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결 | 순창 취암사 / 1567년(선조 즉위년) 월 일
若人이 欲了知三世一切佛린댄 應觀法界性에 一切唯心造인호리라
Ⓒ 구결 | 순창 취암사 / 1567년(선조 즉위년) 월 일
다가 주004) 다가: 만약에. 구결문의 “若人이”에서 ‘若’에 대한 번역. 15세기에서 18세기 문헌까지 ‘다가’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다가, 점차 ‘만일(萬一), 만약(萬若)’ 등 한자어로 대치된다. ¶다가 國王이 出家 사미 큰 罪業 지든 보고[若有國王見出家人作大罪業]〈월인석보 25:34ㄱ〉. 다가 이 經에[若於是經]〈능엄경언해 1:3ㄴ〉.
사미
삼셰일졔불 주005) 삼세일체불(三世一切佛): 과거·현재·미래 등 삼세(三世)의 모든 부처님. 언해 원문의 ‘일졔’는 ‘一일切쳬’(1ㄱ)의 오각(誤刻)이다.
알오져 주006) 알오져: 〈완전히〉 알고자. 알-[知]+고져(의도의 연결어미). 한문 ‘欲了知’에 대한 번역으로, 축자적(逐字的) 번역이라면 ‘ 알오져’ 정도의 번역이 기대된다. ¶바 自性을 아샤[直了自性샤]〈월인석보 서:18ㄴ〉. 이티 알면[如斯了悟면]〈금강경삼가해 2:12ㄴ〉. ‘-고져’가 15세기 문헌부터 20세기 문헌에까지 보편적으로 나타난 반면, ‘-고쟈’는 16세기 『속삼강행실도』(1514)에서부터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여 점차 늘어나 20세기에 국어 표준어 형태로 정착된다. ¶ 놀 고기 먹고쟈 커늘〈속삼강행실도 효:2ㄱ〉. ‘ㄹ’을 말음으로 가진 어간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가 올 때 후음 ‘ㅇ’로 약화되는 규칙에 따라 ‘-고X→오X’로 표기한 것임. 이 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은 예가 16세기 전반 문헌부터 간헐적으로 나타나다가 16세기 후반 전라도 방언을 반영한 송광사판 『초발심자경문언해』에 여러 개가 나타난다. ¶밥 구 렴 마로리니 믄득 년이 니를거〈초발심자경문언해 27ㄱ〉.
홀딘댄 주007) 홀딘댄: 할 것이면. 할진대는. 어간 ‘-’에 통합하면 어미 구조체 ‘-(오/우)-ㄹ딘댄’은 “-ㄹ 것이면” 정도의 뜻으로, 어떤 사실이 뒷말의 조건이나 가정을 나타낸다. 정음 초기문헌부터 동사 어간 뒤에 “-(오/우)-ㅭ딘댄” 또는 “-(오/우)-ㄹ띤댄”으로 표기되다가 『원각경언해』(1465)부터는 ‘ㆆ’과 ‘각자병서’가 폐지된 표기로 개정되었다. ¶想 딘댄〈월인석보 8:6ㄱ〉. 다가 修行호려 홀띤댄〈1464 금강경언해 13ㄱ〉.
법계 주008) 법계성(法界性): 법계(法界)의 성(性). 법계의 본성, 법계의 성품. (1) ‘법계’는 ① 모든 존재의 총칭. 둘로 나누면, 하나는 세계 또는 우주 전체, 다른 하나는 진리 자체인 진여(眞如). 이 둘을 종합하면 인과의 이치에 지배되고 있는 범위. ② 화엄종에서는 현실에서 있는 그대로의 세계. 여러 분류와 해석 중에서 징관(澄觀)이 정리한 4종 법계가 화엄종을 대표한다. ㉮ 사(事)법계: 사물·현상의 세계. ㉯ 이(理)법계: 이치의 세계. ㉰ 이사무애(理事無礙)법계: 이치와 사물·현상이 교류·융합하는 세계. ㉱ 사사무애(事事無礙)법계: 사물·현상이 서로 교류·융합하는 세계. (2) ‘법성’은 모든 법의 본성 또는 체성(體性). 진여(眞如), 진여 법성, 진법성(眞法性), 진성(眞性) 등 각 학파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에 일쳬 오직
로 주009) 로: 마음으로. [心]+로(도구의 부사격조사). 중세국어 ‘’[心]은 차자표기에서는 ‘心音’〈향가 도솔가〉으로, 전사자료에서는 ‘心 墨怎’(*)〈1408 조선관역어,신체〉으로, 15세기 관판 한글문헌에서는 ‘’, 16세기 문헌(관판·지방판)에는 15세기부터 써오던 ‘’을 비롯하여 ‘’과 ‘’ 등이 더 등장한다. ¶直隱心音矣命叱使以惡只〈도솔가〉. 붓그러온 을 내여〈1560 육자신주 9ㄱ〉. 믈러날 내디 말며〈1577 초발심자경문언해 14ㄱ〉.
짓 주010) 짓 : 짓는 것을. 만드는 것을. 짓는다는 것을. 구결문의 “一切唯心造인”에서 ‘…造인’에 대한 번역.
반기 주011) 반기: 반드시. 응당. 마땅히. 반[應]+이(부사파생접미사). 구결문의 “應觀法界性에”에서 ‘應’에 대한 번역. ¶方正은 모나미 반씨오 〈월인석보 2:41ㄴ〉. 當 반 당〈1575 광주판 천자문 11ㄴ〉. 반 필 必〈1576 백련초해 1ㄴ〉.
보리라
【應觀관法법界계性 주012) 응관법계성(應觀法界性): 마땅히 법계(法界)의 성(性; 본성, 성품, 체성)을 관하여야 한다.
이라 호 心심眞진如여門문 주013) 심진여문(心眞如門):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에서 말하는 중생심(衆生心)의 이중구조 중 하나. 일심(一心)의 본체는 미혹(迷惑)을 초월한 불변의 진여.
이니 미 生滅멸 업슨 고디라 一일切쳬唯유心심造조ㅣ라 호 心심生滅멸門문 주014) 심생멸문(心生滅門): 일심(一心)이 끊임없이 생멸(生滅)을 거듭하는 현상적인 측면.
이니 미 染염淨緣 주015) 염정연(染淨緣): 번뇌와 번뇌에 물들지 않은 인연. 염(染)은 ‘물든다, 더럽힌다’는 것으로 번뇌를 말하며, 정(淨)은 ‘깨끗하다’는 것이니 번뇌를 여읜 청정한 것.
조차 四聖 주016) 사성(四聖): 10계(界) 중에서 4종의 성자계(聖者界). 여러 가지로 나뉜다. ① 성문(聲聞)·연각(緣覺)·보살(菩薩)·불(佛). ② 아미타불·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대해중보살. ③ 성문 증과(證果)의 4지위. 예류과(預流果)·일래과(一來果)·불환과(不還果)·아라한과(阿羅漢果). 15세기 문헌에도 몇 가지가 나타나는데, 여기서는 ①로 보는 것이 무난하다. ¶四聖 부텨와 三乘괘오〈월인석보 11:101ㄴ〉. 聲聞 辟支 菩薩 佛이 四聖이시니〈월인석보 18:85ㄱ〉. 聲聞 辟支 菩薩 佛은 일후미 四聖이시니〈1463 법화경언해 7:27ㄱ〉.
과 六륙凢범 주017) 육범(六凡): 10계(界) 중에서 6종의 범부계(凡夫界). 지옥·아귀(餓鬼)·축생(畜生)·아수라(阿修羅)·인간(人間)·천상(天上). ¶天 人 地獄 餓鬼 畜生 脩羅ㅣ 六凡이오〈월인석보 18:85ㄱ〉. 天 人 獄 鬼 畜 脩羅 일후미 六凡이오〈법화경언해 7:27ㄱ〉.
괘 욀시라 이 들 알면 三삼世셰佛불를 아라 부텨 외리라 이럴 이 말 들 알면 地디獄옥이 헐여 주018) 헐여: 헐리어. 헐-[破·壞]+이(피동접미사)+어(연결어미). 말음이 ‘ㄹ’인 어간 뒤에 피동 또는 사동 접미사 ‘-이/오/우-’ 등이 결합할 때는 분철(分綴)하는 것이 중세국어 표기법의 질서였다. ¶不壞 아니 헐 씨라〈석보상절 23:11ㄱ〉. 破 헐 씨라〈능엄경언해 7:52ㄱ〉. 地 얼굴 료미 이셔 겨 걸이고〈원각경언해 상2-2:30ㄱ〉. 이 因티 아니면 智 길오디 몯리라〈금강경삼가해 3:56ㄴ〉. 苗 길움 니〈원각경언해 하2-1:33ㄱ〉.
업스리라】
Ⓒ 언해 | 순창 취암사 / 1567년(선조 즉위년) 월 일
만약 사람이 삼세(三世)의 모든 부처를 알고자 할진대, 법계(法界)의 성
(性; 본성, 성품)
에 일체를 오직 마음으로 짓는다는 것을 반드시 보아야 하리라.
【응관법계성(應觀法界性)이라 함은 심진여문(心眞如門)이니 마음이 생멸(生滅)이 없는 것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함은 심생멸문(心生滅門)이니 마음이 염정연(染淨緣)을 좇아 사성(四聖)과 육범(六凡)이 되는 것이다. 이 뜻을 알면 삼세의 부처를 알아 부처가 되리라. 그러므로 이 말 뜻을 알면 지옥이 헐리어 없어지리라.】
Ⓒ 역자 | 정우영 / 2013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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