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
만일 진실로 네 앞이라서 네가 진실로 본다면
이 견정이 이미
방소 주034) 가 있는지라(=있을 것이니), 가리켜 보임이 없지 아니할 것이다.
또 이제 너와 함께
기타림 주035) 기타림: 중인도 사위성 남쪽에 있던 기타 태자의 숲동산. 기원 정사가 있던 곳.
에 앉아서 숲과 개울과 전당을 두루 보며,
위로는 해와 달에 이르고 앞에는 항하를 대하니, 네가 이제 내 사자좌 앞에서 손을 들어 가리켜 말해 〈보아〉라.
이 갖가지 상이 그늘진 것은 숲이고, 밝은 것은 해이고,
가린(=막힌) 것은 벽이고, 통한 것은 허공이고,
이와 같이 풀과 나무와 가는 터럭에 이르기까지 크고 적은 것이 비록 다르나,
오직 형상〈이〉 있는 것은 가리키지 못할 것이 없으니,
만일 반드시 그 보는 것[見]이 네 앞에 나타나 있다면, 네가 반드시 손으로 굳이 가리켜 일러라.
어느 것이 보는 것[見]이냐? 아난아, 반드시 알라,
만일 허공, 이것이 보는 것[見]이라면 이미 보는 것이 되었으니, 어느 것이 허공이며,
만일 물〈상〉, 이것이 보는 것이라면 이미 보는 것이거니, 어느 것이 물〈상〉이 되겠느냐?
네가 미세하게 만상 〈중〉에서 헤쳐 깨어(=분석하여). 정명하고 정묘한 견의 〈근〉원을 가려내어 가리켜 일러 나에게 보이되,
저 모든 물〈상〉같이 분명히 의혹(=의심)이 없게 하여라.”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