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4
  • 번역소학 제4권
  • 내편(內篇)○제3편 경신(敬身)○명위의지칙(明威儀之則)
  • 명위의지칙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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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위의지칙 001


趨추以이采齊고 行以이肆夏하며 周쥬還션中規규며 折절還션中矩구며 進진則즉揖읍之지고 退퇴則즉揚之지然연後후에 玉옥鏘鳴也야ㅣ니 故고로 君군子ㅣ 在

번역소학 권4:20ㄴ

車거則즉聞문鸞란和화之지聲고 行則즉鳴佩패玉옥니 是시以이로 非비辟벽之지心심이 無무自入입也야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조 주001)
조:
빠른 속도로. 종종걸음으로. ᄌᆞᆽ-[頻]+오(부사 파생 접미사). 『소학언해』(3:18ㄱ)에도 ‘ᄌᆞ조’로 나타난다. 여기의 ‘ᄌᆞ조’는 ‘걸을 때 발을 빨리 놀림’을 뜻한다. 단순히 ‘자주’로 번역할 수 없다.
거러갈 주002)
제:
제에. 때에. ‘제’는 한자어 ‘際’로 보이는데, 언제나 훈민정음으로 표기되었다. 제+Ø(부사격 조사). 음절 부음 [j]로 끝나는 시간과 장소 관련 명사 뒤에서는 부사격 조사 ‘에/예//의’가 외현되지 않는다.
采齊 편 주003)
ᄎᆡ자 편:
채자 편(采齊篇). 『시경(詩經)』의 편명(篇名)이다. 여기의 ‘齊’는 ‘자’로 읽힌다. ‘ᄌᆞ조 거러갈 제 采齊 편으로 고 닐 저긔 肆夏하 편으로  며’를 『소학언해』(3:18ㄱ)에서는 ‘ᄌᆞ조 거를 제 采齊로 ᄡᅥ ᄒᆞ고 고 닐 제 肆夏하로  며’로 바꾸고 협주를 달았는데, 협주에서 실수를 범하였다. 즉 ‘采齊’와 ‘肆夏’의 ‘齊’와 ‘夏’가 뒤바뀐 ‘采夏ᄌᆞ 肆齊하ᄂᆞᆫ 다 毛모詩시 篇편 일홈이니 음퍼 節졀奏주를 삼ᄂᆞ니라’로 되어 있다. 한글 표기 ‘ᄎᆡᄌᆞ, ᄉᆞ하’는 제대로 되어 있고 한자만 뒤바뀐 모습이다.
으로 고 닐 주004)
ᄃᆞᆫ닐:
다닐. ‘ᄌᆞ조 거러갈(=종종걸음으로 걸어갈)’과 대립하는 것으로 보아, ‘ᄃᆞ니-’는 보통 속도의 걸음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음 동화가 반영된 표기이다. 이 대목(3:21ㄱ)에서 자음 동화가 반영되지 않은 ‘ᄃᆞᆮ니면’도 보인다.
저긔 肆夏하 편으로 주005)
ᄡᅥ:
‘’는 [用]을 뜻하는 ‘ᄡᅳ-’의 활용형인 ‘ᄡᅥ’가 부사로 굳어진 것이다. [수단]이나 [도구]를 뜻하는 부사격 조사 ‘로’ 뒤에 쓰여서 복합 조사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연결 어미 뒤에 쓰이기도 하고 부사 뒤에 쓰이기도 하므로 중세 국어에서는 완전한 조사화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①이 眞實ㅅ 信 내요미니  法相 업슨 젼라〈금강경삼가해 4:39ㄴ〉 ②우리도 받  敎化 여루리라〈월인석보 25:3ㄱ〉 ③마 體 업수 알면 엇뎨  매 너기료〈능엄경언해 2:84ㄱ〉. ‘ᄡᅥ’는 다음과 같이 동사적 성격과 명사적 성격을 다 지닌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시혹 일후믈 金剛般若波羅蜜經이라 며 시혹 일후믈 摩訶般若波羅蜜經이라 논 그 디 이 시니라〈금강경삼가해 1:5ㄴ〉.
며 두려디 주006)
두려디:
둥글게. 두렫-[圓](어근)+이(부사 파생 접미사). 중세 국어의 ‘두렫ᄒᆞ다, 두렵다’는 모두 ‘둥글다’를 뜻한다. ‘두립다’는 ‘무섭다’를 뜻한다. ‘두렫ᄒᆞ다’가 형태와 의미 면에서 현대 국어와 같이 변화한 시기를 분명하게 알기는 어렵다. 다음의 예를 보면, 17세기까지도 ‘두렫-’이 ‘둥긂’의 뜻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흔 두렫고 아래 반게 라〈가례언해 6:15ㄴ〉. 이후의 『천자문』류에서도 ‘두렫’이 ‘圓’의 훈(訓)으로 쓰인 예를 볼 수 있지만, 『천자문』의 훈은 보수성이 강함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도로 주007)
도로ᄃᆡ:
돌되. 돌-[還]+오ᄃᆡ(연결 어미). 원문 ‘還’의 독음이 ‘션’으로 적혀 있다. 『소학언해』(3:17ㄴ)도 동일하다. 오늘날의 ‘還’에는 ‘환(돌아옴), 선(돎), 영(영위함)’ 세 가지 독음이 있다.
規규 주008)
규:
규(規). 『소학언해』(3:18ㄱ)에는 ‘規’에 대하여 ‘두렫ᄒᆞᆫ 것 ᄆᆡᆫ드ᄂᆞᆫ 그릇시라’라는 협주를 달았다. 여기서 말하는 ‘그릇’은 오늘날의 ‘거푸집’과 같은 것이다.
맛게 주009)
맛게:
맞게. ‘맞-’이 ‘맛-’으로 적힌 것은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고 모것거 주010)
모것거:
모가 나게 꺾어. 모[角](명사)+거ᇧ-[折]+어(연결 어미). ‘모’ 뒤에 조사가 쓰이지 않았으므로 ‘모거ᇧ-’은 합성어로 보인다.
도로 矩구 주011)
구:
구(矩). 『소학언해』(3:18ㄱ)에는 ‘矩’에 대하여 ‘너 모 난 것 ᄆᆡᆫ드ᄂᆞᆫ 그릇시라’라는 협주를 달았다.
에 맛게 며 나갈 주012)
나ᅀᅡ갈:
나아갈. 나ᇫ-[進]+아(연결 어미)+가-[行, 去]+ㄹ(관형사형 어미). 『소학언해』(3:18ㄱ)에도 ‘나ᅀᅡ갈’로 적혀 있다. 『소학언해』(2:59ㄴ)에서는 ‘나아갈ᄉᆡ’가 쓰였다.
저긘 주013)
저긘:
적에는. 때에는. 적[時](의존 명사)+의(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ㄴ(보조사).
구븓고 주014)
구븓ᄒᆞ고:
구붓하고. 구부러지고.
믈러갈 주015)
믈러갈:
물러갈. 므르-[退]+어(연결 어미)+가-[去]+ㄹ(관형사형 어미).
저긘 주016)
펴:
펴서. 펼쳐서. 펴-[揚]+어(연결 어미).
그리  후에 주017)
후에ᅀᅡ:
후에야. ‘ᅀᅡ’는 ‘강조, 의무, 당연’ 등을 뜻하는데, 어미나 체언 및 조사 뒤에 쓰일 때에는 보조사이고, 선어말 어미 ‘-거-’ 뒤에 나타날 때에는 ‘-거-’와 어울려서 어말 어미를 이룬다. 이 책에는 ‘ㅿ’이 쓰인 예도 있고 ‘ㅇ’으로 변화한 예도 있다. ¶①할아며 기리논 예〈번역소학 6:24ㄴ〉, 어버ᅀᅵ〈번역소학 9:8ㄱ〉 ②ᄉᆞ이〈번역소학 8:11ㄴ, 10:9ㄴ〉, 어버이〈번역소학 9:8ㄴ〉. ‘후에ᅀᅡ’가 『소학언해』(3:18ㄴ)에서는 ‘後에’로 바뀌었다.
찻 주018)
찻ᄂᆞᆫ:
찬. 차-[佩]+앗(완료상 표지)+ᄂᆞ(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앗-’은 동사구 ‘-아 잇-’이 ‘-앳-’을 거쳐서 변화한 것이다.
옥이 히 주019)
ᄌᆡᇰᄌᆡᇰ히:
쟁쟁(錚錚)히. 장장(鏘鏘)히. ‘ᄌᆡᇰᄌᆡᇰ(錚錚)’은 쇠붙이나 옥이 서로 부딪쳐 나는 맑은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한문 원문의 ‘鏘쟈ᇰ’과 언해문의 ‘ᄌᆡᇰᄌᆡᇰ’이 대조적이다.
마초 주020)
마초:
(몸놀림에) 맞추어. 원문에는 없는 말을 보충한 것이다. 『소학언해』(3:18ㄴ)에는 없다. 이 낱말의 형태 구조에는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동사 어간 ‘마초-[合, 配]’에서 영파생된 부사로 보인다. 그러나 여기의 ‘마초’는 생략된 부사어(현대 국어로 표현하면 ‘몸놀림에’ 정도가 될 것이다.)의 서술어로 쓰였다. 즉 동사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중세 국어 문헌에서는 ‘에(애) 마초아’도 보이고 ‘에(애) 마초’도 보인다. 일반적 현상은 아니지만, 이 ‘마초’는 동사의 활용형 ‘마초아’에서 어미 ‘-아’가 외현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할 듯하다. ¶①果애 마초 왼 거시 報ㅣ오〈석보상절 13:41ㄱ〉 ②自在神力은 곧 性에 마초 뵈야 現샤미오〈월인석보 18:11ㄱ〉 ③法다 지 사 처 法에 마초아 그처 緣을 둘 디니〈월인석보 25:56ㄱ〉 ④身根에 마초아 보건댄〈능엄경언해 4:99ㄱ〉. ‘ᄀᆞ초’ 역시 이러한 특징을 보여 준다. ¶못과 곳과 果實왜 다 초 잇더니〈석보상절 6:31ㄴ〉. 여기의 ‘ᄀᆞ초’도 주어에 대한 서술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왜 ‘마초, ᄀᆞ초’가 이런 특징을 보이는지는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다. 한편 ‘마초-’는 ‘맞-[適]+호(사동접미사)’로 구성된 것이다. 사동 접미사 ‘-호-’는 ‘머추다(=멈추다)’에서도 보인다.
우니라 이런 로 君군子 술위예 이시면 방올 주021)
방올:
방울. ‘방’의 종성 ‘ㅇ’은 ‘ㆁ’의 오각으로 보인다. 『소학언해』(3:18ㄴ)에서는 ‘바ᇰ’으로 바뀌었다.

번역소학 권4:21ㄱ

주022)
소리:
소리[聲]. 『소학언해』(3:18ㄴ)에서는 ‘소ᄅᆡ’로 바뀌었다. 15세기 문헌에서는 ‘소리’와 ‘소ᄅᆡ’가 다 쓰였는데, ‘소리’의 예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 책에서는 ‘소ᄅᆡ’도 쓰였다(4:13ㄱ). ¶①訓은 칠 씨오 民 百姓이오 音은 소리니〈훈민정음언해 1ㄱ〉 ②녯 귀로 소 드러 實相 得면〈월인석보 15:5ㄱ〉.
 듣고 거러니면 주023)
거러ᄃᆞᆮ니면:
걸어다니면. 이 대목(3:20ㄴ)에서 자음 동화가 반영된 ‘ᄃᆞᆫ닐’도 보인다. 표기 혼란의 사례이다.
佩패玉옥 울이니 주024)
울이ᄂᆞ니:
울리나니. 울-[鳴]+이(사동 접미사)+ᄂᆞ+니.
이런 로 주025)
왼:
그릇된. 외-[非]+ㄴ(관형사형 어미).
샤벽 주026)
샤벽:
사벽(邪辟)한.
미 브터 드롤 주027)
브터 드롤:
-으로부터 들어올. 븥-[附]+어(연결 어미)+들-[入]+오(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 ‘브터 드롤’은 ‘自入’의 직역이다. ‘自’는 ‘사태의 출발점’ 즉 ‘-으로부터’를 뜻하므로, ‘브터 드롤’은 ‘入’의 연원(淵源)을 말하는 것이다. ‘브터 드롤 ᄃᆡ’가 『소학언해』(3:18ㄴ)에서는 ‘븥터 들미’로 바뀌었다.
주028)
ᄃᆡ:
데가. ᄃᆡ(의존 명사)+Ø(주격 조사).
업니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빠르게 걸어갈 때에는 채자(采齊) 편(篇)으로 하고, 걸어다닐 때에는 사하(肆夏) 편(篇)으로써 하며, 둥글게 돌되 규(規)에 맞게 하고, 모나게 꺾어 돌되 구(矩)에 맞게 하며, 나아갈 때에는 구붓하고 물러갈 때에는 펴서, 그렇게 한 후에야 몸에 찬 옥이 쟁쟁(錚錚)히 (몸놀림에) 맞추어 울리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군자는 수레에 타고 있으면 방울 소리를 듣고, 걸어다니면 패옥(佩玉)을 울리나니, 이런 까닭으로 그릇된 사벽(邪辟)한 마음이 비롯하여 들어올 곳이 없느니라.
〈해설〉 출전 : 예기 옥조(玉藻). 주석(소학집해) : 「채자(采齊)」와 「사하(肆夏)」는 모두 『시경(詩經)』의 편명(篇名)이다. 규(規)는 둥근 것을 만드는 그릇이고, 구(矩)는 모난 것을 만드는 그릇이다. 주자(朱子)께서 말씀하셨다. “주선(周旋)은 곧바로 갔다가 그대로 물러나는 것이니, 그 도는 곳에서 둥긂이 규(規)와 같게 하려는 것이고, 석선(折旋)은 곧바로 갔다가 다시 옆으로 가는 것이니, 옆으로 도는 곳의 방정(方正)함이 구(矩)와 같게 하려는 것이다.”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빠르게 걸어갈 때에는 「채자(采齊)」의 시를 노래하여 이로써 절도를 삼고, 걸어갈 때에는 「사하(肆夏)」의 시를 노래하여 이로써 절도를 삼는다. 앞으로 나아갈 때에는 그 몸을 읍(揖)하는 듯이 약간 숙이고, 뒤로 물러날 때에는 그 몸을 약간 위로 우러러보는 모습을 취한다. 그러므로 몸을 든다[揚]고 한 것이다. 나아가고 물러나며 굽히고 우러름이 다 절도를 얻었으므로, 패옥(佩玉)의 울림이 쟁쟁(錚錚)하여 들을 만한 것이다. 난(鸞)과 화(和)는 방울이다.” 【오씨(吳氏)가 말하였다. “평시에 타는 수레에는 난(鸞)은 멍에에 있고 화(和)는 식(軾)에 있는데, 만약 밭 갈고 사냥할 때에 쓰는 수레라면 화(和)는 식(軾)에 있고 난(鸞)은 말 재갈에 있다.”】 방씨(方氏)가 말하였다. “마음은 안에 있는데 들어온다고 말하는 것은 왜 그러한가? 대저 마음이 비록 안에 있기는 하지만 외물을 찾아서 나갔다가, 오래 지나면 외물과 함께 들어온다. 그러므로 들어온다고 말한 것이다.”(采齊肆夏皆詩篇名 規者爲圓之器也 矩者爲方之器也 朱子曰 周旋是直去卻回來 其回轉處 欲其圓如規也 折旋是直去了復橫去 其橫轉處 欲其方如矩也 陳氏曰 趨時歌采齊之詩 以爲節 行時 歌肆夏之詩 以爲節 進而前 則其身略俯如揖然 退而後 則其身微仰 故曰揚之 進退俯仰 皆得其節 故佩玉之鳴 鏘然可聽也 鸞和鈴也【吳氏曰 常所乘之車 鸞在衡 和在軾 若田獵之車 則和在軾鸞在馬鑣也】 方氏曰 心內也 而言入何哉 盖心雖在內 有物探之而出 及其久也 則與物俱入 故以入言焉). 진씨(陳氏)는 송말 원초(宋末 元初)의 진호(陳澔: 1260~1341)이다. 송(宋)나라가 망한 뒤 은거하여 고향에서 유생들을 가르쳤으며 『예기집설』을 저술하였다. 오씨(吳氏)는 『소학집해』의 찬자(撰者)인 명(明)나라 때의 오눌(吳訥: 1372~1457)이다. 자(字)는 민덕(敏德)이고 호(號)는 사암(思庵)이다. 방씨(方氏)는 송(宋)나라 때의 방각(方慤)이다. 자(字)는 성부(性夫)이며, 송(宋)나라 18진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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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조:빠른 속도로. 종종걸음으로. ᄌᆞᆽ-[頻]+오(부사 파생 접미사). 『소학언해』(3:18ㄱ)에도 ‘ᄌᆞ조’로 나타난다. 여기의 ‘ᄌᆞ조’는 ‘걸을 때 발을 빨리 놀림’을 뜻한다. 단순히 ‘자주’로 번역할 수 없다.
주002)
제:제에. 때에. ‘제’는 한자어 ‘際’로 보이는데, 언제나 훈민정음으로 표기되었다. 제+Ø(부사격 조사). 음절 부음 [j]로 끝나는 시간과 장소 관련 명사 뒤에서는 부사격 조사 ‘에/예//의’가 외현되지 않는다.
주003)
ᄎᆡ자 편:채자 편(采齊篇). 『시경(詩經)』의 편명(篇名)이다. 여기의 ‘齊’는 ‘자’로 읽힌다. ‘ᄌᆞ조 거러갈 제 采齊 편으로 고 닐 저긔 肆夏하 편으로  며’를 『소학언해』(3:18ㄱ)에서는 ‘ᄌᆞ조 거를 제 采齊로 ᄡᅥ ᄒᆞ고 고 닐 제 肆夏하로  며’로 바꾸고 협주를 달았는데, 협주에서 실수를 범하였다. 즉 ‘采齊’와 ‘肆夏’의 ‘齊’와 ‘夏’가 뒤바뀐 ‘采夏ᄌᆞ 肆齊하ᄂᆞᆫ 다 毛모詩시 篇편 일홈이니 음퍼 節졀奏주를 삼ᄂᆞ니라’로 되어 있다. 한글 표기 ‘ᄎᆡᄌᆞ, ᄉᆞ하’는 제대로 되어 있고 한자만 뒤바뀐 모습이다.
주004)
ᄃᆞᆫ닐:다닐. ‘ᄌᆞ조 거러갈(=종종걸음으로 걸어갈)’과 대립하는 것으로 보아, ‘ᄃᆞ니-’는 보통 속도의 걸음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음 동화가 반영된 표기이다. 이 대목(3:21ㄱ)에서 자음 동화가 반영되지 않은 ‘ᄃᆞᆮ니면’도 보인다.
주005)
ᄡᅥ:‘’는 [用]을 뜻하는 ‘ᄡᅳ-’의 활용형인 ‘ᄡᅥ’가 부사로 굳어진 것이다. [수단]이나 [도구]를 뜻하는 부사격 조사 ‘로’ 뒤에 쓰여서 복합 조사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연결 어미 뒤에 쓰이기도 하고 부사 뒤에 쓰이기도 하므로 중세 국어에서는 완전한 조사화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①이 眞實ㅅ 信 내요미니  法相 업슨 젼라〈금강경삼가해 4:39ㄴ〉 ②우리도 받  敎化 여루리라〈월인석보 25:3ㄱ〉 ③마 體 업수 알면 엇뎨  매 너기료〈능엄경언해 2:84ㄱ〉. ‘ᄡᅥ’는 다음과 같이 동사적 성격과 명사적 성격을 다 지닌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시혹 일후믈 金剛般若波羅蜜經이라 며 시혹 일후믈 摩訶般若波羅蜜經이라 논 그 디 이 시니라〈금강경삼가해 1:5ㄴ〉.
주006)
두려디:둥글게. 두렫-[圓](어근)+이(부사 파생 접미사). 중세 국어의 ‘두렫ᄒᆞ다, 두렵다’는 모두 ‘둥글다’를 뜻한다. ‘두립다’는 ‘무섭다’를 뜻한다. ‘두렫ᄒᆞ다’가 형태와 의미 면에서 현대 국어와 같이 변화한 시기를 분명하게 알기는 어렵다. 다음의 예를 보면, 17세기까지도 ‘두렫-’이 ‘둥긂’의 뜻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흔 두렫고 아래 반게 라〈가례언해 6:15ㄴ〉. 이후의 『천자문』류에서도 ‘두렫’이 ‘圓’의 훈(訓)으로 쓰인 예를 볼 수 있지만, 『천자문』의 훈은 보수성이 강함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주007)
도로ᄃᆡ:돌되. 돌-[還]+오ᄃᆡ(연결 어미). 원문 ‘還’의 독음이 ‘션’으로 적혀 있다. 『소학언해』(3:17ㄴ)도 동일하다. 오늘날의 ‘還’에는 ‘환(돌아옴), 선(돎), 영(영위함)’ 세 가지 독음이 있다.
주008)
규:규(規). 『소학언해』(3:18ㄱ)에는 ‘規’에 대하여 ‘두렫ᄒᆞᆫ 것 ᄆᆡᆫ드ᄂᆞᆫ 그릇시라’라는 협주를 달았다. 여기서 말하는 ‘그릇’은 오늘날의 ‘거푸집’과 같은 것이다.
주009)
맛게:맞게. ‘맞-’이 ‘맛-’으로 적힌 것은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주010)
모것거:모가 나게 꺾어. 모[角](명사)+거ᇧ-[折]+어(연결 어미). ‘모’ 뒤에 조사가 쓰이지 않았으므로 ‘모거ᇧ-’은 합성어로 보인다.
주011)
구:구(矩). 『소학언해』(3:18ㄱ)에는 ‘矩’에 대하여 ‘너 모 난 것 ᄆᆡᆫ드ᄂᆞᆫ 그릇시라’라는 협주를 달았다.
주012)
나ᅀᅡ갈:나아갈. 나ᇫ-[進]+아(연결 어미)+가-[行, 去]+ㄹ(관형사형 어미). 『소학언해』(3:18ㄱ)에도 ‘나ᅀᅡ갈’로 적혀 있다. 『소학언해』(2:59ㄴ)에서는 ‘나아갈ᄉᆡ’가 쓰였다.
주013)
저긘:적에는. 때에는. 적[時](의존 명사)+의(특수 처소 부사격 조사)+ㄴ(보조사).
주014)
구븓ᄒᆞ고:구붓하고. 구부러지고.
주015)
믈러갈:물러갈. 므르-[退]+어(연결 어미)+가-[去]+ㄹ(관형사형 어미).
주016)
펴:펴서. 펼쳐서. 펴-[揚]+어(연결 어미).
주017)
후에ᅀᅡ:후에야. ‘ᅀᅡ’는 ‘강조, 의무, 당연’ 등을 뜻하는데, 어미나 체언 및 조사 뒤에 쓰일 때에는 보조사이고, 선어말 어미 ‘-거-’ 뒤에 나타날 때에는 ‘-거-’와 어울려서 어말 어미를 이룬다. 이 책에는 ‘ㅿ’이 쓰인 예도 있고 ‘ㅇ’으로 변화한 예도 있다. ¶①할아며 기리논 예〈번역소학 6:24ㄴ〉, 어버ᅀᅵ〈번역소학 9:8ㄱ〉 ②ᄉᆞ이〈번역소학 8:11ㄴ, 10:9ㄴ〉, 어버이〈번역소학 9:8ㄴ〉. ‘후에ᅀᅡ’가 『소학언해』(3:18ㄴ)에서는 ‘後에’로 바뀌었다.
주018)
찻ᄂᆞᆫ:찬. 차-[佩]+앗(완료상 표지)+ᄂᆞ(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앗-’은 동사구 ‘-아 잇-’이 ‘-앳-’을 거쳐서 변화한 것이다.
주019)
ᄌᆡᇰᄌᆡᇰ히:쟁쟁(錚錚)히. 장장(鏘鏘)히. ‘ᄌᆡᇰᄌᆡᇰ(錚錚)’은 쇠붙이나 옥이 서로 부딪쳐 나는 맑은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한문 원문의 ‘鏘쟈ᇰ’과 언해문의 ‘ᄌᆡᇰᄌᆡᇰ’이 대조적이다.
주020)
마초:(몸놀림에) 맞추어. 원문에는 없는 말을 보충한 것이다. 『소학언해』(3:18ㄴ)에는 없다. 이 낱말의 형태 구조에는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동사 어간 ‘마초-[合, 配]’에서 영파생된 부사로 보인다. 그러나 여기의 ‘마초’는 생략된 부사어(현대 국어로 표현하면 ‘몸놀림에’ 정도가 될 것이다.)의 서술어로 쓰였다. 즉 동사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중세 국어 문헌에서는 ‘에(애) 마초아’도 보이고 ‘에(애) 마초’도 보인다. 일반적 현상은 아니지만, 이 ‘마초’는 동사의 활용형 ‘마초아’에서 어미 ‘-아’가 외현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할 듯하다. ¶①果애 마초 왼 거시 報ㅣ오〈석보상절 13:41ㄱ〉 ②自在神力은 곧 性에 마초 뵈야 現샤미오〈월인석보 18:11ㄱ〉 ③法다 지 사 처 法에 마초아 그처 緣을 둘 디니〈월인석보 25:56ㄱ〉 ④身根에 마초아 보건댄〈능엄경언해 4:99ㄱ〉. ‘ᄀᆞ초’ 역시 이러한 특징을 보여 준다. ¶못과 곳과 果實왜 다 초 잇더니〈석보상절 6:31ㄴ〉. 여기의 ‘ᄀᆞ초’도 주어에 대한 서술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왜 ‘마초, ᄀᆞ초’가 이런 특징을 보이는지는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다. 한편 ‘마초-’는 ‘맞-[適]+호(사동접미사)’로 구성된 것이다. 사동 접미사 ‘-호-’는 ‘머추다(=멈추다)’에서도 보인다.
주021)
방올:방울. ‘방’의 종성 ‘ㅇ’은 ‘ㆁ’의 오각으로 보인다. 『소학언해』(3:18ㄴ)에서는 ‘바ᇰ’으로 바뀌었다.
주022)
소리:소리[聲]. 『소학언해』(3:18ㄴ)에서는 ‘소ᄅᆡ’로 바뀌었다. 15세기 문헌에서는 ‘소리’와 ‘소ᄅᆡ’가 다 쓰였는데, ‘소리’의 예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 책에서는 ‘소ᄅᆡ’도 쓰였다(4:13ㄱ). ¶①訓은 칠 씨오 民 百姓이오 音은 소리니〈훈민정음언해 1ㄱ〉 ②녯 귀로 소 드러 實相 得면〈월인석보 15:5ㄱ〉.
주023)
거러ᄃᆞᆮ니면:걸어다니면. 이 대목(3:20ㄴ)에서 자음 동화가 반영된 ‘ᄃᆞᆫ닐’도 보인다. 표기 혼란의 사례이다.
주024)
울이ᄂᆞ니:울리나니. 울-[鳴]+이(사동 접미사)+ᄂᆞ+니.
주025)
왼:그릇된. 외-[非]+ㄴ(관형사형 어미).
주026)
샤벽:사벽(邪辟)한.
주027)
브터 드롤:-으로부터 들어올. 븥-[附]+어(연결 어미)+들-[入]+오(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 ‘브터 드롤’은 ‘自入’의 직역이다. ‘自’는 ‘사태의 출발점’ 즉 ‘-으로부터’를 뜻하므로, ‘브터 드롤’은 ‘入’의 연원(淵源)을 말하는 것이다. ‘브터 드롤 ᄃᆡ’가 『소학언해』(3:18ㄴ)에서는 ‘븥터 들미’로 바뀌었다.
주028)
ᄃᆡ:데가. ᄃᆡ(의존 명사)+Ø(주격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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