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 그림자와 보는 것이 다 눈병 일지언정 눈병 보는 사람은 병이 아니니, 나중에 이것이 등불 〈탓〉이며 이것이 보는 것 〈탓〉이며, 이 중에서 등불 〈탓〉이 아니며 보는 것 〈탓〉이 아님이 있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달의 체가 아니며 그림자 아님과 같으니, 어째서인가? 둘째 〈달을〉 봄은 〈눈을〉 비벼서 이룬 까닭이니, 모든 지혜 있는 이는 〈이 눈을〉 비비는 근원이 이 형상과 형상 아닌 것과 보는 것[見]과 보는 것 아님[非見]을 여읜## 것이라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주해〕 그림자가 보는 것의 병에서부터 되는 것임을 알면, 그림자와 보는 것이 다 눈병일지언정, 눈병 보는 이는 제 병이 아닌 것이다. 눈병 보는 이는 곧 보는 것의 〈본〉체이니 보는 것의 〈본〉체는 본래 자기가 병이 없으면 그림자와 보는 것의 눈병이 다 뜬 망이 되는지라 잠깐도 서로 의지하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에 잡고 이르되, ‘이것이 등불이며 이것이 보는 것이라’고 못할 것이며, 또 ‘등불 아니며 보는 것 아니라’고 잡는 것도 못할 것이니, 둘째 달이 체가 아니며 그림자가 아니다. 모두가 곧 허망한 것과 같으므로 이런 까닭에 궁구주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