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
부처님이 이르시기를, “대왕아, 변화에 옮아 다시 머무르지 아니함을 네가 보고 네가 없을(=없어질) 줄 아니,
또 없을(=없어질) 적에 몸에(=몸 가운데) 없〈어지〉지 아니하는 것이 있는 줄을 너는 아느냐?” 하니,
바사닉왕이 합장하여 부처님께 사뢰되, “저는 참으로 알지 못합니다.” 하자,
부처님이 이르시기를, “내가 이제 너에게 생멸하지 않는 성〈품〉을 보이리라.
대왕아, 네 나이 몇일 때에
항하 주027) 항하: 인도의 히말라야산맥에서 근원을 발하여 동으로 흘러 뱅골만에 들어가는 갠지스강.
의 물을 보았느냐?” 하니,
왕이 사뢰되, “제가 난 〈지〉 세 살 적에
자모 주028) 가 나를 데리고
기바천 주029) 기바천: 기바천신. 오래 삶을 관장하는 천신.
을 뵐 제 이 강을 지났으니,
그 때, 곧 이 항하의 물을 알았습니다.”고 하였다.
부처님이 이르시기를, “대왕아, 너의 이르는 것(=말)과 같아서,
스물인 시절에 열 〈살〉인 적보다 쇠하며, 예순에 이르도록
날과 달과 해와 시절로 일념 일념에 옮아 변하는데,
네가 세 살인 적에 이 항하를 볼 때와 나이가 열셋에 이르러 〈볼 때와는〉 그 물이 어떠하더냐?” 하니,
왕이 여쭈되, “세 살인 시절과
같아서 뚜렷이 다른 것이 없었으며,
이제 나이가 예순둘에 이르러서도 또(=역시) 다름〈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