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산화상육도보설언해:32ㄱ
眞空 不空이오 妙有 不有ㅣ니 方隅로 不可定其居며 劫數로 不可窮其壽이니라 到這裏야 何處에 有諸惡道이며 那討生死輪回이며 焉得飢渴及種種苦惱이리오
Ⓒ 구결 | 순창 취암사 / 1567년(선조 즉위년) 월 일
眞진空 주001) 진공(眞空): 진실한 공(空). 비공(非空)의 공(空)을 가리킴. 묘유(妙有)와 동의어.
虛허
宛완空 주002) 완공(宛空): 진실한 공(空)이 아닌 공(空). ‘묘유(妙有)’에 대한 ‘망유(妄有)’처럼 ‘진공(眞空)’에 대해 ‘완공(宛空)’으로 대립되는 단어로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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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오 주003) 아니오: 아니고. 아니+Ø(서술격)+오(연결어미). ‘-오’는 어미 ‘-고’의 ‘ㄱ’이 서술격조사 ‘이-’ 아래서 ‘-고→오’로 약화된 것이다.
妙묘有유 주004) 묘유(妙有): ‘진공(眞空)’과 대응되는 말로, “참된 공(空)의 이해를 통하여 드러나는 세계.”
世셰間간내 주005) 세간(世間)내: 세간에. 세상에. ‘내’는 ‘間간’의 말음 ‘ㄴ’을 뒤에 오는 격조사 ‘애’의 초성에 반영한 중철표기.
妄有유 주006) 망유(妄有): 허망한 유(有). 즉 ‘묘유(妙有)’에 대한 상대어.
이 아니라 東西셔南남北븍 네
모로도 주007) 모로도: 방위로도. 모로도. 공간의 구석이나 모퉁이. 모ㅎ[方](ㅎ 말음체언)+로(도구의 부사격조사)+도(첨가의 보조사). ¶方 모 〈석봉천자문 7ㄱ〉. 四方애 네 모히 조〈석보상절 19:13ㄱ〉.
그 사
一일定 몯며 주008) 일정(一定) 몯며: ‘一定디 몯하며’에서 ‘디’가 생략된 표기. 바로 뒤에 대구로 나오는 ‘혜아리디 몯리로다’ 참조.
劫겁數수 주009) 겁수(劫數): 겁(劫)을 나타낸 수(數). 겁(劫)은 산스크리트어 kalpa의 음역어로 장시(長時), 대시(大時) 등으로 번역한다. 통상적인 시간의 단위로 잴 수 없을 만큼 매우 길고 긴 세월을 가리키는 말이다. 갈랍파(羯臘波)는 동의어이며 겁파(劫波)는 원어이다.
로도 그 목수믈
혜아리디 주010) 혜아리디: 헤아리지. 혜아리-[量]+디(보조적 연결어미).
몯리로다 이
고대 주011) 고대: 곳에. 곧[處]+애(처소의 부사격조사). 처소부사격조사는 일반적으로 ‘에, 애, 예’가 쓰였으나 ‘의, ’로도 쓰였는데 주로 신체, 방위, 지리, 천문, 식물, 가옥, 가구 등을 지칭하는 100개 정도의 특수 체언은 관형격(속격)조사로도 쓰이는 ‘/의’를 처소의 부사격조사로 취하였다. ① : 낮, 밤, , 나조ㅎ, 새박[曉] 등. ② 의 : 집, , 우ㅎ, 녁, 밑, 곁, 등.
다라 주012) 다라: 다다라서는. 다-[到]+아(어미)+(보조사).
어느 고대 모 惡악道도이 이시며 엇뎨
生死輪륜回회 주013) 생사윤회(生死輪回): 생(生)과 사(死)를 거듭 하는 윤회. 윤회는 끊임없는 흐름으로 중생이 미혹의 세계에 태어나서 죽기를 바퀴가 계속 굴러가는 것처럼 반복하는 것. 3계(界), 6도(道)의 세계에서 생사를 반복하는 것.
며 주014) 며: 찾으며. -[尋]+며(연결어미). ‘다’는 보통 ‘尋’에 대한 번역어로 쓰였으나 여기서는 ‘討’에 대한 번역어로 쓰였음.
엇뎨
주륨과 주015) 주륨과: 주림과. 굶주림과. 주리-[飢]+움(명사형어미)+과(공동격조사).
목옴(롬)과 주016) 목옴과: 목마름과. 구결문 ‘飢渴’에서 ‘渴’에 대한 번역. 15,16세기 관판문헌에 나타난 용례에 의하면 ‘목롬과’ 정도가 기대되나 ‘목옴과’로 반영돼 있다. 목-[渴]+옴(명사형어미)+과(공동격조사). ¶ 골폼과 목롬과〈월인석보 2:42ㄴ〉. 골코 라도 모고〈1545 불설대보부모은중경언해 16ㄱ〉.
種種 苦고惱노
어드리오 주017) 어드리오: 얻으리오. 얻겠는가. 찾겠는가. 얻-[得]+으리+오(설명 의문의 종결어미). ‘오’는 설명 의문문의 종결어미 ‘고’의 ‘ㄱ’이 서술격조사 ‘이-’아래서 후음 ‘ㅇ’(오)로 약화된 형태.
Ⓒ 언해 | 순창 취암사 / 1567년(선조 즉위년) 월 일
진공(眞空)은 비어 있는 완전한 공(空)이 아니고, 묘유(妙有)는 세간(世間)에 있는 망유(妄有)가 아니다. 동서남북(東西南北)의 사방(四方)으로도 사는 데를 분명히 하지 못하며 겁수(劫數)로도 그 목숨을 헤아리지 못할 것이도다. 이곳에 다다라서는 어느 곳에든 모든 악도(惡道)가 있으며, 어찌 생사윤회(生死輪回)를 찾으며, 어찌 굶주림과 목마름과 또 가지가지 고뇌(苦惱)를 찾을 수 있겠는가?
Ⓒ 역자 | 정우영 / 2013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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