曲곡禮례예 曰왈 禮례 不블踰유節졀며 不블侵침侮모며 不블好호狎압이니 修슈身신踐쳔言언을 謂위之지善션行이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曲곡禮례예 로 禮례度도
제여곰 주001) 제여곰: 제각기. ‘스스로’를 뜻하기도 한다. 원문에 없는 낱말을 보탠 것이다. ‘제여곰 ᄒᆞ욜 ᄆᆞᄃᆡᄅᆞᆯ 넘디 아니ᄒᆞ며’가 『소학언해』(3:6ㄴ)에서는 ‘졀ᄎᆞᄅᆞᆯ 넘구디 아니ᄒᆞ며’로 바뀌었다.
욜 주002) ᄒᆞ욜: 할. ᄒᆞ-[爲]+요(선어말 어미)+ㄹ. ‘-요-’는 모음 충돌을 막기 위한 반자음 [j]의 개입에 따른 ‘-오-’의 이형태이다. ‘ㆍ’가 탈락한 ‘홀’과 구별 없이 쓰였다. 명사형 ‘ᄒᆞ욤’과 ‘홈’이 공존한 사실과 비례한다.
주003)
넘디 주004) 넘디: 넘지. 넘-[踰]+디(보조적 연결 어미). 『소학언해』(3:6ㄴ)에서는 ‘넘구디’로 나타난다. ‘-구-’는 사동 접미사이다.
아니며
주005) ᄂᆞᄆᆞᆯ: 남을. ᄂᆞᆷ[他人]+ᄋᆞᆯ(목적격 조사).
침로 주006) 침로: 침노(侵擄). 남을 공격하고 해코지함.
야
긔 주007) 긔로ᇰ: 기롱(譏弄). 업신여기고 놀림. ‘긔로ᇰᄋᆞᆯ’이 『소학언해』(3:6ㄴ)에서는 ‘업슈이 녀기기를’로 바뀌었다.
아니며
조라이 주008) 조라이: 친근하게. 예의를 무너뜨릴 정도로 친하게. 조랍-[親]+이(부사형 연결 어미). ᄌᆞ올압다〉조랍다. ¶①親 올아 씨오 近은 갓가 씨라〈석보상절 13:15ㄴ〉 ②늘거 가매 올아이 아논 사 보미 드므도다〈두시언해 초간본10:46ㄴ〉. ‘ᄌᆞ올압-’의 ‘ㄹ’이 연철되지 않는 것은 ‘-압-’의 소급형이 ‘-갑-’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조라이 호ᄆᆞᆯ’이 『소학언해』(3:6ㄴ)에서는 ‘압닐히 홈을’로 바뀌었다. ‘압닐히’도 ‘조라이’와 같은 뜻을 나타낸다. 다음 예의 ‘압닐’은 관형사형인데, 어간 ‘압닐-’에 관형사형 어미 ‘-ㄹ’이 결합한 것으로 보인다. ¶狎 압닐 압〈신증유합 하27ㄱ〉. 이 책에 ‘조라이’(4:3ㄱ)와 ‘졸아와도(=친근하여도)(4:17ㄴ)’가 있다.
호 즐기디 아니니
몸 주009) 번역소학 권4:7ㄴ
닷며 주010) 말다이 주011) 말다이: 말대로. 말과 같이. 말[言]+다이. 다ᄫᅵ〉다이. 중세 국어의 ‘다ᄫᅵ’는 ‘-답게, -대로, 와 같이’ 등을 뜻하는 보조사이다. ‘-답’은 형용사 파생 접미사이고, ‘-이’는 부사형 어미이다.
일호 주012) 일호ᄆᆞᆯ: (말대로) 이룸을. [成]을 뜻하는 중세 국어의 ‘일움’이 ‘일홈’으로 변한 것이다. ‘말다이 일호ᄆᆞᆯ’이 『소학언해』(3:6ㄴ)에서는 ‘말 ᄇᆞᆯ음을’로 나타난다. ‘말 ᄇᆞᆯ음’은 ‘踐言’을 축자역한 것이다. ‘말을 밟음’ 즉 ‘말한 대로 실천(實踐)함’을 뜻한다. ‘ᄇᆞᆲ-[踐]+옴(명사형 어미)’으로 구성된 ‘ᄇᆞᆯᄫᅩᆷ’이 ‘ᄇᆞᆯ음’으로 바뀐 것이다.
닐오 주013) 닐오ᄃᆡ: 이르되. 일컫되. 니ᄅᆞ-[謂]+오ᄃᆡ(연결 어미). 『소학언해』(3:6ㄴ)에서는 ‘닐온’으로 나타난다.
어딘 주014) 어딘: 어진. 어딜-[善]+ㄴ(관형사형 어미). ‘어딜-’에는 [良, 仁, 善, 賢, 尊貴] 등의 의미가 있었다.
뎍 주015) 이라
니라 주016) ᄒᆞ니라: 하느니라. 일컫느니라. 여기의 ‘ᄒᆞ-’는 [謂]를 뜻하는 동사이다. 중세 국어의 ‘동사 어간+니라’는 과거 시제에 해당한다. 그러나 여기의 ‘ᄒᆞ니라’는 현재 시제로 해석된다. 실제적인 행위가 아니라 원칙적인 사실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사 어간 ‘ᄒᆞ-’에 ‘-니라’가 바로 결합한 ‘ᄒᆞ니라’가 현재시제로 해석되는 것은 여기의 ‘ᄒᆞ-’는 동작성이 아주 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딘 ᄒᆡᇰ뎍이라 ᄒᆞ니라’가 『소학언해』(3:6ㄴ)에서는 ‘어딘 ᄒᆡᇰ실이니라’로 나타난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곡례(曲禮)」에서 이르되, 예도(禮度)는 제각기 지킬 절도(節度)를 넘어서지 아니하며, 남을 침해하여 업신여기지 아니하며, 친압(親狎)하기를 즐기지 아니하나니, 몸을 닦으며 말과 같이 이루는 것을 이르되 어진 행적(行蹟)이라 하느니라.
〈해설〉 출전 : 예기 곡례(曲禮). 주석(소학집설) : 진씨(陳氏)가 말하였다. “절도를 넘으면 욕(辱)을 불러들이게 되고, 침해하거나 업신여기면 사양하는 마음을 잊게 되며, 친압(親狎: 지나치게 허물없이 친함)함을 좋아하면 공경심을 잊게 되니, 세 가지는 모두 예(禮)에 어긋나는 일이다. 이와 같이 행하지 않는다면, 그 엄숙하고 공경함과 진실함을 지켜서 치욕에서 멀어질 것이다.” 오씨(吳氏)가 말하였다. “세 가지는 모두 예(禮)가 아니니, 오직 그 몸을 닦고 다스려 그 말을 실천함이 선행(善行)이다.”(陳氏曰 踰節則招辱 侵侮則忘讓 好狎則忘敬 三者 皆叛禮之事 不如是 則有以持其莊敬純實之誠 而遠於恥辱矣 吳氏曰 三者 皆非禮 惟能修治其身 以踐行其言 是爲善行也). 진씨(陳氏)는 송말 원초(宋末 元初)의 학자인 진호(陳澔: 1260~1341)이다. 송(宋)나라가 망한 뒤에 은거하여 고향에서 유생들을 가르쳤으며 『예기집설』을 저술하였다. 오씨(吳氏)는 『소학집해』의 찬자(撰者)인 명(明)나라 때의 오눌(吳訥: 1372~1457)이다. 자(字)는 민덕(敏德)이고 호(號)는 사암(思庵)이다.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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