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4
  • 번역소학 제4권
  • 내편(內篇)○제3편 경신(敬身)○명심술지요(明心術之要)
  • 명심술지요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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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술지요 001


丹단書셔에 曰왈 敬勝怠者쟈 吉길고 怠勝敬者쟈 滅멸고 義의勝欲욕者쟈 從고 欲욕勝義의者쟈 凶흉이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丹단書셔 주001)
단셔:
단서(丹書). 붉은 글씨. 언해문의 ‘丹書에’가 『소학언해』(3:2ㄱ)에서는 ‘丹書【녯 글월이니 太公이 武王 드리니라】’로 적혀 있다. 『용비어천가』 제 7장의 주석에는 무왕(武王)이 일어나기 이전에 그의 아버지인 문왕(文王)에게 일어났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공경(恭敬)함이 태(怠)함을 이기는 사람은 길(吉)하고 태(怠)함이 공경(恭敬)함을 이기는 사람은 멸(滅)한다. 의로움이 욕심을 이기는 사람은 순(順)하고 욕심이 의로움을 이기는 사람은 흉(凶)하다. 무릇 일은 억지로 하지 아니하면 왜곡되지 않으며 공경하지 아니하면 바르게 되지 않는다. 왜곡된 것은 폐멸(廢滅)하고 공경하면 만세(萬世)를 간다. 인(仁)으로 얻어서 인(仁)으로 지키면 백세(百世)를 헤아릴 것이고, 불인(不仁)으로 얻어서 (仁)으로 지키면 십세(十世)를 헤아릴 것이고, 불인(不仁)으로 얻어서 불인(不仁)으로 지키면 당세(當世)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敬勝怠者吉 怠勝敬者滅 義勝欲者從 欲勝義者凶 凡事不強則不枉 不敬則不正 枉者廢滅 敬者萬世 以仁得之 以仁守之 其量百世 以不仁得之 以仁守之 其量十世 以不仁得之 以不仁守之 不及其世)(용비어천가 1:12ㄱ). 여기의 ‘怠’에 대하여 『용비어천가』(1:12ㄱ)에서는 ‘怠惰慢也’라고 주(註)를 달았다. 『소학집해』의 주석과 같다. ‘怠’와 ‘惰慢’ 모두 ‘게으르다’ 외에 ‘소홀하다’를 뜻하기도 한다. 1895년에 간행된 『국한회어』(131)에서는 표제어 ‘반말하다’를 ‘怠慢半辭’로 풀이하였는데, 여기서 ‘怠慢’이 ‘소홀함, 사람을 함부로 대함’이란 뜻을 지님을 알 수 있다. ‘오만(傲慢)’의 ‘慢’도 마찬가지이다.
로 주002)
ᄀᆞ로ᄃᆡ:
말하되. 가로대. ᄀᆞᆮ-[曰]+오ᄃᆡ(연결 어미).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을 통해 알 수 있는 재구형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논 주003)
고ᇰ겨ᇰᄒᆞ논:
공경(恭敬)하는. ᄒᆞ-+ᄂᆞ(현재시제 선어말 어미)+오(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고ᇰ겨ᇰ(恭敬)’은 ‘삼감’이다. 이 글에서는 ‘소홀함’을 뜻하는 ‘怠’와 대립하고 있다.
미 게을은 주004)
게을은:
게으른. 여기서는 ‘敬’ 즉 ‘삼감’과 반대되는 의미를 나타낸다. 즉 ‘게을은’은 ‘함부로 하는’을 뜻한다. ‘怠’의 대표훈으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게을은 ᄆᆞᅀᆞᄆᆞᆯ’이 『소학언해』(3:2ㄱ)에서는 ‘게을옴ᄋᆞᆯ’로 바뀌었다. 근본적인 변화는 없는 것이다. 게으르-[怠]+ㄴ(관형사형 어미). ‘게을은’은 ‘게으른’의 이표기(異表記)이다. 다음 예문에서 ‘게으른’을 볼 수 있다. ¶게으른 衆生히 이 소리 듣고〈석보상절 11:15ㄴ〉. ‘게으르다’는 ‘/르’ 불규칙 용언인데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ㅇ’형의 모습을 보인다. ¶①말 게을이 아니고〈내훈 1:47ㄱ〉 ②世尊이 너기샤 四部衆이 해 게을어 다 法을 듣디 아니니〈월인석보 21:4ㄱ〉. ‘/르’ 불규칙 활용 중 ‘ㄹㄹ’형에는 ‘-[速], 모-’ 등이 있고, ‘ㄹㅇ’형에는 ‘다-[異], 그르-[解], 게으르-[怠], 므르-[退]’ 등이 있다.
 이긔니 주005)
이긔ᄂᆞ니ᄂᆞᆫ:
이기는 사람은. 이긔-[勝]+ᄂᆞ(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ᄂᆞᆫ(보조사).
길고 주006)
길ᄒᆞ고:
길(吉)하고.
게을오미 주007)
게을오미:
게으름이. 게으르-[怠]+옴(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을

번역소학 권4:2ㄴ

이긔닌 주008)
이긔ᄂᆞ닌:
이기는 사람은. 이긔-[勝]+ᄂᆞ(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ㄴ(보조사). 이 대목에서 ‘이긔ᄂᆞ니ᄂᆞᆫ’이 3회, ‘이긔ᄂᆞ닌’이 1회 쓰였다. 보조사 ‘ᄂᆞᆫ’은 중가형(重加形)이다. 즉 ‘ᄂᆞᆫ’은 ‘ㄴ(보조사)+ᄋᆞᆫ(보조사)’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ㄴ, ᄂᆞᆫ’ 모두 자음 뒤에서 쓰이는데, 이 둘의 교체는 수의적이다. 『소학언해』(3:2ㄱ)에서는 ‘이긔ᄂᆞᆫ 이ᄂᆞᆫ’으로 나타난다.
멸 주009)
마ᇰ멸:
망멸(亡滅). 『소학언해』(3:2ㄱ)에서도 한자 표기 없이 ‘마ᇰ멸’로 나타난다.
고 올 주010)
올ᄒᆞᆫ:
옳은. 옳-[義]+ᄋᆞᆫ(관형사형 어미).
이리 주011)
이리:
일이. 일[事]+이(주격 조사). ‘義’를 ‘올ᄒᆞᆫ 일’로 번역한 것인데, 『소학언해』(3:2ㄱ)에도 ‘올ᄒᆞᆫ 일이’로 나타난다.
욕심을 이긔니 주012)
슌:
순(順). 원문의 ‘從’이 여기서는 ‘順’을 뜻한다.
고 욕심이 올 이 이긔니 니라 주013)
휴ᇰᄒᆞᄂᆞ니라:
흉(凶)하니라. 원문은 ‘凶이니라’이다. 그러므로 ‘휴ᇰᄒᆞᄂᆞ니라’란 번역은 원문의 구결과는 달라진 것이다. ‘휴ᇰᄒᆞ다’가 형용사이므로 ‘-ᄂᆞ-’가 쓰이지 않은 ‘휴ᇰᄒᆞ니라’가 적절한 번역이다. 원문의 구결 ‘이니라’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소학언해』(3:2ㄱ-3ㄴ)에서는 원문과 언해문 모두 ‘凶ᄒᆞ니라’로 나타난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단서(丹書)에서 이르되, 공경하는 마음이 게으른 마음을 이기는 사람은 길(吉)하고, 게으름이 공경을 이기는 사람은 망멸(亡滅)하고, 옳은 일(의로움)이 욕심을 이기는 사람은 순(順)하고 욕심이 옳은 일(의로움)을 이기는 사람은 흉(凶)하니라.
〈해설〉 출전 : 대대례(大戴禮) 무왕천조(武王踐阼). 주석(소학집해) : 단서(丹書)는 『대대례(大戴禮)』에 보인다. 경(敬)은 하나를 주로 삼고 다른 것으로 마음이 가는 일이 없는 것을 이른 것이고, 태(怠)는 함부로 하는 것이다. 멸(滅)은 망(亡)하는 것이다. 의(義)는 천리(天理)의 공정함이고 욕(欲)은 인욕(人欲)의 사사로움이다. 종(從)은 순(順)히 따름이다. 진씨(眞氏)가 말하였다. “태사(太師) 상보(尙父)가 무왕(武王)에게 아뢸 때에 경(敬)과 의(義) 두 말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니, 대개 경(敬)하면 모든 선함이 다 갖추어지고 태(怠)하면 모든 선함이 다 없어지며, 의로우면 이치가 주(主)가 되고 욕심을 부리면 물(物)이 주가 되니, 길흉존망(吉凶存亡)이 이로부터 나누어진다.”(丹書見大戴禮 敬者主一無適之謂 怠惰慢 滅亡也 義者天理之公 欲者人欲之私 從順也 眞氏曰 師尙父之告武王 不出敬與義之二言 盖敬則萬善俱立 怠則萬善俱廢 義則理爲之主 欲則物爲之主 吉凶存亡之所由分也). 진씨(眞氏)는 남송(南宋)의 진덕수(眞德秀: 1178~1235)이다. 주자(朱子)의 학통을 이어받았으며, 『대학연의(大學衍義)』, 『서산집(西山集)』 등을 저술하였다. 주자의 재전제자(再傳弟子)이다. ‘천조(踐阼)’는 ‘즉위(卽位)’를 뜻한다. 단서(丹書)는 주무왕(周武王)이 즉위할 때에 강태공(姜太公)이 올린 경계의 말이다. 주석의 ‘상보(尙父)’가 바로 강태공이다. ‘상보’는 ‘존숭하여 아버지와 같이 대우할 만한 사람’이란 뜻인데, 임금이 존경하는 대신에게 내리는 칭호이다. 강태공의 이름은 ‘상(尙)’이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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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단셔:단서(丹書). 붉은 글씨. 언해문의 ‘丹書에’가 『소학언해』(3:2ㄱ)에서는 ‘丹書【녯 글월이니 太公이 武王 드리니라】’로 적혀 있다. 『용비어천가』 제 7장의 주석에는 무왕(武王)이 일어나기 이전에 그의 아버지인 문왕(文王)에게 일어났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공경(恭敬)함이 태(怠)함을 이기는 사람은 길(吉)하고 태(怠)함이 공경(恭敬)함을 이기는 사람은 멸(滅)한다. 의로움이 욕심을 이기는 사람은 순(順)하고 욕심이 의로움을 이기는 사람은 흉(凶)하다. 무릇 일은 억지로 하지 아니하면 왜곡되지 않으며 공경하지 아니하면 바르게 되지 않는다. 왜곡된 것은 폐멸(廢滅)하고 공경하면 만세(萬世)를 간다. 인(仁)으로 얻어서 인(仁)으로 지키면 백세(百世)를 헤아릴 것이고, 불인(不仁)으로 얻어서 (仁)으로 지키면 십세(十世)를 헤아릴 것이고, 불인(不仁)으로 얻어서 불인(不仁)으로 지키면 당세(當世)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敬勝怠者吉 怠勝敬者滅 義勝欲者從 欲勝義者凶 凡事不強則不枉 不敬則不正 枉者廢滅 敬者萬世 以仁得之 以仁守之 其量百世 以不仁得之 以仁守之 其量十世 以不仁得之 以不仁守之 不及其世)(용비어천가 1:12ㄱ). 여기의 ‘怠’에 대하여 『용비어천가』(1:12ㄱ)에서는 ‘怠惰慢也’라고 주(註)를 달았다. 『소학집해』의 주석과 같다. ‘怠’와 ‘惰慢’ 모두 ‘게으르다’ 외에 ‘소홀하다’를 뜻하기도 한다. 1895년에 간행된 『국한회어』(131)에서는 표제어 ‘반말하다’를 ‘怠慢半辭’로 풀이하였는데, 여기서 ‘怠慢’이 ‘소홀함, 사람을 함부로 대함’이란 뜻을 지님을 알 수 있다. ‘오만(傲慢)’의 ‘慢’도 마찬가지이다.
주002)
ᄀᆞ로ᄃᆡ:말하되. 가로대. ᄀᆞᆮ-[曰]+오ᄃᆡ(연결 어미).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을 통해 알 수 있는 재구형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주003)
고ᇰ겨ᇰᄒᆞ논:공경(恭敬)하는. ᄒᆞ-+ᄂᆞ(현재시제 선어말 어미)+오(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 ‘고ᇰ겨ᇰ(恭敬)’은 ‘삼감’이다. 이 글에서는 ‘소홀함’을 뜻하는 ‘怠’와 대립하고 있다.
주004)
게을은:게으른. 여기서는 ‘敬’ 즉 ‘삼감’과 반대되는 의미를 나타낸다. 즉 ‘게을은’은 ‘함부로 하는’을 뜻한다. ‘怠’의 대표훈으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게을은 ᄆᆞᅀᆞᄆᆞᆯ’이 『소학언해』(3:2ㄱ)에서는 ‘게을옴ᄋᆞᆯ’로 바뀌었다. 근본적인 변화는 없는 것이다. 게으르-[怠]+ㄴ(관형사형 어미). ‘게을은’은 ‘게으른’의 이표기(異表記)이다. 다음 예문에서 ‘게으른’을 볼 수 있다. ¶게으른 衆生히 이 소리 듣고〈석보상절 11:15ㄴ〉. ‘게으르다’는 ‘/르’ 불규칙 용언인데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ㅇ’형의 모습을 보인다. ¶①말 게을이 아니고〈내훈 1:47ㄱ〉 ②世尊이 너기샤 四部衆이 해 게을어 다 法을 듣디 아니니〈월인석보 21:4ㄱ〉. ‘/르’ 불규칙 활용 중 ‘ㄹㄹ’형에는 ‘-[速], 모-’ 등이 있고, ‘ㄹㅇ’형에는 ‘다-[異], 그르-[解], 게으르-[怠], 므르-[退]’ 등이 있다.
주005)
이긔ᄂᆞ니ᄂᆞᆫ:이기는 사람은. 이긔-[勝]+ᄂᆞ(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ᄂᆞᆫ(보조사).
주006)
길ᄒᆞ고:길(吉)하고.
주007)
게을오미:게으름이. 게으르-[怠]+옴(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주008)
이긔ᄂᆞ닌:이기는 사람은. 이긔-[勝]+ᄂᆞ(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ㄴ(관형사형 어미)+이(의존 명사)+ㄴ(보조사). 이 대목에서 ‘이긔ᄂᆞ니ᄂᆞᆫ’이 3회, ‘이긔ᄂᆞ닌’이 1회 쓰였다. 보조사 ‘ᄂᆞᆫ’은 중가형(重加形)이다. 즉 ‘ᄂᆞᆫ’은 ‘ㄴ(보조사)+ᄋᆞᆫ(보조사)’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ㄴ, ᄂᆞᆫ’ 모두 자음 뒤에서 쓰이는데, 이 둘의 교체는 수의적이다. 『소학언해』(3:2ㄱ)에서는 ‘이긔ᄂᆞᆫ 이ᄂᆞᆫ’으로 나타난다.
주009)
마ᇰ멸:망멸(亡滅). 『소학언해』(3:2ㄱ)에서도 한자 표기 없이 ‘마ᇰ멸’로 나타난다.
주010)
올ᄒᆞᆫ:옳은. 옳-[義]+ᄋᆞᆫ(관형사형 어미).
주011)
이리:일이. 일[事]+이(주격 조사). ‘義’를 ‘올ᄒᆞᆫ 일’로 번역한 것인데, 『소학언해』(3:2ㄱ)에도 ‘올ᄒᆞᆫ 일이’로 나타난다.
주012)
슌:순(順). 원문의 ‘從’이 여기서는 ‘順’을 뜻한다.
주013)
휴ᇰᄒᆞᄂᆞ니라:흉(凶)하니라. 원문은 ‘凶이니라’이다. 그러므로 ‘휴ᇰᄒᆞᄂᆞ니라’란 번역은 원문의 구결과는 달라진 것이다. ‘휴ᇰᄒᆞ다’가 형용사이므로 ‘-ᄂᆞ-’가 쓰이지 않은 ‘휴ᇰᄒᆞ니라’가 적절한 번역이다. 원문의 구결 ‘이니라’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소학언해』(3:2ㄱ-3ㄴ)에서는 원문과 언해문 모두 ‘凶ᄒᆞ니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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