緣覺者 觀十二因緣야 悟無生法忍
몽산화상육도보설언해:18ㄱ
호 주001) 호: 하되. +오(연결어미). ‘-오/우’는 대립적인 사실을 잇는 데 쓰는 연결어미.
智惠有限야 缺大悲大願大智行며 欠修十波羅蜜며 不求大果며 不顧後流 故曰
獨覺 주002) 독각(獨覺): 〈범어〉 pratyekabuddha 발랄예가불타(鉢剌?伽佛陀)라 음역, 연각(緣覺)이라고도 번역한다. 부처님 없는 세상에 나서 다른 이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혼자 수행하여 깨달은 사람을 말한다.
이라
Ⓒ 구결 | 순창 취암사 / 1567년(선조 즉위년) 월 일
○
緣연覺각 주003) 연각(緣覺): 〈범어〉 pratyeka-buddha. 2승(乘)의 하나. 발랄예가불타(鉢剌翳迦佛陀)·필륵지저가불(畢勒支底迦佛)이라 음역. 벽지가불(辟支迦佛). 줄여서 벽지불(辟支佛)이라 번역. 부처님의 교화에 의하지 않고 홀로 깨달아 자유경(自由境)에 도달한 성자(聖者)로, 독각(獨覺)이라고도 함. 연각(緣覺)·인연각(因緣覺)이라 하는 것은 12인연의 이치를 관찰하여 홀로 깨달았다는 뜻. 이에 부행(部行)·인각유(麟角喩)의 2종이 있다.
者자
十십二이因인緣연 주004) 십이인연(十二因緣): 십이인연 또는 십이연기(十二緣起)·십이유지(十二有支)·십이지(十二支)·십이인생(十二因生)·십이연문(十二緣門)·십이견련(十二牽連)·십이극원(十二棘園)·십이중성(十二重城)·십이형극림(十二荊棘林)라고도 함. 3계에 대한 미(迷)의 인과를 12종으로 나눈 것. ① 무명(無明). 미(迷)의 근본인 무지(無知). ② 행(行). 무지로부터 다음의 의식 작용을 일으키는 동작. ③ 식(識). 의식 작용. ④ 명색(名色). 이름만 있고 형상이 없는 마음과 형체가 있는 물질. ⑤ 육처(六處).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 5관(官)과 의근(意根). ⑥ 촉(觸). 사물에 접촉하는 것. ⑦ 수(受). 외계(外界)로부터 받아들이는 고(苦)와 낙(樂)의 감각. ⑧ 애(愛). 고통을 피하고, 즐거움을 구하는 것. ⑨ 취(取). 자기가 욕구 하는 물건을 취하는 것. 유(有). 업(業)의 다른 이름. 다음 세상의 결과를 불러올 업. 생(生). 이 몸을 받아 남. 노사(老死). 늙어서 죽음. 또 어떤 때는 연기를 해석할 적에 1찰나(刹那)에 12연기를 갖춘다는 학설과, 시간적으로 3세(世)에 걸쳐 설명하는 2종이 있다. 뒤의 뜻을 따르면 양중인과(兩重因果)가 있다. 곧 식(識)으로 수(受)까지의 5를 현재의 5과(果)라 하고, 무명·행을 현재의 과보를 받게 한 과거의 2인(因)이라 한다(過現一重因果). 다음에 ‘애·취’는 과거의 무명과 같은 ‘혹(惑)’이요, 유(有)는 과거의 행과 같은 ‘업(業)’이니, 이 현재는 3인(因)에 의하여 미래의 생(生)과 ‘노사(老死)’의 과(果)를 받는다고 한다(現末一重因果).
보와 주005) 보와: 보아. 보고. 보-+w(활음)+아(연결어미). ‘보아’가 일반형이나 제1음절 어간 ‘보’의 ‘ㅗ’(o) 영향으로 활음 ‘w’가 첨가된 것이다. 모음충돌(hiatus) 회피를 위한 하나의 기제이다. 모음충돌 회피의 또 다른 기제는 ‘축약’이다.
無무生法법忍 주006) 무생법인(無生法忍): 원문의 한자음 ‘무볍’은 ‘무법’의 오각. ‘忍’은 중세국어 문헌에서 ‘///인’ 등으로 나타난다. ‘忍’은 당시 이 지역의 한자음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① 불생불멸하는 진여 법성을 인지(忍知)하고, 거기에 안주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 보살이 초지(初地)나 7·8·9지에서 얻는 깨달음이다. ② 희인(喜忍)·오인(悟忍)·신인(信忍)이라고 이름하는 위(位).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로 결정된 것을 의심하지 않는 것. 이것은 생즉무생(生卽無生)의 왕생을 인득(忍得)한 것이므로 이같이 이름한다. 이 자리는 10신위(信位) 중에 있다. 이 책에서 ‘忍’은 한자음이 ‘’으로 되어 있으며, 신증유합(1576)에서는 ‘忍’의 당시 한자음이 ‘잉’ 또는 ‘인’으로 통용되었음을 보여준다. ¶惠혜可가僧璨찬道도信신弘忍惠혜能이시니〈1496 진언권공 45ㄴ〉. 忍 잉 一 인, 耐 견 내〈1576 신증유합 하:11ㄴ〉.
아라〈#--이본 확인요--〉 주007) : 하므로. 하기 때문에. ‘-(으)ㄹ’는 ‘-ㄹ’(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특이처소의 부사격조사)의 통합형으로, 문법화하여 [이유]나 [원인]을 나타내는 어미로 사용되었다.
智디惠혜과
그슴 주008) 그슴: 그음(끝). 한계. 그슴[限]. 긋-[限]+음(명사 파생접미사). 어간 ‘긋-’은 15세기 중기 관판문헌에서는 ‘-’으로 나타나지만, 이 문헌처럼 16세기 지방문헌에서는 ‘긋-’으로 반영된 경우가 있다. ¶局促 그야 져글 씨라〈1462 능엄경언해 4:46ㄱ〉.
이셔 주009) 이셔: 있어. 일반적으로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잇-’이 쓰이고, 모음어미(매개모음 포함)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이시-’가 쓰인다. 여기서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연결어미 ‘-어’와 함께 쓰였기 때문에 ‘이시-’가 쓰인 것이다.
큰 慈悲비와 큰
發발願원 주010) 발원(發願): 원구(願求)하는 마음을 내는 것. 총(總)으로는 수행을 게으르지 않게 하고, 반드시 증과(證果)에 이르려고 하는 서원을 세움. 별(別)로는 극락세계를 건설하여 중생을 구제하려는 서원을 일으키는 것 또는 기원(祈願)을 발원이라고 한다.
과 큰 智디惠혜와 큰
行히 주011) 행(行)히: 수행들이. 행(行)+ㅎ(복수접미사)+이(주격조사). ‘ㅎ’은 ‘行’에만 연결된 것이 아니고 선행한 명사구 ‘큰 자비와 큰 발원과 큰 지혜와 큰 행’에도 연결된다.
이제디며 주012) 이제디며: 이지러지며. 이제디-(缺)+며(어미). 어간 ‘이제디-’는 기원적으로 ‘잊-[缺]+어#디-’의 결합으로, ‘이저디-’에서 활음 ‘ㅣ(j)’가 첨가된 것이다. ¶뎍 닷리 잇거든 다 이저디디 아니 戒 得며 〈월인석보 9:16ㄴ〉. 리 두려우며 리 이즈며 고지 프며 고지 듀매 니르리〈금강경삼가해 2:6ㄴ〉.
十십波바羅라蜜밀 주013) 십바라밀(十波羅蜜): 십바라밀을. ‘바라밀’은 ‘도(度)·도피안(到彼岸)’이라 번역. 보살은 이를 수행하여 중생을 제도하여 생사의 미해(迷海)를 벗어나고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한다. ① 단나바라밀(檀那波羅蜜:布施-보시). ② 시라바라밀(尸羅波羅蜜:持戒-지계). ③ 찬제바라밀(?提波羅蜜:忍辱-인욕). ④ 비리야바라밀(毘梨耶波羅蜜:精進-정진). ⑤ 선나바라밀(禪那波羅蜜:禪定-선정). ⑥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智慧-지혜). ⑦ 오파야바라밀(烏波野波羅蜜:方便-방편). ⑧ 바라니타나바라밀(波羅尼陀那波羅蜜:願-원). ⑨ 바라바라밀(波羅波羅蜜:力-력). ⑩ 야양낭바라밀(惹孃曩波羅蜜:智-지). 십바라밀+(목적격조사). ‘십바라밀’에 대한 중철표기.
닷디 주014) 닷디: 닦지. -[修]+디(보조적 연결어미).
몯며 大대果과
求구티 주015) 아니며
後훗 사 주016) 후(後)ㅅ 사: 후세 사람(을). 後+ㅅ+사.
濟졔度도홀 주017) 제도(濟度)홀: 제도할. 濟度(졔도)++오(대상활용 선어말어미)+ㄹ(관형사형어미).
彂발願원
아니 주018) 아니: 아니하므로. 아니+ㄹ(이유의 연결어미). ㄹ(연결어미). ‘-ㄹ’는 오늘날 문어체의 ‘-ㄹ새’에 이어져, 이미 사실로 된 일이나 진행 중인 일을 들어 뒷 절에 나타난 일의 원인이나 이유, 근거, 전제 따위로 쓰임.
니오 주019) 니오: 이르되. 니-[曰]+오(연결어미). ‘-오’는 어떤 사실을 서술하면서 그와 관련된 조건을 뒤에 덧붙이는 뜻을 나타내는 어미이다. ‘니-’는 모음 어미 앞에서 ‘닐ㅇ’와 같은 형태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기서는 특이하게 ‘니-+오’로 통합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사 주020) 오사: 혼자. 홀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거나 함께 하지 않고 홀로인 상태. ‘오사’는 ‘오’의 전라도 순창 지역어의 반영으로 이해된다. 용비어천가(1445~1447)에는 ‘’였던 것이 석보상절(1447)부터는 ‘오’로 바뀜. 16세기 문헌에는 ‘호, 호은자, 호온자’ 형도 나타난다. ¶스 軍馬 이길 믈리조치샤〈용비어천가 37〉. 사 믈리시고 오 기픈 道理 더시니〈석보상절 3:19ㄴ〉. 叔咸이 호셔 侍病며 어 大便을 맛보니 더니〈속삼강행실도 효:22ㄱ〉. 내 호은자 아도 이긔요리라〈박초 상:55ㄱ〉. 덕기 호온자 아니라 모 이우지 잇니라〈정속언해 13ㄴ〉.
아 시라 주021) 아시라: 알 것이다. 깨달을 것이다. 알-[覺]+(관형사형어미)#(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라(종결어미). 동사 어간 ‘알-’이 관형사형어미 ‘-ㄹ’과 통합할 때 어간 말음 ‘ㄹ’은 ‘알씨라~알시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기서는 매개모음 ‘’를 넣어 활용한 것이 특이하다. ¶悟 알씨라〈월인석보 14:11ㄱ〉.
Ⓒ 언해 | 순창 취암사 / 1567년(선조 즉위년) 월 일
〇연각(緣覺)이라 하는 것은, 십이인연(十二因緣)을 보고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알아
(=깨달아)
지혜(智惠)가 한계가 있어, 큰 자비와 큰 발원과 큰 지혜와 큰 수행 같은 것이 이지러지며, 십바라밀(十波羅蜜)을 닦지 못하며, 대과(大果)를 구하지 아니하며, 후세 사람 제도할 발원(發願)을 아니하므로 혼자 안 것(혼자 깨달은 것)이라고 말한다.
Ⓒ 역자 | 정우영 / 2013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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