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음보살이 석존과 법화경을 공양하기 위해 기사굴산에 옴 7
[묘음보살이 석존과 법화경을 공양하기 위해 기사굴산에 옴 7]
그저긔 주001) 그저긔: 그때에. 그[爾]#적[時]+의(처소부사격조사). ‘적[時]’은 부사격조사로 ‘/의’를 취하는 이른바 ‘특이처격어’이다.
淨華宿王智佛 주002) 정화수왕지불(淨華宿王智佛): 범어로는 ‘kamaladalavimalanakṣatrarājasaṃkusumitābhijṅa’라고 한다. 연꽃잎처럼 더러움이 없는 성수(星宿)의 왕에 의해 신통을 나타낸 부처라는 뜻이다. ‘이’는 주격조사.
이
妙音菩薩 주003) 묘음보살(妙音菩薩): 묘음보살(妙音菩薩)께. ‘’는 높임의 자질을 가진 명사 다음에 오는 여격조사이다. 현대국어 ‘께’의 소급형이다. ‘묘음보살’은 지난 세상에서 10만 종의 풍류를 운뢰음왕불(雲雷音王佛)에게 공양하고, 동방의 일체정광장엄국(一切淨光莊嚴國)에 태어났다고 하는 보살이다. 지혜가 많아서 한이 없는 삼매(三昧)를 얻고, 34신(身)을 나타내어 여러 곳에서 중생을 위해 설법(說法)했다. 8만 4천 보살에게 둘러싸여 사바세계에 와서 영산회상(靈山會上)에서 석존께 공양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니샤 주004) 니샤: 이르시되. 말씀하시되. 니-[告]+샤(주체높임 선어말어미)+오/우(설명형 연결어미).
네 주005) 네: 네가. 너[汝]+ㅣ(주격조사). ‘:네’는 주격 통합이어서 성조가 상성(上聲)으로 바뀌었다.
뎌 나라 주006) 뎌 나라: 저 나라를. 뎌[彼]#나라ㅎ[國]+(목적격조사).
므던히 주007) 므던히: 소홀히. 대수롭지 않게. 므던-[忽]+이(부사파생접미사).
너겨 주008) 너겨: 여기어. 생각하여. 너기-[念]+어(연결어미).
사오나 주009) 사오나: 못나게. 나쁘게. 사오-[劣]+이(부사파생접미사).
너 주010) 너: 여기는. 생각하는. 너기-[想]+오/우(선어말어미)+ㅭ(관형사형어미).
들 내디
말라 주011) 말라: 말아라. 말-[莫]+라(‘라’체의 명령형 종결어미).
善男子아 주012) 선남자(善男子)아: 선남자(善男子)야. ‘아’는 평칭의 호격조사. ‘선남자’는 불법(佛法)을 믿고 선(善)을 닦는 남성을 이른다.
뎌 주013) 娑婆석보상절 20:37ㄱ
世界 주014) 사바세계(裟婆世界): 사바(裟婆)는 범어(梵語) ‘sabhā’의 음사(音寫). ‘사바’는 ‘인토(忍土), 감인토(堪忍土), 인계(忍界)’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온갖 괴로움이 많지만, 이 국토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이 없으므로, 자연히 참고 견디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부른다. 그런 이유로 사바세계를 달리 감인세계(堪忍世界)라고도 한다. 곧 탁세(濁世)를 이른다. ‘’은 보조사.
平티 주015) 평(平)티: 평평(平平)하지. 평탄(平坦)하지. 평(平)-+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야 주016) 아니야: 아니하여. 아니-[不]+야(연결어미).
과 돌콰 뫼콰 주017) 과 돌콰 뫼콰: 흙과 돌과 산과. [土]+과(접속조사)#돌ㅎ[石]+과(접속조사)#뫼ㅎ[山]+과(접속조사).
더러 거시 주018) 더러 거시: 더러운 것이. 더-[穢惡]+은(관형사형어미)#것(의존명사)+이(주격조사).
고 주019) 고: 가득하고. -[充滿]+고(대등적 연결어미).
부텻 모미
져그며 주020) 져그며: 적으며. 젹-[小]+으며(대등적 연결어미).
菩薩 주021) 보살중(菩薩衆): 보살(菩薩) 대중(大衆)들의. ‘-’는 ‘ㅎ(복수접미사)+(관형격조사)’로 분석된다.
도 주022) 도: 모습도. 양자(樣子/樣姿)도. (樣子)+도(역동보조사). ‘’는 한자 ‘樣子/樣姿’에서 온 말인데, 정음 초기 문헌부터 정음으로 적혔다. 당시에 이미 한자어라는 인식이 엷었음을 보여주는 표기이다.
젹거늘 주023) 젹거늘: 적거늘. 적으므로. 젹-[小]+거늘(연결어미).
네 모 주024) 네 모: 너의 몸은. 너[汝]+ㅣ(관형격조사)#몸[身]+(대조보조사). ‘네’는 관형격조사 통합이어서 평성(平聲)이다.
四萬二千
由旬이오 주025) 유순(由旬)이오: 유순(由旬)이고. ‘유순(由旬)’은 인도의 이수(里數) 단위이다. 성왕(聖王)이 하루 동안 움직이는 거리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40리(里)에 해당되는 거리가 소유순(小由旬)이다. 중유순(中由旬)은 60리(里)이고, 대유순(大由旬)은 80리(里)라고 한다. ‘-이오’는 ‘이(서술격조사)+고/오(대등적 연결어미)’로 분석된다. ‘-오’는 서술격 다음에서 〔ㄱ〕 약화를 반영한 표기이다.
내 모 주026) 내 모: 나의 몸은. 나[我]+ㅣ(관형격조사)#몸[身]+(대조보조사). ‘내’는 관형격조사 통합으로 평성(平聲)이다.
六百八十萬 由旬이오
네 모미 주027) 네 모미: 너의 몸이. 너[汝]+ㅣ(관형격조사)#몸[身]+이(주격조사).
第一로 端正야 주028) 제일(第一)로 단정(端正)야: 제일(第一) 단정(端正)하여. ‘단정(端正)’은 모습이나 몸가짐이 흐트러진 데 없이 얌전하고 깔끔한 것을 이른다.
百千萬
福光明이 주029) 복광명(福光明)이: 복덕(福德)과 광명(光明)이. ‘복덕(福德)’은 타고난 복(福)과 후(厚)한 마음을 이른다. ‘광명(光明)’은 부처나 보살의 몸에서 나는 휘황(輝煌)한 빛이나 지혜를 이른다. 불·보살의 광명은 중생을 비추어 여러 가지 이익을 주고 악마의 항복을 받으며, 중생을 보호하고 깨우쳐서 탐(貪), 진(瞋) 번뇌의 어둠을 깨뜨려 불도를 깨닫게 한다는 뜻이다.
로 주030) 奇妙니 주031) 기묘(奇妙)니: 기묘(奇妙)하니. 기이(奇異)하고 묘(妙)하니.
이런 젼로 주032) 이런 젼로: 이런 까닭에. 이런[是](관형사)#젼[故]+로(원인 부사격조사).
네 가아 주033) 네 가아: 네가 가서. 너[汝]+ㅣ(주격조사)#가-[往]+아(연결어미). ‘:네’는 주격 통합이어서 상성(上聲)이다.
뎌 나라 주034) 뎌 나라: 저 나라를. 뎌[彼](지시관형사)#나라ㅎ[國]+(목적격조사).
므던히 주035) 므던히: 소홀히. 대수롭지 않게. 므던-[忽]+이(부사파생접미사).
너겨
부텨와 菩薩와 國土 주036) 부텨와 보살(菩薩)와 국토(國土): 부처와 보살(菩薩)과 국토(國土)를. ‘와’는 모음과 〔ㄹ〕 다음에서 실현되는 접속조사 ‘과’의 이형태이다. ‘’은 목적격조사.
사오나 너 내디 말라
妙音菩薩이 샤
世尊하 내 이제 娑婆世界예
가미 주037) 가미: 감이. 가는 것이. 가-[詣]+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가-(거성)’의 어간 말음이 /ㅏ/ 이어서 명사형어미 ‘옴/움’이 통합된 〔׃감〕은 성조가 상성(上聲)으로 바뀐다. ‘·가(어간, 거성)+옴/움(명사형어미)→ :감(상성).’ /ㅏ, ㅓ, ㅗ, ㅜ/ 뒤에 선어말어미 ‘-오/우-’가 결합되면,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이처럼 성조가 상성으로 바뀐다.
다
如來ㅅ 주038) 여래(如來)ㅅ: 여래(如來)의. ‘ㅅ’은 높임 자질의 명사 다음에 오는 관형격조사이다.
히미시며 주039) 히미시며: 힘이시며. 힘[力]+이(서술격조사)+시(주체높임 선어말어미)+며(대등적 연결어미).
如來ㅅ
神通遊戲시며 주040) 신통유희(神通遊戲)시며: 신통(神通遊戱)이시며. ‘신통(神通)’은 우리 마음속으로 헤아리기 어렵고, 생각할 수 없는 무애자재(無碍自在)한 통력(通力), 곧 온갖 일에 다 통하여 마음대로 작용할 수 있는 신묘한 힘을 이른다. ‘유희(遊戱)’는 놀음놀이를 이른다. ‘-시며’는 ‘∅(서술격조사)+시(주체높임 선어말어미)+며(대등적 연결어미)’로 분석된다.
如來ㅅ
功德智慧莊嚴이시니다 주041) 공덕지혜장엄(功德智慧莊嚴)이시니다: 공덕(功德)이고, 지혜(智慧)이며, 장엄(莊嚴)이신 것입니다. ‘-이시니다’는 ‘이(서술격조사)+시(주체높임 선어말어미)+니(원칙법 선어말어미)+(상대높임 선어말어미)+다(평서형 종결어미)’로 분석된다.
Ⓒ 필자 | 수양대군(조선) / 1447년(세종 29)
[묘음보살이 석존과 법화경을 공양하기 위해 기사굴산에 옴 7]
그때에 정화수왕지불(淨華宿王智佛)이 묘음보살(妙音菩薩)께 이르셨다. “네가 저 나라를 하찮게 여기거나 못나게 생각하는 뜻을 내지 말아라. 선남자야, 저 사바세계는 평탄하지 아니하여 흙과 돌과 산과 더러운 것이 가득하고, 부처의 몸이 작으며, 보살 대중들의 모습도 또한 작다. 너의 몸은 사만이천 유순(由旬)이고, 나의 몸은 육백팔십만 유순이고, 너의 몸이 제일 단정(端正)하여 백천만의 복덕과 광명이 따로(특별히) 기묘(奇妙)하다. 이런 까닭에 네가 가서 저 나라를 소홀히 여겨 부처와 보살과 국토를 못나다고 생각하는 뜻을 내지 말아라.” 묘음보살이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내가 이제 사바세계에 가는 것이 다 여래의 힘이시며, 여래의 신통유희(神通遊戱)이시며, 여래의 공덕(公德)이고, 지혜(智慧)이며, 장엄(莊嚴)이신 것입니다.”
Ⓒ 역자 | 김무봉 / 2012년 1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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