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해〕
밝음과 어두움과 통과 막음(=막힘)과 합과 합 아닌 것의 이치를 다 이르신, 뜬 티끌의
환상 주062) 이니,
화합하여 허망하게 생겨나며 화합하여 허망하게 없어지므로,
이런 까닭에 이르시기를, ‘곳을 당해서 〈생겨〉나며, 곳을 좇아서 없어져 다하는 것이라’고 하신 것이다.
본래 〈생겨〉남이 없으며 또 화합이 없으면 환망한 상을 이를 뿐이다.
환이 제 성품이 없어 진실을 의지해서 서는 것이 〈마치〉 꽃이 허공에 일어나듯 하여 〈그〉 전체가 곧 허공이며,
거품이 물
에 〈생겨〉나듯 하여 전체가 곧 물이므로,
이런 까닭에 이르시기를, ‘그 성품은 진실한 묘각의 밝은 〈본〉체라’고 하신 것이다.
가까이 몸에서 취하며 멀리 물에서 취하건댄 다 그렇지 아니한 것이 없으므로
이런 까닭에 이르시기를,
‘여시’ 내지 등〈등〉 주063) 여시 내지 등: 앞에 나온 ‘이와 같은 오온과 육입 십이천…’ 등을 가리킴.
이신 것이다.
여래장은 당한 사람의 법신의 묘성이니,
과를 의지해서 일컬으시어 말하신 여래이시고, 모든 덕을 머금어 가지고 있음을 이르신바 장이고,
잠깐도 가고 오고 아니함(=가고 오는 것이 없음)을 이르신바 상주이고,
어두움이 능히 어둡게 못함을 이르신바 미묘한 밝음이고,
생멸을 따르지 아니함을 이르신바 움직이지 아니함이고, 널리 족하지 아니함이 없음을 이르신바 원만함이고,
만물에 묘하여 지극히 신기하며 일체의 성품이로되 다르지 아니함을 이르신바 미묘한 진여의 성〈품〉
이다. 능히 이 성〈품〉을 보면 어리석음과 앎과 〈생겨〉남과 죽음을 마침내(=마쳐서 개체를) 얻지 못할 것이다.
묻기를 진상한 성〈품〉은 사람마다 본래 구비하여,
이미 감[去]과 옴[來]과 삶[生]과 죽음[死]이 없을진댄, 어찌 지금 실로 있느냐?
이르기를, 진상 아니하면 있거니와 진상하면 있지 아니하니
허공과 물에 견주건댄 눈이 병이면 꽃이 되고,
바람이 일면 거품이 나니, 어찌 그것이 진상이겠는가?
만일, 청명하여 맑아야 진상이라 이를 것이니,
밝으며 맑은 가운데 고요히 꽃과 거품을 얻은들 어찌 〈무엇을〉 얻으리오?
능히 여기에서 살펴 보면 성언을 의심 아니할 것이니,
오직 힘쓸 일은 환망을 알아서 진상에 돌아가게 함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