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
아난아 이 큰 강당이 동녘을 훤히 열려
일륜 주056) 이 하늘에 오르면 밝은 빛이 있고,
중야 주057) 어두운 달에
운무 주058) 가 어두우면(=자욱하면) 다시 어둡고,
방문과 창틈에
(=틈으로)
사무침을 보고, 담과 집기슭 사이에〈서는〉 또 막음
(=막힘)
을 보고,
분별하는 곳
에〈서는〉 또 ‘연’을 보고,
완허 주059) 한 중에는 다 이것이 허공의 성〈품〉이고,
울발한 ‘상’은 어둑한 티끌이 얼키고
【‘울발’은 티끌이 일어난 모양이다.】 맑게 개어 ‘분’
(=울발한 기운)
이 걷히면 또 청정〈함〉을 보니,
【‘분’은 요괴 주060) 의 기분이다.】 아난아, 네가 다 이 여러〈가지〉 변화의 상을 보라.
내가 이제 각각 본래의 인한(=말미암은) 곳에 도로 보낼 것이다.
어찌(=무엇이) 본래의 인인가? 아난아, 이 여러 변화에〈서〉 밝은 것은 해에 돌아가니(=돌려보내니),
어째서인가? 해가 없으면 밝지 못하므로
밝음의 ‘인’이 해에 붙으니(=있으니), 이런고로 해에 돌아가는(=돌려보내는) 것이다.
어두운 것은 어두운 달에 돌아가고(=돌려보내고), 사무치는 것은 방문과 창에 돌아가고(=돌려보내고),
막힘은 담과 집 기슭에 돌아가고(=돌려보내고), ‘연’은 분별에 돌아가고(=돌려보내고),
완허는 공에 돌아가고(=돌려보내고),
울발은 티끌에 돌아가고(=돌려보내고), 청명은 갬에 돌아가니(=돌려보내니),
모든 세간의 일체 있
는 것이 이런 〈종〉류에〈서〉 〈벗어〉나지 아니하는 것이다.
네가 이 여덟 가지를 보는
견정 주061) 한 밝은 성〈품〉은 반드시 어디〈로〉 돌려 보내고자 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