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군子ㅣ 有유九구思니 視시思明며 聽思聰며 色思溫온며 貌모思
번역소학 권4:6ㄱ
恭며 言언思忠며 事思敬며 疑의思問문며 忿분思難난며 見견得득思義의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君군子 주001) 군ᄌᆞ: 군자(君子). 『국어(國語)』 「노어(魯語) 상편(上篇)」에는 “군자는 다스리기에 힘쓰고 소인은 노동에 힘쓴다.(君子務治 小人務力)”라는 조귀(曹劌)의 말이 기록되어 있다. ‘군자’는 당시의 통치 계급을 가리키고 ‘소인’은 육체 노동에 종사하던 사람들을 가리킨다. 춘추 말년 이후 군자는 점차 도덕 수양을 갖춘 사람을 두루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예기』 「곡례(曲禮)」에는 “많은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선한 행동에 힘쓰면서 게으르지 않은 사람을 군자라고 한다.(博聞强識而讓 敦善行而不怠 謂之君子)”라고 적혀 있다(다음백과). ‘怠’는 ‘방자(放恣)함’을 뜻하며, ‘삼가다’를 뜻하는 ‘경(敬)’과 의미적으로 대립한다.
ㅣ 아홉
가짓 주002) 가짓: 가지의. 종류의. 가지[件]+ㅅ(관형격 조사). 중세 국어의 ‘가지’는 성조에 따라 구별되었다. ‘가‧지(평-거)’는 [種類, 件]을, ‘‧가지(거-평)’는 [枝]를, ‘가지(평-평), ·가·지(거-거)’는 [茄子(채소의 한 종류)]를 뜻하였다. 한편 중세 국어의 관형격 조사에는 ‘ㅅ’과 ‘/의/ㅣ’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높임의 대상인 체언 또는 무정 명사 뒤에는 ‘ㅅ’이, 평칭의 인칭 체언 뒤에서는 ‘/의/ㅣ’가 쓰였다.
각호미 주003) ᄉᆡᇰ각호미: 생각함이. ᄉᆡᇰ각+ᄒᆞ-+옴(명사형 어미)+이. ‘ᄉᆡᇰ각’은 한자어가 아니고 고유어로 알려져 있는데, 한자 ‘生覺’으로 표기된 예가 『몽어노걸대』(1790)에 많이 나타나고 『인어대방』(1790)에 한 예가 보이며, 그 후의 문헌에서는 아주 많이 보인다. ¶①내 生覺니 내게 남은 銀 이시니〈몽어노걸대 6:6ㄱ〉 ②그 일을 生覺면 所謂 如履薄氷이더니〈인어대방 3:16ㄱ〉(1790년).
잇니
보란 주004) 보ᄆᆞ란: 보는 것은. 보-[見]+옴(명사형 어미)+ᄋᆞ란(보조사). ‘ᄋᆞ란’은 현대 국어 보조사 ‘일랑, 일랑은’의 소급형이다. ‘보-[見]’는 원래 거성(1점)이지만, 명사형 ‘봄’은 상성(2점)이다. 동사 어간 말음 ‘ㅏ, ㅓ, ㅗ, ㅜ’가 명사형 어미 ‘-옴/움’의 ‘오, 우’와 결합하면서 ‘오, 우’는 탈락하고 성조가 상성으로 변화하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다. 여기의 ‘보’도 상성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점 둘 중 하나는 확인되지 않는다. 『소학언해』(3:5ㄴ)에서는 ‘:봄·애’로 나타난다.
기 주005) ᄇᆞᆯ기: 밝게. ᄇᆞᆰ-[明]+이(부사형 어미).
호 각며
드로란 주006) 드로ᄆᆞ란: 들음은. 듣-[聽]+옴(명사형 어미)+ᄋᆞ란(보조사). ‘ㄷ’ 불규칙 활용.
셰히 주007) ᄌᆞ셰히: 자세(仔細)히. ᄌᆞ셰(仔細)+ᄒᆞ-+이(부사형 어미). ‘細’의 전통 한자음은 ‘셰’였다. ‘ᄌᆞ셰히’는 ‘ᄌᆞ셔히, ᄌᆞ셔이, ᄌᆞ셰’로 적히기도 하였다. ¶①志心심으로 셔히 드르라〈육조법보단경언해 상 65ㄱ〉 ②셔이 눈 안 셤골을 펴〈마경초집언해 상 94ㄱ〉 ③네 셰 드라〈장수경언해 19ㄱ〉. ‘ᄌᆞ셰히’는 ‘聰(남의 말을 정확하게 잘 알아들음)’을 의역한 것이다. ‘ᄌᆞ셰히 호ᄆᆞᆯ’이 『소학언해』(3:5ㄴ)에서는 한자 표기 없이 ‘초ᇰ홈을’로 바뀌었다.
호 각며
빗란 주008) ᄂᆞᆺ빗ᄎᆞᄅᆞᆫ: 낯빛은. ᄂᆞᆾ[顔]+빛[色]+ᄋᆞ란(보조사). ‘ᄂᆞᆾ, 빛’이 ‘ᄂᆞᆺ, 빗’으로 적힌 것은 8종성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은 [顔]을 뜻하고 ‘낯’은 [箇]를 뜻하며 ‘얼골, 얼굴’은 [體, 形]을 뜻한다.
온화히 주009) 호 각며
란 주010) 란: 양자(樣姿)는. 용모는. ‘야ᇰᄌᆞ란 온고ᇰ히 호ᄆᆞᆯ’이 『소학언해』(3:5ㄴ)에서는 ‘모야ᇰ애 엄고ᇰ홈을’로 바뀌었다.
온히 주011) 호 각며
말란 주012) 말ᄉᆞᄆᆞ란: 말은. 말ᄉᆞᆷ+ᄋᆞ란(보조사). 중세 국어와 근대 국어의 ‘말, 말ᄊᆞᆷ(말ᄉᆞᆷ)’은 모두 [+높임]과 [-높임] 및 [+겸양]과 [-겸양]의 상황에 두루 쓰였다. 훈민정음 창제 초기에는 각자병서가 쓰인 ‘말’으로 나타난다. ¶①語는 말미라〈훈민정음언해 1ㄱ〉 ②이 말 眞實야 決定히 虛티 아니니라〈월인석보 10:122ㄴ〉 ③다시 말 펴 다시 觀體 標호〈선종영가집언해 하 31ㄱ〉 ④阿難이 비록 이 말 듣와〈능엄경언해 1:102ㄴ〉 ⑤桃源ㅅ 나그내 더브러 말 傳라〈두시언해 초간본 8:61ㄱ〉.
도이 주013) 져ᇰ셔ᇰ도이: 정성스럽게. 져ᇰ셩(精誠)+되(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형 연결 어미). ‘-되이’가 ‘-도이’로 적힐 수 있는 것은 ‘ㅚ’가 이중 모음이기 때문이다. 『소학언해』(2:47ㄴ)에도 같이 적혀 있다. ‘말ᄉᆞᄆᆞᆯ 져ᇰ셔ᇰ도이’가 『소학언해』(3:5ㄴ)에서는 ‘말ᄉᆞᆷ애 튜ᇰ후홈을’로 바뀌었다.
호 각며 일란 호 각며
의심도왼 주014) 의심도왼: 의심스러운. 의심(疑心)+도외(형용사 파생 접미사)+ㄴ(관형사형 어미). ‘-도외-’는 ‘-ᄃᆞ외-’의 ‘ㆍ’가 ‘ㅗ’로 바뀐 것이다.
일란 무로 각며
로호온 주015) 로호온: 화가 나는. ‘로(怒)+ᄒᆞ-+ㅂ(형용사 파생 접미사)+ᄋᆞᆫ(관형사형 어미)’으로 이루어진 ‘로ᄒᆞᄫᆞᆫ’이 ‘로ᄒᆞ온’을 거쳐 ‘로호온’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일란 주016) 일란: 일은. 일[事]+란(대조와 차이의 보조사).
어번역소학 권4:6ㄴ
즈러운 주017) 어즈러운: 어지러운. 어즐[難, 亂]+업(형용사 파생 접미사)+은(관형사형 어미). 어즈러ᄫᅳᆫ〉어즈러운. ‘어즐다’는 대개 ‘어지럽다, 혼망(昏忘)하다, 현기증이 나 망연하다’를 뜻한다. 원문의 ‘難’은 ‘근심, 재앙, 고통, 전란’을 뜻하기도 한다. ‘어즈러운 일 나ᄆᆞᆯ’이 『소학언해』(3:5ㄴ)에서는 ‘환란을’로 바뀌었다. ‘환란’은 ‘患難’이다. ‘難’의 독음은 ‘난’ 또는 ‘란’으로 나타난다. ¶①難 난〈동국정운 2:35ㄱ〉 ②難 어려울 란〈유합 하 57ㄴ〉.
일
나 주018) 나ᄆᆞᆯ: 생겨남을. 나-[生]+옴(명사형 어미)+ᄋᆞᆯ(목적격 조사). ‘나-’는 본래 거성인데 여기서는 상성으로 바뀌었다. 동사 어간 말음 ‘ㅏ, ㅓ, ㅗ, ㅜ’가 명사형 어미 ‘-옴/움’의 ‘오, 우’와 결합하면서 ‘오, 우’는 탈락하고 성조가 상성으로 변화하는 일반적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각며
가쥴 주019) 가쥴: 가질. 가지-[得]+오/우(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
거슬
보아 주020) 보아ᄃᆞᆫ: 보면. 보-[見]+아ᄃᆞᆫ(연결 어미). ‘-아ᄃᆞᆫ’은 ‘아(확정법 선어말 어미)+ᄃᆞᆫ(연결 어미)’이 어미로 굳어진 것이다. ‘-아-’는 ‘-거-’의 이형태인데 타동사 뒤에 쓰인다.
맛가 주021) 각홀 디니라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군자는 아홉 가지의 생각하는 바가 있으니, 보는 데에서는 밝게 볼 것을 생각하고, 들음에서는 자세히 들을 것을 생각하며,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 양자(樣姿)는 공손히 할 것을 생각하며, 말은 정성스럽게 할 것을 생각하며, 일에서는 공경할 것을 생각하며, 의심스러운 일에서는 물을 것을 생각하며, 화가 나는 일에서는 (후에) 곤란한 일이 생겨남을 생각하며, 가질 것을 보게 되면 마땅한지를 생각할지니라.
〈해설〉 출전 : 논어 계씨편(季氏篇). 주석(소학집설) : 주자(朱子)께서 말씀하셨다. “보는 데에 가리는 것이 없으면 눈이 밝아서 보지 못함이 없고, 듣는 데에 막는 것이 없으면 귀가 밝아서 듣지 못함이 없다. 색(色)은 얼굴에 나타나는 것이고, 모(貌)는 몸 전체를 말하는 것이다. 물을 것을 생각하면 의심이 쌓이지 않고, 후환을 생각하면 분(忿)함을 반드시 삼가게 되며, 의(義)를 생각하면 구차한 방법으로 얻지 않는다.”(朱子曰 視無所蔽則明無不見 聽無所壅則聰無不聞 色見於面者 貌擧身而言 思問則疑不蓄 思難則忿必懲 思義則得不苟).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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