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해〕
병을
빈가조 주038) 빈가조: 가릉빈가. 인도에서 나는 새의 한 가지로 소리가 곱기로 유명함.
의 모양을(=으로) 만드니, 모양이 있고 실〈체〉가 없음을 중생의 〈허〉망한 몸을(=에) 비유하신 것이다.
가운데 가득한 허공은 식음을 비유하신 것이다.
성이 공한 진실의 각이
법계에 주변하거늘 한 번 미혹하여 ‘식’을 삼으므로
이런 까닭에 〈허〉망한 몸 안에 기한하여(=한정하여) 두는 것이 병 가운데의 허공과 같은 것이다.
안팎이 한 ‘공’은 ‘성’과 ‘식’의 한 체인 것을 견주시고,
두 구멍을 막은 것은 같고 다름을 함부로 나눔을 비유하신 것이다.
‘공’은 오고 감이 없어 받아다가 〈남을〉 대접하지(=쓰지) 못하는 것이거늘, 빈가병을 따르므로
이런 까닭에 허망하게 천리에(=천리를) 가서 다른 나라에서 대접함이 있으니,
‘성’이 ‘생’과 ‘멸’이 없으며, 버리고 받음이 없거늘 환망한 몸을 의지하므로,
이런 까닭에 여기에 모습에서 도망하여 저 곳에 〈가서〉 생을 의지하는 것에 비유하시니,
이것은 ‘성’을 몰라 ‘식’을 이루어 흘러 옮음을 함부로 따르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