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동국신속삼강행실도 3집

  • 역주 동국신속삼강행실도 3집(충신도 권1)
  • 동국신속삼강행실 충신도 제1권 주해
  • 충신도 제1권
  • 필부혈전(匹夫血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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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부혈전(匹夫血戰)


1:4ㄱ

匹夫血戰

1:4ㄴ

匹夫積城縣人新羅武烈王時爲縣令高句麗兵來圍匹夫守且戰二十餘日麗人欲引還大柰麻北歃密遣人告城內食盡力窮麗人復攻之匹夫斬北歃 주001)
북삽(北喢):
신라 시대 열째 등급인 대대마(大奈麻)이던 사람 이름.
首投城外奮拳拒戰矢集其身血流至踵乃死
Ⓒ 편찬 | 이성 / 1617년(광해군 9)

필부 주002)
필부(匹夫):
신라 무열왕 때의 인물. 아찬(阿湌)인 존대(尊大)의 아들이며, 사량부(沙梁部) 출신이다. 무열왕 2년(655)에 고구려ㆍ말갈 연합군이 중성(重城, 지금의 積城)을 포위하였을 때 그 곳 수령으로서 끝까지 지키다 전사하였다.
 젹셩현 사이라 신라 무녈왕 시예 주003)
시예:
시(時) + -예(처격 조사). 때에.
혈녕 주004)
혈녕:
현령(縣令). 큰 현에 두었던 종 6품의 지방 장관. 한자어 ‘縣令’을 한글로 표기하면서 이 문헌에는 ‘현녕’ ‘현령’ ‘혈녕’ 등으로 혼기되고 있다. ‘혈녕’은 ‘현령’을 발음대로 표기한 것이다. ¶현녕 박심은 밀양부 사이니(효자도 2 : 30ㄴ). 원시 셔울 사이니 현령 니튱의 안해라(열녀도 6 : 7ㄴ).
이 되엿더니 고구녀 주005)
고구녀:
고구려(高句麗). 이 앞에서는 ‘高句麗’를 ‘고구려’로 표기하던 것을 이 대문에서는 등장하는 세 번 모두 ‘고구녀’로 표기하고 있다. 이처럼 모음 사이의 ㄹ을 ㄴ으로 교체하여 표기한 예가 이것 말고도 이 대문에서 더 찾을 수 있다. ‘무녈왕’(←무렬왕), ‘싸호기’(←싸호기), ‘머리’(←머리). 또한 앞에서 ‘니러(至)’로 표기되던 동사도 여기서는 ‘닐느러’로 바뀐 표기를 하고 있다. 반대로 모음 사이의 ㄴ을 ㄹ로 역표기한 예도 이 대문에서 볼 수 있다. ‘대라마’(←대내마 大柰麻).
병이 와 거 주006)
거:
-[圍] + -거(종속적 연결 어미). 둘러싸므로. 포위하므로.
필뷔 주007)
필뷔:
필부(匹夫) + -ㅣ(주격 조사). 필부가.
딕희고 주008)
딕희고:
지키고. ‘딕희-’는 ‘디킈-’의 ㅋ을 ㄱ, ㅎ으로 재음소화하여 표기한 것이다.
 주009)
:
또한.
싸호기 주010)
싸호기:
싸우기를.
스므나 주011)
스므나:
스믈[二十] + 남-[餘] + -(관형사형 어미). 스무남은[二十餘].
날을 주012)
날을:
날[日] + -을(목적격 조사). 날을.
매 고구녀 사이 주013)
혀:
혀-[引] + -어(연결 어미). 이끌고. 동사 ‘혀다’를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는 ‘다’로 표기하고 있다. ¶引導 아 길 알욀 씨라(석보상절 9 : 8ㄱ).
도로가고져 주014)
도라가고져:
돌아가고자.
더니 대라마 주015)
대라마(大柰麻):
신라 시대 17관등(官等) 가운데 열째 등급. 앞에서는 ‘대내마’로 표기되었다.
븍삽이 마니 주016)
마니:
가만히. 몰래. ‘마니’는 형용사 ‘만다’에서 파생된 부사인데, 이와 같이 ‘~다’류 용언이 부사 접미사 ‘-이’를 취하여 부사가 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어근에 바로 ‘-이’가 붙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 어간에 ‘-이’를 붙여서 부사를 만드는 방법인데, 둘째의 경우에는 ‘-’의 말음 ‘ㆍ’가 탈락한다. ‘만다’를 두고 첫째 방법으로 부사를 만들면 ‘마니’가 되고, 둘째 방법으로 하면 ‘만히’가 될 것이다. 그리고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는 둘째 음절의 모음 ㆍ와 ㅏ의 혼용으로 ‘마니’와 ‘니’가 함께 나타난다. ¶이 하히 欲心 아니 뮈워 마니 잇니라(월인석보 1 : 32ㄴ). 니 逃亡야 리 녀러오리다(월인석보 8 : 98ㄴ).
사을 브려 주017)
브려:
브리[使] + -어(연결 어미). 부려서. 시켜서. 원문에는 ‘브려’에 대응되는 한자가 ‘遣’으로 나타나 있어 ‘보내어’로 풀이함이 옳을 듯하다.
고 주018)
고:
고-[告] + -(설명법 어미). 알리되. 15세기에는 어미 ‘-’ 앞에 삽입모음의 첨가가 필수적이었으나 이 문헌은 삽입모음이 완전히 소실된 시기의 문헌이어서 15세기의 ‘고호’가 ‘고’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이 문헌에서도 삽입모음이 아직 남아 있는 예를 발견할 수 있다.
안해 주019)
안해:
안ㅎ[內] + -애(처격 조사). 안에. ‘안ㅎ’은 ㅎ종성 체언이다.
냥식 주020)
냥식:
양식(糧食). 식량.
다고 주021)
다고:
다-[盡] + -고(대등적 연결 어미). 다하고. 다 없어지고.
힘이 궁극 주022)
궁극(窮極):
소진(消盡)됨. 극도에 달함.
니라 대 주023)
대:
하니까.
고구녀 사이 다시 티거 주024)
티거:
티-[擊] + -거(종속적 연결 어미). 침공(侵攻)하므로.
필뷔 븍삽의 머리 주025)
머리:
머리[首]를. ‘’은 목적격 조사 ‘’의 변이형이다.
버혀 주026)
버혀:
버히-[斬] + -어(연결 어미). 〈칼로〉 베어.
받긔 주027)
받긔:
[外] + -의(처격 조사). 밖에. ‘받긔’는 ‘밧긔’의 변이형이다. 17세기에는 받침에서 ㅅ과 ㄷ의 혼용이 일어나 ㅅ받침이 ㄷ으로, ㄷ받침이 ㅅ으로 교체된 표기가 많이 나타난다.
더디고 주028)
더디고:
더디-[投] + -고(대등적 연결 어미). 던지고. ‘더디다’는 구개음화로 ‘더지다’가 되었다가 다시 ㄴ첨가가 일어나 오늘날의 ‘던지다’로 되었다. ¶抛子 : 더지다 (동문유해 상 : 29ㄱ).
주먹을 분발여 주029)
주먹을 분발여:
주먹을 불끈 쥐고.
버으리와다 주030)
버으리와다:
버으리왇-[拒] + -아(연결 어미). 거부하여. 항거하여.
싸호매 살이 주031)
살이:
살[矢] + -이(주격 조사). 화살이.
그 몸애 모니 주032)
모니:
몯-[集] + -니(종속적 연결 어미). 모이니. 집중되니.
피 흘러 발머리예 주033)
발머리예:
발머리[踵] + -예(처격 조사). 발꿈치에.
닐느러 주034)
닐느러:
이르러.
죽그니라 주035)
죽그니라:
죽-[死] + -으니라(평서법 어미). 죽었다. ‘죽그니라’의 표기는 이른바 중철(重綴) 방식의 표기이다. 중철이란 ‘죽으니라’와 같이 분철했을 때처럼 어간 말음 ㄱ을 받침 자리에 그대로 적어놓고는 그 ㄱ을 다시 모음 어미 ‘-으니라’의 두음 자리에 내려적은 이중의 표기 방식이다. 그렇게 해서 ‘죽그니라’가 된 것이다. 결국 중철 표기 ‘죽그니라’는 분철 표기 ‘죽으니라’의 ‘죽-’과, 연철 표기 ‘주그니라’의 ‘-그니라’가 통합된 표기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철은 두 가지 방식을 절충한 표기이므로 연철에서 분철로 변천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과도기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철 표기는 연철에서 벗어나 분철로 지향해 가는 문헌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 언해 | 이성 / 1617년(광해군 9)

필부혈전 - 필부가 혈전을 치르다
필부(匹夫)는 적성현(積城縣) 사람이다. 신라 태종무열왕 때에 필부는 적성현 현령(縣令)이 되어 있었는데, 고구려 군대가 쳐들어와 성을 포위하므로 필부가 성을 지키고 또한 싸우기를 20여 일이 되도록 하니, 고구려 군대가 군사들을 이끌고 돌아가고자 하였다. 〈이때〉 대내마(大柰麻)인 북삽(北歃)이 몰래 사람을 보내어 “성 안에는 식량이 다 떨어지고 힘이 소진된 상태이다.”라고 〈고구려 군대에〉 알려서, 〈돌아가려던〉 고구려 군대가 다시 공격해 왔다. 그러자 필부북삽의 머리를 베어 성 밖에 던지고 나서 주먹을 불끈 쥐고 적을 대항해 싸우는데, 화살이 그의 몸에 집중되니 피가 발꿈치에까지 흘러 전사하였다.
Ⓒ 역자 | 김문웅 / 2015년 5월 15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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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북삽(北喢):신라 시대 열째 등급인 대대마(大奈麻)이던 사람 이름.
주002)
필부(匹夫):신라 무열왕 때의 인물. 아찬(阿湌)인 존대(尊大)의 아들이며, 사량부(沙梁部) 출신이다. 무열왕 2년(655)에 고구려ㆍ말갈 연합군이 중성(重城, 지금의 積城)을 포위하였을 때 그 곳 수령으로서 끝까지 지키다 전사하였다.
주003)
시예:시(時) + -예(처격 조사). 때에.
주004)
혈녕:현령(縣令). 큰 현에 두었던 종 6품의 지방 장관. 한자어 ‘縣令’을 한글로 표기하면서 이 문헌에는 ‘현녕’ ‘현령’ ‘혈녕’ 등으로 혼기되고 있다. ‘혈녕’은 ‘현령’을 발음대로 표기한 것이다. ¶현녕 박심은 밀양부 사이니(효자도 2 : 30ㄴ). 원시 셔울 사이니 현령 니튱의 안해라(열녀도 6 : 7ㄴ).
주005)
고구녀:고구려(高句麗). 이 앞에서는 ‘高句麗’를 ‘고구려’로 표기하던 것을 이 대문에서는 등장하는 세 번 모두 ‘고구녀’로 표기하고 있다. 이처럼 모음 사이의 ㄹ을 ㄴ으로 교체하여 표기한 예가 이것 말고도 이 대문에서 더 찾을 수 있다. ‘무녈왕’(←무렬왕), ‘싸호기’(←싸호기), ‘머리’(←머리). 또한 앞에서 ‘니러(至)’로 표기되던 동사도 여기서는 ‘닐느러’로 바뀐 표기를 하고 있다. 반대로 모음 사이의 ㄴ을 ㄹ로 역표기한 예도 이 대문에서 볼 수 있다. ‘대라마’(←대내마 大柰麻).
주006)
거:-[圍] + -거(종속적 연결 어미). 둘러싸므로. 포위하므로.
주007)
필뷔:필부(匹夫) + -ㅣ(주격 조사). 필부가.
주008)
딕희고:지키고. ‘딕희-’는 ‘디킈-’의 ㅋ을 ㄱ, ㅎ으로 재음소화하여 표기한 것이다.
주009)
:또한.
주010)
싸호기:싸우기를.
주011)
스므나:스믈[二十] + 남-[餘] + -(관형사형 어미). 스무남은[二十餘].
주012)
날을:날[日] + -을(목적격 조사). 날을.
주013)
혀:혀-[引] + -어(연결 어미). 이끌고. 동사 ‘혀다’를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는 ‘다’로 표기하고 있다. ¶引導 아 길 알욀 씨라(석보상절 9 : 8ㄱ).
주014)
도라가고져:돌아가고자.
주015)
대라마(大柰麻):신라 시대 17관등(官等) 가운데 열째 등급. 앞에서는 ‘대내마’로 표기되었다.
주016)
마니:가만히. 몰래. ‘마니’는 형용사 ‘만다’에서 파생된 부사인데, 이와 같이 ‘~다’류 용언이 부사 접미사 ‘-이’를 취하여 부사가 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어근에 바로 ‘-이’가 붙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 어간에 ‘-이’를 붙여서 부사를 만드는 방법인데, 둘째의 경우에는 ‘-’의 말음 ‘ㆍ’가 탈락한다. ‘만다’를 두고 첫째 방법으로 부사를 만들면 ‘마니’가 되고, 둘째 방법으로 하면 ‘만히’가 될 것이다. 그리고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는 둘째 음절의 모음 ㆍ와 ㅏ의 혼용으로 ‘마니’와 ‘니’가 함께 나타난다. ¶이 하히 欲心 아니 뮈워 마니 잇니라(월인석보 1 : 32ㄴ). 니 逃亡야 리 녀러오리다(월인석보 8 : 98ㄴ).
주017)
브려:브리[使] + -어(연결 어미). 부려서. 시켜서. 원문에는 ‘브려’에 대응되는 한자가 ‘遣’으로 나타나 있어 ‘보내어’로 풀이함이 옳을 듯하다.
주018)
고:고-[告] + -(설명법 어미). 알리되. 15세기에는 어미 ‘-’ 앞에 삽입모음의 첨가가 필수적이었으나 이 문헌은 삽입모음이 완전히 소실된 시기의 문헌이어서 15세기의 ‘고호’가 ‘고’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이 문헌에서도 삽입모음이 아직 남아 있는 예를 발견할 수 있다.
주019)
안해:안ㅎ[內] + -애(처격 조사). 안에. ‘안ㅎ’은 ㅎ종성 체언이다.
주020)
냥식:양식(糧食). 식량.
주021)
다고:다-[盡] + -고(대등적 연결 어미). 다하고. 다 없어지고.
주022)
궁극(窮極):소진(消盡)됨. 극도에 달함.
주023)
대:하니까.
주024)
티거:티-[擊] + -거(종속적 연결 어미). 침공(侵攻)하므로.
주025)
머리:머리[首]를. ‘’은 목적격 조사 ‘’의 변이형이다.
주026)
버혀:버히-[斬] + -어(연결 어미). 〈칼로〉 베어.
주027)
받긔:[外] + -의(처격 조사). 밖에. ‘받긔’는 ‘밧긔’의 변이형이다. 17세기에는 받침에서 ㅅ과 ㄷ의 혼용이 일어나 ㅅ받침이 ㄷ으로, ㄷ받침이 ㅅ으로 교체된 표기가 많이 나타난다.
주028)
더디고:더디-[投] + -고(대등적 연결 어미). 던지고. ‘더디다’는 구개음화로 ‘더지다’가 되었다가 다시 ㄴ첨가가 일어나 오늘날의 ‘던지다’로 되었다. ¶抛子 : 더지다 (동문유해 상 : 29ㄱ).
주029)
주먹을 분발여:주먹을 불끈 쥐고.
주030)
버으리와다:버으리왇-[拒] + -아(연결 어미). 거부하여. 항거하여.
주031)
살이:살[矢] + -이(주격 조사). 화살이.
주032)
모니:몯-[集] + -니(종속적 연결 어미). 모이니. 집중되니.
주033)
발머리예:발머리[踵] + -예(처격 조사). 발꿈치에.
주034)
닐느러:이르러.
주035)
죽그니라:죽-[死] + -으니라(평서법 어미). 죽었다. ‘죽그니라’의 표기는 이른바 중철(重綴) 방식의 표기이다. 중철이란 ‘죽으니라’와 같이 분철했을 때처럼 어간 말음 ㄱ을 받침 자리에 그대로 적어놓고는 그 ㄱ을 다시 모음 어미 ‘-으니라’의 두음 자리에 내려적은 이중의 표기 방식이다. 그렇게 해서 ‘죽그니라’가 된 것이다. 결국 중철 표기 ‘죽그니라’는 분철 표기 ‘죽으니라’의 ‘죽-’과, 연철 표기 ‘주그니라’의 ‘-그니라’가 통합된 표기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철은 두 가지 방식을 절충한 표기이므로 연철에서 분철로 변천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과도기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철 표기는 연철에서 벗어나 분철로 지향해 가는 문헌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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