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충상서 - 성충이 임금께 글을 올리다
성충(成忠)은 부여현(扶餘縣) 사람이다. 백제 31대 의자왕(義慈王)이 궁녀들과 더불어 주색에 빠지고 즐기는 것만을 탐하여 술 마시기를 그치지 않으므로 성충이 좌평 벼슬을 하고 있을 때 극진히 간하니 임금이 진노하여 그를 옥에 가두었다. 성충이 〈옥에서〉 곧 죽게 되어 임금에게 글을 올려 이르기를, “〈신(臣)이〉 죽더라도 임금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원하건대, 한 말씀만 드리고 죽겠습니다. 신이 세상의 형편과 괴이한 일들을 살피니 반드시 전쟁이 일어날 것입니다. 만일 다른 나라 군대가 침공해 올 때는 그들로 하여금 숯재[炭峴]를 넘지 못하게 하고, 또한 백강(白江)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뒤미처 당나라 군대와 신라 군대가 숯재와 백강을 넘어와 승전의 기세를 타고 백제성에 다다르니, 임금이 탄식하며 이르기를, “성충의 말을 실행하지 아니하여 이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 후회스럽다.”라고 하였다.
Ⓒ 역자 | 김문웅 / 2015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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