일반적인 언해서와 달라서 그 내용이 저경과 정확하게 부합하지는 않지만, 여기의 ‘맛ᄒᆞ-’는 저경의 ‘滿八金壜舍利便盡’의 ‘滿’과 관련됨이 분명하다. 〈참고〉대열반경(大涅槃經) 후분(後分) 권하(卷下) 성구곽윤품(聖軀廓潤品) 제4, 대정신수대장경(12:911상). 이 책의 ‘ᄀᆞᆮ도록’이 『소학언해』(3:20ㄴ)에서는 ‘ᄀᆞᆮᄒᆞ야’로 바뀌었는데, 이것은 그 시기에도 ‘ᄀᆞᇀ-’으로 변하기 전 단계의 ‘ᄀᆞᆮᄒᆞ-’가 존재하였음을 시사한다.
주021)
ᄀᆞᆺ:
끝. ᄀᆞᇫ〉ᄀᆞᆺ. ‘ᄀᆞᆺ 업시 사라’가 『소학언해』(3:20ㄴ)에서는 ‘ᄀᆞ이 업서’로 바뀌었다.
업시 사라 하 복 받오리라 주022)
받ᄌᆞ오리라:
받으리라. 받-[受]+ᄌᆞᆸ/ᄌᆞ오(겸양 선어말 어미)+리+라. 받ᄌᆞᄫᆞ리라〉받ᄌᆞ오리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세 번째로 작변(爵弁)을 씌우고 이르되, “해(歲)가 좋은 때이며 달(月)이 좋은 때에 너에게 쓸 것을 다 씌우노니, 형제가 다 갖추어져 있어서 그로써 그 덕을 이루면 머리가 누렇고 얼굴이 언 배(梨)와 같이 될 때까지 끝없이 살아 하늘의 복을 받자올 것이다.”
〈해설〉 출전 : 의례(儀禮) 사관례(士冠禮). 주석(소학집설) : 오씨(吳氏)가 말하였다. “세 번째로 씌울 때에는 작변(爵弁)을 사용한다. 정(正)은 선(善: 좋음)과 같다. 함(咸)은 ‘다’를 뜻한다. 누렇다는 것은 머리카락이 희어졌다가 변하여 누런 색으로 변하는 것을 말하고, 구(耈)는 노인의 얼굴이 언 배와 같은 빛깔인 것이 마치 뜬(浮) 때(垢)와 같으니, 모두 장수(長壽)를 비유한 것이다. 무강(無疆)은 무궁(無窮)이라는 말과 같다. ‘해와 달의 좋은 때를 당하여 너에게 세 가지 관(冠)을 씌우노니, 마땅히 너의 형제가 탈이 없는 때를 맞이하여 그로써 그 덕을 성취할지니, 너의 덕이 이루어지게 되면 끝없는 목숨을 누려서 하늘의 복과 경사를 받게 되리라.’라고 말한 것이다.”(吳氏曰 三加用爵弁 正猶善也 咸悉也 黃謂髮白而變黃 耈老人面凍梨色如浮垢 皆壽徵也 無疆猶言無窮也 言當歲月之正 悉加爾以三者之服 當爾兄弟無故之時 以成就其德 爾德旣成 則必有無窮之壽 而受天之福慶矣). 오씨(吳氏)는 『소학집해』의 찬자(撰者)인 명(明)나라 때의 오눌(吳訥: 1372~1457)이다. 자(字)는 민덕(敏德)이고 호(號)는 사암(思庵)이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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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쟉변:작변(爵弁). 면류관(冕旒冠)에서 ‘류(旒)’가 빠진 관(冠)이다. 면(冕)은 윗부분의 널찍한 판이고, 류(旒)는 앞뒤에 드리워진 구슬 꿴 발이다. 본래 면류관은 황제나 국왕이 쓰는 관이지만, 류(旒)의 개수나 곤복(袞服: 임금이 입던 정복)에 들어가는 무늬의 개수에 차등을 둬서 황족 또는 신하들도 쓸 수 있게 하였다. 『소학집성(小學集成)』 「권수(卷首)」의 ‘소학서목록(小學書目錄)’ 중 ‘소학서도목(小學書圖目)’ 5ㄱ에 작변(爵弁)을 비롯한 여러 관(冠)의 그림이 있는데, 이충구 외(2019a:234)에서 수록되었다.
주002)
스이고:씌우고. 스-[加冠]+이(사동 접미사)+고(연결 어미). 『소학언해』(3:20ㄴ)에서는 ‘쓰일ᄉᆡ’로 바뀌었다.
주003)
ᄒᆡ의:해[歲]의.
주004)
됴ᄒᆞᆫ:좋은. 둏-[好]+ᄋᆞᆫ(관형사형 어미).
주005)
저기며:때이며. 적[時]+이며(접속 조사). 여기의 ‘이-’에는 서술 기능이 없으므로 ‘이며’를 접속 조사로 간주한다. ‘ᄒᆡ의 됴ᄒᆞᆫ 저기며’가 『소학언해』(3:20ㄴ)에서는 ‘ᄒᆡ의 됴홈과’로 바뀌었다.
주006)
ᄃᆞᄅᆡ:달의. ᄃᆞᆯ[月]+ᄋᆡ(관형격 조사).
주007)
저고로:때로써. 적[時]+오로(부사격 조사). ‘오로’는 부사격 조사 ‘ᄋᆞ로’가 변화한 것이다. 이 ‘오로(ᄋᆞ로)’는 원문의 ‘以’의 일반적인 훈(訓)에 이끌린 번역이다. ‘以歲之正 以月之令’의 ‘以’는 ‘於’와 같으므로 ‘의 됴 저기며  됴 저고로’가 아니라 ‘의 됴 저기며  됴 저긔’가 더 적절한 번역일 것이다. 『소학언해』(3:20ㄴ)에서는 ‘ᄒᆡ의 됴홈과 ᄡᅥ ᄃᆞᆯᄋᆡ 됴ᄒᆞᆫ 제’로 바뀌었는데, 앞의 ‘以’는 ‘ᄡᅥ’로 번역하고 뒤의 ‘以’는 부사격 조사 ‘에’로 번역한 것은 일관적이지 않다. ‘제’는 의존 명사 ‘제’ 뒤에서 부사격 조사 ‘에’가 외현되지 않은 것이다. 다음 예문에서는 ‘以’가 ‘於’와 같은 의미로 쓰였다. ¶孟嘗君以五月五日生〈사기, 맹상군열전〉.
주008)
네거긔:너에게. 너[爾]+의거긔(부사격 조사). ‘의거긔’는 동작의 도달점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이다. 기원적으로는 ‘네’는 ‘너+ㅣ(관형격 조사)’이고, ‘거긔’는 ‘그ᅌᅥ긔’가 변한 것이다. ‘네거긔 슬 거’이 『소학언해』(3:20ㄴ)에서는 ‘네 服을’로 바뀌었다.
주009)
슬:(머리에) 쓸. 스-[加冠]+ㄹ(관형사형 어미).
주010)
스이노니:씌우노니. 스-[加冠]+이(사동 접미사)+ᄂᆞ(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선어말 어미)+니. ‘-오-’는 화자 초점 표지이다. 화자가 주어이거나 서술어일 때에 쓰인다.
주011)
혀ᇰ뎨:형제(兄弟)가. 혀ᇰ뎨+Ø(주격 조사).
주012)
ᄀᆞ초:갖추어져. 동사 어간 ‘ᄀᆞ초-[具]’가 접미사 없이 부사로 영파생된 것이다.
주013)
ᄡᅥ:써. 그럼으로써. ‘’는 [用]을 뜻하는 ‘ᄡᅳ-’의 활용형인 ‘ᄡᅥ’가 부사로 굳어진 것이다. [수단]이나 [도구]를 뜻하는 부사격 조사 ‘로’ 뒤에 쓰여서 복합 조사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연결 어미 뒤에 쓰이기도 하고 부사 뒤에 쓰이기도 하므로 중세 국어에서는 완전한 조사화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①이 眞實ㅅ 信 내요미니  法相 업슨 젼라〈금강경삼가해 4:39ㄴ〉 ②우리도 받  敎化 여루리라〈월인석보 25:3ㄱ〉 ③마 體 업수 알면 엇뎨  매 너기료〈능엄경언해 2:84ㄱ〉. ‘ᄡᅥ’는 다음과 같이 동사적 성격과 명사적 성격을 다 지닌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시혹 일후믈 金剛般若波羅蜜經이라 며 시혹 일후믈 摩訶般若波羅蜜經이라 논 그 디 이 시니라〈금강경삼가해〉.
주014)
일워:이루어. 일-[成]+우(사동 접미사)+어(연결 어미). 이때에 ‘일우-’가 연철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우-’는 ‘-구-’에서 발달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일워 ᄒᆞ면’은 일반적인 표현이 아니다. 『소학언해』(3:20ㄴ)에서는 ‘일우면’으로 바뀌었다. 이 ‘일워 ᄒᆞ면’은 다음의 ‘올나 ᄒᆞ니’와 같은 유형의 동사구일 가능성이 있다. ¶東州 밤 계오 새와 北寬亭의 올나니 三角山 第一峯이 마면 뵈리로다〈송강가사 성주본, 관동별곡〉.
주015)
머리:머리(首). 의미가 같은 ‘마리’도 쓰였다. ¶伽闍山苦行애 六年을 안샤 마리 우희 가치 삿기 치니〈월인천강지곡 상 22ㄴ〉.
주016)
누르고:누렇고. 누르-[黃]+고. ‘누르다’ 외에 ‘누를다’도 존재하였다.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누르-’가 쓰이고, ‘-어, -옴/움’ 등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누를-’이 쓰였다. ¶①世世예 이벳 病 업서 니 긔오 누르고 검디 아니며〈법화경언해 6:18ㄴ〉 ②이티 누르러(如是黃)(법화경언해 1:148). 소위 매개 모음을 가진 어미 앞에서는 ‘누르-’가 쓰였는데, 이것이 매개 모음이 본래는 어미의 일부가 아니었음을 시사하는 점에서 흥미롭다. ¶니 검디 아니며 누르며〈석보상절 19:7ㄱ〉. [靑]을 뜻하는 ‘프르-, 프를-’도 형태적인 특징 면에서 ‘누르-, 누를-’과 같다.
주017)
ᄂᆞ치:낯이. 얼굴이. ᄂᆞᆾ[顔]+이. ‘얼골, 얼굴’은 [身, 體]를 뜻한다. 그리고 ‘낯’은 [箇]를 뜻한다.
주018)
언:언. 얼-[凍]+ㄴ(관형사형 어미).
주019)
ᄇᆡ:배[梨]. ‘언 ᄇᆡ’는 본문에 없는 말이다. 주석의 내용과 부합한다. 『소학언해』(3:20ㄴ)의 내용도 이 부분에서는 주석의 내용과 부합한다.
주020)
ᄀᆞᆮ도록:같도록. 같을 때가지. ᄀᆞᇀ-[如]+도록(연결 어미). ‘ᄀᆞᇀ-’의 기원적 구조는 ‘(부사)+-’이다. 그러나 오분석에 따라 이 낱말은 복잡한 변화를 겪게 된다. 이를테면 ‘ᄀᆞᆮ(부사)+ᄒᆞ-+ㄴ’의 구조인 ‘’을 ‘-(형용사 어간)+’으로 오분석한 결과 어간 ‘-’이 형성되었으며, ‘니’를 ‘-(형용사 어간)+니’로 오분석한 결과 새로운 어간 ‘-’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중세 국어 시기는 이러한 변화의 과도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중세 국어 ‘ᄐᆞ니’와 같은 경우는 다음 세 구조 중 어느 것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①(부사)+-+니 ②-+니 ③-+니. 현대 국어에서 ‘같네요’보다는 ‘같으네요’가 더 널리 쓰이는데, 그것은 ‘다’의 흔적이다. 말하자면 현대 국어에 ‘같다’와 ‘같으다’가 공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현대 국어의 ‘(남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꼭) 맞다’를 뜻하는 ‘맛다’도 『석보상절』에 보인다. ¶舍利ᄅᆞᆯ 여듧 金壜애 녀ᄊᆞᄫᆞ니 맛ᄒᆞ더시니〈석보상절 23:51ㄴ〉. ‘-’의 어원을 고려하면, ‘맛-’의 ‘맛’ 역시 부사 ‘맞[合致]’일 가능성이 있다. 『석보상절』은 일반적인 언해서와 달라서 그 내용이 저경과 정확하게 부합하지는 않지만, 여기의 ‘맛ᄒᆞ-’는 저경의 ‘滿八金壜舍利便盡’의 ‘滿’과 관련됨이 분명하다. 〈참고〉대열반경(大涅槃經) 후분(後分) 권하(卷下) 성구곽윤품(聖軀廓潤品) 제4, 대정신수대장경(12:911상). 이 책의 ‘ᄀᆞᆮ도록’이 『소학언해』(3:20ㄴ)에서는 ‘ᄀᆞᆮᄒᆞ야’로 바뀌었는데, 이것은 그 시기에도 ‘ᄀᆞᇀ-’으로 변하기 전 단계의 ‘ᄀᆞᆮᄒᆞ-’가 존재하였음을 시사한다.
주021)
ᄀᆞᆺ:끝. ᄀᆞᇫ〉ᄀᆞᆺ. ‘ᄀᆞᆺ 업시 사라’가 『소학언해』(3:20ㄴ)에서는 ‘ᄀᆞ이 업서’로 바뀌었다.
주022)
받ᄌᆞ오리라:받으리라. 받-[受]+ᄌᆞᆸ/ᄌᆞ오(겸양 선어말 어미)+리+라. 받ᄌᆞᄫᆞ리라〉받ᄌᆞ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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