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번역소학

  • 역주 번역소학 권4
  • 번역소학 제4권
  • 내편(內篇)○제3편 경신(敬身)○명심술지요(明心術之要)
  • 명심술지요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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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술지요 001


孔子ㅣ 曰왈 君군子 食식無무求구飽포며 居거無무求구安안며 敏민於어事而愼신於어言언이오 就有유道도而正焉

번역소학 권4:8ㄴ

언이면 可가謂위好호學也야已이니라
Ⓒ 구결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孔子ㅣ 샤 주001)
ᄀᆞᄅᆞ샤ᄃᆡ:
이르시되. ᄀᆞᆮ-[曰]+ᄋᆞ시+오ᄃᆡ. ‘-샤ᄃᆡ’는 ‘-시-’의 고형(古形)인 ‘-샤-’의 ‘ㅏ’ 뒤에서 ‘-오ᄃᆡ’의 ‘오’가 탈락한 것이다. ᄀᆞᄅᆞ샤ᄃᆡ〉가라사대.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을 통해 알 수 있는 재구형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그렇다면 ‘일ᄏᆞᆮ다’는 ‘잃-[稱]’에 ‘-[曰]’이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ᄀᆞᄅᆞ샤ᄃᆡ’는 ‘니ᄅᆞ샤ᄃᆡ’(월인석보 21하:116ㄴ)와 의미나 사용 환경이 동일했던 것으로 보인다. 후대에 다른 동사에 쓰인 ‘-샤ᄃᆡ’가 ‘-시ᄃᆡ’로 변화하지만, ‘ᄀᆞᄅᆞ샤ᄃᆡ’의 ‘-샤ᄃᆡ’는 다른 길을 취하였다. 즉 ‘ᄀᆞᄅᆞ샤ᄃᆡ’는 오늘날의 ‘가라사대’로 이어졌다. 활용형이 어휘화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ᄀᆞᄅᆞ샤ᄃᆡ’는 이 책에서 처음 나타난다. 이 책 이전의 문헌에서는 ‘ᄀᆞ로ᄃᆡ’는 쓰였지만, ‘ᄀᆞᄅᆞ샤ᄃᆡ’는 쓰인 적이 없다. ‘ᄀᆞᆯᄋᆞ샤ᄃᆡ’는 『소학언해』에서 처음 나타난다. ¶①曰은 로 논 디라〈월인석보1:석보상절서4ㄴ〉 ②曾子ㅣ 샤 父母ㅣ 랑커시든〈소학언해 2:21ㄱ〉.
君군子 주002)
군ᄌᆞ:
군자(君子). 『국어(國語)』 「노어(魯語) 상편(上篇)」에는 “군자는 다스리기에 힘쓰고 소인은 노동에 힘쓴다.(君子務治 小人務力)”라는 조귀(曹劌)의 말이 기록되어 있다. ‘군자’는 당시의 통치 계급을 가리키고 ‘소인’은 육체 노동에 종사하던 사람들을 가리킨다. 춘추 말년 이후 군자는 점차 도덕 수양을 갖춘 사람을 두루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예기』(곡례편)에는 “많은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선한 행동에 힘쓰면서 방자하지 않은 사람을 군자라고 한다.(博聞强識而讓 敦善行而不怠 謂之君子)”라고 적혀 있다(다음백과).
 밥 머고매 주003)
머고매:
먹음에. 먹-[食]+옴(명사형 어미)+애(부사격 조사). 『소학언해』(3:7ㄴ)에서는 ‘먹음애’로 바뀌었다. 명사형 어미 ‘-옴’의 ‘오’가 소멸한 모습이다.
블오 주004)
ᄇᆡ블오ᄆᆞᆯ:
배부름을. ᄇᆡ[腹]+브르-[飽]+옴(명사형 어미)+ᄋᆞᆯ(목적격 조사). 『소학언해』(3:7ㄴ)에서는 ‘ᄇᆡ블음을’로 바뀌었다. 앞 항의 경우와 같이 명사형 어미 ‘-옴’의 ‘오’가 소멸한 모습이다. ‘브르다’는 ‘/르’ 불규칙 용언인데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ㅇ’형의 모습을 보인다. ‘ㄹㅇ’형에는 ‘다-[異], 그르-[解], 게으르-[怠], 므르-[退]’ 등이 있고, ‘ㄹㄹ’형에는 ‘-[速], 모-[不知], 므르-[退]’ 등이 있다.
구티 말며 주005)
말며:
말며. 말-[勿]+며. 『소학언해』(3:7ㄴ)에서는 ‘아니ᄒᆞ며’로 바뀌었다. 원문의 ‘無’는 여기서는 [금지]를 뜻한다.
사로매 주006)
사로매:
거(居)함에. 『소학언해』(3:7ㄴ)에서는 ‘居홈애’로 바뀌었다. ‘살다’에는 ‘생명을 유지하다’란 의미 외에 ‘거주(居住)하다’란 의미가 있다. ‘사로매’를 ‘居홈애’로 고친 것은 이 중의성을 의식한 조처로 보인다. 한편 ‘살다’는 의미에 따라 사동형이 다르다. ‘살이다’는 ‘거주하게 하다’를 뜻하고 ‘사다’는 ‘생명을 유지하게 하다’를 뜻한다. ‘길다, 일다’도 마찬가지이다. ‘길우다’는 ‘길이가 길게 하다’를 뜻하고 ‘기르다/기다’는 ‘양육하다’를 뜻하며, ‘일우다’는 ‘성취하다’를 뜻하고 ‘이르다/이다’는 ‘만들다’를 뜻한다.
편안호 주007)
편안호ᄆᆞᆯ:
편안함을. 『소학언해』(3:7ㄴ)에는 ‘편안홈ᄋᆞᆯ’로 적혀 있다. 앞 항의 ‘머고매, ᄇᆡ블오ᄆᆞᆯ’이 각각 ‘먹음애, ᄇᆡ블음을’로 바뀐 것과 달리, 여기서는 명사형 어미 ‘-옴’의 ‘오’가 유지되고 있다. ‘사로매’를 바꾸어 쓴 ‘居홈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구티 말며 일란 주008)
일란:
일은. 일일랑은. 일[事]+란(보조사). ‘일란’이 『소학언해』(3:7ㄴ)에서는 ‘일에’로 바뀌었다. 이 책의 ‘일란 리 고 말란 삼가야’와 『소학언해』(3:7ㄴ)의 ‘일에 ᄲᆞᆯ리 ᄒᆞ며 말ᄉᆞᆷ애 삼가ᄒᆞ고’의 차이는 좀 더 깊게 음미해 보아야 한다. 이 책의 ‘일, 말ᄉᆞᆷ’은 목적어이지만, 후자의 ‘일, 말ᄉᆞᆷ’은 부사어이다. 그렇게 보면 후자의 문법적 구조가 단순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일에, 말ᄉᆞ매’는 ‘일에, 말에’가 아니라 ‘일에서는, 말에서는’을 뜻한다. 여기서는 ‘(ᄲᆞᆯ리) ᄒᆞ다, 삼가ᄒᆞ다’의 목적어 ‘일, 말ᄉᆞᆷ’이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
리 주009)
ᄲᆞᆯ리:
빨리. ᄲᆞᄅᆞ-[速, 敏]+이(부사형 어미). ‘ᄲᆞᄅᆞ다’는 ‘ᄅᆞ’ 불규칙 용언 중 ‘ㄹㄹ’형에 속한다.
고 말란 주010)
말ᄉᆞᄆᆞ란:
말은. 말일랑은. 말ᄉᆞᆷ[辭]+ᄋᆞ란(보조사). 중세 국어와 근대 국어의 ‘말, 말ᄊᆞᆷ(말ᄉᆞᆷ)’은 모두 [+높임]과 [-높임] 및 [+겸양]과 [-겸양]의 상황에 두루 쓰였다. 훈민정음 창제 초기에는 각자병서가 쓰인 ‘말’으로 나타난다. ¶①語는 말미라〈훈민정음언해 1ㄱ〉 ②이 말 眞實야 決定히 虛티 아니니라〈월인석보 10:122ㄴ〉 ③다시 말 펴 다시 觀體 標호〈선종영가집언해 하 31ㄱ〉 ④阿難이 비록  이 말 듣와〈능엄경언해 1:102ㄴ〉 ⑤桃源ㅅ 나그내 더브러 말 傳라〈두시언해 초간본 8:61ㄱ〉.
삼가야 주011)
삼가ᄒᆞ야:
삼가서. 『소학언해』(3:7ㄴ)에서는 ‘삼가ᄒᆞ고’로 바뀌었다. ‘삼가ᄒᆞ야’로 끝나는 선행절이 이어지는 후행절과 대등한 관계로 접속되고 있으므로, ‘-고’를 쓴 것이 옳다. 삼가-[謹](동사 어간)+아(연결 어미)+ᄒᆞ-[爲]+야(연결 어미). ‘삼가ᄒᆞ다’는 동사의 연결형 ‘삼가’와 ‘ᄒᆞ다’가 결합한 합성어이다. ‘-아 ᄒᆞ다’는 형용사를 동사화하는 장치인데, 심리 동사인 ‘삼가다’가 [동작성]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의 ‘삼가ᄒᆞ다’가 현대 국어의 비표준어 ‘삼가하다’로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표준어인 ‘삼가다’보다 비표준어인 ‘삼가하다’가 더 널리 쓰이고 있는데, 중세 국어와 근대 국어 시기에 이미 ‘삼가다’와 ‘삼가ᄒᆞ다’가 공존하였다. ¶①음식을 모로매 삼가고 존졀며〈번역소학 8:16ㄱ〉 ②압흘 딩계고 뒤흘 삼가니 황왕의 뎐측이 기리 드리웟도다〈천의소감언해 진쳔의쇼감전 7ㄱ〉 ③너의 籌畵 參預호 삼가라〈두시언해 초간본 23:30ㄱ〉 ④禮 夫婦 이예 삼가호매 비릇니〈번역소학 3:16ㄴ-17ㄱ〉. ‘삼가ᄒᆞ-’는 동사 ‘삼가-’를 형용사로 인식함에 따라 동사화 장치 ‘아 ᄒᆞ-’를 붙여서 형성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삼가-’가 동사라 하더라도 의미 면에서는 [동작성]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어딘 주012)
어딘:
어진. 어딜-[善]+ㄴ(관형사형 어미). ‘어딜-’에는 [良, 仁, 善, 賢, 尊貴] 등의 의미가 있었다.
사게 주013)
사ᄅᆞᄆᆡ게:
사람에게. 사ᄅᆞᆷ[人]+ᄋᆡ게(부사격 조사). ‘어딘 사ᄅᆞᄆᆡ게 나ᅀᅡ가’는 ‘就有道’의 번역이다. 『소학언해』(3:7ㄴ)에서는 ‘道 인ᄂᆞᆫ ᄃᆡ 나아가’로 바뀌었다. ‘ᄋᆡ게’의 기원적 구조는 ‘ᄋᆡ(관형격 조사)+그ᇰ(처소 지시 의존명사)+에(부사격 조사)’이다.
나가 주014)
나ᅀᅡ가:
나아가. 나ᇫ-[進]+아(연결 어미)가-[行]+아(연결 어미).
주015)
왼:
그른. 그릇된. 외-[非, 違]+ㄴ(관형사형 어미).
올 주016)
올ᄒᆞᆫ:
옳은. 옳-[是]+ᄋᆞᆫ(관형사형 어미).
 주017)
ᄯᅡᄒᆞᆯ:
처지를. ᄯᅡㅎ[地](ㅎ말음체언)+ᄋᆞᆯ(목적격 조사). ‘왼 올ᄒᆞᆫ ᄯᅡᄒᆞᆯ’은 원문에 없는 말이다. 『소학언해』(3:7ㄴ)에서는 ‘왼 올ᄒᆞᆫ ᄯᅡᄒᆞᆯ’이 삭제되었다.
질졍 주018)
질졍:
질정(質正). 묻거나 따져서 바로잡음. ‘졍’의 받침이 ‘ㆁ’이 아니라 ‘ㅇ’이다. 『소학언해』(3:7ㄴ)에는 ‘ㆁ’이 쓰였다.
면 가히 주019)
가히:
가(可)히. 『소학언해』(3:7ㄴ)에서는 한자가 쓰였다.
호기 주020)
ᄇᆡ호기:
배우기. ᄇᆡ호-[學]+기(명사형 어미).
즐긴다 주021)
즐긴다:
즐긴다. 즐기-[好]+ㄴ다(평서문 종결 형식). 평서문 종결 형식 ‘-ㄴ다’는 ‘-ᄂᆞ다’가 변한 것이다. 『소학언해』(3:7ㄴ)에도 ‘즐긴다’로 적혀 있다. 이 변화는 15세기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뉘 닐오 아미 오매 들 니르왇디 아니다 니오(誰謂朝來不作意)〈두시언해 초간본 10:9ㄱ〉. ‘-ᄂᆞ다〉-ㄴ다’의 변화는 내포문에서 먼저 일어나는데, 예문의 ‘~아니ᄒᆞᆫ다’는 내포문이다.
홀 디니라 주022)
홀 디니라:
할지니라. 말할 수 있다. ᄒᆞ-[謂]+오(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니+라.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독자)의 인지 요구를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이다.
Ⓒ 언해 | 찬집청 / 1518년(중종 13) 월 일

공자께서 말씀하시되, 군자는 밥을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말며, 거(居)함에 편안함을 구하지 말며, 일은 빨리 하고 말은 삼가고, 어진 사람에게 나아가 그르고 옳은 처지를 따져서 바로잡으면, 가히 배우기를 즐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해설〉 출전 : 논어 학이편(學而篇). 주석(소학집설) : 주자(朱子)께서 말씀하셨다. “편안함과 배부름을 구하지 않는 것은 뜻한 바가 있어서 (편안함과 배부름에 마음이) 미칠 겨를이 없는 것이다. 일에 민첩하다는 것은 그 부족한 바를 힘쓰는 것이고, 말을 삼간다는 것은 (마음속에 담긴) 많은 것들을 감히 다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감히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지 않고 반드시 도(道)가 있는 사람에게 나아가 그 옳고 그름을 바로잡는다면, 가히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말할 만하다.”(朱子曰 不求安飽者 志有在而不暇及也 敏於事者 勉其所不足 謹於言者 不敢盡其所有餘也 然猶不敢自是 而必就有道之人 以正其是非 則可謂好學矣).
Ⓒ 역자 | 이유기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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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ᄀᆞᄅᆞ샤ᄃᆡ:이르시되. ᄀᆞᆮ-[曰]+ᄋᆞ시+오ᄃᆡ. ‘-샤ᄃᆡ’는 ‘-시-’의 고형(古形)인 ‘-샤-’의 ‘ㅏ’ 뒤에서 ‘-오ᄃᆡ’의 ‘오’가 탈락한 것이다. ᄀᆞᄅᆞ샤ᄃᆡ〉가라사대. 어간 ‘ᄀᆞᆮ-’의 존재는 ‘일ᄏᆞᆮ다(=가리켜 말하다. 칭송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ᄏᆞᆮ다’는 ‘일훔[名]’을 통해 알 수 있는 재구형 ‘잃-[稱]’에 ‘-[曰]’이 결합한 것이다. 그렇다면 ‘일ᄏᆞᆮ다’는 ‘잃-[稱]’에 ‘-[曰]’이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ᄀᆞᄅᆞ샤ᄃᆡ’는 ‘니ᄅᆞ샤ᄃᆡ’(월인석보 21하:116ㄴ)와 의미나 사용 환경이 동일했던 것으로 보인다. 후대에 다른 동사에 쓰인 ‘-샤ᄃᆡ’가 ‘-시ᄃᆡ’로 변화하지만, ‘ᄀᆞᄅᆞ샤ᄃᆡ’의 ‘-샤ᄃᆡ’는 다른 길을 취하였다. 즉 ‘ᄀᆞᄅᆞ샤ᄃᆡ’는 오늘날의 ‘가라사대’로 이어졌다. 활용형이 어휘화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ᄀᆞᄅᆞ샤ᄃᆡ’는 이 책에서 처음 나타난다. 이 책 이전의 문헌에서는 ‘ᄀᆞ로ᄃᆡ’는 쓰였지만, ‘ᄀᆞᄅᆞ샤ᄃᆡ’는 쓰인 적이 없다. ‘ᄀᆞᆯᄋᆞ샤ᄃᆡ’는 『소학언해』에서 처음 나타난다. ¶①曰은 로 논 디라〈월인석보1:석보상절서4ㄴ〉 ②曾子ㅣ 샤 父母ㅣ 랑커시든〈소학언해 2:21ㄱ〉.
주002)
군ᄌᆞ:군자(君子). 『국어(國語)』 「노어(魯語) 상편(上篇)」에는 “군자는 다스리기에 힘쓰고 소인은 노동에 힘쓴다.(君子務治 小人務力)”라는 조귀(曹劌)의 말이 기록되어 있다. ‘군자’는 당시의 통치 계급을 가리키고 ‘소인’은 육체 노동에 종사하던 사람들을 가리킨다. 춘추 말년 이후 군자는 점차 도덕 수양을 갖춘 사람을 두루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예기』(곡례편)에는 “많은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선한 행동에 힘쓰면서 방자하지 않은 사람을 군자라고 한다.(博聞强識而讓 敦善行而不怠 謂之君子)”라고 적혀 있다(다음백과).
주003)
머고매:먹음에. 먹-[食]+옴(명사형 어미)+애(부사격 조사). 『소학언해』(3:7ㄴ)에서는 ‘먹음애’로 바뀌었다. 명사형 어미 ‘-옴’의 ‘오’가 소멸한 모습이다.
주004)
ᄇᆡ블오ᄆᆞᆯ:배부름을. ᄇᆡ[腹]+브르-[飽]+옴(명사형 어미)+ᄋᆞᆯ(목적격 조사). 『소학언해』(3:7ㄴ)에서는 ‘ᄇᆡ블음을’로 바뀌었다. 앞 항의 경우와 같이 명사형 어미 ‘-옴’의 ‘오’가 소멸한 모습이다. ‘브르다’는 ‘/르’ 불규칙 용언인데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ㅇ’형의 모습을 보인다. ‘ㄹㅇ’형에는 ‘다-[異], 그르-[解], 게으르-[怠], 므르-[退]’ 등이 있고, ‘ㄹㄹ’형에는 ‘-[速], 모-[不知], 므르-[退]’ 등이 있다.
주005)
말며:말며. 말-[勿]+며. 『소학언해』(3:7ㄴ)에서는 ‘아니ᄒᆞ며’로 바뀌었다. 원문의 ‘無’는 여기서는 [금지]를 뜻한다.
주006)
사로매:거(居)함에. 『소학언해』(3:7ㄴ)에서는 ‘居홈애’로 바뀌었다. ‘살다’에는 ‘생명을 유지하다’란 의미 외에 ‘거주(居住)하다’란 의미가 있다. ‘사로매’를 ‘居홈애’로 고친 것은 이 중의성을 의식한 조처로 보인다. 한편 ‘살다’는 의미에 따라 사동형이 다르다. ‘살이다’는 ‘거주하게 하다’를 뜻하고 ‘사다’는 ‘생명을 유지하게 하다’를 뜻한다. ‘길다, 일다’도 마찬가지이다. ‘길우다’는 ‘길이가 길게 하다’를 뜻하고 ‘기르다/기다’는 ‘양육하다’를 뜻하며, ‘일우다’는 ‘성취하다’를 뜻하고 ‘이르다/이다’는 ‘만들다’를 뜻한다.
주007)
편안호ᄆᆞᆯ:편안함을. 『소학언해』(3:7ㄴ)에는 ‘편안홈ᄋᆞᆯ’로 적혀 있다. 앞 항의 ‘머고매, ᄇᆡ블오ᄆᆞᆯ’이 각각 ‘먹음애, ᄇᆡ블음을’로 바뀐 것과 달리, 여기서는 명사형 어미 ‘-옴’의 ‘오’가 유지되고 있다. ‘사로매’를 바꾸어 쓴 ‘居홈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주008)
일란:일은. 일일랑은. 일[事]+란(보조사). ‘일란’이 『소학언해』(3:7ㄴ)에서는 ‘일에’로 바뀌었다. 이 책의 ‘일란 리 고 말란 삼가야’와 『소학언해』(3:7ㄴ)의 ‘일에 ᄲᆞᆯ리 ᄒᆞ며 말ᄉᆞᆷ애 삼가ᄒᆞ고’의 차이는 좀 더 깊게 음미해 보아야 한다. 이 책의 ‘일, 말ᄉᆞᆷ’은 목적어이지만, 후자의 ‘일, 말ᄉᆞᆷ’은 부사어이다. 그렇게 보면 후자의 문법적 구조가 단순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일에, 말ᄉᆞ매’는 ‘일에, 말에’가 아니라 ‘일에서는, 말에서는’을 뜻한다. 여기서는 ‘(ᄲᆞᆯ리) ᄒᆞ다, 삼가ᄒᆞ다’의 목적어 ‘일, 말ᄉᆞᆷ’이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
주009)
ᄲᆞᆯ리:빨리. ᄲᆞᄅᆞ-[速, 敏]+이(부사형 어미). ‘ᄲᆞᄅᆞ다’는 ‘ᄅᆞ’ 불규칙 용언 중 ‘ㄹㄹ’형에 속한다.
주010)
말ᄉᆞᄆᆞ란:말은. 말일랑은. 말ᄉᆞᆷ[辭]+ᄋᆞ란(보조사). 중세 국어와 근대 국어의 ‘말, 말ᄊᆞᆷ(말ᄉᆞᆷ)’은 모두 [+높임]과 [-높임] 및 [+겸양]과 [-겸양]의 상황에 두루 쓰였다. 훈민정음 창제 초기에는 각자병서가 쓰인 ‘말’으로 나타난다. ¶①語는 말미라〈훈민정음언해 1ㄱ〉 ②이 말 眞實야 決定히 虛티 아니니라〈월인석보 10:122ㄴ〉 ③다시 말 펴 다시 觀體 標호〈선종영가집언해 하 31ㄱ〉 ④阿難이 비록  이 말 듣와〈능엄경언해 1:102ㄴ〉 ⑤桃源ㅅ 나그내 더브러 말 傳라〈두시언해 초간본 8:61ㄱ〉.
주011)
삼가ᄒᆞ야:삼가서. 『소학언해』(3:7ㄴ)에서는 ‘삼가ᄒᆞ고’로 바뀌었다. ‘삼가ᄒᆞ야’로 끝나는 선행절이 이어지는 후행절과 대등한 관계로 접속되고 있으므로, ‘-고’를 쓴 것이 옳다. 삼가-[謹](동사 어간)+아(연결 어미)+ᄒᆞ-[爲]+야(연결 어미). ‘삼가ᄒᆞ다’는 동사의 연결형 ‘삼가’와 ‘ᄒᆞ다’가 결합한 합성어이다. ‘-아 ᄒᆞ다’는 형용사를 동사화하는 장치인데, 심리 동사인 ‘삼가다’가 [동작성]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의 ‘삼가ᄒᆞ다’가 현대 국어의 비표준어 ‘삼가하다’로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표준어인 ‘삼가다’보다 비표준어인 ‘삼가하다’가 더 널리 쓰이고 있는데, 중세 국어와 근대 국어 시기에 이미 ‘삼가다’와 ‘삼가ᄒᆞ다’가 공존하였다. ¶①음식을 모로매 삼가고 존졀며〈번역소학 8:16ㄱ〉 ②압흘 딩계고 뒤흘 삼가니 황왕의 뎐측이 기리 드리웟도다〈천의소감언해 진쳔의쇼감전 7ㄱ〉 ③너의 籌畵 參預호 삼가라〈두시언해 초간본 23:30ㄱ〉 ④禮 夫婦 이예 삼가호매 비릇니〈번역소학 3:16ㄴ-17ㄱ〉. ‘삼가ᄒᆞ-’는 동사 ‘삼가-’를 형용사로 인식함에 따라 동사화 장치 ‘아 ᄒᆞ-’를 붙여서 형성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삼가-’가 동사라 하더라도 의미 면에서는 [동작성]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주012)
어딘:어진. 어딜-[善]+ㄴ(관형사형 어미). ‘어딜-’에는 [良, 仁, 善, 賢, 尊貴] 등의 의미가 있었다.
주013)
사ᄅᆞᄆᆡ게:사람에게. 사ᄅᆞᆷ[人]+ᄋᆡ게(부사격 조사). ‘어딘 사ᄅᆞᄆᆡ게 나ᅀᅡ가’는 ‘就有道’의 번역이다. 『소학언해』(3:7ㄴ)에서는 ‘道 인ᄂᆞᆫ ᄃᆡ 나아가’로 바뀌었다. ‘ᄋᆡ게’의 기원적 구조는 ‘ᄋᆡ(관형격 조사)+그ᇰ(처소 지시 의존명사)+에(부사격 조사)’이다.
주014)
나ᅀᅡ가:나아가. 나ᇫ-[進]+아(연결 어미)가-[行]+아(연결 어미).
주015)
왼:그른. 그릇된. 외-[非, 違]+ㄴ(관형사형 어미).
주016)
올ᄒᆞᆫ:옳은. 옳-[是]+ᄋᆞᆫ(관형사형 어미).
주017)
ᄯᅡᄒᆞᆯ:처지를. ᄯᅡㅎ[地](ㅎ말음체언)+ᄋᆞᆯ(목적격 조사). ‘왼 올ᄒᆞᆫ ᄯᅡᄒᆞᆯ’은 원문에 없는 말이다. 『소학언해』(3:7ㄴ)에서는 ‘왼 올ᄒᆞᆫ ᄯᅡᄒᆞᆯ’이 삭제되었다.
주018)
질졍:질정(質正). 묻거나 따져서 바로잡음. ‘졍’의 받침이 ‘ㆁ’이 아니라 ‘ㅇ’이다. 『소학언해』(3:7ㄴ)에는 ‘ㆁ’이 쓰였다.
주019)
가히:가(可)히. 『소학언해』(3:7ㄴ)에서는 한자가 쓰였다.
주020)
ᄇᆡ호기:배우기. ᄇᆡ호-[學]+기(명사형 어미).
주021)
즐긴다:즐긴다. 즐기-[好]+ㄴ다(평서문 종결 형식). 평서문 종결 형식 ‘-ㄴ다’는 ‘-ᄂᆞ다’가 변한 것이다. 『소학언해』(3:7ㄴ)에도 ‘즐긴다’로 적혀 있다. 이 변화는 15세기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뉘 닐오 아미 오매 들 니르왇디 아니다 니오(誰謂朝來不作意)〈두시언해 초간본 10:9ㄱ〉. ‘-ᄂᆞ다〉-ㄴ다’의 변화는 내포문에서 먼저 일어나는데, 예문의 ‘~아니ᄒᆞᆫ다’는 내포문이다.
주022)
홀 디니라:할지니라. 말할 수 있다. ᄒᆞ-[謂]+오(선어말 어미)+ㄹ(관형사형 어미)+ᄃᆞ(의존 명사)+이-(서술격 조사 어간)+니+라. ‘-니-’는 사태에 대한 청자(독자)의 인지 요구를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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