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원항적 - 신길원이 왜적에게 항거하다
현감인 신길원(申吉元)은 서울 사람인데, 임진년(1592) 문경(聞慶) 고을의 원(員)으로 있을 때 왜적에게 잡혀 갔다. 왜적이 환도(還刀)를 빼어들고 협박하여 이르기를, “네가 고을 원으로서 말 달리기를 잘하느냐?”고 하니, 신길원이 이르기를, “나는 선비인데 어찌 능히 말 달리기를 하겠느냐?”라고 하였다. 왜적이 또 협박하여 이르기를, “너는 빨리 항복하고 서명(署名)하라.”고 하였으나, 신길원은 또 굴복하지 않았다. 왜적이 또 “길을 안내하라”고 하였지만, 신길원은 길을 알지 못한다면서 거부하고는 손으로 목을 가리키며 이르기를, “빨리 베어라.”고 꾸짖기를 입에서 그치지 않으니, 왜적의 장수가 크게 성을 내어 신길원의 한쪽 팔을 베고 이르기를, “길을 안내하지 못하겠느냐?”고 하였다. 그러자 신길원이 이르기를, “팔 없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하니, 왜적이 신길원을 마디마디 베어 죽였다. 지금의 임금께서는 정문을 내리셨다.
Ⓒ 역자 | 김문웅 / 2015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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