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례(曲禮)」에서 이르되, (귀를) 기울여 엿듣지 말며 소리 질러 대답하지 말며, 음탕한 시선으로 보지 말며, 방자하게 행동하지 말며, 다닐 때에 거만한 태도를 취하지 말며, 서 있을 때에 한 쪽 발이 절뚝발이인 것처럼 서 있지 말며, 앉을 때에 발을 뻗어서 키(箕)같이 하지 말며, 잠잘 때에 엎드려 자지 말며, 머리카락을 정돈할 때에 가발이 드리워진 듯하게 하지 말며, 관(冠)을 벗지 말며, 수고로워도 팔뚝을 드러내지 말며, 더워도 아래옷을 거두어들지 말지니라.
〈해설〉 출전 : 예기 곡례(曲禮). 주석 1(소학집설) :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들을 때에는 반드시 공손해야 하니, 귀를 기울여서 듣는 것은 공손함이 아니다. 응답하는 소리는 마땅히 화평해야 하니, 소리가 높고 말이 급한 것은 어기는 뜻이 드러나는 것이다. 음시(淫視)란 시선을 바르게 하지 않고 곁눈질을 하는 것이며, 태황(怠荒)이라는 것은 몸짓이 방종하고 함부로 행하는 것이다. 유(遊)는 다님이고 거(倨)는 오만한 것이다. 서 있을 때에는 마땅히 두 발이 가지런해야 하니, 몸을 한 쪽 발에 치우쳐서 의지해서는 안 된다. 키(箕)라고 한 것은 그 발을 양쪽으로 펼쳐서 그 모양이 키(箕)나 혓바닥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복(伏)은 엎드리는 것이다. 체(髢)는 공씨(孔氏)가 말하는 바 가체(加髢)머리이니,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것이 가체머리와 같다.”(陳氏曰 聽必恭 側耳以聽非恭也 應答之聲宜和平 高急者悖戾之所發也 淫視流動邪眄也 怠荒謂容止縱慢也 遊行也 倨傲慢也 立當兩足整齊 不可偏任一足也 箕謂兩展其足 狀如箕舌也 伏覆也 髢孔氏謂髲也 垂如髲也). 주석 2(소학집해) : 면(免)은 관(冠)을 벗는 것이고, 단(袒)은 팔을 드러내는 것이다. 건(褰)은 들어올림이니, 덥다고 해서 아래옷을 걷어 올리는 것 또한 삼가지 않는 태도가 된다.(免去冠也 袒露臂也 褰揭也 以暑熱褰裳 亦爲不敬也). 진씨(陳氏)는 송말 원초(宋末 元初)의 학자인 진호(陳澔: 1260~1341)이다. 송(宋)나라가 망한 뒤 은거하여 고향에서 유생들을 가르쳤으며 『예기집설』을 저술하였다. 공씨(孔氏)는 당(唐)나라 태종 때의 문신이자 학자인 공영달(孔穎達: 574~648)이다. 천문과 수학에 능통하였으며 『수서(隋書)』와 『오경정의(五經正義)』 등을 편찬하였다. 조광조(趙光祖)는 중종이 배석한 경연(經筵)에서, 자신이 경오년(庚午年)에 생원시(生員試)에 합격하여 성균관에 들어갔는데, 그때 성균관 유생들이 옷을 벗어 몸을 드러내고 방 밖에 나와 드러누워 있는 등 방만한 모습을 보였음을 지적한 일이 있다(光祖曰 臣於庚午年中生員 上成均館其時居館儒生 皆赤脫出臥)〈중종실록, 중종 13년 3월 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