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해〕
성인의 가르침을 펴심이 방을 따라 같지 아니하시니
혹 불토가 불의 광명으로 불사를 지을 사람도 계시며
혹 불토가 불 보리수로 불사를 지을 사람도 계시며
혹 원림 대관으로 하시며
【‘관’은 다락이다.】 혹 허공으로 하시며 혹 고요히 말하여 보임이 없음으로 하시니
향적불국 주005) 향적불국: 중향세계의 부처 이름. 향적여래의 정토를 일컫는 말.
은 물자설이 없고 오직 중향으로 모든 천인이 율행에 들게 하시므로
이 방의 가르치시는 체는 반드시 소리 들음을 의지하여 하시는 것이니
정정을 취하고자 할 것 같으면 반드시 들음을 의거하여 들어갈 것이라고 하신 것은 각각
기연 주006) 기연: 중생의 근기(根機)에 부처님의 교화를 받을 만한 인연이 있는 것을 말함.
을 따르시는 까닭이다.
저 여러 불토는 이로운 지가 아닌 것이 없는 까닭에 기연이 잠잠히 맞아 말씀과 상에 나는 것이니
감인의 중생은
【범어로는 사바이고 여기에서는 감인이라 하니 모든 중생이 삼독 주007) 삼독: 탐욕, 진에(=성냄), 우치(=어리석음)의 3가지 번뇌. 중생을 해롭게 하는 악의 근원.
과 모든 번뇌를 잘 참기 때문이다.】 본을 미혹하고 소리를 따라 어두운 혹의 장애가 무거우므로
반드시 문을 훈하며 문을 닦아 진을 없애 장애를 던 후에야 가히 들어갈 것이니
그러나 문으로 들어갈 곳을 삼으심은 오직 그 문을 얻을 따름이니
반드시 문을 버리며 문을 돌이킴에 기약한 뒤에야 지극한 것이다.
문을 버리며 문을 돌이킴에 이르면 불 광명과 보리수와 고요히 말하여 보임이 없는 곳에 이르러 다 가히 들어갈 것이니
조계·소실이 본래 이것으로 불사를 한 것이다.
【‘조계’는 육조이고 ‘소실’은 달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