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혜장가 - 실혜가 긴 노래를 짓다
실혜(實兮)는 경주부 사람으로서 대사(大舍)인
순덕(純德)의 아들이다. 성품이 강직하여 정도를 지키고 구차한 일은 하지 않았다. 간사한
진제(珍堤)라는 사람이 자주 임금에게 〈실혜가 잘못이 있는 것처럼 꾸며〉
참소 주044) 참소(讒訴): 헐뜯어서 잘못이나 죄가 있는 듯이 꾸며 고하여 바치는 짓.
함으로써 〈
실혜는〉
영림(泠林)으로 내쫓겨 벼슬살이를 하게 되었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그대는 조부모대부터 충성하는 것으로 세상에 소문이 났었는데, 이제 아첨하는 신하의 훼방함을 당하여 멀리
죽령(竹嶺) 밖의 벽지에서 벼슬살이를 하게 되었으니 어찌 바른 대로 아뢰어 스스로 바로잡지 않는가?” 하니,
실혜가 대답 주045) 대답(對答): 대답. 질문이나 부르는 말에 답함.
하여 말하기를, “옛날에 굴원(屈原)이 외로이 충직하다가 내쫓김 당한 것을 보면, 옛날부터 〈아첨하는 신하가 임금을 미혹케 하여 충성스러운 신하가 쫓겨나는〉 그런 일이 있었으니, 어찌 족히 슬퍼하겠는가?” 하면서, 드디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서 긴 노래를 지어 그것으로 자신의 뜻을 표하였다.
Ⓒ 역자 | 김문웅 / 2015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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