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
색상은 맺혀 티끌이 되어 정료가 능히 사무치지 못하니
【‘정료’는 정명한 요별하는 성이다.】 어찌 밝아 사무치지 못하여 여기에 원통을 얻겠습니까?
음성은 섞인 말씀이라 오직 이름과 구의 맛이니
하나가 일체를 머금은 것이 아닌데 어찌 원통을 얻겠습니까?
향은 〈코와〉 어우러진 가운데 알고 떠나면 본래 없으니
그 앎이 한결같지 않은데 어찌 원통을 얻겠습니까?
맛의 성질은 원래 그렇지 아니한 것이라 반드시 맛볼 때에야 있는 것이니
그 앎이 한결같이 한 가지가 아닌데 어찌 원통을 얻겠습니까?
촉은 닿음으로써 밝고 소가 없으면 닿음을 밝히지 못하니
어우러짐과 떠남과 성이 일정하지 않은데 어찌 원통을 얻겠습니까?
법 주002) 법: 자성으로 존재하고 있는 일체의 존재. 또는 인식의 표준이 되는 규범, 법, 도리, 교리, 진리, 선을 가리킴. 여기서는 의근(意根)의 대상으로서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육진이므로 내진(內塵)이라고 함.
을 안의 티끌이라고 말하니 티끌에 의지하면 반드시 소가 있을 것이니
능과 소와는 널리 들지(=교섭[涉]) 못하는데 어찌 원통을 얻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