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지장경언해 상권

  • 역주 지장경언해
  • 지장경언해 상권(地藏經諺解 上卷)
  • 월인천강지곡 21 / 석보상절 21
  • 월인천강지곡 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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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천강지곡 002


○ 다시 셜법ᄒᆞ신ᄃᆡ주001)
셜법신:
설법하셨는데. 『월인석보』(21상:2ㄱ)에는 ‘說法ᄒᆞ신대’로 적혀 있다. ‘-ㄴ대’가 ‘-ㄴᄃᆡ’로 변한 것은 ‘ㆍ’의 변별성이 사라짐에 따른 것이다. 중세국어 문헌에서도 드물지만, ‘-ㄴᄃᆡ’가 보인다. ¶師ㅣ 境內예 山水 됴 해 노니샤 곧 쉬여 머므르신 곧 蘭若 일우니 열세 고디러라〈육조대사법보단경언해 상 10ㄱ-ㄴ〉.
슈다환주002)
슈다환:
수다원(須陀洹). 수다원과(須陀洹果). 번역하여 ‘예류과(預流果)’라고도 한다. 수행의 결과(열매)이므로, ‘과(果)’를 붙여서 부르는 일이 많다. 아라한의 지위에 이르는 단계를 나타내는 4과(果) 중의 제1과이다. 삼계(三界)의 견혹(見惑)을 모두 끊고서, 비로소 성자의 지위에 들어선 단계이다. 깨달음으로 향하는 흐름에 갓 합류한 경지. 성자의 대열에 갓 들어선 자로서의 과보. 수도(修道)에 들어선 지위.
을 득시고 눈믈로 여희시니주003)
여희시니:
아드님(석가모니 세존)과 헤어지시니. 여기의 ‘여희-’는 ‘번노ᄅᆞᆯ 여희-’의 ‘여희-’와 의미가 다르다. 목적어 ‘아ᄃᆞᆯ니ᄆᆞᆯ’이 생략된 것이다. 마야부인이 이 대목 이후에는 등장하지 않으므로, [이별]의 의미로 쓰인 것임이 분명하다.
졔블주004)
졔블:
제불(諸佛). 여러 부처.
보살 텬뇽주005)
텬뇽:
천룡(天龍). 천신(天神)과 용. ‘천룡팔부(天龍八部)’를 줄여서 한 말. 불법을 지키고 보호하는 모든 신을 총칭하여 부르는 말. 천(天), 용(龍), 야차(夜叉), 건달바(乾闥婆), 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樓羅), 긴나라(緊那羅), 마후라가(摩睺羅迦) 등 여덟 가지 부류. 이 중의 ‘마후라가’는 ‘반인반사(半人半蛇)’의 존재이며 악신(樂神)인데, 『삼국유사』의 처용(處容)은 바로 이 마후라가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그리고 노동요에 많이 나타나는 ‘마후래기춤’은 바로 처용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도리텬에 몯거주006)
몯거:
모이거늘. 몯-[集]+거ᄂᆞᆯ.
법왕ㅣ주007)
법왕ㅣ:
법왕자(法王子)가. 문수보살이. 부처님을 ‘법왕’이라 하고, 미래에 부처님이 될 보살을 ‘법왕자’라 하는데, 대개는 보살 중에서도 문수보살과 미륵보살을 뜻한다. 이 대목에서는 문수보살을 가리킨다. 한자와 혼기할 때에는 ‘法王子ㅣ’로 표기하고 한글로 표기할 때에는 ‘법왕ᄌᆡ’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인데, 여기서는 원칙에 어긋나게 표기되었다. ‘보살(菩薩)’은 산스크리트어 ‘bodhisattva’의 음역인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준말이다. 번역하여 ‘개사(開士), 대사(大士), 정사(正士)’라고 하는데, 다음과 같은 뜻을 지닌다. 깨달음을 구하여 수행하는 사람. 부처가 되고자 하는 뜻을 세워 수행하는 구도자. 부처의 지혜를 얻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사람. 발심하여 불도를 실천하는 사람. 미래의 부처. 사홍서원과 6바라밀로 깨달음을 추구하면서, 중생을 교화하려고 노력하는 대승의 수행자. 과거세의 석가모니도 보살이었다.
모로시니주008)
모로시니:
모르시니. 모ᄅᆞ다〉모로다.
과겁주009)
과겁:
과겁(過劫). 무한히 긴 과거 세월. ‘겁(劫)’은 산스크리트어 ‘kalpa’의 음역. 통상적인 시간의 단위로 잴 수 없을 만큼 매우 길고 긴 세월을 가리키는 말. ‘갈랍파(羯臘波), 겁파(劫波)’라고도 한다.
당셰주010)
당셰:
당세(當世). 현재.
미예 지장이 구실 ᄯᆞᆯ주011)
:
것을. 줄을. ᄃᆞ(의존 명사)+ㄹ(목적격 조사). ‘ㅅ’은 ‘ㄷ’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인데, 일반적인 표기는 아니다.
셰존이 닐어주012)
닐어:
일러. 니ᄅᆞ-[謂]+어(연결 어미). 실제 발음은 [닐러]였을 것이다.
들이시니주013)
들이시니:
들려 주시니. 듣/들-[聞]+이(사동 접미사)+시+니. ‘듣-’은 모음으로 시작되는 형태소 앞에서 ‘들-’로 교체된다. 약사전판 언해서(1765, 상1ㄴ)에는 ‘들니시니’로 바뀌었다.
분신주014)
분신:
분신(分身). 지장보살은 많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분신을 만들어서 활동한다.
지장이 다 모다주015)
모다:
모여. 몯-[集]+아. 자동사와 타동사로 두루 쓰이는 능격동사.
오나시주016)
오나시:
오시거늘. 오-[來]+나(확정법 선어말 어미)+시(주체 존대 선어말 어미)+ᄂᆞᆯ(연결 어미). ‘-나…ᄂᆞᆯ’을 불연속 형태소로 처리하기도 한다. ‘-나-’는 ‘-거-’의 이형태인데, 동사 ‘오-’에서만 쓰인다.
셰존이 머리 지시니주017)
지시니:
만지시니. 『월인석보』(21상:3ㄱ)에는 ‘ᄆᆞ니시니’로 적혀 있다. 중세국어 문헌에서 ‘ᄆᆞ니다’와 ‘ᄆᆞᆫ지다’는 구별 없이 쓰인 듯하다.
분신 지장이  몸에 얼의샤주018)
얼의샤:
엉기시어. 합쳐져서. 얼의-[凝]+시+아.
셰존 눈믈 지시니주019)
지시니:
떨어뜨리시니. 지-[墮]+이(사동 접미사)+시+니. 디다〉지다. 『월인석보』(21상:3ㄱ)에는 ‘:디시·니’로 적혀 있다. 15세기 국어에서는 ‘디-’는 능동사, ‘:디-’는 사동사로 구별되어 쓰였다.
여주020)
여:
여래가. 여ᄅᆡ+Ø(주격 조사). ‘여래(如來)’는 진리의 체현자(體現者). 열반(涅槃)에 다다른 자.
지장주021)
지장:
지장보살께. ‘ᄭᅴ’는 높임의 부사격(여격) 조사이다. 지장보살은 세존에게는 높임의 대상이 아니다. 높임의 부사격 조사 ‘ᄭᅴ’를 쓴 것은 서술자(narrator)와 지장보살의 관계에 따른 것이다. 『월인석보』(21상:3ㄱ)에는 ‘地藏ㅅ긔’로 적혀 있다.
여주022)
여:
여래의. 여ᄅᆡ+ㅅ(높임의 관형격 조사). 중세국어 문헌에서는 ‘ㅅ’은 무정명사나 높임 명사 뒤에 쓰이는 관형격 조사이고, ‘/의’는 높임의 대상이 아닌 유정명사 뒤에 쓰이는 관형격 조사인데, 이 원칙이 엄격하게 지켜지지는 않았다.
공덕 니샤 후셰 즁을 부쵹주023)
부쵹:
부촉(付囑). ‘촉루(囑累)’라고도 한다. 불법을 널리 펴고 보호하기를 부탁하는 것.
시니 ○지장이 여 갿주024)
갿:
당신의. 당신 자신의. ᄌᆞ갸(재귀대명사)+ㅅ(높임의 관형격 조사). ‘ᄌᆞ갸’는 재귀대명사로 주어인 ‘지장’을 가리킨다. ‘ᄌᆞ갿’의 ‘ㄷ’ 받침은 음소주의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공덕 로샤주025)
로샤:
아뢰시어. ᄉᆞ로-[白]+시+아. ᄉᆞᆯᄫᆞ샤(ᄉᆞᆲ-[白]+ᄋᆞ시+아)〉ᄉᆞᆯ오샤〉ᄉᆞ로샤. 어간 ‘ᄉᆞ로-’의 구성 요소인 ‘ㅗ’는 본래 어미부에 속해 있던 매개모음이 변한 것이다.
후셰 즁

지장경언해 상:2ㄱ

을 구안호려주026)
구안호려:
구하려. 이 책에는 ‘구안’으로 적힌 곳도 있고 ‘구완’으로 적힌 곳도 있다. ‘구완’은 ‘상12ㄱ, 상22ㄴ, 상25ㄱ, 상25ㄴ, 상27ㄱ, 상30ㄴ, 중18ㄴ, 중23ㄱ, 하21ㄴ, 중28ㄱ’에서 보이고, ‘구안’은 ‘상2ㄱ, 상12ㄱ’에서 보인다. 현대국어 어형은 ‘구완’이다. 주로 합성어 ‘병구완’으로 쓰인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구완’이 한자어 ‘救患’에서 변한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중세국어 문헌에 한글로 표기된 ‘구완’이 많이 나타나는 사실로 보아, 이 추정을 믿기 어렵다. 여러 용례를 보면, 의미 면에서 보더라도, 중세국어의 ‘구완’은 ‘환란에서 구해 줌’보다는 ‘도와 줌’의 의미에 가깝다. ’만약 한자어 ‘救患’이었다면, 중세국어 시기의 집필자들이 그것을 몰랐을 가능성은 적고, 그것을 알았다면 ‘救患’(한자 표기) 또는 ‘구환’(한글 표기)으로 적은 예가 있을 것이다. ‘구안’ 또는 ‘구완’은 ‘救援’에서 비롯된 말일 가능성이 있다. ‘援’의 독음은 『동국정운』(3:26ㄱ)에서는 ‘ᅌᅯᆫ, ·ᅌᅯᆫ’으로 나타나지만, 『번역소학』(6:12ㄴ), 『동국신속삼강행실도』(충 6ㄴ), 『여씨향약언해』(화산 34ㄴ)에서 ‘救援’이 ‘구완’으로 나타난다.
시니
Ⓒ 언해 | 묘향산인 관송장로 / 1762년(영조 38)

〈월인천강지곡 기414 하절부〉
다시 설법하셨는데 수다원(須陀洹)을 얻으시고 눈물로 〈아드님과〉 헤어지셨네.
〈월인천강지곡 기415〉
제불 보살 천룡이 도리천에 모이거늘, 〈군중이 너무 많아〉 법왕자
(法王子, 문수보살)
가 숫자를 모르셨네. 과겁 당세 미래에 지장보살이 구하실 것을 세존께서 일러 들려 주셨네.
〈월인천강지곡 기416〉
분신(分身) 지장이 다 모여 오시거늘, 세존께서 머리를 만지셨네. 분신 지장이 한 몸에 엉겨 뭉쳐져서, 세존께(=세존 앞에서) 눈물을 떨어뜨리셨네.
〈월인천강지곡 기417〉
여래께서 지장께 여래의 공덕을 이르시어 후세의 중생을 부촉하셨네. 지장이 여래께 당신 자신의 공덕을 아뢰시어 후세의 중생을 구하려 〈다짐〉하셨네.
〈월인천강지곡 끝〉
Ⓒ 역자 | 이유기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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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셜법신:설법하셨는데. 『월인석보』(21상:2ㄱ)에는 ‘說法ᄒᆞ신대’로 적혀 있다. ‘-ㄴ대’가 ‘-ㄴᄃᆡ’로 변한 것은 ‘ㆍ’의 변별성이 사라짐에 따른 것이다. 중세국어 문헌에서도 드물지만, ‘-ㄴᄃᆡ’가 보인다. ¶師ㅣ 境內예 山水 됴 해 노니샤 곧 쉬여 머므르신 곧 蘭若 일우니 열세 고디러라〈육조대사법보단경언해 상 10ㄱ-ㄴ〉.
주002)
슈다환:수다원(須陀洹). 수다원과(須陀洹果). 번역하여 ‘예류과(預流果)’라고도 한다. 수행의 결과(열매)이므로, ‘과(果)’를 붙여서 부르는 일이 많다. 아라한의 지위에 이르는 단계를 나타내는 4과(果) 중의 제1과이다. 삼계(三界)의 견혹(見惑)을 모두 끊고서, 비로소 성자의 지위에 들어선 단계이다. 깨달음으로 향하는 흐름에 갓 합류한 경지. 성자의 대열에 갓 들어선 자로서의 과보. 수도(修道)에 들어선 지위.
주003)
여희시니:아드님(석가모니 세존)과 헤어지시니. 여기의 ‘여희-’는 ‘번노ᄅᆞᆯ 여희-’의 ‘여희-’와 의미가 다르다. 목적어 ‘아ᄃᆞᆯ니ᄆᆞᆯ’이 생략된 것이다. 마야부인이 이 대목 이후에는 등장하지 않으므로, [이별]의 의미로 쓰인 것임이 분명하다.
주004)
졔블:제불(諸佛). 여러 부처.
주005)
텬뇽:천룡(天龍). 천신(天神)과 용. ‘천룡팔부(天龍八部)’를 줄여서 한 말. 불법을 지키고 보호하는 모든 신을 총칭하여 부르는 말. 천(天), 용(龍), 야차(夜叉), 건달바(乾闥婆), 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樓羅), 긴나라(緊那羅), 마후라가(摩睺羅迦) 등 여덟 가지 부류. 이 중의 ‘마후라가’는 ‘반인반사(半人半蛇)’의 존재이며 악신(樂神)인데, 『삼국유사』의 처용(處容)은 바로 이 마후라가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그리고 노동요에 많이 나타나는 ‘마후래기춤’은 바로 처용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006)
몯거:모이거늘. 몯-[集]+거ᄂᆞᆯ.
주007)
법왕ㅣ:법왕자(法王子)가. 문수보살이. 부처님을 ‘법왕’이라 하고, 미래에 부처님이 될 보살을 ‘법왕자’라 하는데, 대개는 보살 중에서도 문수보살과 미륵보살을 뜻한다. 이 대목에서는 문수보살을 가리킨다. 한자와 혼기할 때에는 ‘法王子ㅣ’로 표기하고 한글로 표기할 때에는 ‘법왕ᄌᆡ’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인데, 여기서는 원칙에 어긋나게 표기되었다. ‘보살(菩薩)’은 산스크리트어 ‘bodhisattva’의 음역인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준말이다. 번역하여 ‘개사(開士), 대사(大士), 정사(正士)’라고 하는데, 다음과 같은 뜻을 지닌다. 깨달음을 구하여 수행하는 사람. 부처가 되고자 하는 뜻을 세워 수행하는 구도자. 부처의 지혜를 얻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사람. 발심하여 불도를 실천하는 사람. 미래의 부처. 사홍서원과 6바라밀로 깨달음을 추구하면서, 중생을 교화하려고 노력하는 대승의 수행자. 과거세의 석가모니도 보살이었다.
주008)
모로시니:모르시니. 모ᄅᆞ다〉모로다.
주009)
과겁:과겁(過劫). 무한히 긴 과거 세월. ‘겁(劫)’은 산스크리트어 ‘kalpa’의 음역. 통상적인 시간의 단위로 잴 수 없을 만큼 매우 길고 긴 세월을 가리키는 말. ‘갈랍파(羯臘波), 겁파(劫波)’라고도 한다.
주010)
당셰:당세(當世). 현재.
주011)
:것을. 줄을. ᄃᆞ(의존 명사)+ㄹ(목적격 조사). ‘ㅅ’은 ‘ㄷ’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인데, 일반적인 표기는 아니다.
주012)
닐어:일러. 니ᄅᆞ-[謂]+어(연결 어미). 실제 발음은 [닐러]였을 것이다.
주013)
들이시니:들려 주시니. 듣/들-[聞]+이(사동 접미사)+시+니. ‘듣-’은 모음으로 시작되는 형태소 앞에서 ‘들-’로 교체된다. 약사전판 언해서(1765, 상1ㄴ)에는 ‘들니시니’로 바뀌었다.
주014)
분신:분신(分身). 지장보살은 많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분신을 만들어서 활동한다.
주015)
모다:모여. 몯-[集]+아. 자동사와 타동사로 두루 쓰이는 능격동사.
주016)
오나시:오시거늘. 오-[來]+나(확정법 선어말 어미)+시(주체 존대 선어말 어미)+ᄂᆞᆯ(연결 어미). ‘-나…ᄂᆞᆯ’을 불연속 형태소로 처리하기도 한다. ‘-나-’는 ‘-거-’의 이형태인데, 동사 ‘오-’에서만 쓰인다.
주017)
지시니:만지시니. 『월인석보』(21상:3ㄱ)에는 ‘ᄆᆞ니시니’로 적혀 있다. 중세국어 문헌에서 ‘ᄆᆞ니다’와 ‘ᄆᆞᆫ지다’는 구별 없이 쓰인 듯하다.
주018)
얼의샤:엉기시어. 합쳐져서. 얼의-[凝]+시+아.
주019)
지시니:떨어뜨리시니. 지-[墮]+이(사동 접미사)+시+니. 디다〉지다. 『월인석보』(21상:3ㄱ)에는 ‘:디시·니’로 적혀 있다. 15세기 국어에서는 ‘디-’는 능동사, ‘:디-’는 사동사로 구별되어 쓰였다.
주020)
여:여래가. 여ᄅᆡ+Ø(주격 조사). ‘여래(如來)’는 진리의 체현자(體現者). 열반(涅槃)에 다다른 자.
주021)
지장:지장보살께. ‘ᄭᅴ’는 높임의 부사격(여격) 조사이다. 지장보살은 세존에게는 높임의 대상이 아니다. 높임의 부사격 조사 ‘ᄭᅴ’를 쓴 것은 서술자(narrator)와 지장보살의 관계에 따른 것이다. 『월인석보』(21상:3ㄱ)에는 ‘地藏ㅅ긔’로 적혀 있다.
주022)
여:여래의. 여ᄅᆡ+ㅅ(높임의 관형격 조사). 중세국어 문헌에서는 ‘ㅅ’은 무정명사나 높임 명사 뒤에 쓰이는 관형격 조사이고, ‘/의’는 높임의 대상이 아닌 유정명사 뒤에 쓰이는 관형격 조사인데, 이 원칙이 엄격하게 지켜지지는 않았다.
주023)
부쵹:부촉(付囑). ‘촉루(囑累)’라고도 한다. 불법을 널리 펴고 보호하기를 부탁하는 것.
주024)
갿:당신의. 당신 자신의. ᄌᆞ갸(재귀대명사)+ㅅ(높임의 관형격 조사). ‘ᄌᆞ갸’는 재귀대명사로 주어인 ‘지장’을 가리킨다. ‘ᄌᆞ갿’의 ‘ㄷ’ 받침은 음소주의 표기 규칙에 따른 것이다.
주025)
로샤:아뢰시어. ᄉᆞ로-[白]+시+아. ᄉᆞᆯᄫᆞ샤(ᄉᆞᆲ-[白]+ᄋᆞ시+아)〉ᄉᆞᆯ오샤〉ᄉᆞ로샤. 어간 ‘ᄉᆞ로-’의 구성 요소인 ‘ㅗ’는 본래 어미부에 속해 있던 매개모음이 변한 것이다.
주026)
구안호려:구하려. 이 책에는 ‘구안’으로 적힌 곳도 있고 ‘구완’으로 적힌 곳도 있다. ‘구완’은 ‘상12ㄱ, 상22ㄴ, 상25ㄱ, 상25ㄴ, 상27ㄱ, 상30ㄴ, 중18ㄴ, 중23ㄱ, 하21ㄴ, 중28ㄱ’에서 보이고, ‘구안’은 ‘상2ㄱ, 상12ㄱ’에서 보인다. 현대국어 어형은 ‘구완’이다. 주로 합성어 ‘병구완’으로 쓰인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구완’이 한자어 ‘救患’에서 변한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중세국어 문헌에 한글로 표기된 ‘구완’이 많이 나타나는 사실로 보아, 이 추정을 믿기 어렵다. 여러 용례를 보면, 의미 면에서 보더라도, 중세국어의 ‘구완’은 ‘환란에서 구해 줌’보다는 ‘도와 줌’의 의미에 가깝다. ’만약 한자어 ‘救患’이었다면, 중세국어 시기의 집필자들이 그것을 몰랐을 가능성은 적고, 그것을 알았다면 ‘救患’(한자 표기) 또는 ‘구환’(한글 표기)으로 적은 예가 있을 것이다. ‘구안’ 또는 ‘구완’은 ‘救援’에서 비롯된 말일 가능성이 있다. ‘援’의 독음은 『동국정운』(3:26ㄱ)에서는 ‘ᅌᅯᆫ, ·ᅌᅯᆫ’으로 나타나지만, 『번역소학』(6:12ㄴ), 『동국신속삼강행실도』(충 6ㄴ), 『여씨향약언해』(화산 34ㄴ)에서 ‘救援’이 ‘구완’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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