或有未具摩醯眼者댄 今再爲汝야 註破호리라 無陰陽地예 光明發現了也며 無根樹子애 開花了也며 呌不響山谷애 淸風起了也커다
Ⓒ 구결 | 순창 취암사 / 1567년(선조 즉위년) 월 일
或혹有유 주001) 혹유(或有): 혹 ~이 있다. 혹은 ~이 있다. 혹시 ~이 있다.
摩마醯혜王 주002) 마혜왕(摩醯王): 마혜왕. 마혜수라(摩醯首羅)라고도 음역하는데, 범어로는 ‘Maheśvara’. 대자재천왕(大自在天王)과 같은 말. 외도로서, 색계(色界)의 정상(頂上)에 있는 천신(天神)의 이름. ‘색계’는 욕계(欲界)와 무색계의 중간 세계로, 탐욕에서는 벗어났으나 육체를 가진 존재들이 사는, 아직 색심(色心)까지는 벗지 못한 세계를 말한다.
의
누니 주003) 누니: 눈이. 여기 ‘눈’[眼]은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힘. 안목(眼目). 즉 사물을 보고 분별하는 견식.
디 주004) 디: 갖추어지지. -[具]+디(연결어미). 여기 ‘-’은 자동사로 사용되었으나, 중세국어에서는 자·타동사 두 기능을 가진 동사로, 이를 ‘자·타 양용동사’ 또는 ‘중립동사’라고도 한다. ‘-〉-’으로 표기한 것은 8종성가족용법에 따른 결과이다. ¶體 읏드미니 얼굴 씨 體오(체는 으뜸이니 형체를 가지는 것이 체이고)〈법화경언해 1:148ㄱ〉. 性이 제 號 如來藏이라 고 〈월인석보 9:21ㄱ〉. 備 비. 具 구〈1576 신증유합 상:9ㄴ〉.
몯홀딘댄 주005) 몯홀딘댄: 못할진댄. 못할 것 같으면. ‘X(오/우)ㄹ딘댄’은 “Xㄹ 것이면” 정도의 뜻으로, 선행절의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후행절 사실의 조건이나 이유, 근거로 삼음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1464년까지 성립된 문헌에는 ‘-(오/우)ㅭ딘댄’ 또는 ‘-(오/우)ㄹ띤댄’으로 표기되었으나, 1465년 원각경언해부터는 ‘ㆆ’과 ‘각자병서’ 폐지로 표제어처럼 적었다. ¶이 말옷 虛티 아니딘댄 내 두 히 도로 녜 리라〈석보상절 20:19ㄴ〉. 正宗 通達코져 홀띤댄 모로매 몬져 序分을 굘띠니〈법화경언해 1:16ㄴ〉.
이제 다시
너희 주006) 너희: 너희를. 구결문 ‘今再爲汝야’에서 ‘汝’에 대한 번역. ‘너희’는 단수형 2인칭 대명사 ‘너’에 접미사 ‘-희’가 붙은 2인칭 대명사의 복수형이다. 여기에 다시 복수 접미사 ‘-ㅎ’을 붙인 ‘너희ㅎ’[汝等]도 공존하지만 큰 차이가 없다. ¶善男子하 두리여 마오 너희 一心로 觀世音菩薩ㅅ 일후믈 일라〈석보상절 21:6ㄱ〉. 一切 大衆려 닐오 너희히 一心로 合掌 恭敬 禮라〈월인석보 23:45ㄱ〉.
爲위야
닐오리라 주007) 닐오리라: 이르리라. 말하리라. 니-[註]+오+리+라. ‘니-’는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불규칙활용을 하여 어간이 ‘닐ㅇ-’로 교체되며, ‘’불규칙활용 중 이른바 ‘ㄹ·ㅇ’형. ‘-오-’는 인칭활용으로 종결형이나 연결형에서 주어가 1인칭대명사[나] 등 화자일 때 결합하는선어말어미. ‘-오/우-’가 연결되어 주체의 주관적 의도가 개재된 동작이나 상태를 나타내므로 ‘의도법’ 선어말어미로 보기도 한다.
陰음陽 주008) 음양(陰陽): 음양. 그늘과 빛. 어둠과 빛. 음지와 양지. 우주 만물의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기운으로 이원적 대립 관계를 나타내는 것.
업슨 주009) 업슨: 없는. ‘업슨’은 ‘없-’[無]에 관형사형어미 ‘은’의 통합형. 현대국어에서 ‘있다·없다’는 동사와 형용사의 어느 하나에 귀속시키기 어려운 점이 많으나, 중세국어에서는 ① ‘잇다’[有]는 동사에 가깝고, ② ‘없다’는 형용사의 활용과 같다. ¶① 잇다, 잇, 잇니라, 잇노니 등. ② 업다, 업슨, 업스니라, 업소니 등.
해 주010) 해: 땅에. 땅과. ㅎ[地]+애(처소의 부사격조사). ‘〉’형은 17세기 전반 문헌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해 업더여 니디 아니대 도적이 베티니라〈1617 동국신속삼강행실도 열4:64ㄴ〉.
光明
남도 주011) 남도: 남도. (밝은 빛이) 나오는 것도. 나-[發現]+암(명사형어미)+도(보조사). 방점이 표기된 15세기 관판 문헌에서라면 어간 말음이 ‘ㅏ/(ㅑ)’일 때는 명사형어미 ‘-암’과, ‘ㅓ/ㅕ’일 때는 ‘-엄’과 통합하되 ‘-아/어-’는 생략(흡수)되고 성조는 변동했다. 일반적으로 명사형어미를 ‘-옴/-움’으로 보고 있으나 음운론적 관점에서는 명사형어미에 ‘옴/움’, ‘암/엄’이 있었고, 어간말 모음의 음운환경에 따라 선택 적용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합당하다. ¶:하〈원각경언해 하3-2:42ㄱ〉. :자·매〈능엄경언해 10:82ㄱ〉. :셔미〈금강경삼가해 2:50ㄴ〉. :녀·미〈석보상절 9:21ㄴ〉.
며 주012) 며: 마치며. 마치었으며. 구결문 ‘光眀發現了也며’에서 ‘了也며’에 대한 번역이다. ‘了’는 어조사로서, 문말(文末)에 붙어 결정, 과거, 완료 등의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현대어 번역에서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마치었으며’로 풀이한다.
불휘 주013) 불휘: 뿌리. 근본. 근원. 사물이나 현상을 이루는 근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오늘날 표준어 ‘뿌리’는 20세기초 ‘리’의 직접적 계승이라 할 수 있다. 이 어형의 형성과 관련이 깊은 것을 중세국어 자료에서 찾아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15세기 문헌에서는 ‘불휘’만, 16세기 문헌에는 ‘불휘’를 비롯하여 ‘불회, 불희, 불’, 그리고 ‘휘, 희’ 등이 나타난다.
업슨
남몽산화상육도보설언해:41ㄴ
긔 주014) 남긔: 나무에. [木·樹]+의(처소의 부사격조사). 15세기 국어에서 ‘나모’[木]는 뒤에 오는 조사의 음운환경에 따라 2가지 어형으로 실현되었다. ①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통합될 때. ¶남, 남, 남, 남로, 남기라 등. ② 나모:공동격조사 ‘와’와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관형격 ‘ㅅ’ 등)와 휴지가 올 때. ¶나모와, 나못그티, 나모, 나모 아래 등.
곳 주015) 곳: 꽃. 종성부용초성 표기 ‘곶’을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종성 ‘ㅈ’과 동일서열(치음)의 전청자인 ‘ㅅ’으로 간략 표기한 것이다. 용비어천가(1445~1447)와 월인천강지곡(1447)에는 오늘날과 같은 받침 표기법을 일부 적용하여 ‘곶’과 같이 썼다. ¶불휘 기픈 남 매 아니 뮐 곶 됴코 여름 하니〈용비어천가 2장〉. 모딘 곶 먹고 저도 주구니〈월인천강지곡 135장〉.
품도 주016) 품도: 핌도. 피는 것도. 프-[開]+움(명사형어미)+도(보조사). 여기 ‘도’는 그것 외에 그와 유사한 것이 더 있음을 암시하면서 첨가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며
울오 주017) 울오: 소리지르되. 울부짖되. 우르-[叫]+오(연결어미). 만약 어간을 ‘울-’로 본다면 당시 표기법에 따라 ‘우로’로 연철 표기하였을 것이다. 중세국어에서 어간 ‘우르-’는 뒤에 모음 어미와 결합할 때 용언의 어간이 ‘울ㅇ-’로 활용하였으며, 이때 제2음절 초성 ‘ㅇ’는 유성후두마찰음 [ɦ]로 해석된다. ¶窮子ㅣ 놀라 울어 닶겨 해 디여 이 사미 나 잡니[窮子ㅣ驚喚야 迷悶躃地야]〈법화경언해 2:240ㄱ〉.
소 주018) 소: 소리. 메아리. 구결문 ‘呌不響山谷애’의 ‘不響(불향)’에 대한 보충 번역. 15세기 일반형은 ‘소리’이며 아주 적게 ‘소’형도 나타난다. 그런데 16세기 문헌에는 ‘소리’형은 거의 없고 ‘소’형이 주로 사용되었다. ¶音은 소니 光明에셔 말니라 〈월인석보 1:33ㄱ〉. 音 소 음, 聲 소 〈1527 훈몽자회 상:15ㄱ〉.
업슨
묏고 주019) 묏고: 산골짝에. 산골짜기에. 뫼[山]+ㅅ(관형격조사)+골[谷]+(처소부사격조사).
淸風
니러남도 주020) 니러남도: 일어남도. 일어나는 것도. 어간 ‘니러나-’는 통사적 합성어. 닐-[起]+어(연결어미)#나-[出]+암(명사형)+도(보조사). ‘일어나-’는 어떤 현상이 발생함을 뜻한다.
거다 주021) 거다: 마치었다. ‘淸風起了也커다’에서 ‘了也커다’에 대한 번역. -[了]+거(확인법)+다(종결어미). 어간 ‘-’이 자음어미 앞에서 종성을 팔종성가족용법에 따라 ‘ㅊ→ㅅ’으로 표기한 것이다. 이 글이 백화문(白話文)이라면 ‘了’는 완료를 나타내므로 ‘淸風起了也커다’는 “맑은 바람이 일어났다” 정도가 무난할 터인데, 언해자는 이 텍스트를 한문으로 보고 ‘了’를 ‘마치다’로 번역한 것이 아닌가 한다.
Ⓒ 언해 | 순창 취암사 / 1567년(선조 즉위년) 월 일
혹 마혜왕(摩醯王)의 눈이 갖추어지지 못했을 것 같으면, 지금 다시 너희를
(여러 불자들을)
위하여 말해주리라. 음양(陰陽)이 없는 땅에 광명(光明)이 나옴도 마쳤으며, 뿌리 없는 나무에 꽃이 피는 것도 마쳤으며, 울되
(크게 소리 지르되)
소리
(메아리)
없는 산골짜기에 청풍(淸風) 일어남도 마치었다.
Ⓒ 역자 | 정우영 / 2013년 11월 30일
【〇摩마醯혜王 修슈羅라天텬 주022) 수라천(修羅天): 아수라(阿修羅) 세계. ¶修羅 예셔 닐오매 하 아니니 嗔心이 하 하 뎌기 업슨 젼라 [수라(아수라)는 여기서 이르기에 하늘이 아니니, 진심(嗔心)이 많아서 하늘의 행적이 없는 까닭이다.]〈법화경언해 1:50ㄴ~51ㄱ〉.
사미라 주023) 사미라: 사람이다. 사[人]+이(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연철 표기로는 ‘사미라’, 분철로는 ‘사이라’. 여기 ‘사미라’는 명사 ‘사’의 제2음절 말음 ‘ㅁ’을 후행음절(이-)의 초성 ‘ㅁ’에도 중복 표기한 중철표기이다.
그 사 주024) : 얼굴에. 낯에. [面]+(부사격조사). 중세국어에서 ‘’은 “안면”을, ‘얼굴’은 “형체·모습”을 뜻하였다. ‘얼굴’은 근대국어 시기에 들어서 점차 [안면·낯]으로 의미가 축소 변화하여 현대국어로 계승되었다.
누니 서히니 주025) 서히니: 셋이니. 서ㅎ[三]+이(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 15,16세기 일반형은 ‘세히니’인 것으로 볼 때, 이 책에 집중적으로 나오는 ‘서히니’는 이 책의 간행지인 전라도 순창 지역어일 가능성이 크다. ¶하콰 콰 사과 서히 三삼才이라(하늘과 땅과 사람, 이 셋이 삼재이다.)〈몽산화상육도보설 26ㄴ〉.
學者쟈 주026) 학자(學者): 불도(佛道)를 배우는 사람. 부처의 가르침을 배워 깨달으려는 사람.
戒계定慧혜 주027) 계정혜(戒定慧): 계(戒, 계율)와 정(定, 선정)과 혜(慧, 지혜). 계(戒)는 몸·입·뜻으로 범할 나쁜 짓을 방지하는 것. 정(定)은 산란한 마음을 한 경계에 머물게 하는 것. 혜(慧)는 진리를 깨닫는 지혜. 불도(佛道) 수행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지키는 ‘계·정·혜’ 이 세 가지는 가장 중요한 것이며, 모든 불법이 포섭되는 궁극적인 것이다.
三삼句구 주028) 삼구(三句): 세 구(句). 구(句)는 일반적으로 문장이 끊어지는 곳을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계(戒)·정(定)·혜(慧)의 세 단어. ¶句 말 그츤 히라 含은 머구믈씨라(구는 말이 끊어진 곳이다. 함은 머금는다는 것이다.)〈월인석보 서:8ㄱ〉.
조미 주029) 조미: 갖춤이. 여기 어간 ‘-’은 타동사로 파악된다. ‘-’은 자·타동사 양용동사. 또는 능격동사. 최근에는 중립동사라고도 부른다. -[具]+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集一切功德은 萬德이 圓히 조미오 〈월인석보 18:69ㄱ〉. 集一切功德은 萬德이 두려이 샤 니시고(집일체공덕은 만덕이 원만하게 갖추어지심을 이르시고)〈법화경언해 7:9ㄴ〉.
摩마醯혜王 누니 서히 조미 주030) 조미: 갖추어짐과. -[具]+옴(명사형어미)+이(비교 부사격조사). 언해문의 “누니 서히 조미 니라”에 나타나는 ‘조미’는 동사 어간 ‘-’에 명사형어미 ‘옴’과 비교 부사격조사 ‘이’가 통합된 어형으로 주어 ‘서히’[三]에 대한 서술어로서, 자동사로 쓰인 것이 앞의 예와 다르다.
니라 無무陰음陽地디 주031) 무음양지(無陰陽地): 음양이 없는 땅. ‘음양’은 ‘어둠과 빛’ 같은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法법身신体톄오 주032) 법신톄(法身体)오: 법신(法身)의 본체이고. 法身+體(톄)+Ø(서술격)+고(어미). 법신(法身)은 부처의 삼신(三身)의 하나. 불법(佛法)을 신체에 비유해 표현한 말로서, 법계(法界)의 이치와 일치하는 부처의 몸. ¶부텻 모 세 가지로 니 淸淨法身毗盧遮那와 圓滿報身盧舍那와 千百億化身釋迦牟尼시니라 … 一切法이 가진 佛性이니 이 衆生마다 뒷논 제 性이니 일훔도 업건마 구쳐 法身이라 니라(부처의 몸을 세 가지로 말하는데, 청정 법신 비로자나와 원만 보신 로사나와 천백억 화신 석가모니이시다. … 모든 법이 한가지인 불성인데, 이것이 중생마다 가지고 있는 저의 불성[性]이니, 이름도 없지만 굳이 ‘법신’이라고 하는 것이다.)〈월인석보 2:52ㄴ〉
光明發발現현 주033) 광명발현(光明發現): 광명(빛)을 발하는 것. 빛이 나옴. 언해에서는 ‘光明 남’(광명이 나옴)으로 번역하였다.
法법身신用 주034) 법신용(法身用): 법신의 용(用). 법신의 작용.
이라 無무根근樹슈子 주035) 報보身신体톄 주036) 보신체(報身体): 보신의 본체. 보신(補身)은 석가여래의 삼신(三身)의 하나. 인위(因位; 부처가 되려고 수행하는 기간)에 지은 한량없는 원(願)과 행(行)의 과보로 나타난 만덕이 원만한 불신(佛身).
오 開花화了료也야 주037) 개화료야(開花了也): 꽃이 피었다. 구결문의 ‘開花了也며’를 언해에서는 ‘곳 품도 며’(꽃 핌도 마쳤으며)라 번역하였다. 이를 백화문으로 보면 “꽃이 피었으며”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報보身신用이라 呌규不블響山산谷곡 주038) 규불향산곡(叫不響山谷): 소리 지르되 산골짜기에 소리가 들리지 않음(메아리치지 않음).
化화身신体톄 주039) 화신체(化身體): 화신의 본체. 화신(化身)은 신통으로 나타낸 신체. 변화되어 나타난 신체. 부처의 임시적인 모습. 임시적인 모습으로 출현한 부처. 중생을 교화 구제하기 위해 부처가 자신을 변화시켜 중생의 모습을 취한 것.
오 淸風起긔了류(료)也야 주040) 청풍기료야(淸風起了也): 맑은 바람이 일어났다. 언해에는 ‘淸風() 니러남도 거다’(맑은 바람이 일어남도 마치었다)로 번역하였으나, 이를 백화문으로 보면 “청풍이 일어났다(불었다).” 정도로 풀이될 것이다.
化화身신用()이라 닐올뎐 주041) 닐올뎐: 말할 것 같으면. 말할 경우에는. (굳이) 말한다면. 니-[云]+올뎐(연결어미). 동사 어간 ‘니-’에 조건이나 가정의 기능을 나타내는 어미구조체 ‘-(오/우)ㄹ뎐’이 통합된 어형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정도의 뜻을 나타낸다. 어미 ‘-ㄹ뎐’은 음독구결에서는 ‘’ 또는 ‘’으로 표기되었다. 15세기 문헌에서는 육조법보단경언해(1496)에 한 예가 보이지만, 16세기 지방 문헌 중에서 정속언해(1518)에 4개가, 사법어(고운사·빙발암·송광사판)에 1개(홀뎐←홀뎬)가 나타난다. 15세기 문헌에서는 원각경언해(1465) 이전 문헌에서는 ‘-(오/우)ㅭ뎬’ 또는 ‘-(오/우)ㄹ뗸’ 등으로, 그 후로부터는 ‘-(오/우)ㄹ뎬’으로 표기되었다. ¶이 經을 닐뎬 威音王 야 〈월인석보 17:90ㄱ〉. 第一淸淨 구홀뗸 世尊 시니 업슬〈법화경언해 3:187ㄴ〉. 作작法법홀뎐 네 이리 자 리니 네 이 나〈1496 육조법보단경언해 상:4ㄴ〉. 大凡디 行脚홀뎐 모로매 이 道로 져 뇨리니〈1517 사법어언해(고운사판) 3ㄴ〉. 집블 올케 홀뎐 모로미 몸 닷고모로 비릇니〈1518 정속언해 5ㄴ〉.
体톄勾구와 用勾구와 中間간句구왜라 주042) 중간구(中間句)왜라: 중간 구절이다. 중세국어에서는 체언을 나열할 때는 그 뒤에 공동격조사 ‘와/과’로 마지막 체언까지 연결한 다음에 이 명사구에 필요한 조사를 연결하였다. 즉 “N1과/와 N2과/와+(조사)”와 같은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당시 곡용의 질서였다. ¶一切 믜 相이 업서 입시울와 혀와 엄과 니왜 다 됴며 고히 길오(일체의 미운 상이 없어 입술과 혀와 어금니와 이가 모두 좋으며 코가 길고)〈석보상절 19:7ㄴ〉.
】
Ⓒ 언해 | 순창 취암사 / 1567년(선조 즉위년) 월 일
【○마혜왕(摩醯王)은 수라천(修羅天) 사람이다. 그 사람의 낯(얼굴)
에는 눈이 셋이니, 〈불도를〉 배우는 자의 계·정·혜(戒定慧) 3구 갖춤이 마혜왕의 눈 셋이 갖추어져 있는 것과 같으니라. 무음양지(無陰陽地; 음양이 없는 땅)
는 법신(法身)의 체(體; 본체)
이고, 광명발현(光明發現; 광명이 나옴)
은 법신의 용(用; 작용)
이다. 무근수자(無根樹子; 뿌리 없는 나무)
는 보신(報身)의 체이고, 개화료야(開花了也; 꽃이 핌)
는 보신의 용이다. 규불향산곡(呌不響山谷; 소리치되 산골짝에 메아리 소리가 없음)
은 화신(化身)의 체이고, 청풍기료야(淸風起了也; 청풍이 일어남)
는 화신의 용이다. 또 〈이를〉 말할 것 같으면 체구(體句)와 용구(用句)와 중간구(中間句)이다.】
Ⓒ 역자 | 정우영 / 2013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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